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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28화 (228/360)

18장 일루드의 붕괴(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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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일루드의 붕괴(9)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바닥과 맞붙고 있는 지팡이에 마나를 불어넣으면서 마법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비티 마법진 안에 있는 100여 마리의 키메라들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면서 일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세인도 마찬가지였다.

"남은 반쪽 얼굴도 멀쩡히 놔두고 싶으면 빨리 말하는게 좋을 걸세. 이래 봬도 사람이 어떤 고통을 제일 고통스러워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루키드는 왼손에 만든 파이어볼을 세인의 얼굴 정면에 가져다두면서 얘기했다. 파이어볼의 열기에 세인의 얼굴이 조금씩 그을려지고 있었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세인은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킬...킬킬~ 노...인네. 좀...전에...나한테...어떤...상황이든간에...방심하지...말라고...했었지?"

"그렇네만?"

"킬...킬킬~ 그...말...그대로...돌려줄게~"

"뭐?"

루키드는 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루키드의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커억!"

"크륵..."

"으아아아악!!"

몇 명의 마법사가 갑자기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꿰뚫리는 등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있었다. 루키드는 갑자기 쓰러지는 마법사들을 보면서 아주 흐릿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투명마법이다!"

"디스펠!"

루키드의 말에 마법사들이 일제히 디스펠을 걸었고 그와 동시에 투명마법으로 가려져 있던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은 모두 검은 복장을 하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검은 여성들이었다.

"파이어볼!"

"체인 라이트닝!"

마법사들은 모습을 드러낸 검은 여성을 향해 마법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그런 마법에 맞을 검은 여성들이 아니였다.

"빨라!"

"조심해! 으아아악!"

검은 여성들은 경이적인 스피드로 마법을 피하면서 마법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일부러 들어갔다. 마법사들이 밀집된 곳으로 들어가면서 마법사들은 다른 동료가 맞을까봐 마법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했고 접근전에서 약한 마법사들이 속수무책으로 검은 여성들에게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모두 비켜라!"

보다 못한 루키드가 마법사들에게 외쳤고 마법사들은 루키드의 말에 옆으로 빠졌다. 그리고 그 순간 루키드가 검은 여성들을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윈드 토네이도."

바람으로 만들어진 회오리가 검은 여성들을 향해 날아갔고 검은 여성들은 점프를 하면서 회오리를 피했다. 하지만 루키드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였다.

"파이어 스톰."

8서클 마법사답게 엄청나게 빠른 캐스팅으로 검은 여성들이 공중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불의 회오리가 검은 여성들을 덮쳤다. 점프를 하면서 공중에서 피할 길이 없던 검은 여성들은 파이어 스톰을 정면으로 맞았고 결국 새까맣게 탄 잿더미로 변했다.

루키드는 검은 여성들을 죽인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그것은 다른 마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런 안심도 채 가시기도 전에 악의에 찬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킬킬킬~ 그러게 내가 말했지? 한순간도 방심을 하면 안 된다고~"

"...그렇군."

고개를 돌려본 루키드는 어느새 그래비티 마법진을 지우고 서있는 세인을 바라볼 수 있었다. 검은 여성 때문에 마법사들이 죽고 혼란해 하면서 마법진의 세기가 약해졌고 그사이에 세인이 마법진을 해제한 것이다. 그리고 마법진이 해제되면서 100여 마리의 키메라들도 중력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킬킬킬~ 절호의 찬스를 놓쳤네? 그러면 각오는 되었겠지?"

키메라들은 자신들을 못 움직이게 한 것에 화가 난 모양인지 더욱 광기를 나타내며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루키드는 검은 여성들로 인해서 10여 명의 마법사가 죽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마법사들을 본 후에 얘기했다.

"쉽게 일을 풀어나가려고 했건만...좋네. 같은 8서클 마법사라도 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킬킬킬~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세인은 손을 올렸고 그와 동시에 마법사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루키드도 지팡이를 들고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세인이 손가락을 팅기는 소리와 함께 싸움이 시작되었다.

딱!

키메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마법사들을 향해 달려갔고 마법사들은 마법을 사용하면서 키메라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루키드는 키메라들의 상대는 마법사에게 맡기고 세인에게만 집중하며 마법을 사용했다.

"익스플로젼."

"블링크."

루키드는 익스플로젼으로 세인이 있던 곳을 폭발시켰지만 세인은 블링크로 몇 미터 피하면서 공격을 무효화시켰다. 이어서 세인은 자신이 공격할 차례라며 공격마법을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세인의 캐스팅보다 루키드의 캐스팅이 훨씬 빨랐다.

