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10화 (210/360)

16장 카데스의 딸 로아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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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카데스의 딸 로아프(1)

오크와 인간이 교류하기 시작한지 반년쯤 되었을 때 듀로크는 여전히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작업이 거의 완성 단계에 다다른 것을 눈치챈 듀로크는 2명의 인물을 불렀다.

한 명은 자신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힘과 마법 지식을 갖고 있는 카르티네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자신보다 약하지만 그래도 대륙에서 손꼽히는 강자인 나르샤였다. 그 둘을 부른 이유는 그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야? 나뿐만 아니라 이 드래곤도 부르고?"

나르샤는 자신뿐만 아니라 카르티네까지 부른 것에 호기심을 갖고 물어봤고 그런 생각은 카르티네도 똑같이 한 모양이었다.

"그건 나도 궁금하군. 마법 관련으로 부른 것 같지만."

"마법?"

"역시 드래곤은 다르군. 어떻게 눈치챘어?"

"지금 이곳은 마나가 비이상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마치 마나가 한곳으로 쏠려서 흡수된듯하지. 그리고 나와 이 엘프가 듀로크, 너를 제외하고 이 근처에서 마법에 제일 능통하기 때문이다."

"맞아. 오늘은 너희들에게 보여줄게 있어서 불렀어. 의견과 조언도 들을 겸."

"보여줄 거?"

"9서클 마법사가 보여줄 것이라. 분명 나도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겠지?"

"그럴걸?"

듀로크는 카르티네의 물음에 답하면서 옆 방으로 들어가서 한 개의 물건을 가져왔다. 듀로크가 가져온 물건은 약 3미터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투명한 크리스탈이었다. 크리스탈 내부는 초록색의 액체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중심에는 한 명의 소녀가 죽은 듯이 떠 있었다.

소녀는 약 12세 정도로 보였고 허리까지 오는 백발의 머리에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완벽한 미를 자랑하는 엘프와 드래곤도 조금 감탄을 할 정도로 소녀의 외모는 뛰어났다.

"그건?"

"저번에 본 크리스탈이잖아?"

"나르샤는 본적이 있겠지만 카르티네는 처음 보는 것이겠지. 그래서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이 소녀는 카데스의 딸 로아프야. 카데스는 나를 공격했던 8서클 흑마법사로 라자드의 수하지."

"라자드?"

카르티네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되물었고 듀로크는 어차피 언젠가 얘기해야 하니 가볍게 간추려서 말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 세력을 모으고 있는 것은 알지?"

"그렇다."

"그 이유는 미래에 있을 일을 대비해서야. 아마 라자드란 녀석이 이 대륙을 휩쓸려고 하겠지. 나는 그 일을 최소한의 피해로 막으려고 하는 거고."

"라자드란 녀석이 강하나?"

"나랑 동급 혹은 그 이상. 9서클 흑마법사지."

"흥미롭군. 그런 녀석이 아직도 남아있었나?"

"너를 수호자로 한 것도 그 라자드를 대비하기 위해서야. 사건이 터졌을 때 네가 방패가 되고 내가 창이 되려고."

"그럼 오래되지 않아서 재밌는 일이 펼쳐지겠군."

"아마도? 하여튼 말을 돌려서 그 라자드란 부하가 카데스란 8서클 흑마법사였는데 이 카데스가 라자드의 부하로 들어간게 이 로아프란 딸 때문이었어. 이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원인 불명의 병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 아마 마나가 몸에 머물지 못하고 계속 빠져나갔던 것 같아. 그래서 라자드는 강제로 주변 생물들의 생명력을 흡수시키는 마법진을 만들어서 이 소녀의 생명을 계속 연장시킨 거고."

"생명력을 흡수하는 마법진이라. 상당히 복잡했겠군."

"맞아. 그런데 나는 카데스와 싸울 때 한 가지 약속을 했었거든. 딸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것을. 그런데 이 상태면 전해줄 수도 없잖아? 그래서 나는 라자드가 건 마법진을 없애고 새로운 마법진을 부여했어. 마나가 자동적으로 모이는 마법진을."

"생명력은 곧 마나이다. 그 둘의 차이점은 거의 없을 텐데."

"그렇지. 하지만 라자드는 주변에 어떤 생물이든 생명력을 무작정 흡수하게 하는 방면에 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마나만 흡수하게 해놨어. 그것도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선으로. 그리고 라자드가 건 마법진과 내가 만든 마법진에는 더 큰 차이가 있어."

"차이?"

"한번 와서 봐볼래?"

듀로크는 카르티네에게 와서 보라고 손가락으로 까딱거렸고 카르티네는 크리스탈에 다가가서 자세히 관찰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표정은 놀라움으로 가득찼고 이내 듀로크를 바라보았다.

