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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37화 (237/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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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4)

놀라지 않겠다고 다짐한 토거슨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자신의 각오가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중무장한 오크들과 와이번들?!"

엄청난 질의 무기와 갑옷을 장착한 100여 명의 오크들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중무장한 와이번들이었다. 와이번은 본래 육성시킬 수 없다고 알려진 몬스터일뿐더러 흉악하기로 소문나있다. 그런데 그런 와이번 위에 오크들이 앉아서 와이번들을 통제하고 있었고 와이번들은 마치 순수한 양처럼 오크들을 따르고 있었다.

그런 와이번이 100여 마리. 그 광경을 보고 토거슨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응? 갔다 온 거야?"

"그렇네. 하지만 들어가는게 조금 복잡할 수도 있네."

"그게 무슨 말이야?"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일루드의 대마법사 중 한 명이 배신을 했다네. 그러니 경계가 엄중해졌고 나도 쉽사리 믿으려고 하지 않네."

"그래서 우리가 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옆에 있는 녀석을 데려온 거야?"

"그런 셈이네."

"흐음...그럼 통성명부터 할까? 나는 벨리온이라고 한다. 당신은?"

"....."

"토거슨?"

"예,예!! 뭐,뭐라고 하셨죠?"

토거슨은 오크들과 와이번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제네스가 어깨를 치자 그제서야 화들짝 놀라면서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통성명을 하자고 했다."

"저,저는 토리슨이라고 합니다. 7서클 마법사로 미스키를 관리하고 있죠."

"나는 벨리온이라고 한다. 그란 왕국에서 온 원정대의 리더자리를 맡고 있지."

"잘,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미래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취이익~ 그란이라고 한다."

"헉! 크,크네요."

"취이익~ 그런 말 많이 듣는다."

토리슨은 3명과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통성명이 끝난 것을 본 제네스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토리슨.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이들은 모두 우리 일루드를 도와주러 온 이들이네."

"정말...대단하군요. 엄청난 전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네.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마법사들은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 있네. 그런데 우리를 도와주러 온 오크들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나?"

"...적으로 보겠죠. 문을 열어주는 순간 돌변하여 자신들을 공격한다고 생각할 수도."

"맞네. 그리고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겠지. 하지만 나는 그런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을 원하지 않네. 우리를 위해서 도와주러 온 이들을 그런 눈초리로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그렇죠."

"그러니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네. 마법사들을 설득해주게나. 물로 나도 얘기하겠지만 지금은 나보다 자네의 말을 믿겠지. 안 그런가?"

"흐음...알겠습니다. 일루드를 위해서 뭔들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저는 제네스님을 믿기에 이렇게 하는 겁니다."

"고맙네. 나를 믿어줘서."

"아닙니다. 세인이 배신한 상황 속에서 제네스님까지 배신한다면...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겠지만 지금은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하하. 이해하네. 그럼...벨리온. 자네들은 한 20분만 있다가 오게나. 나와 토거슨은 먼저 가서 준비 좀 해두겠네."

"알겠어. 되도록 공격받지 않게 해줘."

"물론. 그러겠네."

그 말을 끝으로 제네스와 토거슨은 다시 미스키로 돌아갔고 벨리온은 오크들을 향해 얘기했다.

"모두 슬슬 이동할 준비해. 20분 있다가 출발한다."

미스키의 성벽에 수많은 마법사들이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운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미스키의 영주라고 할 수 있는 토거슨이 제네스를 따라갔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가 다시 귀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제네스에게 속아서 돌아올 수 없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경계를 늦추지 않고 기다리는 가운데 망원경을 통해서 앞을 관찰하고 있던 한 마법사의 시야에 2명의 인물이 접근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명 접근 중!"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마라!"

마법사들의 경고에 마법포를 다시 가동하고 동시에 마나를 끌어 올리면서 언제든지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두 명의 인물이 토거슨과 제네스라는 것을 보고 마법사들은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었다.

"토거슨님!"

"무사하셨습니까?"

"문을 열어주십쇼. 제네스님은 저희들의 편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문을 열어라!"

토거슨의 말에 마법사들이 순순히 문을 열었고 토거슨과 제네스가 그 틈 사이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토거슨이 무사히 귀환한 것을 마법사들은 기뻐하며 그를 맞이해주었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제네스님도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클클클. 오히려 경계하지 않았으면 실망했을 걸세. 괜찮네."

자신에게 사과하는 마법사들을 제네스는 가볍게 용서해주면서 넘어갔다.

"참. 제가 드릴 말씀이 있으니 마법사분들은 잠시만 저를 집중해주십쇼."

토거슨의 말을 들은 마법사들은 모두 토거슨을 향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법포를 조작하던 마법사들, 성문을 관리하는 마법사들,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가 된 마법사 등 수많은 마법사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토거슨은 그런 시선을 통해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헛기침을 한번 한 후에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크흠...현재 성문 밖에 제네스님이 데리고 온 원군이 있습니다."

