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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22화 (222/360)

18장 일루드의 붕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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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일루드의 붕괴(3)

"저,저건 뭐야?!"

"키,키메라?!"

"성문을 닫아라! 빨리!"

고위 마법사는 지금 바로 취해야 하는 수단은 성문을 닫는 것이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하지만 문제는 성문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세인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둘 것 같아?"

"일제히 저년을 향해 마법을 퍼부어라!"

"체인 라이트닝!"

"파이어볼!"

"파이어캐논!"

"익스플로젼!"

"윈드 토네이도!"

저서클부터 고서클까지 수많은 마법들이 세인을 향해 퍼부었다. 그리고 그 마법들의 충돌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고 동시에 수많은 먼지가 생기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이 안 되는 가운데 마법사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하고 있었다.

"처,처리했나?"

"킬킬킬~ 키키키킥!"

누군가의 혼잣말에 대답하듯이 폭발의 중심 속에서 광기에 가득 찬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서 먼지가 사라지면서 보이는 광경에 마법사들은 절망했다.

"앱,앱솔루트 실드..."

세인을 중심으로 우윳빛을 띠고 있는 막이 생성되어 있었고 그 막은 흠집 하나 생기지 않아있었다. 세인은 절망에 찬 마법사들의 표정을 보며 비웃었다.

"킬킬킬. 내가 누군지 까먹은 거냐? 난 일루드의 4대 마법사 중 한 명. 8서클 마법사다~ 너희 같이 허접한 마법은 내게 상처 하나 줄 수 없다고~"

"이익! 그렇다면! 마법사들은 뒤로 빠지고 마도골렘 부대 앞으로!"

고위 마법사의 명령에 마도골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덴이 전쟁에서 사용했던 골렘과 마도골렘은 차이점이 있었다. 게덴이 사용하는 골렘들은 주인으로 인정한 마스터의 명령을 이행하지만 간단한 명령만 이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마도골렘은 마스터인 마법사의 정신과 완벽히 일체 시키면서 마법사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단, 마도골렘과 정신을 일치시키면 마스터인 마법사가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가 된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그 마법사를 보호하는 이들과 함께 행동하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약점이 있어도 운영할 정도로 직접 움직이는 마도골렘의 무력은 매우 뛰어났다.

그런 마도골렘이 총 30여 기. 모두 10미터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었고 왼손에는 3미터가 넘는 거대한 칼을, 오른손에는 4미터가 넘는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고위 마법사는 이런 마도골렘의 30여 기라면 세인을 이기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도골렘? 확실히 이렇게 많은 마도골렘이라면 나를 이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녀석들의 상대는 내가 아니야~"

"뭐?"

"잊었어? 나 빼고 또 다른 적이 있다는 것을?"

세인은 씨익 웃으며 성문에서 옆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볼 수 있었다. 성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청난 수의 키메라들을.

"어,어느새?!"

"그럼...학살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키햐햐햑!"

세인의 웃음소리와 함께 키메라들이 일제히 성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법사들도 일제히 마법을 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싸움이 시작되었다.

"크아아악!!"

"살,살려줘!!"

"이,이 녀석들! 마법이 통하지 않아?!"

마법사들은 성문으로 들어오는 키메라들을 향해 일제히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수많은 마법으로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력이 허무해질 정도로 키메라들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리고 그사이에 키메라들이 마법사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내,내 팔이!"

"저,저리가! 이 괴물아!!"

근접전에는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마법사들이었다. 거기다 마방능력에다가 단단한 외피까지 가지고 있는 키메라들이 다가오니 마법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고위 마법사는 제일 적절한 명령을 내렸다.

"키메라 부대! 그리고 마도정령 부대도 투입해라!"

나가 키메라보다 훨씬 흉측하고 커다란 키메라들이 투입되기 시작됐다. 그들은 일반 생물의 형태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마치 마계의 생물을 보는듯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가진 만큼 나가 키메라들을 상대로 많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드드득!

