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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30화 (230/360)

19장 위기에 처한 밀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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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장 위기에 처한 밀런(2)

"왜 이렇게 불안하지? 뭘 잘못 먹었나?"

타르시스는 계속 가슴 속에서 맴도는 불안감에 뭔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안절부절못하고 책을 읽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타르시스는 그런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자신과 똑같은 고령 엘프인 레스타드를 찾아갔다.

똑똑.

"들어오게나."

약 10미터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 나무 안에서 살고 있는 레스타드는 노크하는 소리를 듣고 얘기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이가 타르시스라는 것을 보고 레스타드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가 이 시간에 오다니 별일이군."

"미안하네. 이런 야밤에 찾아오게 돼서."

"무슨 이유가 있겠지. 무슨 일인가?"

"실은...불안감이 계속 없어지지 않네."

"불안감?"

"이런 적이 없었건만. 뭔가 커다란 재앙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랄까? 노망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흐음...자네 지금까지 얼마나 살았나?"

"올해로 892세이지."

"나는 904세로 자네보다 조금 더 살았네. 하지만 그런 오랜 세월 동안 살면서 알게 된 게 있다네."

"그게 뭔가?"

"나이를 먹으면서 느는 것은 경험과 감이라는 것을."

"경험과 감이라..."

"자네도 오랜 세월을 살았지. 그리고 그런 불안감은 괜히 드는 것이 아닐 거라고 나는 생각하네. 그러니 자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나. 정찰에 특화되어 있는 레인저 부대를 빌려주겠네."

"고맙네. 하지만 내 감이 틀렸으면 하네. 차라리 내가 노망이 났다고 하는게 백 배, 천 배 나으니까."

타르시스는 그 말을 하고 나갔고 레스타드는 부관인 젊은 엘프를 불러서 레인저 부대를 집합시키라고 명령하였다. 그리고 레스타드도 타르시스와 똑같은 생각이었다. 차라리 쓸데없는 불안감이었으면...

타르시스는 레스타드가 살고 있는 나무 앞에서 약 5분 정도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 레인저 부대가 타르시스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레인저 부대는 전투보다는 정찰에 특화된 이들로 스피드에서 누구보다 빠른 이들이었다. 울창한 숲에서 나무 위를 마치 달리는 것처럼 이동하고 감각 또한 민감하여 적군과 아군의 위치를 잘 파악하였다.

그렇게 정찰에 있어서 누구보다 뛰어난 이들이 총 30명. 그들의 숫자를 보고 타르시스는 레스타드가 얼마나 신경써주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타르시스가 있는 마을은 프리드란 이름을 갖고 있었고 밀런 왕국에서 제일 큰 마을이었다. 헌데 프리드 마을에도 레인저 부대의 총 인원은 60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60명 중 절반을 타르시스에게 붙여준 것이다.

"이렇게나 붙여주다니...고맙군."

레인저 부대원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와서 타르시스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저는 레인저 부대원들을 이끌고 있는 레오나드라고 합니다. 레스타드님의 명을 받고 소집했습니다."

레오나드라고 하는 엘프는 등 뒤에 활을 매고 가벼운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레인저들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고맙네. 그런데 내가 모르는 것이 있어서 그런데 물어봐도 되겠나?"

"당연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무슨 질문이든 상관없습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물어보십쇼."

"그렇게 얘기한다면...자네가 밀런이 아닌 적이었다면 어디서 공격해오겠는가?"

"예?"

"자네가 적이라면 이 프리드 마을을 어디서부터 공격해오겠는가?"

"저라면...아마 숲에서 몸을 숨기면서 조여올 겁니다."

"그 이유는?"

"프리드는 주위가 모두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입니다. 숲은 엘프들에게 최적의 장소이지만 시야를 제한시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적이라면 프리드의 숲을 먼저 장악한 후에 조금씩 포위망을 조여와서 공격할 것 같습니다."

"그렇군. 거기다 이런 야간이라면 시야는 더욱 제한될 테고."

타르시스의 질문에 레오나드는 고민하던 표정을 짓다가 이내 결심하고 얘기했다.

"저도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럼. 당연하지. 얘기하게나."

"그런 질문을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그냥...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것뿐이네. 노파심이라고 생각해주게나."

"...알겠습니다."

