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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35화 (235/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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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2)

3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가 테이블을 두고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의 남성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힐끗 보고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오늘 끗빨이 좋은걸? 이 판은 내가 가져가겠어."

"과연 그럴까? 직접 붙어봐야 아는 것이지."

"좋아! 그럼 난 1골드 건다!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와 봐!"

이츠는 수중에 있는 1골드를 테이블 중앙으로 내면서 얘기했다. 그런 이츠의 도발에 앨런은 씨익 웃으며 똑같이 1골드를 테이블 가운데에 올려두었다.

"콜."

"그래야지. 브리츠 너는?"

"난 다이."

"쳇. 마크. 너는? 설마 죽진 않겠지?"

마크는 이츠의 말에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을 본 이츠는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마크의 말에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프. 2골드."

"뭐,뭐?!"

"왜? 하프하니까 쫄리나? 아니면 그만큼 자신 없는 패라던지."

"누,누가 자신 없다고 해?! 좋아! 받아들이겠어! 하프!"

이츠는 2골드를 더 테이블에 올렸고 앨런은 다이라고 말하면서 판에서 빠졌다. 하지만 마크는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는 6골드를 보고 얘기했다.

"하프. 3골드."

"뭐,뭣?!"

총 9골드가 되면서 이츠는 하프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프를 할 시 4.5골드. 콜을 할 시 3골드. 그렇다고 죽기에는 너무 멀리 와서 손해가 막심했다. 이츠는 침을 꿀꺽 삼키며 3골드를 테이블에 던지며 얘기했다.

"좋아! 콜!"

"휘유우~ 판이 커졌는데?"

"총 12골드. 과연 누가 먹으려나?"

이츠는 땀을 흘리며 긴장하는 기색을 보였고 마크는 이츠와 정반대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여유가 거슬리기 시작한 이츠는 소리를 지르며 얘기했다.

"빨리 까자고!"

"먼저 까시지."

"좋아. 나는 8 트리플이야!"

트리플이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낮다고 볼 수 없는 패였다. 그리고 이츠의 패를 본 마크는 씨익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를 본 이츠는 가슴이 섬뜩해지는 것을 느꼈다.

"8 트리플?"

"뭐,뭐야? 넌 뭔데?!"

"나? 풀하우스."

마크는 패를 테이블에 뒤집으며 보여주었다. J 3장과 7이 2장. 트리플보다 몇 단계는 높은 풀하우스였다.

"으아아악!! 젠장!"

"네 돈은 고맙게 먹겠어."

이츠는 분노의 비명을 질렀고 마크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12골드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때 마크의 손을 잡는 이가 있었다.

"아니, 그 돈은 내가 압수하도록 하지."

"쉐,쉐이드님?!"

"여,여긴 어떻게?"

4명의 S급 암살자들은 인기척도 없이 나타난 쉐이드에 깜짝 놀라워하면서 왜 쉐이드가 여기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쉐이드가 듀로크를 따라서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없다고 아주 개판이군. 제대로 한번 정신교육을 해줄까?"

"아,아닙니다!"

"지,지금 바로 치우겠습니다!"

쉐이드가 살기까지 뿜어내며 얘기하자 S급 암살자들이 허겁지겁 움직이며 카드와 테이블을 정리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쉐이드의 명령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자세를 취했다.

"지금부터 10분 주겠다. B급 이상을 전부 집합시켜서 데려오도록. 한 명이라도 빠져 있을 시 관리가 소홀했다고 생각하여 엄벌에 처하겠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S급 암살자들은 큰소리를 내뱉으며 모습을 감추었고 쉐이드는 테이블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시간을 쟀다. 그리고 정확히 10분이 되기 20초 전에 4명의 S급 암살자들은 B급 이상의 암살자들을 모두 데리고 쉐이드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헉...헉...모두...데려...왔습니다."

"S급 4명...A급 42명...B급 464명으로...총 510명...빠짐없이 왔습니다."

S급 암살자들은 마나까지 모두 사용하면서 움직였고 동시에 A급 암살자들을 쪼아서 겨우겨우 모든 인원을 제시간에 데려올 수 있었다. 그들이 그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제시간에 모이지 않았을 때 쉐이드에게 어떤 처벌을 당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시간에 도착했으니 처벌은 봐주도록 하겠다. 단, 항상 경계와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도록. 좀 전에도 내가 온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놀았으니까."