"원군?"

"원군이라고 하셨습니까?"

원군이라는 말에 마법사들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토거슨의 이어지는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다음 말을 들은 마법사들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 원군입니다. 그란 왕국에서 저희를 도와주기 위해서 제네스님을 따라 왔습니다."

"그란 왕국?"

"그란 왕국이라면...오크들의 왕국 아닙니까?"

"설마 원군이 오크들입니까?"

예상대로 그란 왕국이라는 말에 마법사들이 수근대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분위기를 본 토거슨은 눈을 찡그리며 마법사들에게 주의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토거슨이 행동으로 나서기 전에 먼저 나서는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제네스였다.

"조용!!"

힘이 서린 제네스의 목소리는 웅성거리던 마법사들의 입을 닫게 하는 동시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일루드의 마법사들임에도 부끄럽지도 않느냐?! 우리를 도와주러 온 이들이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혐오하는 건가?! 정말이지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구나! 내가 그란 왕국에서 가서 깨달은게 무엇인지 아느냐?!"

제네스의 말에 아무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란 왕국에 있는 인간과 오크들은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 기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종족인 것처럼 지내고 있었다. 그것도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데 누구보다 똑똑하고 배운 자라고 할 수 있는 일루드의 마법사들이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냐?!"

"....."

"반대로 너희들이 생각해봐라! 오크들이 위험에 빠져서 도와주기 위해 너희들이 그란 왕국으로 원정을 갔다. 그런데 오크들이 도와주러 온 너희들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고 하면 무슨 느낌이 들겠는가?!"

"....."

"얘기 해봐라! 어떤 느낌을 받을 것 같으냐?!"

"기분이...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너희들은 오크들을 그렇게 맞이할 것이냐? 일루드의 자랑스러운 마법사들이? 나는 너희들이 그렇게까지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그런가?"

제네스의 질문에 마법사들이 조용히 고개를 들며 얘기했다.

"맞습니다. 저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생각했군요."

"저라도 그런 얼굴을 보면 돌아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래.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일루드의 마법사들이다. 그러니 우리를 도와주러 온 이들을 기쁘게 배웅해주도록 하자. 알겠나?"

"예!"

제네스는 마법사들의 대답에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고 이내 토거슨에게 얘기했다.

"미안하네. 자네에게 부탁했건만.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내가 얘기했네. 나이값도 하지 못하는게 부끄럽구만."

"아닙니다. 오히려 그 나이에 아직도 뜨거우신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저보다는 제네스님을 더욱 따르는 모양입니다."

"클클클. 세인 녀석만 아니였다면 그랬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렇다 해도 역시 제네스님입니다."

"클클클. 노인네 너무 치켜세워주지 말게나. 그보다 이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세."

"예. 그러도록 하죠."

제네스의 말을 들은 토거슨과 마법사들은 성벽에 서서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린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하늘에서 접근해오는 존재들을 볼 수 있었다.

"와,와이번?!"

"와이번이다!!"

"저,저게 다?!"

100여 마리의 와이번이 일제히 날아오는 광경은 엄청난 위압감과 함께 시선을 자연스럽게 집중시키고 있었다. 미리 언질을 받았음에도 마법사들의 몸이 들썩들썩 거리는 것을 봐서 미리 얘기를 듣지 않았다면 아무런 주저도 없이 공격했을 것이 분명해보였다.

100여 마리의 와이번이 미스키의 상공에 도착했고 그들의 그림자만으로도 상당수의 면적을 가리고 있었다. 미스키의 마법사들은 그런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는데 그때 와이번이 조금씩 고도를 낮추며 내려왔고 이내 와이번에 타고 있던 오크들이 공중에서 내려왔다.

쿠쿠쿠쿵!!

완전무장한 100여 명의 오크들이 내려오면서 땅이 울렸고 그들의 모습에 마법사들은 다시 한번 놀라워했다. 한 왕국의 기사단장이 입을 것 같은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있었고 그들에게서 나오는 기세를 통해서 일반적인 오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3명의 존재들이 더 공중에서 내려왔다.

쿵!!

"취익~ 여기가 인간 마법사들의 땅인가?"

"크,크다..."

"오,오크 맞아?"

"2미터는 넘는 것 같은데?"

일반 오크들보다 2배 이상의 부피를 가지고 있는 그란의 모습에 마법사들이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그란은 착지하면서 등 뒤에 메고 있던 커다란 도끼를 한 손으로 꺼내들며 소리쳤다.

"취익! 나는 그란이라고 한다! 적은 어디에 있는가?!"

"윽!"

"귀,귀가!"