레오나드는 과연 노파심으로 자신들을 불렀는지 의문점이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무에 대한 얘기만 하였다.

"그럼 다시 한번 확인하겠는데 타르시스님이 원하시는 것은 프리드 마을의 주변 정찰입니까?"

"그렇네. 마을뿐만 아니라 마을 주변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나 확인해주었으면 하네."

"알겠습니다."

레오나드는 타르시스의 대답을 듣고 레인저 엘프들에게 명령을 하달하기 시작했다.

"1번부터 5번까지는 동쪽 숲을. 6번부터 10번까지는 북쪽, 11번부터 15번은 남쪽, 16번부터 20번은 서쪽 숲을 정찰해라. 그리고 나머지는 마을을 정찰하도록."

명령을 받은 레인저 엘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습을 감추었고 레오나드는 바람의 하급 정령 실프를 소환하였다.

"실프?"

"저희 레인저 부대는 실프를 통해서 대화를 나눕니다. 마법통신보다 뛰어난 점은 레인저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실프들이 상황 보고를 해줄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이 있었다니. 이 나이를 먹고도 몰랐구만."

"저와 잠시 기다리시죠. 부하들에게서 연락이 올 겁니다."

"자네의 말을 따르겠네."

타르시스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존경하듯이 자신을 바라보고 질문을 하는 레오나드 때문에 잠시 그 기분을 잊을 수 있었다.

북쪽 숲을 정찰하게 된 5명의 엘프들은 나무 위를 가볍게 날아다니며 주위를 정찰하고 있었다.

"뭐 느껴지는 거 있어?"

"아니. 수상한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은데."

"정령들은 뭐라고 해?"

"정령들도 마찬가지."

"흐음...타르시스님의 단순한 걱정이신 건가?"

"과연 그럴까? 그분이 어떤 분인데? 나르샤님의 아버지라고. 더구나 밀런 왕국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장로 엘프 중 한 분이야. 그런 분이 단순한 착각을 하실 리가 없어."

"그렇겠지?"

타르시스의 명성을 익히 들으며 자란 젊은 엘프로서 타르시스는 누구보다 존경하는 엘프였다. 그렇기에 단순히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자신들을 움직일 거라고 그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움직인지 약 10분이 지났을 무렵, 한 명의 엘프가 이변을 느끼고 얘기했다.

"잠깐만. 모두 멈춰봐."

그의 말에 나머지 4명의 엘프들도 달리던 것을 멈추고 그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였다.

"무슨 일인데?"

"미리 보내둔 정령들이 경고를 보내고 있어. 뭔가가 오고 있다고."

"위치는?"

"북쪽으로 800미터."

"좋아. 소리를 죽이고 이동한다."

5명의 엘프는 북쪽을 향해 발걸음 소리를 줄이고 움직였다. 어둠이 깔려져 있지만 레인저의 훈련을 받은 그들은 무리 없이 앞으로 나아갔고 이내 멀리서 움직이는 존재를 볼 수 있었다.

"뭔가 보인다!"

"모두 몸을 숨겨!"

엘프들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몸을 수그리고 다가오는 존재들을 지켜보았다. 멀리 있어서 생김새조차 확인이 불가능했던 것이 거리가 좁혀지면서 얼굴까지 볼 수 있었고 5명의 엘프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저건...마물아냐?"

"다,다크엘프까지...다크엘프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말도 안 돼..."

꿈에서라도 볼까봐 두려울 정도로 끔찍하게 생긴 마계의 생물 수백 마리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수백 명의 다크엘프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5명의 엘프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덜덜 떨고만 있었다. 보고를 해야 한다는 임무를 깜빡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자신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기를 바랄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한 명의 다크엘프가 소리쳤다.

"모두 정지!"

2미터는 될듯한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는 다크엘프의 목소리에 수백의 마물들과 다크엘프들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런 다크엘프에게 얘기를 거는 존재가 있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저건...바르스님?"

다크엘프에게 묻는 이는 바로 밀런 왕국의 중요인물인 바르스였다. 바르스가 왜 저기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5명의 엘프는 멍쩍인 표정을 지으며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바르스. 너도 한참 멀었군. 눈치채지 못했나?"

"예? 무슨 말씀이시죠?"

"날파리들이 끼지 않았나? 귀찮을 수도 있지만 잡고 가는게 인지상정이지."

