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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25화 (225/360)

18장 일루드의 붕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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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일루드의 붕괴(6)

"지금이다!"

마트는 린가드가 시선을 끄는 사이에 집에서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마트는 여아, 탈라사를 품속에 안은 상태로 달렸고 5서클 마법사인 보르지아는 양쪽 옆구리에 탈라사의 부모를 끼고 이동하였다. 신체 강화마법 때문에 그들을 들고 다니는 것은 무리가 없었지만 그들에게 마법을 걸지 않고 직접 이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체 강화마법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신체 강화마법을 걸면 갑자기 늘어난 힘과 스피드를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마트와 보르지아는 그 3명을 들고 달리기로 한 것이다.

"보르지아. 여기서 남쪽 성문까지의 거리가 어떻게 되나?"

"제 기억상으로는 약 2천 미터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2천 미터? 꽤나 멀군."

약 2분 정도 이동했을 무렵 마트는 주변에 키메라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한숨을 쉬었다.

"린가드 쪽에서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다행히 키메라들이 보이지 않는군."

"정말 다행입니다. 이런 페이스라면 충분히 남쪽 성문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두 마법사가 한숨을 쉬며 조금 안도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쪽에서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콰콰콰쾅!!

"꺄아아악!"

"우아아악!"

"뭐,뭐야? 이 폭발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충격파가 전해질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 것이 보였다.

"대,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죠?"

"마인의 유혹..."

"예? 마인의 유혹?"

"전투 마법사들은 언제든지 마인으로 변해서 자폭할 수 있는 물건을 갖고 다닌다고 들었네. 그리고 그 물건의 이름은 마인의 유혹.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네만 사실이었을 줄은..."

"그렇다는 말은 린가드를 비롯한 누군가가?"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마트의 말에 모두 침울해 하기 시작했고 마트는 그런 분위기를 지우기 위해서 얘기했다.

"그들도 문제지만 우리도 안전한 상황이 아니네. 신중하면서도 긴장하며 이동하도록 하지."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분위기를 전환하고 한 5분 정도 달렸을 시점에 조금씩 주변에 키메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마트와 보르지아는 알 수 있었다. 키메라들은 달려가는 2명을 보고 접근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토니와 마리는 헉 소리를 내며 숨을 삼키었고 탈라사는 비명을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마트가 미연에 탈라사의 입을 막으면서 비명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쯧...들켰군. 보르지아! 얼마나 남았나?"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절반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절반이라...아직 갈 길이 멀구만."

마트는 앞에서 접근하는 키메라의 무리를 보고 디그 마법을 사용하여 땅으로 꺼지게 한 후에 점프로 가볍게 지나갔다. 그 뒤를 보르지아를 비롯한 3명이 따라왔다. 또 오른쪽 건물 위에서 접근하려고 하는 키메라를 마트가 바람마법으로 날렸고 왼쪽에서 돌격해오는 키메라를 흙벽으로 막아서 접근을 방해했다.

"마트님! 그렇게 마나를 계속 사용하시다가는 도착까지 버티지 못하실 겁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는 두 손을 사용하지 못하지 않은가? 두 손을 사용하지 못한 상태로 마법을 사용한다면 컨트롤하지 못할 거네."

"그렇다 해도 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내가 마나가 떨어질 때쯤 바꾸게나."

"알겠습니다!"

마트는 그렇게 얘기했지만 과연 상황이 말한 대로 이루어질지 걱정이었다. 그리고 그의 걱정이 적절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의 주위만 어두컴컴하게 변했다.

"응? 뭐지?"

"그림자?"

마트는 갑자기 어둠이 깔리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그리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거대한 것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마트는 본능적으로 품속에 있는 탈라사를 잡고 몸을 굴리며 소리쳤다.

"피해라!!"

"예?"

하지만 보르지아는 마트의 소리를 듣고 곧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있어서 제일 크나큰 실수였다.

부우우웅!!

"으윽!"

마트는 풍압 때문에 뒤로 밀려났고 바람에 의해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바람이 사라진 후에야 마트는 눈을 떠서 보았고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르지아!"

