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14화 (214/360)

17장 라이언과 그란 왕국의 초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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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라이언과 그란 왕국의 초청(3)

회의를 한지 이틀이 지나고 다섯 왕국의 중요인물들이 오기로 한 날이 되었다. 미리 외부에서도 올 수 있도록 가동한 텔레포트 진 앞에 듀로크는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암~ 언제 오려나? 마냥 기다리는 것도 지겹구만."

평소에는 왕국간에 교류할 수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가동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순간에 군대를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보내서 뒤통수를 칠 수도 있었고 폭발물 같은 위험한 것을 이동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초청 인물들이 오기 편하게 아주 예외적으로 가동하고 있었고 듀로크뿐만 아니라 상당한 마법사들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문제점이 없는지 검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듀로크에게 있어서 그것은 누워서 껌 씹는 것보다 쉬운 것이여서 지겨움을 달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듀로크에게 얘기를 거는 이가 있었다.

"듀로크님! 신호가 왔습니다."

"어디야?"

"나이트 왕국입니다."

"아무드 국왕인가? 허락해."

"예!"

듀로크의 말에 따라서 마법사들이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고 동시에 마법진에서 빛이 나면서 반응하였다. 이어서 누군가가 텔레포트 마법진에 이송되어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군. 아무드 국왕."

"잘 지내셨습니까? 듀로크님."

첫 번째로 온 아무드는 듀로크에게 손을 내밀었고 듀로크는 악수를 하는 것으로 인사를 했다. 듀로크는 아무드 국왕을 볼 때마다 국왕의 위엄을 갖추려고 하는 것인지 항상 똑같은 복장을 입고 있었는데 오늘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용병처럼 가벼운 가죽옷에 옆구리에는 기사처럼 검을 차고 있었다. 마치 20대의 젊은 용병같이 느껴졌다.

"아무래도...제가 제일 먼저 온 모양인 것 같군요."

아무드는 주위를 둘러보고 난 후에 얘기했다."

"맞아. 그러고 보니 나이트는 게덴과의 전쟁 때 받은 피해를 이제 모두 복구했나?"

"예. 걱정해신 덕분에 모두 안정되었습니다."

"그거 다행이네. 아. 지금 또 하나 오는 것 같군. 어디야?"

"게덴 왕국입니다!"

"허락해."

이어서 아무드 국왕이 왔을 때와 똑같이 마법진이 순간 번쩍이다가 두 명의 인물이 이송되었다. 두 명의 인물은 바로 부부가 된 베로나와 메스였다.

"스승님. 어서 오십쇼."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전하."

"오랜만이다. 베로나."

"듀로크. 정말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냐?"

"한동안 바쁘게 살았지."

베로나와 메스는 역시 예상대로 가벼운 복장을 착용하고 왔다. 그렇게 둘을 지켜보던 듀로크는 뭔가 위화감을 느끼고 메스에게 얘기했다.

"메스."

"응?"

"너...상당히 부부 생활이 좋은가 보구나?"

"풋! 무,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듀로크의 뜬금없는 말에 메스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었다.

"아니...저번에 봤을 때와 얼굴이 확연히 다른데? 마치 회춘한 것처럼 생기가 넘쳐흐르고 살도 조금 찐 것 같은데."

"역시 듀로크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말은 안 하고 있었는데."

"듀로크! 그리고 전하까지! 늙은이를 놀리는게 재밌습니까?"

"하하하. 스승님을 늙은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나도 동의."

"이래 봬도 벌써 50대 중반입니다. 거기다가 베로나는 80대입니다. 저희가 초인이여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나이는 많이 먹은..."

"내 나이는 왜 얘기해?"

베로나가 주먹으로 메스의 얼굴을 가격했고 장난으로 때렸다는 것을 모두 알았지만 실제로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악! 아프잖아!"

"아프라고 때렸으니까."

"그리고 나이를 얘기하면 어때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아까와 얘기가 다른 것 같은데 나 혼자만의 착각인가?"

"저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아무드와 듀로크가 쿵짝이 맞으면서 메스를 놀렸고 베로나와 메스는 티격태격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마법진이 가동되면서 한 명의 인물이 또 등장하였다.

"클클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내 앞에서는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네."

"영감!"