다크엘프는 정확히 고개를 위로 치들며 엘프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5명의 엘프는 자신들이 들켰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 힘껏 도망치기 시작했다.

"모두 흩어져서 도망쳐!"

5명의 엘프는 모두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다크엘프는 바르스에게 얘기했다.

"가능하겠지?"

"맡겨만 주십쇼."

바르스는 등에 차고 있던 활을 들고 5개의 화살을 메긴 후에 마나를 실었다. 그리고 제일 오른쪽으로 도망친 엘프를 향해 겨누고 시위를 당겼다.

따따따따땅!!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활을 움직이면서 시위를 5번 당겼고 정확히 화살은 바람을 가르며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어서 단발마가 울려 퍼졌다.

"아아악!"

"컥!"

정확히 5개의 단발마가 들려왔고 다크엘프는 모두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얘기했다.

"실력이 녹슬지는 않았군."

"감사합니다!"

"이미 들킨 것 같으니 속도를 높인다. 모두 진군하라!"

지금까지는 들키지 않고 움직이기 위해서 조심스레 이동하였는데 이제 들킬 염려가 없어져서 마물들과 다크엘프들이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스피드에 자신있는 마물들이 앞으로 치고 나갔고 다크엘프들도 엘프들과 똑같이 숲을 마치 평원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뛰어다니며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과 프리드 마을의 거리는 착실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레오나드와 타르시스는 찻집을 운영하는 집에 들어가서 대화를 나누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는 레인저가 된 지 얼마나 됐나?"

"65년 정도 됐습니다."

"자네가 지금 몇 살이지?"

"128세입니다."

"인생의 절반을 레인저로 살았구만. 레인저로서 살아가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가?"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맘에 걸리는 것은 있었습니다."

"맘에 걸리는 것? 무엇인가?"

"레인저들은 정찰과 정보수집을 목표로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면서 기색을 숨기거나 스피드에 특화될 수밖에 없죠. 저도 밀런의 레인저들 중에서는 손을 꼽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륙 전체로 보면 과연 어떨까요?"

"계속 얘기하게나."

"저희 레인저들과 같은 존재가 인간들에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암살자라고 불리더군요. 그리고 저희의 숙적인 다크엘프들도 저희 레인저와 같은 부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해서 아는 사실이 있으십니까?"

"흐음...인간 암살자에 대한 것은 나도 잘 모르네. 하지만 다크엘프들에 대해서는 조상님들한테 들은 내용을 얘기해줄 수 있네."

"부탁드립니다."

타르시스는 레오나드가 진심으로 궁금해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얘기해주기로 결심했다.

"다크엘프는 타락한 엘프라고 불리네. 그들은 우리처럼 나무와 식물을 숭배하지 않지. 더구나 그들은 어둠을 좋아하고 흑마법을 숭배한다네."

"어둠과 흑마법..."

"그리고 그들은 어둠을 통해서 몸을 숨기는 것에 특화되어 있네. 아마 레인저생활을 많이 한 자네보다 어둠 속에서는 더 잘 움직일 것이네. 그들에게 어둠은 우리의 한 낮과 동일한 조건이니."

"그렇군요."

타르시스는 직설적으로 얘기했는데도 기분이 상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레오나드를 보고 보통의 젊은 엘프들과 다르게 교만에 빠지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기대해볼만한 인재군. 레스타드가 인재는 참 잘 뽑았어.'

"그렇다해 도 자네가 이끄는 레인저 부대가 있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네."

"칭찬 고맙습니다."

타르시스의 말에 레오나드는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런 표정을 본 타르시스도 흐뭇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훈훈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 순간 모습을 감추고 있던 바람의 정령 실프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었다.

"연락이 왔나보군요. 들어보겠습니다."

실프가 레오나드의 귀에 다가가서 속닥거렸고 레오나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실프의 말에 집중하였다.

"남쪽도 문제없고...서쪽과 동쪽도...마을도 문제가 없다...뭐? 북쪽에서?"

"왜 그런가? 레오나드 군."

"북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5명의 레인저들이 모두 쓰러졌다고 하는군요."

"뭐?!"

타르시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놀란 표정으로 레오나드를 바라보았다.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하나?"