"키에에엑!"

"캬아악!"

한 키메라는 약 5미터의 크기를 가지고 수많은 촉수로 이루어진 생명체였다. 그 키메라는 수많은 촉수들로 나가 키메라들을 감싼 후에 촉수의 압력으로 내부부터 터트리면서 상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키메라는 마치 켈베로스처럼 여러 개의 머리를 갖고 있는 생물체였다.

6개의 머리를 가진 키메라는 입에서 독을 뿜어내면서 나가 키메라들을 녹이면서 상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키메라는 오우거의 몸에 4개의 트롤의 팔과 와이번의 날개까지 융합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키메라들은 나가 키메라들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마도정령 부대였다. 마도정령이란 마법으로 만들어진 정령으로 자연의 섭리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정령들이었다. 물, 불, 바람, 흙. 이 4대 정령을 마법으로 융합한 정령. 그것이 마도정령이었다.

본래 물과 불은 융합할 수 없다. 서로 상쇄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한다면? 물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만들 수 있다.

"가라!"

물과 불의 정령을 융합하여 만든 마도정령. 물로 이루어진 소녀의 모습을 가진 정령은 두 손을 들어서 키메라를 향해 물을 뿜어내었다. 하지만 물은 평범한 물이 아니였다. 물 안에는 타오르는 불꽃이 들어있었고 그것은 물의 정령 내부에도 마찬가지였다.

마도정령이 뿜어낸 물을 맞은 키메라들은 맞은 부위가 폭발하면서 뒤로 밀려났다. 마법으로 물과 불을 융합하고 있지만 다른 존재와 맞닿는 순간 융합하고 있던 물과 불이 부딪히면서 폭발하는 것이다. 그렇게 융합된 마도정령은 물과 불뿐만이 아니였다.

불과 바람이 합쳐져서 적을 불태울 때까지 꺼지지 않는 불을 일으키는가 하면 물과 흙이 합쳐져서 끝없는 늪을 만드는 정령도 있었다. 또 바람과 흙이 합쳐져서 바위를 자유자재로 날리면서 공격하는가 하면 물과 바람이 합쳐져서 물의 회오리로 공격하는 정령도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마도정령들이 키메라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을 때 또 다른 마도정령이 등장했다. 그리고 마도정령을 조종하고 있던 마법사들은 그것을 보고 함성을 질렀다.

"최상급 마도정령이다!"

"그분이 오셨다!"

마도정령은 일반적으로 2개의 정령을 합쳐서 만든 정령이다. 그런데 다르서스에서 3개의 정령을 합쳐서 만든 마도정령이 딱 하나 존재했다. 물, 불, 바람. 3개의 속성을 합친 최상급 마도정령은 모습부터 남달랐다.

물과 불을 합친 정령과 몸의 구조는 같았지만 크기부터 압도했다. 보통 마도정령들이 약 1미터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최상급 마도정령은 5미터에 필적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가 키메라들은 최상급 마도정령의 위압감에 자신도 모르게 돌격했고 최상급 마도정령은 그것을 보고 한번 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공기중에 물과 불로 이루어진 파도가 넘실대면서 나가 키메라들을 덮쳤다. 파도에 부딪힌 나가 키메라들은 일제히 폭발하며 산산조각났고 다른 나가 키메라들이 일제히 파도를 뛰어넘으면서 최상급 마도정령을 향해 공격했다.

하지만 최상급 마도정령은 자신을 중심으로 물로 이루어진 회오리를 생성키시면서 나가 키메라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도정령들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었는데 압도적으로 키메라들을 학살하며 싸우고 있는 것은 바로 마도골렘들이었다.

10미터가 넘는 마도골렘들은 마치 인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나가 키메라들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왼손에 있는 3미터의 칼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십수 마리의 키메라들이 반쪽이 되었고 오른쪽의 지팡이로 마법을 쓸 때마다 수십 마리의 키메라들이 사라졌다.