"이 소녀에게 마법진을 새겨넣은 것이냐?"

"정답."

"놀랍군. 이렇게 정교한 마법진이라니. 나라도 최소 1년은 걸릴 것 같은데."

"나도 1년은 넘게 걸렸어. 그리고 드디어 오늘 완성할 수 있었지. 나르샤도 한번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해봐."

조용히 듀로크와 카르티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나르샤도 다가와서 마법진을 관찰하였다.

"...정말 괴물들이군. 나는 알아도 이런 마법진을 만들 생각은 죽어도 못할 거야."

"그래도 원리는 알잖아?"

"그렇지. 하지만 너희들은 1년이 걸려도 나는 얼마나 걸릴지 상상도 못하겠다. 흐음...보니까 딱히 문제점이 없는 것 같은데? 시동어만 말하면 끝나는 상태고."

"카르티네는 어떻게 생각해?"

"나도 저 엘프와 비슷한 의견이다. 문제될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소녀를 어떻게 할거지?"

"어떻게 하긴?"

"이 소녀는 마법진때문에 자동으로 마나를 모으고 인지할 것이다. 그야말로 태어난 순간부터 마나를 느끼고 사용하는 우리 드래곤과 같지. 작정하고 키운다면 괴물이 될터. 너는 이런 보물을 가만히 둘 것인가?"

"나는 로아프의 의견을 따를 거야. 강해지고 싶다고 하면 강하게 해주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면 평범하게 살게 해줄 거야. 내가 정할 것은 아니지."

"평범하게라...과연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다른 소녀들과는 확연히 다르긴 하겠지. 살아온 배경 자체가 차원이 다를 테니까. 하지만 나는 원하는 대로 이루게 해줄 거야."

"...그런가? 그럼 언제 그녀를 깨울 거지?"

"지금."

"지금?"

"지금이라고?"

"응. 준비가 끝났는데 가만히 둘 필요가 어딨어? 그리고 깨어나자 보는데 오크 혼자 있으면 불안할거 아냐? 같은 여자인 너희들이 있어야 그나마 안심하겠지."

"드래곤에게 성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네 모습을 봐라. 네가 남자냐? 남자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릴 것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렇다면 너도 군침을 흘리나?"

"시끄러.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오크라고."

"훗."

"풉. 인내심 있는 오크래."

듀로크의 말에 카르티네는 피식 웃었고 나르샤는 대놓고 비웃었다. 듀로크는 그런 모습에 조금 짜증이 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럼 이제 시작한다."

크리스탈에 손을 올려두고 듀로크는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러자 크리스탈을 중심으로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다란 마법진이 생겼고 크리스탈 내부가 빛나기 시작했다. 로아프의 몸에 박혀져 있는 마법진. 그 마법진을 이루고 있는 글자들이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빛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강해졌고 이내 빛이 한계점까지 빛나기 시작할 때 듀로크가 시전어를 말했다.

[시전어 발동 : 얼음 땡]

빠지직!

듀로크가 시전어를 말하는 동시에 크리스탈의 한곳에서 금이 생겼고 이내 크리스탈 전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크리스탈이 버티지 못하고 깨지면서 안에 있던 초록색의 액체가 뿜어져 나왔고 동시에 로아프의 몸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듀로크는 그런 로아프의 몸을 잡고 마법 가방에서 망토 하나를 꺼내서 두른 후에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았다. 죽은 것처럼 조용히 누워있던 로아프는 어느 순간 기침을 하며 입속에 남아있는 액체들을 내보냈고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여...여긴?"

"정신이 들었나?"

"누,누구세요?"

로아프는 가면을 쓴 누군가와 2명의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물었다. 그리고 주변을 살피면서 자신이 모르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듀로크라고 한다. 네 병을 고친 사람이지."

"병을요? 그러고 보니 몸이..."

로아프는 분명히 서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우선 네가 어떻게 된건지 얘기하기 전에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얘기해줄래?"

"저,저는 분명히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하면서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아빠가 눈물을 흘리면서 바라보고 있었죠. 그리고...그 이후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렇군."

듀로크는 로아프가 라자드에 의해서 크리스탈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기억이 끊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을 눈치챈 듀로크는 로아프에게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가 얼마나 잠들어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1년 혹은 수년. 혹은 10년?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일들이 지나갔단다. 그리고 그 일들은 네가 듣기에 가혹하고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어. 듣지 않고 모르고 살아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야."

"....."

"그래도 나는 네가 모든 것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가르쳐줄 거야. 그것은 네 선택이니까. 하지만 그로 인해서 느낄 슬픔과 고통은 내가 책임질 수 없어. 무슨 뜻인지 알겠니?"

"...예."

