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라이언과 그란 왕국의 초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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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라이언과 그란 왕국의 초청(2)
라미온은 듀로크의 초청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동맹왕국의 대표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토론 끝에 결정된 사항을 얘기하기 위해서 라미온은 에밀리를 불렀다. 원래 에밀리는 라이언 왕국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맹왕국 세레티에서 에밀리가 꼭 필요한 일들이 있다 보니 바빠서 갈 여력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라미온은 다른 대표들에게 강력히 주장하였고 끝내 의도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서 에밀리를 부르는 것이다.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래. 오늘 부르게 된 것은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싶어서야."
"기쁜 소식이요? 뭐죠?"
"넌 라이언 왕국에 가고 싶었잖니? 그런데 바빠서 가지 못 했잖아."
"그랬었죠."
라미온의 말에 에밀리는 조금 시무룩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이번에 힘 좀 썼지."
"예?"
"좀 전에 라이언 왕국에서 초청이 왔거든. 너도 알다시피 라이언 왕국은 오크들과 교류를 시작했어. 그 교류의 성과를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왕국들에게 초청을 했거든. 우리 세레티에서도 1명 혹은 2명이 초청을 받아서 라이언 왕국을 방문할 예정이야."
"그렇군요. 잠깐...혹시 설마?"
에밀리는 라미온이 자신에게 그 얘기를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번쩍 든 생각에 라미온을 쳐다보았다. 라미온은 그런 에밀리의 표정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그 설마야. 내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세레티에서는 나와 네가 가기로 했지."
"진짜요? 거짓말 아니죠?"
"왜 이런 거로 거짓말을 하겠니?"
"어,어떡하죠? 저는 2살 더 먹어서 이제 거의 아줌마로 보일 텐데...매트는 막 21살로 창창할 때여서 너무 비교되는 것은 아닌지...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지금이라도 피부에 좋은 것을 해야겠어요!"
"잠깐 기다리렴."
에밀리는 빠르게 밖으로 나가서 준비하려고 했는데 라미온의 말에 멈추고 돌아보았다.
"왜요? 저는 지금 바쁘다구요."
"미안한데 지금 바로 출발할 예정이란다."
"예?! 왜 지금 바로요?"
"이동하는 시간도 생각해야 하니까."
"잠,잠시만요! 저,저는 준비할게 많아서."
"안 돼."
"여자는 준비할게 많다고요!"
"그럼 오늘 딱 하루만 준비할 시간을 줄게. 이게 최대한의 양보야."
"고맙습니다!"
에밀리는 그 말을 끝으로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면서 사라졌고 라미온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혼잣말로 얘기했다.
"저런 모습은 처음 보네. 이럴 줄 알았으면 에밀리에게 휴가를 줄 것 그랬군. 그럼 나도 조금씩 준비를 해볼까?"
라미온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 후에 간단한 여행을 할 짐을 챙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듀로크는 오랜만에 회의를 열었다. 그것도 중요인물 모두를 불러서 열었다. 먼저 라이언 왕국측은 벨치스 국왕, 매트 왕자, 쥬디아, 벨리온, 나르샤, 카르티네, 쉐이드, 맥, 르, 제이슨이 모였다.
그리고 그란 왕국측은 클레아, 소피아, 로아프, 그란, 쿠로딘, 로그, 아르셰가 참가했다. 지금까지는 수정구슬을 통해서 소통을 했는데 오늘은 직접 듀로크가 모두 데리고 와서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나미래까지 데려오면서 듀로크와 마검 오블리까지 합친다면 총 20명이 모인 것이다. 자신과 관련이 있고 믿을 수 있는 이들을 다 모으니까 의외로 많구나 하며 생각하는 듀로크였다.
"오늘은 대체 왜 모인 건가? 상당히 강한 녀석들도 있군."
"그러게.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상당히 많은데?"