"체인 라이트닝."

"실드!"

저서클 마법으로 방해를 하여 세인은 실드로 방어했다. 그런데 체인 라이트닝이 끝나기도 전에 루키드는 또다른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 스톰."

"이익! 앱솔루트 실드!"

실드로 파이어 스톰을 막기에는 버겁다고 생각한 세인은 최강방어마법인 앱솔루트 실드를 사용하여 파이어 스톰을 막았다. 그리고 그사이에 루키드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이어서 8서클 마법을 사용했다.

"블리자드."

극한의 추위를 만드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면서 세인의 주위를 얼렸다. 세인은 자신이 만든 앱솔루트 실드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보고 더욱 마나를 불어넣을 수밖에 없었고 동시에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노인네가!"

"기가 라이트닝."

루키드의 손에서 새하얀 순백의 전기가 생성되어서 세인의 실드를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다. 전기는 앱솔루트 실드를 강타했고 동시에 주변을 새까맣게 태울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쿨럭!"

세인의 입에서 붉은 피가 튀어나왔고 앱솔루트 실드는 언제 부서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위태해 보였다.

"마법사와 마법사의 1대 1 대결에서는 고서클이 유리하지. 하지만 같은 서클끼리 붙는다면 무엇이 승부를 좌우하는지 아는가?"

"크윽...노인네가. 이 상황에서도 조언이냐?"

"한때 내 제자였던 자네의 모습이 남아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 하여튼 말을 돌리자면 같은 서클인 마법사의 대결에서는 캐스팅 속도가 제일 크게 승부를 좌우하네."

루키드는 저서클의 마법으로 계속 세인의 실드를 공격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캐스팅의 속도말고 적절한 상황판단과 그릇의 크기, 경험의 차이 등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도 캐스팅 속도가 제일 중요하네. 그 이유가 뭔지 알겠나?"

"크윽..."

세인은 방어하기에 급급한데 마법을 사용하면서도 입을 열어 얘기하는 루키드를 보고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똑같은 서클의 마법을 사용할 때 당연히 빨리 캐스팅한 마법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네. 그리고 그러한 점들이 쌓여서 승부를 결정짓게 만들어주지. 지금과 같이 말이네."

"닥쳐!"

"그리고 우리 일루드의 4대 마법사 중 캐스팅이 제일 빠른 것은 바로 나네. 물론 비드의 멀티 캐스팅에 비해서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8서클에 올라간지 몇 년되지 않은 세인과 8서클에 올라간지 20년이 넘는 노마법사 루키드의 차이는 극명했다. 결국 계속되는 마법의 공격에 앱솔루트 실드가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고 세인은 피를 토하며 나가떨어져 갔다.

"크윽..."

"이만 편하게 해주겠네."

루키드는 한손에 파이어볼을 만들어서 세인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세인은 무기력하게 루키드의 손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때 세인이 조금씩 미소를 짓고 광기에 찬 웃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푸흡...푸하하하! 킬킬킬~"

"뭐가 웃기는가?"

"킬킬킬~ 당신이 얘기했잖아? 어느 상황이든 방심하지 말라고~ 그런데 그걸 2번이나 실수하는 당신이 웃겨서~"

"무슨 말이지?"

"킬킬킬~ 누가 1대1로 싸울 거라고 했지? 이건 대련이 아니야~ 전쟁이라고~"

푹!

루키드는 화끈한 통증과 함께 자신의 배를 뚫고 나온 검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힘겹게 고개를 뒤로 돌려서 검은 여성이 자신의 등 뒤에서 칼로 찌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젠장."

"루키드님!"

"이 자식이!"

루키드가 찔린 것을 본 마법사들이 검은 여성을 향해 달려들었고 검은 여성은 이내 검을 빼며 뒤로 빠졌다. 그와 동시에 루키드가 앞으로 쓰러졌고 다가온 마법사들이 급하게 치유마법을 사용하면서 루키드를 부축했다.

"킬킬킬~ 푸하하하하!!"

루키드가 쓰러진 것이 너무나 통쾌한 나머지 세인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루키드 다음으로 높은 7서클 마법사들은 키메라 때문에 마법사가 밀리는 상황에서 루키드마저 쓰러져 전황이 너무나 불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모두 후퇴! 루키드님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빠진다!"

"크리스탈은 포기한다! 모두 후퇴!"