깨어난지 1분도 되지 않아서 당황스럽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듀로크는 질문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아프가 조용히 자신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모습을 본 듀로크는 생각보다 그녀가 당돌하고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아. 그러면 물어볼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아니면 듣지 않을래?"

듀로크의 질문에 로아프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굳은 다짐을 하고 얘기했다..

"들을게요. 듣고 싶어요.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알겠다. 네 뜻이 그렇다면."

듀로크는 그때부터 입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로아프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카데스가 로아프 때문에 라자드의 수하가 된 이야기, 라자드가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마법진을 설치한 것, 그리고 그런 마법진을 나미래가 부시고 자신에게 가져온 것, 마지막으로...카데스가 자신을 공격해서 싸움 끝에 죽었고 자신에게 전해달라고 한 말이 있다는 것까지...모두 얘기했다.

"카데스는 라자드의 명령 때문에 나와 싸웠고 결국 죽고 말았어."

"아버지가..."

카데스가 죽었다는 말에 로아프의 얼굴이 절망에 빠졌다. 로아프의 입장에서 듀로크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살해자였다. 하지만 그에게 원망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로아프는 어린 나이에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카데스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너에게 전해달라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었어."

"미안...하다고요?"

절망에 빠져 고개를 수그리던 로아프가 듀로크의 말에 고개를 들어서 입을 열었다.

"미안할 거면 왜 그러셨죠? 왜 저를 위해서 그랬냐고요!"

"로아프..."

로아프는 듀로크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얘기했다.

"저를 살리기 위해서 수많은 이들의 생명력을 뺏으면 제가 좋아할 줄 알았나요?!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제가 살 수 있으면 제가 기뻐할 줄 알았나요?! 왜 그런 짓을 하냐고요!"

로아프는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듀로크의 몸을 계속 때렸다. 듀로크는 때리는지도 모를 정도로 약한 로아프의 주먹을 가만히 맞아주면서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왜 직접 전하지 못하고 죽는 건데요?! 그런 말은 직접 하라고요! 저는 이렇게 살아있는데 왜 먼저 죽는 건데요?!"

주먹으로 계속 때리면서 피를 내뱉듯이 말하던 로아프는 이내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그리고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저는...아버지만 있으면 됐는데...흑..흑..으아아아앙!!"

지금까지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하듯이 로아프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그런 로아프를 조용히 나르샤가 감싸주었고 듀로크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서 한숨을 쉬며 밖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옆을 카르티네가 따라와서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군."

"당연하지. 로아프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제일 가까웠던 존재를 잃은 것이니까."

"가까운 존재라...그렇군."

카르티네는 베아트리스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듀로크는 창밖을 바라보며 다시금 라자드를 가만히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로아프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조금 진정이 되었어?"

"예...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로아프는 여전히 눈물 자국이 남아있었고 말이 조금 울먹거렸지만 진정한듯 보였다.

"아니야. 오히려 그런 모습이 아니면 이상하지. 그리고 너도 나이에 비해서 많이 성숙해 보이네. 마치 소피아 같이."

"소피아?"

"응. 너랑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지. 아마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그런..가요."

"자, 그럼 이제 본론에 들어가자. 먼저 네 몸 상태는 어때?"

"태어나서 이렇게 컨디션이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도 네게 마법진을 걸었단다. 단, 오해는 하지 마렴. 라자드처럼 해를 끼치는 마법진이 아니니까."

"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줄게. 너는 선천적으로 마나가 몸에 정착할 수 없는 병을 가지고 있었어. 마나는 곧 생명력. 생명력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니까 네가 힘을 쓰지 못했던 거야."

"그렇군요."

"라자드는 그런 생명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남의 생명력을 강제로 흡수시키는 마법진을 설치했지. 하지만 나는 조금 달라. 나는 공기 중에 있는 마나를 자동적으로 흡수하는 마법진을 새겨넣었어."

"마나를 흡수하는?"

"조금 이해하기 어렵겠지. 그렇다면 이걸 봐봐."

듀로크는 주먹에 조그마한 구체를 만들어내었다. 그 구체는 순수한 마나로만 만들어진 것으로 아주 고농도의 마나가 뭉쳐져 있어서 일반인에게도 보일 정도였다.

"보이지?"

"예."

"이게 마나야. 하지만 이것은 아주 고농도로 응축된 마나로 누구한테나 보이지. 먼저 이 마나를 느껴보렴."

듀로크는 손에 모여있던 마나를 흐트려서 로아프의 몸 주위를 돌아다니게 하였다. 처음에는 주변을 움직이는 마나에 로아프는 당황했지만 이내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서 만져보았다.

"조금...찐득거리는 느낌이에요."

