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02화 (202/360)

15장 인간과 오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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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인간과 오크(11)

"취익..."

"취직~ 굉,굉장하다."

"그렇지?!"

사창가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지나가는 이들을 붙잡으며 유혹하고 있었다. 베레느의 사창가는 꽤 유명한 편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창가를 지배하고 있는 집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집단의 이름은 미화단으로 100%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특이한 집단이었는데 미화단의 구성원의 종류도 독특했다. 구성원은 총 4종류로 이루어져 있는데 체, 지, 력, 수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체는 행인들에게 몸을 팔고 돈을 버는 여자들로 이루어진 구성원이다. 제일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주 수입의 근원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그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력이란 구성원들이다.

력은 무력을 사용하는 구성원들로 사창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행인들이 추태를 부릴 경우 나서는 집단이다. 지는 사창가를 운영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이들로 주로 사창가의 점장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장인 에이미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무력 또한 뛰어나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말씀. 그래서 사창가가 이렇게 발전했다는 거야...어이! 듣고 있어?"

"취익~ 이런 곳이었나?"

"취췩~ 끝내준다."

"...안 듣고 있구만."

센리스가 사창가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해줬는데도 오크들은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하나도 듣고 있지 않았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만.'

길게 늘어져 있는 길에 수십 명이 넘는 여자들이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행인들을 유혹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침만 질질 흘리고 있는 오크들을 본 센리스는 크게 소리치며 앞으로 걸어갔다.

"자자. 여기서 침만 흘리고 있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고. 알겠지?"

오크들은 군소리 없이 센리스의 뒤를 따라갔고 센리스는 제일 가까이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여자를 향해 다가갔다.

"이보쇼. 1명당 얼마요?"

"1시간에 2실버랍니다. 하지만 동료 분들이 있다면 더 싸게 해드릴게요."

"그래? 그런데 내 친구들이 오크인데 괜찮은가?"

"예?"

여자는 센리스의 말에 그제야 센리스의 뒤에 있는 오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여자의 안색이 한순간에 변하였고 이내 얘기를 바꾸었다.

"죄,죄송합니다. 자리가 꽉 차서."

"뭐?"

"아,아무튼 다른 곳으로 가세요. 저,저희는 안 됩니다."

호객행위를 하던 여자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닫고 들어갔다. 센리스는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화를 꾹 참고 다른 호객행위를 하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다른 곳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죄,죄송합니다. 오크는 좀..."

"저희는 인간만 받습니다."

"오크는 생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다른 곳을 찾아보세요."

"어쩌라고!!"

센리스는 소리를 지르며 발로 땅을 세게 밟았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씩씩거리는 숨소리는 그가 얼마나 열 받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오크라는 이유로 받지 않는다고! 이년들이 지금 차별하는 거야?! 인간은 되고 오크는 안된다고?! 돈을 벌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취익~ 센리스 괜찮다. 진정해라."

"아니! 진정 못 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오크라는 이유로 받지 않아?! 여기 수장한테 직접 따지겠어!"

"취직~ 수장한테?"

"취익~ 어떻게?"

"깽판 치면 나오겠지. 어디 안 나오나 보자."

센리스는 숨을 들이켠 후에 소리를 지르려고 했고 그것을 오크들이 말리려고 했다. 하지만 오크가 채 말리기도 전에 벌써 소리를 질렀다.

"수장 어딨어?! 빨리 나와!! 좇되고 싶지 않으면!"

"취익~ 센리스 진정해라."

"...내가 아니야."

"취익?"

"내가 아니라고."

센리스의 말대로 그가 소리를 지른 것이 아니였다. 오크들과 센리스는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서는 하나의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이러시면 안 됩니다. 손님."

"뭐가 안 돼?! 1시간에 2실버라며?! 그러면 1시간 동안 즐겨야지. 10분 만에 끝나는게 어딨어?"

"하,하지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한번 그만두시면 끝이라고."

"그런게 어딨어? 나는 용납 못 해. 너희들도 그렇지?"

"당연하지! 어디서 이년들이 사기를 치고 있어!"

4명의 남성이 험상궂은 얼굴을 무기로 깽판을 치고 있었다. 센리스는 그 4명의 남성이 어디서 많이 봤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내 그들이 누군지 눈치챌 수 있었다.

"저 녀석들 좀 전에 술집에서 봤던 녀석들이잖아?"

센리스의 말대로 4명의 남성은 벤큐에게 쫓긴 이들이었다. 그렇게 쫓겨났음에도 사창가에 와서 또 깽판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나오신다면 저희들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어떻게 할 건데? 네년들이!"