7서클 마법사들의 말에 마법사들은 일제히 왕성을 빠져나가는 것을 우선시하기 시작했다. 7서클 마법사들은 루키드를 부축하며 키메라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서 후퇴하였다.

"노인네 놓치지마~ 죽여서 시체를 가져오도록~"

세인의 말에 남은 마법사들을 갈가리 찢고 있던 키메라들이 일제히 뒤쫓기 시작했고 남은 검은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모든 키메라들이 뒤쫓다보니 크리스탈 방 앞에는 세인과 죽은 시체들만이 남아있었다. 세인은 치료마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호전시킨 다음에 마법사들이 안간힘을 쓰며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던 크리스탈 방 앞으로 걸어갔다.

문의 중심에는 커다란 수정구슬이 있었고 수정구슬을 중심으로 마법진이 박혀있었다. 크리스탈 방은 그만큼 중요한 곳으로 일루드에서도 특정한 인물들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일루드의 4대 마법사들이었다. 그리고 4대 마법사 중 한 명인 세인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세인은 오른손을 수정구슬에 올려둔 후에 얘기했다.

"일루드 마법장으로서 얘기한다. 문을 열어라."

세인이 오른손을 올려두고 얘기하자 수정구슬이 빛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마법진도 같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빛을 내는 마법진은 문 전체로 퍼져갔고 한순간 빛이 절정에 달하면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딸깍.

세인은 문이 열린 것을 듣고 조금씩 힘을 주어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오랫동안 열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간 크리스탈 방을 본 세인은 웃음을 내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킬킬킬~ 푸하하하하!! 이제 라마르는 끝이다! 킬킬킬~"

크리스탈 방에는 엄청난 크기의 크리스탈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크리스탈이 끝없이 나열되어 있었고 크리스탈에는 정체불명의 기계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이렇게 커다란 크리스탈이 한곳에 모여있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 크리스탈이 라마르의 공간마법을 유지하고 있다는 거지~"

라마르의 수많은 건물에 걸려있는 공간마법은 모두 이 커다란 크리스탈들로 운영하고 있었다. 일루드를 설립한 고대 마법사들은 공간마법을 사용하여 외부침략을 막을 수 있는 동시에 효율적인 공간확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간마법을 유지하는데 엄청난 마나가 사용된다는 것을 고대 마법사들은 깨달았고 그래서 이 크리스탈 방을 만들어서 유지시키도록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크리스탈로 유지되어서 크리스탈이 부서지는 경우가 생긴다면 공간마법이 해제되어 공간이 뒤틀리게 된다.

자칫하다가 공간이 완전히 뒤틀리기 전에 안에 있던 이들이 탈출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공간과 함께 뒤틀리면서 즉사할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크리스탈 방은 라마르의 제일 중요한 곳이면서 동시에 제일 엄중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크리스탈 방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일루드의 4대 마법사뿐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세인은 일루드의 4대 마법사가 되기 위해서 10년 동안 기다려왔던 것이다. 바로 오늘을 위해서.

"그럼 시작해볼까~"

세인은 크리스탈을 향해 손을 뻗은 뒤에 마법을 사용했다.

"익스플로젼."

수십 미터에 달하는 크리스탈이 크기에 맞지 않게 익스플로젼을 맞고 한 번에 산산히 깨졌다. 그와 동시에 공간이 조금 뒤틀리는 것이 느껴졌고 세인은 생각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나머지도 다 부서볼까~"

세인은 마치 새하얀 눈을 처음 짓밟는 것과 같은 배덕감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크리스탈을 부수는데 집중하였다.

"더! 더! 더 부숴지라고! 킬킬킬킬~"

마법을 남발하며 크리스탈을 다 부숴버리자 공간이 완전히 뒤틀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킬킬킬~ 이제 라마르는 끝이야~ 개미지옥이 뭔지 보여줄게~"

세인은 콧소리를 흥얼거리고 춤을 추며 왕성이 있는 공간에서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라마르를 무너트릴 생각에 세인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라마르의 공간마법으로 생긴 공간이 모두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간마법으로 만들어진 장소에 있던 마법사들은 모두 공간이 뒤틀리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공간이...뒤틀린다?"

"갑자기 왜?"

"원인은 됐고 모두 나가자!"

마법사들은 공간이 뒤틀리기 전에 탈출하지 못하면 영원히 이 공간에서 나갈 수 없게 되거나 공간과 함께 뒤틀려서 죽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서둘러서 탈출하기로 했다. 다행히 공간이 뒤틀리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마법사들은 완전히 뒤틀리기 전에 출입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살,살았다."