카르티네와 나미래가 먼저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그런데 그 둘은 서로의 존재를 계속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었다. 서로 처음 만나지만 상대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카르티네의 입장에서는 나미래에게서 느껴지는 복합적인 몬스터의 냄새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수십, 수백 개의 몬스터를 합친 듯한 냄새와 더불어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나미래. 그런 나미래를 카르티네는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헌데 나미래의 입장에서도 카르티네가 놀라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내부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주의를 주고 있었다. 마치 듀로크를 처음 봤을 때처럼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약간 다른 것이 듀로크 때는 공포와 투지가 공존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두려움과 경외를 느끼고 있었다.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러는지 몰라도 나미래는 카르티네가 듀로크처럼 정상적인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를 가늠하는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쉐이드는 그란 왕국에서 온 로그를 보고 또 다른 강자의 등장에 혀를 내둘렀고 그것은 르와 제이슨도 마찬가지였다. 카르티네도 로그를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보았지만 로그도 처음 보는 드래곤인 카르티네를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클레아는 또 다른 미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카르티네를 보고 조금 기분이 안 좋아졌고 그란은 카르티네, 맥, 쉐이드를 보고 콧김을 내쉬며 조금 몸이 간지러운 모양이었다. 소피아와 로아프는 조용히 앉아서 눈만 돌아가고 있었고 맥도 자신이 왜 여기에 앉아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쿠로딘은 위대한 존재라며 떠받는 카르티네의 눈에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고 쥬디아는 자신도 모르는 인물들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정보를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르셰는 자신이 끼어들지도 못하는 강자들이 바글바글되는 것을 보고 조금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다양한 이들이 한 번에 모이다 보니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것을 충분히 눈치챈 듀로크는 얘기하기 시작했다.
"자.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은 2가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야. 첫 번째는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의 동맹관계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 인간의 다섯 왕국에게 초청을 했다는 내용이지."
"초청?"
"취익~ 두 왕국의?"
"응. 다섯 왕국에서 온 이들에게 관광을 시켜줄 거야. 그리고 그들이 라이언 왕국에 왔을 때는 라이언 왕국에 있는 얘들이, 그란 왕국으로 갔을 때는 그란 왕국에 있는 얘들이 참석해주었으면 해."
"그건 어렵지 않지. 하지만 듀로크."
"응?"
"네가 이렇게 모이게 한 이유는 그게 주 목적이 아닌 것 같다만?"
"역시 눈치가 빠르군. 맞아. 다음 이야기가 주 목적이지."
벨리온의 말에 듀로크는 씨익 웃으며 이어서 얘기했다.
"아마 다들 라자드란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을 거야. 모르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9서클 흑마법사로 악의 존재라고 할 수 있지."
라자드를 알고 있는 이들은 가만히 듣고 있었고 모르는 이들은 9서클 흑마법사라는 말에 놀라워했다.
"그런데 그 녀석의 무서움은 본인의 무력도 있지만 세력도 문제야. 내가 처음 라이언 왕국에 왔을 때도 라자드는 라이언 왕국을 먹으려고 벨치스 국왕을 조종하고 있었지."
그 말에 벨치스 국왕과 매트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게덴과 나이트와의 전쟁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나타났던 정체불명의 검은 몬스터도 라자드가 만든 것으로 보인다."
"검은 몬스터까지?"
"허어..."
"그 검은 몬스터의 특징은 매우 단단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거야. 익스퍼트 상급 이상의 오러가 아니면 상처하나 나지 않고 마방능력도 엄청나지. 골치 아픈 존재야."
"그런 몬스터가 대거 발생하면 힘들겠군."
"바로 그거야. 그리고...쥬디아."
"예."
"조사했던 내용을 얘기해줘."
"알겠습니다."
쥬디아는 이어서 가져온 서류를 바탕으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듀로크님의 명령에 따라서 저는 전 대륙에서 검은 몬스터를 목격했다는 정보를 수집해봤습니다. 그리고 정보를 종합한 끝에 검은 몬스터의 목격 숫자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는 말은...검은 몬스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건가?"
"그렇게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목격 숫자가 높은 곳은 몬스터의 숲이었습니다."
"몬스터의 숲?"
"카르티네. 뭔가 걸리는게 있나?"
"최근 수면에서 깨어나고 동굴에서 나왔을 때 검은 몬스터가 있었지. 아마 맞을 것이다."
"역시나."