"아빠! 엄마!!"

보르지아는 물론이고 탈라사의 양부모가 발톱에 잡혀서 끌려가고 있었다.

"파이어 캐논!"

보르지아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마법으로 와이번을 공격했다. 하지만 와이번 몸 전체에 달라붙어 있는 검은 가죽은 5서클 마법인 파이어 캐논을 거뜬하게 버티고 유유히 계속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면 이건 어떠냐?!"

스트롱 마법으로 증가된 힘으로 와이번 발톱을 억지로 열려고 했다. 그리고 강화된 힘 때문인지 발톱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고 보르지아는 희망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와이번은 영약한 몬스터였다.

"키야아아악!!"

콰아앙!!

"컥!"

와이번은 일부러 발톱을 건물에 부딪히면서 날아다녔고 건물에 부딪히는 충격에 보르지아는 기절하면서 축 늘어지게 되었다. 와이번은 그런 보르지아를 보고 통쾌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엄마! 아빠!!"

탈라사는 끌려가는 양부모를 보며 소리쳤고 마트는 그들을 구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탈라사의 부모인 토니와 마리가 와이번에게 끌려가면서 소리쳤다.

"마법사님! 저희 딸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 가십쇼!"

"...알겠네. 미안하네."

"예? 아,아빠! 엄마!!"

마트는 그들의 각오가 서린 눈빛과 목소리를 통해서 그들의 의도를 눈치채고 탈라사를 안은 상태로 남쪽 성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탈라사는 부모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고 발버둥치며 소리쳤다.

"이,이거 놔요! 아빠와 엄마가!"

"탈라사! 건강하게 지내야 한다!"

"꼭 살아남아서 우리 몫까지 살아!"

"어,어디 가세요?! 아저씨! 우리 엄마와 아빠가!"

"...미안하다. 네 부모님은 큰 결정을 한 거야. 나는 그 결정을 따르는 수밖에 없어. 그게 저들의 선택이니까."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보다 엄마 아빠가!"

그때 와이번이 발톱으로 잡고 있던 보르지아와 토니와 마리를 놓으면서 공중에서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키메라들의 무리를 향해 수직낙하 했고 그 이후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마트는 그런 광경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탈라사의 눈을 가렸고 그와 동시에 전력으로 발을 움직였다.

"엄마...아빠....흑."

"미안하다. 내가 힘이 부족해서 그렇단다. 정말 미안하다."

마트는 품속에서 우는 탈라사를 바라보며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 여아는 살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을 아는지 앞에서도 키메라들이 몰려오고 있었고 마트는 그 키메라들을 향해 소리쳤다.

"덤벼라! 잃을 게 없는 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주마!"

마트는 어느 때보다 마나가 충만하다는 것을 느끼며 키메라들과 부딪혔다.

다르서스의 남쪽 성문.

현재 다르서스에서 제일 견고한 방어선을 펼치고 있고 또한 가장 많은 생존자가 모인 곳이었다. 성문의 입구에는 수많은 키메라들이 우글거리고 있었지만 마법포와 마방진이 걸려있는 성문 때문에 아직 견고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성문 반대쪽에는 도시 내에서 오는 키메라들을 상대하기 위한 바리케이트가 있었다. 건물 건물 사이를 무거운 물건이나 바위 등으로 막고 있었고 너비가 넓어서 막기 힘든 곳에는 마도 골렘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수많은 마법사들과 다른 부대원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생존자들의 치료나 방어 및 서포트 등 수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바리게이트와 성문의 중심에는 임시로 지은 천막이 존재했고 천막 내부에는 생존자들과 마법사들을 통솔하는 간부들이 회의하고 있었다.

"남쪽 성문으로 오는 생존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식량도 없는 상태로 장기적으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흐음...그렇다면 현재 있는 이들로 탈출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건가?"

"그러면 다르서스에 남은 생존자들은? 그들을 버리자는 겁니까?"

"상황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저희도 그런 선택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그,그건..."