힘이 실린 그란의 목소리에 마법사들이 귀를 손으로 막으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한 명의 미남자가 그란을 나무랐다.

"아직 적이 있는 곳이 아니라고. 목소리 줄여. 마법사들이 괴로워하잖아."

"취익~ 그렇군. 미안하다. 인간 마법사들."

"목소리 하나는 정말 무식하게 크네. 귀 찢어지는 줄 알았다."

"취익~ 인간 여자. 너도 만만치 않지 않은가?"

"뭐...그렇긴 하지. 그리고 인간 여자라고 그만 부르라니까? 나는 나미래라는 이름이 있다고. 기억해!"

"취익~ 노력하겠다."

마법사들은 오크와 인간의 대화를 멍하니 쳐다보았고 그런 시선을 눈치챈 벨리온은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아아. 미안하군. 제네스에게 들었다시피 우리는 라이언과 그란 왕국에서 온 원정대이다. 나는 그 원정대를 이끄는 리더, 벨리온이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벨리온은 한손을 허리춤에 두고 고개를 수그리며 귀족의 예법으로 인사를 했다.

"잘,잘 부탁합니다."

"저,저희야말로."

여유로운 벨리온의 모습과 다르게 마법사들은 말을 더듬으며 그를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벨리온은 이어서 얘기했다.

"왜 라이언과 그란 왕국에서, 그것도 오크들이 도와주러 온 것에 의문점을 가지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의문점에 대해서 대답하자면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 그저 위에서 내려온 명령에 따를 뿐이지."

정확히 듀로크가 위라고 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였지만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여서 벨리온은 그렇게 얘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됐건 간에 우리는 최대한 일루드를 도와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들도 우리에게 호의적으로 도와주면 좋겠다. 여기에 대해서 질문이 있나?"

벨리온의 물음에 한 마법사가 손을 들고 얘기했다.

"우리가 도와줄 것이 뭡니까?"

"간단한 것이다. 우리 원정대의 보급 및 이동을 도와주면 된다. 물론 최전방으로 갔을 때는 다른 마법사들의 무력도 빌리게 될 테지만."

벨리온의 말은 타당하면서 동시에 어렵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도와주러 온 원정대에게 배풀어줘야 하는 기본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벨리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벨리온은 이어서 제네스와 토거슨에게 얘기했다.

"먼저 우리가 최전방으로 가는데 최단속 코스는 어떻게 되지?"

"그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니 토거슨에게 물어보겠네. 현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게나."

"알겠습니다. 현재 마법사들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는데도 불구하고 키메라들의 거센 공격에 라마르를 중심으로 일루드가 조금씩 점령당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치열하고 병력이 몰려있는 곳은 바로 루키드님이 있는 하이벤입니다."

"루키드는 어떻게 되었는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마법사들이 곧바로 치료마법을 사용했고 키메라들의 추적에도 수많은 마법사들이 희생한 덕분에 루키드님은 살아계십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하시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루키드는 싸우고 있다는 건가?"

"예. 제가 들은 최근의 소식은 하루 전에 벌어진 전투에 대한 겁니다. 마도골렘과 마도정령 부대를 앞세워서 수많은 키메라들을 죽인 쾌거를 이루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마법사들의 피해도 막대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소모전을 계속 펼칠 시 불리한 것은 일루드 쪽이라는 겁니다.

키메라들은 끝도 없이 계속 늘어만 가는데 이와 반대로 마법사들은 점점 줄어만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하이벤 측에서는 키메라가 계속 공급되는 곳이 일루드의 수도인 라마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라마르로 총 공격을 하기 위해서 전력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하이벤으로 곧바로 이동하면 되겠네?"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하이벤은 현재 대규모 교란진이 펼쳐져 있어서 직접 텔레포트는 불가능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코스는 하이벤에서 제일 가까운 마을인 시안으로 텔레포트 한 후에 직접 이동하는 겁니다."

"시안에서 하이벤까지의 거리가 어떻게 되는데?"

"일반인은 약 일주일. 신체강화한 마법사라면 약 이틀은 걸립니다."

"지금 출발해도 과연 총공격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토거슨과 제네스의 말에 마법사들이 조금 우울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말에도 미소를 짓는 이가 있었는데 바로 벨리온이였다.

"너희들 까먹은거 아냐? 우리가 뭘 타고 왔는지."

"네?"

"그게 무슨 말인가?"

벨리온은 손으로 위를 가르켰고 그에 맞혀서 고개를 위로 올린 제네스와 토거슨, 그리고 마법사들은 벨리온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군! 그 방법이 있었나?!"

"확실히 와이번이라면 별로 걸리지 않겠지!"

"그래. 와이번으로 이동하면 하루도 걸리지 않을 거야. 여기서 보급을 받고 즉시 시안으로 이동하면 내일쯤 하이벤에 도착하겠지."