그런 반면에 나가 키메라의 공격은 골렘의 몸에 흠집만 주고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상황은 다르서스의 우세로 보였다. 하지만 그런 광경을 보고 있는데도 세인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우세하고 있지만 마법사들도 상황이 썩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녀석들 끝이 없잖아!"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다니. 마법은 거의 통하지도 않는데!"

나가 키메라들은 검은 몬스터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마방능력과 강력한 외피는 거의 동일하였다. 하지만 제일 큰 차이점이 있었는데 바로 신체능력이었다. 나가들의 신체능력은 몬스터에 비해서 높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키메라가 돼서 검은 몬스터들보다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검은 몬스터들을 압도하는 장점이 있었는데 바로 숫자였다.

"그래~ 죽여~ 어차피 그만큼 또 들어올 테니까 말이야~"

벌써 다르서스의 성문 앞에는 나가 키메라들의 시체가 수백이 쌓였다. 하지만 그만큼 더 성문 밖에서 들어오고 있었고 그 줄은 끝을 보기 힘들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길게 끌어봤자 좋을 거 없으니 나도 한번 움직여볼까?"

세인은 키득키득 거리며 모습을 감추었고 동시에 투명마법으로 몸을 숨기고 있던 암살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윽...이거 끝이 없잖아?"

"버텨! 우리가 버티는 시간만큼 더 많은 시민들이 도망친다!"

"알고 있다고!"

키메라와 마도정령을 조종하는 마법사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지금은 키메라들을 효율적으로 상대하며 우세한 상황을 이끌고 있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키메라의 수를 보고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키메라와 마도정령들이 성문 앞에서 반원의 진영을 갖추면서 키메라들이 들어올 수 없게 하고 있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를 정도로 위태위태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비보가 터졌다.

"보고입니다!"

"뭔데?"

"남쪽 성문에서도 키메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

다르서스에는 북쪽과 남쪽, 이렇게 2개의 성문이 존재했고 세인이 들어온 곳이 바로 북쪽 성문이었다. 그런데 다른 한 개의 성문. 남쪽 성문에도 키메라들이 나타났다고 말하고 있었다.

"현재 전투 마법사부대와 다른 마법사들이 상대하러 갔습니다. 아직 성문이 뚫리지 않았지만 성문 앞을 키메라가 차지하면서 시민들이 피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젠장! 그러면 텔레포트 마법진은?! 그걸 운영하면 다른 도시로 보낼 수 있잖아?!"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왜?!"

"다르서스 도시에 광범위 교란진이 걸려 있습니다. 텔레포트는 물론이고 통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젠장!"

고위 마법사는 미리 준비해둔 것처럼 텔레포트는 물론이고 통신까지 차단하는 것에 욕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도시 전체에 광범위 교란진을 걸 수 있는 존재는 세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얼마나 준비해둔 것이냐?! 그렇게 일루드가 증오스럽더냐?! 일루드가 네게 뭘 잘못했다고!!"

분노에 찬 고위 마법사의 말은 다른 마법사들도 느끼는 것이었다. 일루드의 4대 마법사 중 한 명인 세인. 그녀가 배신을 할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녀는 명예도, 부도, 권력도 모든 것을 일루드에서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일루드를 배신했다. 그런 배신감을 다르서스에 있는 모든 마법사들이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명령을 내려주십쇼!"

루인이 죽으면서 최고 명령권을 가지게 된 고위 마법사는 머리를 붙잡으며 고민했다.

"현재 남쪽 성문은 뚫리지 않은 거냐?"

"예. 마방진과 마법포의 운영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성문을 제외한 다른 성벽은?"