"그래. 그렇게 찐득거리는 것은 고농도로 응축되어 있어서 그렇단다. 그러면 이번에는 더 옅게 만들어볼게."

듀로크는 응축된 마나를 더 흐트러트리면서 더 옅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옅어진 마나는 일반인에게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로아프는 일반인과 달랐다.

"가벼워진 것 같아요. 마치 공기처럼."

"그래. 이제 눈을 감아보렴. 그리고 주변에 있는 마나를 느껴봐. 너는 할 수 있을 거야."

로아프는 듀로크의 말대로 눈을 감았고 감각을 집중시켜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듀로크의 말대로 마나란 존재들이 공기에 퍼져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 느껴져요."

"그 마나를 더욱 자세히 보렴. 네 몸을 중심으로."

로아프는 더욱 자세히 느껴보려고 감각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자신의 몸을 향해 마나가 아주 조금씩 흡수되면서 들어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나가 제 몸에 조금씩 흡수되고 있어요."

"그래. 그럼 그 마나가 내 몸에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보렴."

이번에는 자신 내부의 몸으로 감각을 집중해보았다. 조금 전에 흡수된 마나가 심장을 한번 거친 다음에 몸을 한바퀴 돌고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런 마나가 자신의 몸에 가득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 몸에...마나가 가득 차 있어요."

"이제 눈을 뜨렴."

"이게...어떻게 된거죠?"

눈을 뜬 로아프는 자신의 몸이 달라진 것을 느끼고 듀로크에게 물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네 몸은 자동으로 공기의 마나를 흡수할 거란다. 거기다 공기의 마나를 네가 맘대로 흡수할 수도 있지. 네 병을 고치려면 이 수밖에 없었단다."

"하,하지만 제가 듣기로 마나를 느끼는 것은 아주 드문 이들로 마법사와 기사들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요."

"맞아. 직설적으로 말해서 너는 이제 평범하지 않아. 네가 마법사와 기사를 목표로 한다면 평범한 이들보다 수백 배는 빠르게 강해질 수 있어. 천재 및 신동이라 불린 이들도 너보다 빠를 수 없어. 너는 그야말로 처음 태어난 드래곤과 같은 상태야."

"그,그럴 수가...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너를 그렇게 만든 것도 나야. 네 병을 고치려면 그것밖에 없었어. 나를 원망하려면 원망해. 네 아버지를 죽인 것도 나고 너를 그렇게 만든 것도 나니까."

듀로크의 그런 말을 들은 로아프는 잠깐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미소를 짓고 얘기했다.

"제가 왜 듀로크님을 원망해요? 원망하려면 라자드를 원망해야죠. 그리고 저는 지금 몸에 불만이 없어요. 오히려 이렇게 건강한걸요?"

"그런가?"

"예. 그리고 저는 강해질 수 있다고 했죠?"

"그래. 누구보다 빨리 강해질 수 있지."

"그럼 라자드에게 한 방 먹일 수도 있겠죠?"

"너...설마?"

"예. 저는 강해져서 아버지를 이용할 대로 이용한 라자드에게 복수하겠어요."

"넌 평범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괜찮나?"

"예."

"후회는 없겠지?"

"당연하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로아프의 모습에 듀로크는 이내 그녀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좋아. 강해지기로 했으면 봐주는거 없이 할 거야."

"예!"

"그럼 넌 어떻게 강해지고 싶어?"

"예?"

"세상에는 크게 3가지의 직업이 있어. 마법사, 검사, 정령사. 이게 대표적인 3가지이지만 그 외에도 수많은 직업이 있지. 하지만 그 직업 중에서도 3가지에서 파생된 것도 많아. 그러니 처음에는 마법사, 검사, 정령사 중에서 결정하고 자세히 들어가는게 좋아."

"듀로크님은 마법사인가요?"

"응. 나를 비롯해서 이 둘은 모두 마법사야. 그것도 대륙에서 손꼽을 정도로 강한 자들이지. 또 이 둘은 마법사일뿐더러 검사이기도 하지."

"두 개를 중복해서 할 수 있어요?"

"재능이 넘친다면. 하지만 처음에는 한가지만 집중하는게 좋을 거야. 하나만 해도 힘들거든."

"그럼...마법사가 될래요."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제가 건강해진 것도 마법 때문이잖아요? 저도 듀로크님처럼 대단한 마법사가 돼서 곤란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알겠다. 그럼 마법사로 키워주지. 걱정 마라. 나는 대륙에서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대마법사니까."

"정말요?! 기대할게요."

"그럼. 기대하렴."

이렇게 로아프는 상당한 시간을 크리스탈에서 보내고 듀로크에 의해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로아프는 후에 듀로크의 뒤를 잇는 대마법사가 되는데 이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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