이어서 나타난 인물은 일루드의 8서클 마법사인 제네스였다. 제네스의 등장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영하던 마법사들이 경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제네스의 복장과 그에게서 나오는 위압감이 고서클 마법사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영감 잘 지냈어?"

"죽지 못해 살고 있다네. 그러는 아가씨는 국왕이 됐다고 들었건만. 역시 짝은 짝끼리 만난다고 하더만 사실이었군."

제네스는 메스와 베로나를 보며 얘기했고 그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두 명은 가만히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제네스님."

"자네도 잘 지냈나? 내가 듣기로 드래곤을 상대로 이겼다고 들었네만...사실인가?"

제네스의 눈이 한순간 번쩍이면서 마법사 특유의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듀로크는 나이가 먹어도 마법사는 마법사라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저 혼자만의 업적이 아닙니다."

"클클클. 그렇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을 수 있겠나?"

"제가 아닌 그녀에게서 직접 들을 수 있을 겁니다."

"호오? 그게 정말인가?"

"기대하십쇼."

"이거 오랜만에 피가 끓는군. 이 나이가 되어서 추태를 부려서는 안 되네만."

"마법사의 탐구심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런가? 오늘 하나 배우고 가네."

"저기...저도 이야기에 끼어들어도 되겠습니까?"

듀로크와 제네스의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대화 속에 아무드 국왕이 끼어들었다. 제네스는 아무드 국왕의 존재를 까먹고 있었다는 사실에 솔직하게 얘기했다.

"미안하네. 아는 이들을 만나서 그만 자네를 소홀히 대했구만. 내 실수네."

"아닙니다. 저도 제네스님을 실제로 만나 뵙게 되는 것은 처음이여서 다가가기가 조금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네스와 아무드가 서로를 향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을 때 또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어디지?"

"요리스 왕국입니다!"

마법사의 외침이 끝나는 동시에 두 명의 인물이 이송되어왔다. 빨간머리와 얼굴에 많은 흉터를 가지고 있고 우락부락한 덩치를 가진 인물과 침착하면서도 날카로운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물이었다. 그들은 바로 헤츠와 모리스였다.

헤츠는 다른 이들과 비슷하게 가죽옷을 입고 왔는데 그 위에 간단한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고 등 뒤에는 메스처럼 커다란 바스타드 소드를 지니고 있었다.

"용병와 헤츠.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군."

"네가 듀로크냐?! 감히 우리 요리스를 무시했겠다?!"

"무시한 적은 없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이게 아직도?!"

헤츠는 듀로크를 보자마자 몸에서 마나를 끌어 올리면서 살기와 위압감을 뿜어내었다. 헤츠는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고 해도 자신의 살기에 태연하게 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풋."

"웃,웃어?!"

자신이 보내는 살기와 위압감을 받고도 피식 웃는 듀로크를 보고 헤츠는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더욱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옆에 있던 인물들은 헤츠의 무력에 감탄을 자아냈고 마법진을 가동하던 마법사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죽을 맛을 느끼고 있었다.

'역시 소드마스터 상급이군.'

'스승님과 동등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니. 사실이였어.'

'변함없는 모습이군. 헤츠.'

하지만 그런 헤츠의 무력에 감탄하더라도 듀로크를 실제로 아는 이들은 듀로크가 밀릴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대로 듀로크도 그에 맞혀서 마나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고 헤츠가 뿜어내던 위압감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장난은 이만하지? 좋은 말로 끝날 때 말이야."

'이 녀석...'

헤츠는 전력을 다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압도하는 위압감을 뿜어내는 듀로크를 보고 조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제외하고 라이벌이라고 해봤자 메스 정도고 자신보다 강한 존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9서클 마법사라고 해봤자 마법사라고 생각하며 깔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헤츠는 직접 듀로크와 대면해보고 알 수 있었다.

'재밌군. 아직도 도전할 존재가 남아있다니.'

"푸흡...푸하하하!!"

헤츠는 가슴이 뻥 뚫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웃음을 참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헤츠에게서 나오던 위압감이 사라졌고 듀로크도 그걸 눈치채고 마나를 끌어올리는 것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래도 헤츠의 웃음은 끊이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우스운가?"

"크크큭...그래. 우습다. 누구보다 강할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니! 이것을 웃지 않고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 정말 세계는 넓고 강자는 많구나. 이번 여행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 푸하하핫!!"