"키메라들이 성문뿐만 아니라 다르서스의 모든 성벽을 감싸고 있다고 합니다. 성문이 아니면 나가는 것은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면...모든 시민들과 마법사들을 남쪽 성문으로 모이게 해라! 그리고 마도골렘 부대도 남쪽 성문으로 이동해라!"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마법사는 빠르게 사라졌고 전투를 하고 있던 마도골렘 부대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고위마법사는 키메라들과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얘기했다.

"모두 들었겠지?! 키메라와 마도정령 부대는 최대한 버틴다! 우리가 버티는 만큼 많은 이들이 피난을 갈 수 있다!"

"예!"

"알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뼈를 묻는다! 그리고 우리의 용감한 희생은 후세에 전설로 남을 것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영광입니다!"

"자! 가자!"

마도골렘 부대가 남쪽 성문으로 빠지면서 틈이 생겼지만 그 틈을 남은 마법사들이 메꾸기 시작했다. 공격마법은 키메라들의 마방능력 때문에 먹히지 않았지만 방어마법인 실드로 틈을 막아서 방어하거나 시야를 일시적으로 방해하는 라이트 마법을 사용하고 땅에 구멍을 만들거나 늪으로 만들면서 이동을 방해하는 등 시간을 끌 수 있는 마법이란 마법은 모두 사용했다.

하지만 고위 마법사가 그렇게 응원을 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대로 시간을 더 끈다!"

"좋아! 그쪽은 어때?!"

"버틸만하다!"

키메라와 마도정령을 조종하는 마법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희생정신이 박혀서 그런지 전투 중에도 대화를 나눌 정도로 여유를 보이고 있었다.

"젠장! 2주 후에 마리와 결혼하기로 되어있는데."

"푸하핫! 불평불만 하지 말라고. 나는 아직 총각 딱지도 못 뗐는데. 아마 총각 귀신으로 되는 거 아냐?!"

"그런가?! 하하하하! 컥!"

젊은 마법사는 대화를 나누면서 웃다가 가슴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통증에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등 뒤에서 뚫고 나온 갈고리를 볼 수 있었다.

"이,이게 대체..."

푸화아악!!

갈고리가 가슴을 중심으로 젊은 마법사를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 지금까지 같이 대화를 나눈 마법사가 갑자기 이등분이 된 것을 본 남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다. 그리고 동시에 주변의 마법사들도 하나둘씩 똑같이 쓰러지고 있었다.

남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눈치 빠른 한 마법사가 그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투명마법이다!"

남자는 마법포로 조준하고 있던 마법사들을 죽였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조종하고 있던 키메라를 뒤로 빼서 자신을 지키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빠르게 화끈한 통증이 목을 훑고 지나갔고 남자는 아득해지는 의식 속에서 생각했다.

'젠장...이럴 줄 알았으면 여자는 사귀어둘걸...후회되는군.'

남자가 죽는 순간 조종당하고 있던 키메라가 폭주하면서 피아식별을 하지 않고 나가 키메라는 물론이고 다르서스의 마법사들까지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남자의 키메라뿐만 아니라 기습당해서 죽은 마법사들의 키메라와 마도정령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져 갔다.

"으아아악!!"

"뚫,뚫렸다!"

"막아! 막으라고!"

안 그래도 키메라와 마도정령들을 조종하며 나가 키메라들을 막고 있었는데 폭주하면서 한순간에 뚫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결국 돌이킬 수는 없었다.

"...젠장! 젠장!!!"

고위 마법사는 폭주하는 키메라와 마도정령들. 투명마법을 사용한 암살자에게 죽는 마법사들. 방어선이 뚫리면서 돌격해오는 나가 키메라와 그에 찢어 죽는 마법사들. 그것들을 보고 피눈물을 흘리며 후퇴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후퇴!! 모두 남쪽 성문으로 후퇴하라!!"

그의 말을 들은 마법사들은 일제히 후퇴하기 시작했지만 상당수의 마법사들이 키메라의 공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고위 마법사는 후퇴하는 마법사들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후퇴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가서 키메라들을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에어 블라스트!"