한 남성이 여자를 향해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의 팔을 잡는 이가 있었다.

"뭐야?!"

남성은 자신의 팔을 누가 잡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남성은 물론이고 나머지 3명도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는 약 10여 명의 여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옷차림이 특이했다.

화려하면서 매끈매끈한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화려함과 정반대로 옆구리에는 장검을 끼고 있었고 얼굴에는 활짝 웃고 있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뭔가 어색하고 이색적인 그들의 모습에 눈이 자연스레 집중되었고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러들었다.

"너,너희들은 뭐야?"

"손님. 그쯤 하시죠. 지금 돌아가시면 봐드리겠습니다."

"뭐?! 네가 뭔데 나한테 돌아가라고 지랄이야?!"

남성은 몸을 움츠렸다는 것을 그새 까먹고 주먹을 휘둘렀는데 상대는 그것을 손쉽게 피하고 남성의 팔을 뒤로 꺾었다.

"어어?"

그리고 이어서 발로 남성의 발목을 걷어차면서 중심을 무너트리고 바닥에 쓰러지게 하여 제압했다. 그런 동작이 일순간에 펼쳐지게 되어서 제압당한 남성과 그의 동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뭐,뭐야?! 이,이거 안 놔?!"

"죄송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남성을 제압한 여성은 고개로 남성의 동료를 지목했고 그와 동시에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들이 움직였다. 그런데 그때 남성의 동료들이 품속에서 칼을 꺼내 들어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여자들을 붙잡았다.

"꺄아아악!"

"가,가까이 오지마. 우,우리도 이러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니까."

"확 그냥 그어버리는 수가 있어! 엉?!"

3명의 남성은 한 명씩 인질을 붙잡고 소리쳤고 그와 같은 상황에 가면을 쓴 여성들은 모두 옆구리에 있던 검을 꺼내 들었다. 그런 그녀들에게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여차하면 남성을 벨 거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살기를 받는 남성들은 그 의도를 알아차리고 더욱 칼을 인질에게 가져다 대었다.

"모,모두 칼을 내려! 안,안 그러면 찔러버릴 줄 알아!"

"경고했어! 진짜 찌른다고!"

남성들이 인질의 목에 칼을 더 들이대면서 피가 조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살기를 뿜어내던 여성들이 이내 검을 내려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좋,좋아. 이제 길을 비켜. 우,우린 지나갈 테니까."

"허튼 수작 부렸다가는 알지?!"

남성들의 말에 여성들은 물론이고 행인들도 길을 터주었다. 남성들은 인질들을 이끌고 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한 상태로 조금씩 걸어갔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센리스는 조금 애매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저 진상들이 난리 치는 광경은 꼴 보기 싫은데 너희들을 받아주지 않던 여자들이 당하니 조금은 통쾌한 기분이 드네. 너희들은 어때?"

센리스는 오크들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오크들 중 3명이 주섬주섬 땅에서 무언가를 주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센리스는 그들이 뭘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너희들 뭐하는 거야?"

"취익~ 조용히 해라."

"취직~ 나머지들도 도와줘라."

3명을 제외한 5명의 오크들은 3명이 뭘 하려고 하는 건지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3명의 앞에 서서 가려주었다. 센리스는 그 3명이 뭐 하는지 너무나 궁금하여 고개를 슬쩍 돌려서 지켜봤고 그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너희들...대체 뭐하는 거냐?"

"취익~ 보고도 모르나? 적당한 돌을 찾는 거다."

"그러니까 돌을 왜 찾냐고."

3명의 오크들이 하고 있는 것은 바닥에 있는 돌을 줍고 관찰하며 골라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행동을 하는 이유를 센리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취직~ 보고만 있어라. 이건 어떤가?"

"취췩~ 너무 크다.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취익~ 이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취췩~ 나쁘지 않다."

"너희들...설마?"

센리스는 3명의 오크 대화를 듣고 그들이 하려는 행동을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3명의 오크는 적당한 돌멩이를 주먹에 붙잡고 남성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남성들이 지나가는 순간 3명의 오크들이 일제히 돌멩이를 있는 힘껏 던졌다.

퍼퍼퍽!

"악!"

"컥!"

"억!"

"취익~ 지금이다!"

"취이익!!"

3명의 오크가 던진 돌멩이는 정확히 한 개씩 남성의 뒤통수를 강타했고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나머지 5명의 오크들이 남성을 향해 돌격했다. 그들이 제일 처음 한 행동은 바로 칼을 들고 있는 팔을 강타하는 것이었다.