그건 당신이니까 눈치채지 못한 거라고 S급 암살자들이 모두 똑같이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입으로 내뱉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쉐이드는 510명의 암살자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모이게 한 이유는 우리가 움직일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쉐이드의 말에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암살자들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변했다. 마치 날카로운 검을 보는 듯했다.

"어떤 일입니까?"

"우리 암살단이 밀런 왕국으로 가서 전쟁을 하게 되었다. 상대는 다크엘프들과 마물들. 나는 물론이고 지금 모인 이들은 모두 투입될 예정이다."

쉐이드의 말은 듣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었다. 언제 죽고 살지 모르는 전쟁터에 지금 바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이들은 당황할 것이다. 하지만 암살자들은 달랐다. 바로 투입되어도 불만 하나 내뱉지 않을 정도로 전쟁에 투입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쉐이드는 S급들이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제대로 교육을 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다 다크엘프들은 어둠 속에 동화하여 적을 죽이는게 특기라고 하더군. 그 얘기를 듣고 나는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쉐이드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우리 암살자가 위일지 다크엘프가 위일지. 궁금하지 않나?"

"궁금합니다!"

"당연히 저희가 더 위입니다!"

"그래. 우리 암살단은 대륙의 최강 암살단이다. 하지만 다크엘프라는 걸리적거리는 경쟁상대가 있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짓밟아야 합니다!"

"싹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 말이 정답이다. 다크엘프들이라는 종족이 감히 우리랑 비교할 수는 없지. 하지만 다음부터 이런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제대로 짓밟아야겠지."

쉐이드의 몸에서 죽음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암살자들조차 쉐이드의 죽음의 기운에는 움찔거리며 공포와 존경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1시간 주겠다. 모두 준비를 갖추고 집합하도록. 우리는 다크엘프들을 짓밟고 대륙에 위상을 펼칠 것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500명이 넘는 암살자들이 제각각 흩어지며 준비를 하러 갔다. 혼자 남은 쉐이드는 테이블에 다시 앉아서 1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더 다크엘프를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구상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가 현재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해하셨습니까?"

"그래. 하지만 생각보다 아니, 예상보다 훨씬 강하군."

"친위대 오크들의 개개인은 익스퍼트 상급에 도달해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장비와 신체능력까지 고려한다면 소드마스터 초급은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드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오크가 100마리. 그리고 와이번 라이더가 100마리. 이들을 투입만 한다고 해도 전황이 확연히 뒤집힐 거야."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까 설명했다시피 친위대 오크들의 개개인 무력은 뛰어나지만 단점이 존재합니다."

"무식하다는 점?"

"예. 친위대 오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오로지 돌격뿐입니다. 그 외의 선택지는 없습니다."

"...무섭네. 학습시킬 수는 없었던 거야?"

"저도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친위대 오크들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밖에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 그란을 통해서는 통제가 안 돼?"

"그거야말로 재밌는 질문이군요."

"응? 재밌다고?"

"그란님이 과연 친위대 오크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그란님이 먼저 돌격할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그렇네."

벨리온은 로그의 말에 부정적인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도 벨리온님이라면 장점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생각해보십쇼. 소드마스터에 준하는 100여 마리의 오크가 돌격해오는 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힘들겠지."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하지만 전쟁은 수백 대 수백의 싸움이 아닌 수만 대 수만의 싸움입니다. 와이번 라이더들까지 합쳐서 200여 마리의 오크가 아무리 활약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창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

"그 말이 맞습니다. 벨리온님이 오크들이 뚫은 길을 통해서 다른 병력을 집중시켜 진형을 무너트리게 할 수도 있고 오크들의 돌격에 맞혀서 보조를 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한마디로 창의 활용을 나에게 맡기겠다. 이거구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이번 밀런 원정에 리더는 벨리온님이니 말씀드리는 겁니다."

"확실히 알겠어. 그런데..."

"예. 무슨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십니까?"

"쟤네들은 언제까지 저런 대냐?"