에어 블라스트는 공기를 폭발시키는 마법으로 살상력이 없지만 밀거나 진영을 흐트릴 때 제일 효과적인 마법이었다. 공격마법은 어차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공기를 폭발시켜서 키메라들의 접근을 방해하였다.

퍼퍼펑!

"키에엑?"

"크략!"

에어 블라스트에 밀린 나가 키메라들은 어리둥절하는 소리를 낸 다음에 다시 돌격하기 시작했고 고위 마법사는 계속해서 마법을 시전했다.

"에어 블라스트!"

"에어 블라스트!"

"에어 블라스트!!"

퍼퍼퍼펑!!

몸에서 마나가 쭉쭉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고위 마법사는 쉬지 않고 마법을 사용했다. 마나가 고갈돼서 안색이 창백해져도 고위 마법사는 한 명이라도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쉬지 않고 마법을 사용했다. 결국 과도한 마나 고갈은 눈, 코, 입, 귀 등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

"에,에어...블라스트.."

몸을 덜덜 떨며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를 흘리는데도 고위 마법사는 마법을 시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는 한 줌의 마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마법은 시전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한 명 때문에 가지 못 했던 나가 키메라들이 화를 내면서 그를 향해 돌격했다.

우지직. 콰지직.

나가 키메라들은 그의 몸을 갈가리 찢기 시작했고 그의 숨통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그때 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의 행동이 멈추었다.

"그만."

그 목소리를 들은 나가 키메라들은 얌전히 그에게서 멀어졌고 동시에 길을 만들어주었다. 고위 마법사는 사지가 찢어진 상태로 피를 토해내면서도 숨을 거두지 않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인물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세,세인..."

"아주 끈질겨~ 생명력도 끈질기지만 이 많은 키메라들을 상대로 시간을 끌다니~ 정말 대단한걸?"

"큭큭...칭찬 고맙군."

"하지만 그것도 어차피 소용없는 짓이야~ 이 도시에 있는 모든 이들을 죽일 예정이니까~ 한 놈도 남김없이~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 이미 모든 성벽을 둘러싸고 있으니까~"

"독,독한 년...그,그렇게까지 해야겠냐?! 일,일루드가...네게 모,모든 것을...주었는데!"

"모든 것을 주었다고? 푸키키킥~ 미안하지만 일루드가 내게 준 것은 아무것도 없어~ 진정한 나를 바라봐주고 모든 것을 준 것은 라자드님이지~"

"라,라자드?"

고위 마법사의 입에서 나온 라자드란 단어에 세인은 머리가 급속하게 식는 것을 느끼면서 실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네게 이런 말을 해봤자겠지~ 저승선물로 친구들 많이 보낼 테니까 기대해~"

그말을 끝으로 나가 키메라들이 침을 뚝뚝 흘리며 고위 마법사에게 다가왔고 마법사는 피를 토하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넌 지옥에 갈 것이다! 그리고 지옥에서 내가 꼭 너를 죽이고 말 것이다!!"

우드드득!

그 말을 끝으로 고위 마법사는 수많은 나가 키메라에 찢기면서 다져진 고기로 변했고 키메라들은 그의 살점과 내장을 맛있다는 듯이 먹고 있었다. 세인은 그런 광경을 보며 혼잣말로 얘기했다.

"당연하지~ 내가 천국에 갈 거란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어~ 그리고 지옥에 가더라도 네가 나를 이길 일은 없으니까 걱정마~"

세인은 마치 화창한 햇살을 받는 것처럼 기분좋게 기지개를 푼 다음에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계획을 실천해볼까? 다르서스 시민 대몰살 계획을~"

인간들의 피와 살점들이 널브러져 있고 수많은 나가 키메라들이 쓰러져있는 지옥도 같은 광경 속에서 세인은 광기에 찬 웃음을 내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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