"실프들의 언어구사력이 높은 편이 아니여서 정확한 상황은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알겠네. 그럼 나는 레스타드에게 얘기하러 갈 테니 자네는 어떻게 하겠나?"

"저는 남은 레인저들을 이끌고 북쪽 숲으로 가겠습니다. 쓰러진 부하들이 제 도움을 바라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도록 하게나."

그 말을 끝으로 레오나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레인저들을 향해 연락을 넣기 시작했고 타르시스는 레스타드를 향해 달려갔다. 그런데 타르시스는 달려가던 도중 멈춰서 고개를 돌려 레오나드에게 얘기했다.

"레오나드군."

"예?"

"...죽지 말게나."

"죽을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 왜 그렇게 생각했지?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저를 걱정해주시는 마음, 감사합니다."

타르시스는 왜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이내 레스타드를 향해 몸을 돌렸다.

레스타드는 검을 휘두르며 정신과 육체단련에 힘쓰고 있었다. 엘프는 보통 수명이 천 살 정도 되는 종족이었는데 밀런 왕국에서 제일 가는 고령자가 바로 레슷타드였다. 904세로 언제 세상을 떠도 모를 정도로 나이를 먹었지만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레스타드의 몸은 완벽에 가까웠다.

완전한 근육질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빼빼 마른 몸도 아니였다. 적절히 붙은 근육은 그가 얼마나 육체단련에 정제했는지 볼 수 있는 모습이였고 잘 서려 있는 칼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그도 전선에서 은퇴한지는 오래됐지만 지금 바로 전선에 투입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강자에 속했다.

소드마스터 초급. 그가 가지고 있는 무력의 등급이었다. 하지만 싸움의 결과는 항상 등급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였다. 경험, 센스, 단련도 등 수많은 것들의 차이점들로 인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레스타드는 소드마스터 초급이지만 같은 소드마스터 초급들을 농락할 수 있을 정도로 초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극한의 경지에 올라와 있었다. 소드마스터 중급인 나르샤와 검만 가지고 대결했을 때 비긴 여력도 있었다. 그만큼 그도 은둔의 고수였다.

그렇기에 밑에서 황급히 달려오는 발자국을 미리 눈치챌 수 있었고 휘두르고 있던 검을 내려놓고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벌컥!

"레스타드 있는가?!"

"있네. 무슨 일인가?"

"북쪽의 숲으로 보낸 레인저들에게서 연락이 끊겼다고 하네!"

"북쪽? 흐음...자네의 불안감이 예측대로 된 건가?"

"그런 좋지 않은 예측 전혀 맞지 않아도 되네. 오히려 틀렸으면 하지."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자네의 예감 때문에 미리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되었네. 오히려 자랑스러워하게나."

"자네가 그렇게 얘기한다면...알겠네. 더 이상 나 자신을 책망하지 않겠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대처를 하는게 먼저이지 않겠나?"

"그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게나. 이미 지시를 했네."

"뭐?! 어떻게 알고?"

"레인저 부대 절반을 어디에 썼겠나? 자네를 감시하라고 시켰지."

"나를 의심한 건가?"

"아니. 자네의 감을 믿고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시킨 거네. 그리고 그 덕분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

레스타드는 검과 옷을 챙긴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멍 쩍인 표정을 짓고 있는 타르시스를 뒤로 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타르시스는 무의식적으로 레스타드의 뒤를 따라갔는데 문을 열고 보이는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어느새?"

수많은 엘프들이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레스타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 마법사, 정령사, 궁병 등 제각각의 무기들과 장비를 갖춘 엘프가 천여 명이 넘게 모여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렇게 모일 수 있었는지 타르시스는 도통 믿을 수 없었다.

"자네...나 모르게 따로 훈련을 시켰나?"

"그럴 리가 있겠나? 이들이 모두 장로들의 병사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훈련이 잘되어 있는 것이네."

"장로들의? 순순히 병사들을 내준게 놀랍군."

"훗. 과연 순순히 넘겨줬을까?"

레스타드의 미소를 본 타르시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모른 척하면서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럼 이들로 한번 마중을 가볼까? 어떤 놈들인지는 몰라도 밀런을 건드리는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줘야지."

타르시스는 든든한 천여 명의 엘프들을 보고 어떤 역경이 닥쳐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무리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해도 부족하는 경우가 있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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