퍽!!

오크들의 힘이 들어간 주먹에 맞은 남성들은 모두 팔에서 힘을 잃고 칼을 떨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서 오크들은 두 팔로 남성들을 붙잡고 누르기에 들어갔다.

"이,이거 놔!"

"이,이 녀석들 힘이!"

오크들에게 붙잡힌 남성들은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오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란 왕국에서 무식하게 생활하면서 쌓인 힘과 라이언 왕국으로 와서 노동을 하면서 생긴 근육들을 남성들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3명의 남성이 버둥버둥거리는 사이에 인질들은 모두 도망갔고 가면을 쓴 여성들이 다가와서 검을 꺼내며 남성을 향해 들이밀자 그제야 남성들은 포기하고 저항을 그만두었다.

"젠,젠장."

"당신들은 수장을 만나서 어떤 처벌을 할지 정하겠습니다."

오크들은 그제야 남성을 붙잡는 것을 멈추고 일어났고 가면을 쓴 여성들이 남성을 붙잡고 데려갔다. 그런데 그때 센리스가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잠시만. 우리도 수장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만날 수 있을까?"

센리스의 말에 가면을 쓴 여성이 고민하는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

"괜찮겠죠. 당신들은 이 사태를 해결해주는데 많은 역할을 해주었으니까요. 저희를 따라오시죠."

센리스는 남성들 덕분에 수월하게 수장을 만나게 되었다며 그들에게 조금은 고마움을 느꼈고 오크들과 함께 여성의 뒤를 따라가게 되었다.

가면을 쓴 여성들이 데려온 곳은 하나의 별장이었다. 하지만 별장도 평범한 별장이 아니었다.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고품격까지 느낄 수 있었다. 센리스는 살면서 이런 건물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쳐다봤고 그런 반응은 오크들도 똑같았다.

여성들이 이끄는 대로 별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내부도 외부와 같이 신기하기 따름이었다. 그런데 그때 2층에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고개를 돌려서 본 센리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

살면서 이보다 더 예쁜 여성을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 나타난 인물은 아름다웠다. 센리스는 그녀에게서 나오는 기품과 미의 아우라 같은 것을 느끼고 그녀가 수장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챌 수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옛! 체 집단원을 폭행하려고 하고 인질까지 잡은 이들을 구속해왔습니다."

"저 4명의 남성인가요?"

"그렇습니다."

수장은 부채로 얼굴을 반을 가리고 있었는데 남성에게 다가와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그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부채를 손에 탁 치고 얘기했다.

"지하감옥에 구속해두세요. 그리고 경비대장에게 사정을 얘기한 후에 이송하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수장의 말에 4명의 남성이 몇 명의 여성에게 질질 끌려갔다. 그리고 수장은 남은 센리스와 오크들을 보고 얘기했다.

"이분들은 무슨 일로 오신 거죠?"

"이분들은 저희 체 집단원이 인질로 잡혔을 때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데려왔습니다."

"그렇군요. 얘기하시죠. 제 부하들을 도와주었으니 얘기 정도는 들어도 상관없겠죠."

센리스는 수장의 허락이 떨어지자 목을 가다듬은 후에 얘기했다.

"당신이 사창가의 수장 맞습니까?"

"맞습니다."

"사창가는 서로 간의 정당한 거래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님은 돈을 내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고 손님을 맞이하는 여성은 그에 맞는 행위를 해주는 것이죠. 맞습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맞습니다."

"그런데 왜 손님을 거부하는 것이죠?"

"무슨 말인지?"

센리스는 옆에 있는 오크와 어깨동무를 하며 얘기했다.

"여기 있는 오크들은 제 친구입니다. 그런데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여기 사창가에 있는 여성들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한 군데가 아니고 모두 다! 이게 어딜 봐서 정당한 거래죠? 돈을 준다고 해도 안 된다니. 오크라는 하나만의 이유로.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죠?!"

센리스는 속에 있던 말을 모두 내뿜어냈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수장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얘기했다.

"그...렇군요. 오크라는 이유만으로 받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죠?!"

"헌데."

센리스는 수장의 말에 기뻐하다가 이내 표정이 급변했다.

"이쪽의 입장도 고려해줘야 합니다. 당신에게 묻도록 하죠. 당신은 여성 오크가 돈을 주고 하룻밤 같이 자자고 하면 잘 겁니까?"

"그,그건..."