헤츠의 웃음소리만으로 마법사들은 고통스럽다는 듯이 귀를 막았다. 그것을 눈치챈 모리스는 헤츠에게 눈짓을 주었고 헤츠는 가까스로 웃음을 참으며 듀로크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식으로 인사하지. 용병왕이라고 불리는 헤츠라고 한다."

"듀로크라고 한다. 기대한 대로 이번 초청은 재밌게 해주지."

"그거 정말 기대되는군."

헤츠는 듀로크와의 인사를 끝으로 메스를 보며 얘기했다.

"정말 오래간만이군. 그동안 강해졌겠지?"

"그럼. 네 녀석을 떄려눕힐 정도로는 강해졌지."

"푸하하하! 과연 그럴 수 있는지 보겠다."

헤츠는 그것을 끝으로 할 말을 다한 것처럼 입을 다물었고 모리스가 그제서야 듀로크에게 가서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그동안 잘 지냈나? 듀로크."

"그럼. 너야말로 잘 지냈는지 모르겠군. 보니 신경 써야 할 게 많아 보이는데."

듀로크는 헤츠를 보며 얘기했고 모리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모시는 입장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통이겠지."

"큭. 정답이군. 하여튼 라이언 왕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모리스와 듀로크가 악수를 하며 서로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그때 마지막으로 오는 이들이 있었다.

"세레티인가?"

"그렇습니다!"

듀로크의 물음에 마법사들이 답했고 동시에 텔레포트 마법진에서 나오는 두 인물이 있었다. 그 두 명은 바로 세레티의 대표 라미온과 에밀리였다.

"이런, 저희가 마지막이였습니까? 죄송합니다. 에밀리가 준비할게 많다고 해서 늦었습니다."

"라미온님! 마치 저 때문에 늦었다는 것처럼 들리잖아요."

"그럼 아니니? 매트 왕자를 만난다고 준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잡아먹..."

"아악!"

에밀리는 라미온의 입을 막으려고 발버둥 쳤고 듀로크는 그런 모습에 피식하며 웃음을 내보내었다.

"죄송합니다. 이런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괜찮습니다. 저도 저 아가씨가 매트 왕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까요."

"하하하. 그렇습니까? 뭔가 통하는게 있군요."

"매트 왕자가 며칠 전부터 발에 불이 날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봤거든요."

"하하하. 그것 참 기대되는군요. 안 그러냐? 에밀리?"

"두 분 다 그만 놀리세요!"

에밀리는 빨갛게 변한 얼굴로 성을 내었고 그 모습에 듀로크와 라미온이 웃었다.

"자, 그럼 모두 온 것 같으니 수도로 이동하겠습니다. 마법사들은 텔레포트 마법진 가동을 중지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럼...텔레포트."

듀로크가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면서 왕국의 인물들이 함께 이동되었다. 그 모습을 본 마법사들은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텔레포트 마법진의 가동 중지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텔레포트 마법이 정상적으로 시동되면서 듀로크를 포함한 인원들이 수도 라미츠로 이동되었다. 그런데 듀로크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말을 잇지 못하였다.

"취익~ 이거 얼마인가?"

"50동화."

"취익~ 단골이니 조금 싸게 해달라."

"...그래. 내가 인심쓴다. 40동화!"

"취익~ 고맙다."

오크 손님과 자연스럽게 오크를 대하며 물건을 파는 인간 상인이 있었다.

"하하하하! 나 잡아봐라!"

"취직~ 기다려라! 잡히면 가만히 안 둔다!"

"그런 조그마한 다리로는 힘들걸?"

"취직~ 두고 보자!"

인간 꼬맹이들과 오크 꼬맹이들이 서로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취췩~ 요즘 벌이가 좋지 않다. 좋은 퀘스트가 있나?"

"퀘스트? 으음...오우거 잡는 퀘스트가 있는데 할래?"

"취췩~ 오우거라...어느 정도인가?"

"3개 정도?"

"취췩~ 좋다. 하겠다."

"그래야지. 우리 쪽에서도 미리 준비하고 있을게."

"취췩~ 알겠다."

주점에서 퀘스트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는 오크와 인간 용병이 있었다.

"어이! 그 자재는 여기로 옮기면 안 돼! 저쪽으로 가!"

"취익~ 알겠다."

"기초작업을 시작할테니 오크 3명과 인간 3명 좀 와봐!"