"현재도 언제 이 방어선이 뚫릴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텔레포트도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직접 이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성문 밖에는 여전히 수많은 키메라들이 대기를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수많은 간부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지만 결국 딱히 적절한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회의를 듣고 있던 한 명의 간부가 얘기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지금 현재 저희가 가지고 있는 식량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길어봤자 3일입니다. 하지만 다르서스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인 르비온까지 걸어가면 약 1주일이 걸립니다. 지금 바로 출발해도 부족하지요."

"그렇지."

"하지만 일주일은 일반인이 움직였을 때의 속도입니다. 더구나 현재 텔레포트와 통신이 안되는 것은 광범위 교란진 때문인데 이런 광범위 교란진도 다르서스의 주변 정도만 걸려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일부 정예들만 신체 강화마법을 걸어서 이동시켜 교란진이 걸리지 않는 지역까지만 가서 통신을 시도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과연."

"그런 방법이.."

"그래서 제 의견은 하루만 더 생존자들을 기다린 후에 모든 병력을 사용해서 남쪽 성문 바깥에 있는 키메라들을 없애버리고 다르서스를 떠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정예 마법사들을 미리 보내어서 통신을 시도해 르비온에서 저희들을 마중나오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그 주장이 제일 나아 보이는군. 다른 의견 있는가?"

간부 중에서 제일 높은 고위마법사가 물어봤고 다른 간부들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아무도 입을 열어 얘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발렌시아의 주장대로 하루동안 생존자들을 받고 이동하기로 한다. 정예마법사들은 회의를 거쳐서 뽑을 수 있도록. 이상."

고위마법사는 그 말을 끝으로 천막에서 나왔고 그 뒤를 발렌시아가 뒤따라왔다.

"발렌시아. 적절한 주장이였네."

"아닙니다. 드레이크님."

현재 생존자 그룹에 7서클 마법사가 총 4명이 존재했는데 그중에 제일 연륜이 있는 고위마법사가 바로 드레이크였다. 그러면서 드레이크가 자동으로 생존자 그룹을 이끄는 장이 되었고 그를 보좌하는 것이 6서클 마법사인 발렌시아였다.

"키메라의 생포작전은 성공했나?"

"예. 마도골렘 부대의 도움을 받아서 10여 마리 생포에 성공했습니다."

"조사결과가 나왔나?"

"먼저 키메라들을 감싸고 있는 검은 물질이 엄청난 마방능력과 함께 강도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6서클 미만의 마법은 거의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키메라들을 상대할 마법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군. 그나마 마도골렘이나 키메라 부대 정도인가?"

"예. 그래서 덕분에 마도골렘을 조종하는 마법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잘했네. 생존자들은 여전히 계속 유입되고 있나?"

"거의 1시간마다 수십 명씩 들어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도골렘 부대를 항상 대기시켜놓고 운영중입니다."

"흠...한 번 가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마도골렘 부대들이 싸우고 있는 최전선. 마도골렘들의 몸에는 키메라의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묻어있었고 키메라들이 남긴 수많은 흠집이 남아있었다. 최전선은 크게 5개의 길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5개의 길에 모두 마도골렘이 3~4기씩 배치되어 있었다.

원래는 총 30여 기의 마도골렘이 있었는데 이동하던 도중 검은 여성의 공격에 마도골렘을 운영하는 마법사들이 몇 명 당하면서 현재는 25기 정도 남은 상태였다. 5개의 길은 모두 큰 길가로 폭이 넓었고 마도골렘 3~4기가 일자로 서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그런 공간을 마법사들이 방어마법을 사용하여 마도골렘들을 보조하고 있었다.

"휴...대체 키메라가 몇 마리나 있는 거야? 이 길에서만 죽인 키메라만 해도 100마리는 가볍게 넘을 것 같은데."

"그러게. 거기다 쉬지도 않고 들이닥치니 원."

"제일 문제는 마도골렘의 마법사들이지.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마나가 남아돌지 않을 것 같은데. 아까 봤을 때도 쓰러질 것 같은 안색을 하고 있더라고."