벨리온의 말에 마법사들이 희망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 마법사가 손을 들고 벨리온에게 얘기했다.

"외람되오나 불쾌할 수도 있는 질문 좀 해도 될까요?"

"뭔데?"

"원정대가 온 것은 너무나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과 오크 100여 명, 와이번 100여 마리가 간 것으로 상황이 그렇게 변할지 의문이 갑니다."

마법사의 말대로 도와주러 온 원정대에게는 무례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벨리온은 기분이 상하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가볍게 받아들이면서 마법사의 질문에 답변해주었다.

"처음 본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하지만 100여 명의 오크들은 모두 다 익스퍼트 상급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

"에이..설마..."

"저 모든 오크들이?"

"거짓말이죠? 제네스님?"

벨리온의 말에 마법사들이 믿지 않는 분위기를 보였다. 그리고 한 마법사는 벨리온이 농담으로 말한 것을 증명해달라는 것처럼 제네스에게 물어봤는데 제네스가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제,제네스님?"

"뭔가?"

"저,저 분이 농담하시는거 맞죠?"

"자네는 이런 중요한 분위기에 농담을 할 것 같나?"

"예?"

벨리온은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 그란을 보고 얘기했다.

"그란."

"취익?"

"얘들 힘 좀 보여줘."

"취익~ 알겠다."

벨리온의 말을 들은 그란은 뒤돌아서 열을 맞추고 서 있는 친위대 오크들을 향해 얘기했다.

"취익~ 모두 도끼를 꺼내라."

친위대 오크들은 그란의 말에 일제히 등 뒤에 메고 있던 도끼를 꺼내 들었다. 마법사들은 도끼를 보고 장인이 만들었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채고 감탄사를 내보내었다. 하지만 그 광경보다 다음에 보이는 모습에 더욱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취익~ 모두 마나를 도끼에 담아라!"

우웅.

100여 명의 친위대 오크들이 일제히 도끼에 마나를 담으면서 그들을 중심으로 대기가 조금 흔들렸다. 동시에 소드마스터처럼 완전한 오러는 아니지만 단단하고 결속되어 보이는 오러가 도끼에 서려 있었다.

"말도 안 돼!"

"오,오크가 익스퍼트 상급이라고?!"

"저,저들이 전부?"

그들의 경악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오크들 중에서 마나를 사용하는 이는 매우 드물었고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저서클이나 익스퍼트도 되지 않는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오크들이 모두 익스퍼트 상급에 달하는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 더 놀라운 것은 제일 앞에 있는 커다란 오크였다.

"소,소드마스터..."

"오크에게서 소드마스터가 나올 줄이야..."

"내,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란의 무지막지한 도끼에는 완전한 오러가 실려져있었고 그 광경을 본 마법사들은 그란이 소드마스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드마스터에 익스퍼트 상급 100여 마리.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는데?"

벨리온의 말에 아무도 부정적인 답변을 얘기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실제로 직접 눈 앞에서 그들의 무력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벨리온의 말은 끝이 아니였다.

"더구나 저들이 입고 있는 것은 엄청난 질의 장비들이지. 웬만한 물리공격 및 마법공격은 무효화시켜줄 거야."

"어,어느 정도로 말입니까?"

"한...4,5서클 마법 정도는 무효화시켜줄걸?"

"4,5서클?!"

"그,그정도면 왕국의 기사단장의 클라스인데..."

"100여 마리가 모두 마방갑옷을 입고 있다고?!"

"거,거짓말..."

"믿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우리 그란 왕국에서 제일 가는 장비들로만 가져왔으니까. 더구나 나와 저 나미래는 소드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무력을 지니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 원정대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이 되었겠지?"

벨리온의 말에 마법사들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반응에 벨리온은 물론이고 제네스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 바로 보급준비를 부탁해도 될까?"

"물론이네. 토거슨. 얼마나 걸리겠나?"

"1시간.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생각보다 빨리 되는군. 그럼 부탁하겠네."

"맡겨만 주십쇼. 마법사 여러분! 모두 제 명령에 맞혀서 움직여주시기 바랍니다!"

토거슨은 보급을 위해서 마법사들에게 명령하기 시작했고 마법사들도 그에 맞혀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는 여기에서 잠시 쉬고 있도록 하지."

"손님을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서 쉬게 할 수는 없지 않겠나? 나를 따라오게나."

"아니. 어차피 1시간 뒤면 움직일 텐데 괜찮아. 더구나 와이번들까지 이동시킬 공간이 있어?"

제네스는 공중에 떠 있는 와이번 100여 마리를 보고 이내 벨리온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군. 자네 말대로 하게나. 준비되는 대로 얘기해주겠네."

"알겠어."

벨리온의 말에 공중에 있던 와이번 라이더가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그란과 친위대 오크들도 땅바닥에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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