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198화 (198/360)

15장 인간과 오크(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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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인간과 오크(7)

"엄마. 밖에서 놀다 올게요~"

"그래. 하지만 조심해서 놀아라. 주위를 잘 확인하고."

"예~"

"오빠. 같이 가~"

모리슨은 엄마 엘레나의 허락을 받은 후에 밖으로 나갔고 그 뒤를 여동생 제리가 뒤따라갔다.

"으음...오늘은 뭐하고 놀까?"

"오빠. 며칠 전에 이사 온 오크분들을 만나는 것은 어떨까?"

"그럴까? 하지만 아빠와 엄마가 걱정하시는 것 같던데..."

모리슨은 오크가 인사하러 온 날 이후로 부모님들이 다른 어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눈치챘다. 어린 모리슨의 눈에도 많은 어른들이 혼란해 하며 어떻게 오크들을 대해야 할지 몰라서 난처해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모리슨은 어른들이 왜 오크들을 꺼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안 갈 거야? 그럼 나 혼자 가야지."

"알겠어. 제리 혼자 보낼 수 없으니까 오빠가 따라가줄게."

"역시 우리 오빠야~"

마을 사람이 자신들을 보면 뭐라고 한마디 할 것 같다고 생각한 모리슨은 제리를 데리고 옆집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옆집과 불과 5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모리슨과 제리는 옆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창문이 모리슨의 키보다 더 높게 위치하고 있어서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으으...으차!"

모리슨은 점프를 하면서 노력했지만 그래도 창문의 높이보다 높게 올라갈 수 없었다.

"오빠! 힘내!"

"으으...으차!!"

제리의 응원에 모리슨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점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취이익? 무슨 소리지?"

"어? 안녕하세요. 전 제리라고 해요~"

"취이익?"

제리는 문을 열고 나온 오크를 향해 고개를 수그리며 얘기했고 오크는 갑자기 인사하는 여자아이를 보고 놀라워했다.

"안녕하세요. 전 모리슨이라고 해요. 저희들은 옆집에 살고 있는데 이렇게 인사를 하고 싶어서 왔어요."

힘차게 점프를 하고 있던 모리슨도 오크를 향해 인사를 했다. 오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안에서 또 다른 오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취칙~ 무슨 일인가?"

"취이익~ 옆집의 꼬마애들이 왔다."

"취칙?"

안에 있던 오크는 자리에 일어나서 모리슨과 제리에게 다가왔다.

"취칙~ 무슨 일로 왔는가?"

"안녕하세요. 오크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이렇게 인사하러 왔어요. 실례가 되나요?"

"취칙~ 아니다. 안으로 들어와서 뭔가 먹겠나?"

"괜찮아요?!"

"와아~ 감사합니다!"

오크의 말에 제리와 모리슨은 기뻐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있던 오크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들어온 두 명의 인간 꼬마아이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와아~ 전과 모습이 확연히 달라요."

"취칙~ 전?"

"예. 전에는 라미나씨와 가족분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때와 많이 달라요."

모리슨의 말대로 오크들이 오기 전에는 라미나와 그녀의 가족들이 살고 있었고 집 안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크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그 모습이 확연히 달라졌다.

전에는 검소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띄웠다면 지금은 거칠고 조금 지저분한 느낌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집 곳곳에 무기들과 가죽 옷 및 갑옷들이 걸려 있었고 먹다 남은 음식들과 쓰레기가 한쪽에 몰려있어서 위생적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단 며칠 만에 4명의 오크들이 생활한 끝에 바뀐 모습이었다.

"취칙~ 우리 오크들 청소 잘 못 한다. 더러워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그런데 두 분의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취칙~ 우리?"

"예."

"취칙~ 나는 도르무라고 한다."

"취이익~ 나는 고른이라고 한다."

"도르무...고른...외웠어요~"

"그런데 다른 두 분은 어디 가신 건가요?"

"취칙~ 다른 두 명은 일하러 갔다. 우리는 오늘 쉬는 날이다."

"취이익~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다. 돈을 벌려면 일해야 한다."

"일이요?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취칙~ 힘쓰는 일을 주로 한다. 그리고 돈 받는다. 하지만 조금 이상하다."

"뭐가 이상해요?"

"취칙~ 같이 일했는데 오크들 돈 더 적게 받는다. 그리고 돈을 주고 살 때도 더 많이 받는다."

"그건...차별이에요."

"취이익~ 차별?"

조금이나마 나이가 많은 모리슨이 대답했다.