"빨리 나가자!"

마법사들은 살았다는 기쁨을 만끽하며 문을 확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보이는 광경은 마법사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뭐,뭐야?!"

"몬,몬스터?!"

"키에에엑!"

수많은 나가 키메라들이 문 앞에서 문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열리는 순간 나가 키메라들이 공간 안쪽으로 들어가서 마법사들을 죽이거나 아니면 그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마법사들은 공간이 뒤틀리면서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밖에서는 끝도 없는 나가 키메라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또 나가지 않는다고 하면 공간에 찌부될게 분명했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만이 아니였다. 라마르의 거리에는 수많은 나가 키메라들이 득실거리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문 하나씩 맡으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개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개미지옥처럼.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세인은 한손에 술을 들고 마시면서 조용히 혼잣말로 얘기했다.

"마법사들은 나가고 싶어도 나가 키메라들이 있어서 나올 수가 없지~ 하지만 나가지 않을 수도 없지~"

세인은 한번 술을 머금고 계속 얘기했다.

"공간과 함께 찌부러질지~ 아니면 공간 속에서 영원히 살지~ 아니면 나가 키메라들에게 찢길지~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까? 킬킬킬~"

세인이 그렇게 혼잣말로 얘기하는 사이에 여전히 수많은 마법사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수백 개가 넘는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피가 튀기고 있었다. 일루드의 수도 라마르의 마법사들이 힘도 못 쓰며 죽어 나가고 있었다.

"킬킬킬~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이 없네~ 제일 장애물이였던 수도를 이렇게 쉽게 함락시키다니~ 루키드 노인네가 도망쳤지만 죽이는 것도 시간 문제고~ 수도를 함락했으니 일루드의 함락도 시간 문제지~ 아아. 라자드님이 나를 얼마나 칭찬해줄까~ 기대되네~ 킬킬킬~"

세인의 기쁜 웃음소리와 함께 그날 일루드의 수도 라마르는 함락되었다.

"...이상이 제가 들은 내용입니다."

듀로크는 쥬디아에게 들은 내용을 모두에게 얘기해주었다. 비드의 죽음과 세인의 배신. 다르서스와 라마르의 함락. 듀로크의 이야기를 들은 제네스는 의자에 앉으면서 창백한 안색으로 얘기했다.

"루키드는...루키드는 어떻게 되었나?"

"현재 루키드님은 하이벤이라는 도시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이벤을 중심으로 방어선이 생성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방어선?"

"세인의 나가 키메라를 앞세운 공격은 수도를 중심으로 일루드의 모든 도시들을 공격하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그런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서 방어선을 생성하고 있고 그 중에 제일 견고한 방어선이 하이벤이라고 합니다."

"...알겠네. 나는 하이벤으로 가야겠네."

"가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 혼자 간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을 수도 있네. 하지만 일루드의 마법사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네. 그러니 말리지 말게나."

"말릴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말릴 권리도 없고요."

"고맙네."

"하지만 말은 끝까지 듣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응? 무슨 말인가?"

"미약하나마 힘을 빌려드리겠습니다."

"뭐?"

"듀로크. 네가?"

"왜?"

듀로크의 말에 수많은 이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얘기했다. 왜냐하면 일루드에서 생긴 일은 일루드가 해결할 일이지 듀로크가 도와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제네스도 마찬가지였다.

"...정말인가?"

"예. 사실입니다. 미약하나마 도와드리겠습니다."

"미약하다니...자네가 미약하다면 누가 고개를 들겠는가? 정말 고맙네."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렇게 듀로크의 도와준다는 말에 훈훈한 분위기로 변했다. 아니, 변해가는 듯 했다.

"주인님. 죄송하지만 그 말은 잠시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로그?"

자신의 의견에 반대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로그라는 것을 보고 듀로크는 의외라는듯이 쳐다보았다. 왜냐하면 로그는 자신의 말을 절대 복종적으로 듣는데 그런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고 있었다.

"네가 그렇게 얘기하는 이유가 있겠지. 얘기해봐라."

"알겠습니다. 현재 그란 왕국의 성문을 관리하는 오크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연락? 무슨?"

"부상당한 엘프 1명이 와서 듀로크님과 나르샤님을 찾고 있습니다."

"부상당한 엘프?"

"엘프라고?"

로그의 말에 듀로크와 나르샤가 놀라워했지만 그다음 말이 더욱 경악스러웠다.

"그 엘프 말로는 밀런이 침략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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