"어쩔 수 없지. 마도골렘을 움직이는데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니까."

"잠깐. 모두 조용히."

밑에서 보조하고 있던 마법사들은 잠시 소강상태 사이에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주변을 경계하며 망원경으로 바라보고 있던 마법사가 얘기했다.

"무슨 일이야? 또 와?"

"그런 것 같다. 모두 전투준비!"

"한시도 쉬지 않게 해주는구만. 몇 마리야?"

"약...20여 마리. 어?!"

"왜 무슨 일이야?!"

"한 명의 마법사가 쫓기고 있다. 마법사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알겠다!"

마법사의 긴급한 말에 마도골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도골렘들은 일제히 지팡이와 검을 들고 앞으로 돌진해갔다. 커다란 마도골렘 4기는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치고 나갔고 뒤에 있던 키메라들이 도망치는 마법사를 덮치려고 하는 찰나에 도착하여 키메라들을 짓이기기 시작했다.

검으로 키메라들을 두 동강 내고 마법을 사용하며 키메라들을 상대하였다. 그렇게 마도골렘들이 키메라들을 상대하는 사이에 마법사들이 생존자에게 다가갔다.

"이제 괜찮습니다! 정신차리세요!"

생존자 마법사는 상태가 매우 위중해 보였다. 배에는 구멍이 뚫려서 내장이 나와있었고 한쪽 팔은 어디로 갔는지 잘려서 보이지 않고 있었다. 몸에 생긴 수많은 상처에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색이 마치 시체처럼 창백한 것이 지금까지 살아있는게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마법사들은 그런 상태를 보고 일제히 생존자에게 마법을 사용해서 치료했는데 그때 생존자가 입을 열어 얘기했다.

"나보다...이 여자아이를...먼저."

"여자아이?"

눈에 초점이 잡혀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생존자는 한 마법사의 어깨를 부여잡고 얘기했다. 어깨를 부여 잡힌 마법사는 죽기 직전인 생존자가 어떻게 이런 힘을 내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력이 장난이 아니였다. 그리고 생존자는 마치 귀중한 것을 보호한 것처럼 품속에 꼭 쥐고 있던 여자아이를 보여주었다.

"빨리...치유...마법을...."

생존자는 힘겹게 한 팔로 여자아이를 넘겨주었고 마법사들은 여자아이에게 달라붙어서 치유마법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여자아이를 관찰한 마법사들은 그녀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괜찮아. 기력이 달려서 기절했을 뿐이야."

"다행...이군."

생존자는 그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었고 그것을 본 마법사가 그에게 다가가서 목에 손을 얹어서 확인하였다.

"...죽었어."

"지금까지 살아서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야. 대체 이 여자아이가 누구길래 이런 상처를 입고도 여기까지 온 거지?"

마법사들은 생존자의 의지에 대한 감탄과 여자아이에 대한 호기심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 두 명의 마법사가 뒤에서 다가오면서 얘기했다.

"마트."

"예?"

"그 녀석의 이름은 마트다.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이지."

"드레이크님! 최전선까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두 명의 마법사는 발렌시아와 드레이크였다. 드레이크는 마법사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마트에게 다가가서 그의 얼굴 표정을 관찰하였다.

"...무엇이 그렇게 자네를 만족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게 있었던 것이겠지. 이만 편안하게 가게나."

흡족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죽어있는 마트를 보고 드레이크는 그의 시체를 마법으로 화장시켜주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키메라들을 모두 처리한 마도골렘들이 복귀하기 시작했고 드레이크는 마트가 지킨 여자아이를 보며 얘기했다.

"그 여자아이에게 최우선의 치료를 시행하도록. 내 친구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켜낸 여자아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모두 복귀한다."

드레이크의 말에 마도골렘과 마법사들도 모두 생존자 거처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드레이크는 마트를 화장하고 남은 재들을 보며 얘기했다.

"자네가 하고자 했던 것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저 여자아이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네. 그러니 걱정하지 말게나."

그의 말을 들은 것처럼 재들이 바람에 휩쓸려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드레이크는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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