벨리온이 고갯질로 지목한 곳에는 그란과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들이 있었다. 그들은 무기와 갑옷을 착용한 상태로 술을 들이마시며 시끌벅적하게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취익! 내일은 전쟁이다! 그러니까 부어라! 마셔라!"

"취직! 먼저 쓰러지는 자는 두고 간다!"

"취췩! 오늘은 맘껏 마시자!"

오크들은 마치 오늘만 살겠다는 것처럼 술을 막 들이켜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본 벨리온은 내일 원정을 나가는데 저렇게까지 마셔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오늘은 갈 때까지 마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래가지고 내일 제대로 된 전투를 하겠어?"

"걱정하지 마십쇼. 상태가 영 아니라고 생각되면 제가 마법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한다면야...그런데 대체 왜 저렇게 마시는 거야?"

"전통이라고 합니다."

"전통?"

"전쟁을 치르기 전날 오크들은 술 잔치를 벌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날 죽을 수도 있는 오크 전사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랍니다. 그 죽는 이가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바로 옆에 있는 동료 오크가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오크들은 술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그들의 감정, 기억, 추억을 간직한다고 합니다."

"...그런 전통이 있었나?"

벨리온은 로그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벨리온은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 그란과 오크들에게 다가가서 옆에 앉았다.

"취직?"

오크들은 갑자기 앉는 벨리온을 보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바라보았는데 그때 그란이 얘기했다.

"취익~ 벨리온. 같이 한잔하러 왔나?"

"그래. 명색에 내가 리더인데 이런 자리를 빠질 수 없지 않겠어?"

"취익~ 맞는 말이다. 여기 있다."

그란은 그 말을 하면서 벨리온에게 술을 넘겨주었는데 술컵이 아닌 술통으로 넘겨주었다. 벨리온은 그런 그란의 배려에 눈물 나게 고맙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그란과 오크들은 씨익 미소를 지어서 대답해주었다.

벨리온은 결국 한숨을 쉰 다음에 술통을 받아들이고 원샷으로 한 번에 술을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그란과 오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취이이익!!"

"크으으...술통으로 먹는 것은 너희뿐일 거다."

"취익~ 칭찬 고맙다."

"칭찬 아니야. 그리고 로그에게 들었어. 전쟁을 치르기 전날에 이렇게 술 파티를 한다며? 다음날 죽을 수도 있는 이들을 위해서."

"취익~ 그렇다."

"뭐...나는 그런 전통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적당히들 마시라고. 내일 바로 몸을 굴려야 하니까."

"취익~ 걱정 마라. 우리 조절해서 먹고 있다."

"이게 조절해서 먹는 거라고 누가 믿겠어? 그리고 너희들을 이끄는게 누구야?"

"취익?"

"바로 나잖아. 내가 이끄는데 사망자가 나올 것 같아?"

벨리온의 말에 그란과 오크들이 멍 쩍인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짜고 친 것처럼 한순간 웃음을 터트렸다.

"취취취췩! 벨리온의 말이 맞다! 벨리온이 이끄는데 우리가 죽겠나?"

"취직! 벨리온, 강하다. 그리고 똑똑하다. 우리를 잘 이끌어줄 거다!"

"그래. 너희들은 나를 믿고 명령에 따라서 돌격만 하면 돼. 그러면 내가 알아서 전쟁을 이기게 해줄 테니까. 알겠어?"

"취익~ 알겠다. 너를 믿겠다."

그란이 벨리온의 물음에 술통을 들어 올리며 얘기했다. 그러자 나머지 오크들이 일제히 똑같이 술통을 들어 올렸다.

"취익~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고 돌아올 것이다. 알겠나?!"

"취이익!!"

그란과 오크들이 일제히 술통으로 술을 들이켰고 벨리온도 그에 따라서 같이 들이켰다. 그리고 조금씩 취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벨리온은 자리에 앉아서 얘기했다.

"에라 모르겠다. 나도 오늘 같이 마신다! 그리고 다 같이 내일부터 죽어라 뛰어다니는 거다! 알겠어?!"

"취이이익!!"

그란과 오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진정한 술파티가 그때부터 시작됐다. 로그는 그런 광경을 지켜보며 얘기했다.

"서로 간의 거리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죠. 그리고 그 중요성을 벨리온님은 잘 아시는 것 같군요. 역시 통치를 했던 분은 다른 것 같습니다."