센리스는 수장의 말에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그리고 상상한 순간 속이 울렁거리면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그런 내색을 보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참았다. 하지만 표정까지는 숨길 수는 없었고 수장은 그런 반응을 보일 거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겁니다. 저희 입장도 고려해주셔야 하죠."

"하,하지만 이제 오크들은 점점 라이언 왕국으로 유입해올 것이고 라이언 왕국의 인간은 그란 왕국으로 갈 것이다. 그러면 인간 손님도 당연히 줄어들겠지. 당신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일 텐데."

"그렇겠죠."

"거기다 사창가를 찾는 오크들도 많이 생기겠지. 그때도 이렇게 오크들을 거절할 건가?"

"....."

"나는 경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 하지만 이것은 알 것 같은데? 오크들을 거절하고 인간 손님만 받는다면 이 사창가는 오래가지 않을 거야. 오히려 오크들을 받는다면 지금보다 더한 성황을 누릴 거라고 예상한다."

"흐음..."

수장은 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조차 아름답다고 느끼고 멍한 표정을 짓던 센리스는 이럴 때가 아니라며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그리고 이내 수장이 얘기를 걸었다.

"당신 말대로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말인데 제안이 있습니다."

"제안?"

"당신이 아닌 오크들에게 말이죠."

"취익~ 우리 말인가?"

"취칙?"

가만히 듣고 있던 오크들은 수장의 말에 놀라워했다.

"예. 저분이 말했던 대로 저희도 오크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겠죠. 하지만 물과 기름이 섞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취익? 잘 모르겠다."

"정답은 시간을 들여서 둘이 섞이게 저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처럼 인간과 오크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이죠. 그러니 시간을 들여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며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에게 제안하도록 하죠. 저희 사창가를 위해서 일해주시지 않겠어요?"

"취췩?"

"취익? 사창가를 위해서?"

"예. 보니까 무력들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력 집단원들과 함께 좀 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도와주십쇼. 보다시피 저런 상황이 많이 벌어질 때는 손이 부족합니다. 지금 혹시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취칙~ 노동을 하고 있다."

"그 일의 2배로 보상하겠습니다."

오크들은 수장의 말에 놀라워하며 모여서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의를 거친 끝에 한 명의 오크가 대표로 수장에게 얘기했다.

"취익~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말씀하세요."

"취익~ 그 일에 센리스도 같이 넣어줘라."

"뭐?"

센리스는 오크들의 말에 놀라워했다. 왜냐하면 그런 말을 할거라고 센리스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방금 전에도 수장의 제안에 센리스는 기뻐하면서 조금 아쉬웠다. 그 이유는 오크들이 잘됐다는 것과 함께 이제 일을 같이 못 할뿐더러 사창가에서 일을 하면 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크들은 자신을 생각해서 수장에게 제안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마음 씀씀이에 센리스는 눈가에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너,너희들..."

"취익~ 이 정도는 당연하다. 그치?"

"취췩~ 그럼. 우린 한몸 아닌가?"

"취직~ 우리는 그 조건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수장은 오크들의 제안과 더불어서 인간과 오크가 함께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얘기했다.

"좋습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취이익!"

"취직! 됐다. 센리스."

"그래. 다들 너희 덕분이야."

"취췩~ 아니다. 모두 네가 있어서 그렇다."

"취익~ 그 말이 맞다."

수장은 그런 광경을 보다가 부채를 손에서 탁 치며 얘기했다.

"내일부터 일을 시작할거니 짐을 모두 가지고 오십쇼. 거처도 마련해드릴 테니까요."

"잠깐! 궁금한게 있어!"

2층으로 다시 올라가려고 하던 수장은 센리스의 말에 다시 뒤돌았다.

"뭐죠?"

"오크들이 여기 있는 여자들과 친해진다면 해도 상관없는 거야?"

수장은 센리스의 말에 잠깐 멍쩍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얘기했다.

"호호호호. 재밌군요. 예.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그녀들에게도 경험은 필요할 테니까요. 단, 그녀들이 거절하면 안 됩니다."

"당연하지. 내 친구들은 신사라고. 안 그래?"

"취췩~ 우린 신사다."

"취직~ 신사가 뭔진 모르겠지만 우린 신사다."

"그래. 그 말이 맞아. 푸하하핫!"

그렇게 센리스와 그의 친구들 오크는 다음날부터 사창가의 직원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창가에 일하는 여성들도 오크들과 점점 친해졌고 결국 서로 간에 스스럼없이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렇다 해도 오크들과 그녀들이 하룻밤을 지냈을까? 그건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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