"취직~ 간다!"

건물짓는 일을 하는 오크와 인간 노동자가 있었다.

"취이익~ 오늘 일 빨리 끝났다. 술 마시러 가지 않겠나?"

"좋아. 오늘이야말로 네가 먼저 뻗게 해주겠어."

"취취췩! 그건 힘들 것 같다."

"그건 두고 봐야 아는 거지!"

하루 일을 끝낸 오크와 인간 동료가 술을 마시러 주점으로 가고 있었다.

그렇게 다양하게 인간과 오크들이 교류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런 광경을 목격한 왕국의 인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짜로 오크들과 화목하게 지내잖아?"

"이런 광경을 보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네. 정말 놀랍군."

"인간과 오크가 이렇게 서로 터놓고 어울리고 있다니...이것은 역사에 남을만한 일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듀로크는 그들의 반응을 보고 흐뭇해하며 왕성을 향해 인도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신기한 것을 보는 듯이 주변을 바라보았고 이내 왕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십쇼. 듀로크님. 그리고 왕국 여러분들."

"르. 직접 나와있었나?"

"중요인물들이 오시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호위해드리기 위해서 기사들도 준비했습니다."

르의 말대로 완전무장한 기사 수십 명이 대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했다.

"기사들은 보내고 너만 앞장서는 거로 하자."

"하지만..."

"르. 솔직하게 얘기하지. 여기 있는 이들만으로 전쟁을 할 수 있을 정도야. 그런 이들을 기사들이 호위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

"알겠습니다."

르는 기사들에게 손짓을 했고 기사들은 이내 열을 맞추면서 흩어졌다. 그리고 르가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고 듀로크 및 인물들이 그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듀로크."

"응?"

"저 르라는 남자. 늑대인간인가?"

"역시 베로나야. 알겠어?"

"스와 똑같은 냄새를 풍기더군. 혹시나 했지. 무력은...소드 마스터 초급 정도와 싸울만 하겠는데?"

"맞아. 라이언 왕국의 기사단장이야."

"아까 기사들도 수준이 상당히 높아 보이더군요. 몇 년 전의 라이언 왕국과 정말 차원이 다릅니다."

"아직 나이트의 기사들과 비교하기에는 힘들지만 말이야."

"하하하. 과찬입니다."

"뭐, 하여튼 안으로 들어가자고. 소개시켜주고 싶은 이들도 있고 준비한 것도 있으니까."

르와 듀로크가 끝내 데리고 간 곳은 인재들을 채용하고 잔치를 벌였던 강당으로 중앙에는 몇 명의 인물과 함께 수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인물들 중 한 명이 일어나서 그들을 반겨주었다.

"어서들 오시게나. 나의 왕국에. 나는 벨치스 국왕이라고 하네. 오늘 직접 보게 되어서 영광이네."

벨치스 국왕의 환대에 아무드 국왕이 대표로 나서서 얘기했다.

"오늘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느꼈다니 영광이네. 하지만 그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의 일부에 불과하다네."

"그거 기대되는군요."

"자자, 손님을 초대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어서 모두 앉게나."

벨치스 국왕의 말에 초청된 다섯 왕국의 인물들은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하지만 미리 와 있는 인물을 보고 그들은 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상상 이상으로 강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잠깐. 벨치스 국왕."

"무슨 일인가? 용병왕 헤츠."

"이 녀석들이 누군지 좀 소개시켜 주지 않을래? 상당히 신경 쓰이는군."

"아아. 내 생각 좀 보게. 실례했군."

벨치스 국왕은 먼저 매트 왕자를 소개시켜주었다.

"여기는 내 아들 매트 왕자이네. 소드마스터 초급의 무력을 가지고 있고 아마 이중에 연이 있던 이들이 있을 거네."

"안녕하십니까? 처음 보는 분들도 있고 오랜만에 보는 이들도 있군요."

그란 왕국의 조사건으로 같이 갔었던 메스, 베로나, 모리스, 제네스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기대하던 에밀리를 본 매트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잘 지내셨어요? 에밀리 누나."

"너야말로 잘 지낸 것 같네. 그동안 더 성숙해졌는데? 나는 더 아줌마가 되었는데."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아, 그리고 누나를 위해서 이걸 준비했어요."

매트는 바구니 하나를 에밀리에게 넘겨주었고 바구니를 열어본 에밀리는 놀라워하며 매트를 바라보았다.