듀로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얘기했다.
"쥬디아가 얘기했다시피 검은 몬스터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그 말은 라자드 녀석이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래서 너희들도 그것을 알고 미리 대비하라는 거야."
"대비라...지금도 그 대비를 하기 위해서 오크들과 인간들을 키우고 있는 거 아냐?"
"맞아. 하지만 마음의 대비를 하라는 거지. 어느 순간에 일이 터질지 모르니까. 그리고 일이 터지면 너희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어."
"흥. 그까짓 몬스터들 그냥 찢어발기면 되는 거 아냐?"
"그건 나미래. 네가 무식해서 그런 거야."
"뭐야?!"
듀로크의 말에 나미래가 발끈했지만 나미래가 가볍게 농담식으로 얘기했다는 것을 알기에 듀로크는 무시하고 계속 얘기했다.
"아마 내 생각에는 최소 1년, 최대 5년 안에 라자드가 일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그때를 위해서 미리 대비해줘."
듀로크의 말을 들은 이들이 한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그까짓 것 그냥 찢어발기면 되지."
"어떤 존재든 내가 있는 이상 왕국에 손을 대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 든든합니다. 카르티네님."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습니다. 왕국 수호에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저도요! 오블리님도 그렇다는데요?"
나미래, 카르티네, 벨치스 국왕, 매트 왕자, 맥이 얘기했다.
"또 어떤 괴물이 나올지...기대되는군."
"그래? 난 이제는 웬만해서는 놀라지도 않을 것 같은데."
"풋. 준 괴물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우습군.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그 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군요."
"나도."
벨리온, 나르샤, 쉐이드, 르, 제이슨이 이어서 얘기했다.
"저도 정보수집에 힘 쓰겠습니다."
"그때야말로 저도 나설 거에요."
"저도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도울 거에요."
"저도 빨리 성장해서 도와드릴게요."
"무기와 장비의 지급에는 맡겨달라고!"
"저도 미약한 힘이나마 돕겠습니다."
쥬디아, 클레아, 소피아, 로아프, 쿠로딘, 아르셰가 얘기했다.
"취익~ 걱정하지 마라. 내가 모두 쓸어버리겠다."
"그란 왕국은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있는 이상 침입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란과 로그가 한마디씩 얘기했다. 듀로크는 그들의 말을 모두 듣고 이들만 있다면 어떤 역경이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었다.
"모두들 고맙다. 아, 참고로 이번에 다섯 왕국에서 누가 올지 목록을 받았다. 얘기해주지. 먼저 게덴과 나이트 왕국에서는 아무드 국왕과 메스 그리고 베로나가 오기로 했다."
"메스? 이번에야말로 결판을 내볼까?"
"취익~ 메스란 인간. 강했다. 한판 붙어보고 싶다."
"그 녀석인가? 확실히 흥미가 가긴 하는군."
베로나, 그란, 카르티네가 한마디씩 얘기했고 듀로크는 그런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대련 형식이라도 하고 싶다는 말이 있으면 추진하도록 할게. 그리고 이어서. 일루드에서는 제네스가, 요리스에서는 용병와 헤츠와 모리스, 그리고 세레티에서는 라미온과 에밀리가 온다고 하더군."
"예?! 에밀리님이요?!"
"모리스가?"
에밀리와 약간 썸을 탔던 매트가 벌떡 일어났고 아르셰도 그와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응. 그렇게 오겠다는데?"
"이,이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지,지금부터라도 독수리를 잡으러 다녀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매트 왕자는 그 말을 하고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매트는 에밀리와 헤어질 때 좋은 독수리를 구해서 주겠다고 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바쁘다 보니 까먹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에밀리가 온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떠오른 것이다.
"저,저도 죄송한데 뭘 좀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아르셰도 그 말을 끝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듀로크는 그 모습을 보고 얘기했다.
"자. 오늘의 회의는 이상. 모두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고 즐기고 싶으면 즐기다가 가. 단, 왕국의 초청인원들이 오는 것은 이틀 뒤니까 까먹지 말고."