로그는 그런 말을 하면서 이내 자신의 임무로 다시 돌아갔고 그렇게 하루 동안 그란과 오크, 그리고 벨리온은 신나게 술을 마시며 서로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와이번들은 구석에서 조용히 술과 고기를 먹으면서 같이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원정을 나간다는 겁니까?]

"응. 라인트에게 잘 부탁한다고 얘기 좀 해줘."

[라인트님이 아주 좋아하실듯하군요.]

"그건 네가 어떻게 구슬려봐. 그게 네 존재의 이유잖아?"

[제 존재의 이유가 그렇게 하찮은 거였습니까?!]

"푸하하핫! 농담이야. 농담. 하여튼 그렇게 됐으니까 잘 부탁해."

[나미래님!!]

그 말을 끝으로 나미래는 수정구슬의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들은 또 다른 한 인물이 나미래에게 얘기를 걸었다.

"그렇게 대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도 되는 거야?"

"뭐, 어때서? 그리고 너야말로 남의 대화를 듣는게 얼마나 비매너인지 알고 있는거냐?"

나타난 인물은 바로 듀로크였다. 나미래의 말을 들은 듀로크는 어깨를 으쓱 올리며 얘기했다.

"미안하지만 나도 듣고 싶어서 들은게 아니라고. 너한테 얘기할게 있어서 오다가 어쩌다가 들었을 뿐이지."

"그 말을 믿도록 하지. 그래서 나한테 할 말이 뭔데?"

"이번에 도와줘서 고맙다고."

"됐어. 그런 겉치레 말고. 원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그렇게 얘기한다면야...하고 싶은 이야기는 2가지야."

"뭔데?"

"첫 번째는 네 힘을 빌릴 일이 점점 늘어날 것 같으니까 양해해달라는 거야."

"라자드 때문에?"

"응. 이번 일을 계기로 라자드는 수면 위로 등장하겠지. 아마 직접 움직일 일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될 경우에 라자드를 상대할 수 있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아. 나나 너, 그리고 해봤자 카르티네 정도랄까?"

"심각한 이야기인만큼 어느 정도는 고려할게. 그리고 두 번째는?"

"두 번째는...우리가 환생한 이유와 이 대륙의 신에 대한 이야기야."

"환생한 이유와...신의 이야기라고?"

듀로크는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나미래에게 얘기해주었다. 도서관에서 한 책을 발견했고 그 책의 저자가 트레비아라는 것, 모든 세상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인자가 있다는 것, 이 대륙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인자인 마왕을 강림시킨다는 것. 그리고 그런 마왕을 막기 위해서 플러스 인자를 가진 이들을 환생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얘기했다.

"그러니까...네 말은 우리가 여기로 환생한 이유가 마왕을 무찌르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그래. 트레비아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지구의 신에게 도움을 받은 거지. 그 결과가 우리인 거고."

"....."

나미래는 듀로크의 말을 듣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나미래의 주먹에서 힘줄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 건데?"

"뭐가?"

"우리를 그렇게 맘대로 활용하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

"내가 그럴 것 같아?"

듀로크는 씨익 웃으며 얘기했고 그런 미소가 나미래는 웬일로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그냥 마왕쪽에 붙을까 싶었어. 하지만 그러기에는 나를 믿는 이들이 너무 많더라고. 그래서 먼저 이번만큼은 그 녀석들의 의도대로 움직이려고 해."

"이번만큼은 이지?"

"그래. 이번만큼은. 그리고 이번 일이 끝나면...트레비아 녀석에게 한방 먹이겠어."

"그래? 그럼 그 한방 먹일 때 나도 불러줘. 풀파워로 갈겨버리겠어!"

"네가 갈기면 속이 진짜 시원하겠는걸? 하여튼 같은 환생자로서 너도 알고 있었으면 해서 얘기한 거야."

"고마워. 구울로 생활했던 것을 생각하면...으으..꼭 만나서 물어봐야겠어!"

"뭐. 그건 나도 궁금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럼 나는 갈게. 내일 갈 준비 잊지 말고."

"알겠어."

이렇게 내일 원정 가는 이들이 다양한 대화를 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드디어 듀로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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