"이건..독수리잖아?"

"예. 저번에 얘기했잖아요? 에밀리 누나에게 어울리는 독수리를 선물해준다고요."

매트는 윙크를 하며 얘기했고 에밀리는 그것을 잊지 않고 준비해준 매트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마워. 잘 키워볼게. 그러고 보니 트이번은 잘 있어?"

"예. 한번 보실래요?"

매트는 테이블 밑을 손으로 가리켰고 에밀리는 천으로 가려진 테이블 밑을 들쳐보았다. 그리고 먹은 음식찌거기가 입가에 붙은 채로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자고 있는 트이번을 볼 수 있었다.

"많이 커졌네. 그리고 우리가 온 줄도 모르고 자는 것이 태평하게 지냈나봐?"

"쟤처럼 편하게 사는 존재도 없을걸요?"

매트와 에밀리는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웃었고 그 모습을 본 벨치스 국왕이 슬쩍 라미온에게 다가가서 얘기했다.

"혹시...둘을 엮게 하고 싶은 생각있는가?"

"벨치스 국왕께서도?"

그 말을 끝으로 서로 뜻이 통했는지 고개를 끄덕였고 암묵적인 동의를 거치었다. 이어서 벨치스 국왕은 제이슨과 쥬디아를 소개시켜주었다.

"여기 제이슨은 우리 라이언 왕국의 부기사단장이고 쥬디아는 정보담당관의 위치에 앉아있다네."

"모두들 반갑습니다. 제이슨이라고 합니다."

"쥬디아라고 합니다."

그 둘 중 쥬디아에게 안면이 있는 베로나는 쥬디아에게 얘기했다.

"그때는 고마웠어."

"아닙니다. 도움이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잘 지내십니까?"

"응. 게덴은 이제 수인족이 차별당하는 왕국이 아니니까. 우리 수인족을 그렇게 인식하게 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지. 그런데 우리 수인족이 그 정도면 오크들을 그렇게 생각하도록 바꾸는데 얼마나 힘을 썼을지 감도 잡히지 않아."

"저도 이렇게 변화시키는데 성공한 것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쥬디아와 베로나의 대화가 끝난 다음에 벨치스는 맥을 소개시켜주었다.

"이 소년은 맥이라고 한다네."

"안녕하세요? 맥이라고 합니다."

"얼굴이?"

맥을 모르는 이들은 얼굴에 검은 줄이 나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아. 이거요? 이건 오블리님의 힘을 직접 몸에 넣어서 이렇게 되었어요."

"오블리? 그게 누구지?"

"이 검에 들어있는 마족 분이요."

"마족?"

"마족이라고?!"

마족이라는 말에 다섯 왕국의 인물들이 모두 놀라워했다. 그리고 또한 검에 마족이 들어있던 것을 몰랐던 벨치스 국왕과 매트 왕자도 놀라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족이란 말에 왜 그렇게 놀라워해?"

"마족은 처단해야 할 악의 존재입니다!"

듀로크의 질문에 아무드 국왕이 나서서 강력하게 얘기했다.

"다른 이들도 그렇게 생각해?"

"뭐...틀린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족은 파괴를 일삼는 존재네. 처단해야 하는 것은 맞네."

"과거에 마족 때문에 피를 본 일이 수두룩했지."

다섯 왕국의 인물들이 모두 아무드 국왕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벨치스 국왕과 매트 왕자는?"

"나는...모르겠네. 자네가 보여준 오크들의 모습은 확실히 실상과 다른 면이 있었네. 하지만 마족도 그런 면이 있는 것을 모르겠네. 그래서 판단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네."

"매트 왕자도?"

"...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족 분을 직접 보면 모르겠지만."

듀로크는 오크들과 직접 보고 같이 생활한 벨치스 국왕과 매트 왕자의 견해가 다섯 왕국 인물들의 견해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오크들의 새로운 모습을 본 자들은 중립의 의견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한 이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었다.

확실히 경험의 차이가 이렇게 틀리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듀로크는 얘기했다.

"왜 없어? 마족과 지금까지 같이 생활했잖아?"

"예?"

매트 왕자의 질문에 듀로크가 얘기했지만 매트 왕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듀로크는 이내 벨리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했다.

"저기 있는 벨리온 말야. 마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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