그 말을 끝으로 삼삼오오 나뉘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벨리온과 나르샤는 술을 마실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그란과 쿠로딘이 합류하면서 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나미래와 르, 제이슨까지 들어가면서 이내 그들은 주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클레아와 소피아, 로아프는 이왕 라이언 왕국에 왔으니 구경 좀 하고 가겠다고 하며 나갔고 로그와 아르셰는 다시 그란 왕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맥은 다시 수련을 하려고 했지만 그것을 본 클레아가 같이 구경을 하지 않겠냐고 권유를 했다.
맥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들을 보고 고민했는데 결국 수긍하며 그들을 따라 나섰다. 쥬디아는 검은 몬스터의 동향을 더욱 신경 쓰겠다고 하며 다시 일을 하러 갔고 벨치스 국왕은 어전으로 돌아갔다. 쉐이드는 언제 사라진지 인식하지도 못할 만큼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다들 가고 듀로크와 카르티네만 단둘이 남았는데 듀로크는 가만히 서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카르티네를 보며 얘기했다.
"무슨 할 말 있어?"
"아마 눈치챈 이는 없겠지."
"응? 무슨 말이야?"
"이번에 왕국의 주요인물들을 초청한 것은 교류하는 것을 보여주는 목적도 있지만 또 다른 목적도 있지 않나?"
듀로크는 카르티네의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얘기했다.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 이곳에는 나와 너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입이 무겁지."
듀로크는 카르티네의 말대로 주변에 자신과 카르티네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고 한숨을 쉬었다.
"이래서 눈치 빠른 얘들은 싫단 말이야. 맞아. 다른 의도가 있지."
"구멍 속에서 나오게 하려는 작전인가?"
"역시 이해도가 다르네. 소피아뿐만 아니라 나르샤, 쥬디아 등 눈치 빠르고 머리도 비상한 얘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말이야."
"괜히 오래산게 아니다. 드래곤의 감과 영원에 가까운 삶을 통한 경험은 무시할 수 없지."
"그런가? 네 말대로 이번 초청은 숨어있는 라자드를 수면 위로 올리려는 작전이야. 내가 처음에 라이언 왕국에 왔을 때 예이츠 후작이란 놈이 벨치스 국왕을 조종하고 있었어. 그걸 보고 생각나는게 뭐가 있을까?"
"다른 왕국에도 내부에 첩자가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겠지."
"맞아. 아마 다른 왕국에도 왕국마다 내부첩자들이 존재할 거야. 그런데 이번 초청을 통해서 주요인물들이 온다면? 그 녀석들이 움직일까? 움직이지 않을까?"
"전 왕국은 몰라도 일부는 움직일 가능성이 높겠지."
"그래. 그리고 우린 수면 위로 올라온 라자드의 세력을 짓밟아서 약화시키면 되는 거야."
"공격당하는 왕국을 도와주는 척해서 말인가?"
"도와주는 척이라니? 도와줄 건데? 그리고 그걸 빛으로 남겨두면 될 뿐이지."
"크크큭. 정말 주도면밀하군. 네 녀석을 적으로 두는 라자드가 불쌍하다."
"누가 보면 내가 악당인줄 알겠다. 왕국에서 일어나는 반란에 곤경에 처하는 이들을 선의의 마음으로 도와주는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 이런 착한 녀석들이 어디 존재하겠어?"
"과연.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들리는군. 이런 목적이 숨어있었다는 것을 다른 이들이 안다면 찬성하지 못했겠지."
"나는 최대한 내가 아는 사람들, 그리고 나의 것들을 지키려고 할 뿐이야.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이지."
"후훗. 맞는 말이군. 그런데 네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거지?"
"움직이지 않아도 상관없어.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녀석들의 세력도 강해질 테지만 그 녀석들보다 우리 두 왕국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거든. 그러면 오히려 고맙지."
"그런가? 어떻게 되든 이득이군. 하지만 하나 충고해도 되겠나?"
"물론."
"모든 일들이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니 새겨듣도록."
카르티네는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고 홀로 남은 듀로크는 혼잣말로 얘기했다.
"그런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지. 그저 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할 뿐이라고."
듀로크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회의장에 듀로크의 목소리가 홀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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