"저도 많이 알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이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여기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취칙~ 그런가? 차별이라..."

"취이익~ 고맙다.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아니에요. 도움이 되었으면 다행이죠."

"취칙~ 그러고 보니 먹을 것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인간과 오크와 입맛이 다를 수 있다."

"그럼...먹어보고 판단할게요."

"취이익~ 맘대로 해라."

고른이라고 말한 오크는 밖으로 나가서 하나의 닭고기를 들고 왔다. 그런데 그 닭고기를 들고 왔을 때부터 맛있는 음식의 냄새가 풍기는 것을 모리슨과 제리는 느낄 수 있었다.

"우와~ 냄새가 정말 좋네요. 대체 어떤 방법으로 만드신 거에요?"

"취이익~ 천으로 감싼 후에 흙에 묻어서 불로 구웠다. 우리 오크들이 자주 먹는 방법이다."

"읍! 맛도 굉장해요!"

모리슨과 제리는 한 움큼 베어먹은 닭고기가 엄청 맛있다는 것을 느끼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2명의 오크는 꼬마들이 걸신들린 듯이 먹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면서 동시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취이익~ 급하게 먹지 않아도 된다. 뺏어가지 않는다."

""예!""

도르무란 오크는 꼬맹이들이 먹는 것을 보다가 갑자기 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취직~ 너희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전 모리슨이고...우물우물...얜 제리라고 해요."

모리슨은 입을 쉬지 않고 먹으면서도 대답했다.

"취직~ 모리슨. 엄마에게 얘기하고 왔나?"

"놀다 오겠다고...우물우물...얘기했어요."

"취직~ 고른."

"취이익?"

"취직~ 옆집에 가서 얘기하고 와라."

"취이익~ 왜 그래야 하지?"

"취직~ 아마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취이익~ 왜 걱정하지?"

"취직~ 너한테 자식이 있는데 옆마을에 오우거가 정착했다. 그런데 자식이 오우거 마을에 가면 걱정이 안 되겠나?"

"취이익~ 이해했다. 갔다 오겠다."

고른은 그 말을 끝으로 옆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도르무는 고른이 다시 올 때까지 꼬맹이 두 명을 잘 감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엘레나는 저녁으로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오늘은 뭘 먹을까? 최근에 돼지고기를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으니 오늘은 야채 종류로 준비해야 하나."

며칠 전에 옆집으로 이사 온 오크들이 준 아기 돼지로 인해서 며칠 동안 고기만 먹었기에 엘레나는 식단 조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예. 잠시만요."

엘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입구로 다가가서 문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오크를 보고 엘레나의 표정은 굳을 수밖에 없었다.

"무,무슨 일인가요?"

이럴 때 남편인 피터슨이 없다는 것을 엄청 크게 느끼면서 엘레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눈치챈 모양인지 고른은 두 손을 들고 양옆으로 흔들었다.

"취이익~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다. 그저 말을 하기 위해서 왔다."

"...알겠습니다. 무슨 말이죠?"

엘레나는 한동안 오크를 쳐다보다가 이내 오크의 말과 행동에서 진심이 우러나오는 것을 보고 조금 경계를 낮추며 물어봤다.

"취이익~ 당신의 자식 이름이 모리슨과 제리인가?"

"예...그런데요?"

"취이익~ 지금 우리 집에 있다. 놀러 온 모양이다."

"예?!"

엘레나는 오크의 말에 깜짝 놀라워하며 소리를 질렀다.

"취이익~ 모를 것 같아서 말하러 왔다."

"감,감사합니다. 민폐를 끼친 것은 아닌 건지..."

"취이익~ 괜찮다. 오크들,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잘해준다. 인간은 그렇지 않은가?"

"그,그렇지요."

"취이익~ 우리 오크들. 인간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놀러 오는 거 민폐 아니다."

엘레나는 오크의 말에 양심이 찔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오크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오크들이 진심으로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오크들을 오히려 인간들이 멀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잘못하고 있었구나. 너무 차별화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어.'

모리슨과 제리처럼 순수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이를 먹고 동시에 많은 경험을 하면서 아이들과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자신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멀리할 수는 없다고 엘레나는 생각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리슨과 제리한테 적당히 놀고 오라고 얘기 좀 전해주시겠어요?"

"취이익~ 알겠다."

"아,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세요. 며칠 전과 오늘 일의 보답이랍니다."

엘레나는 저녁으로 먹으려고 하던 야채 무더기를 오크에게 넘겨주었다.

"취이익~ 고맙다. 꼬마들은 적당히 놀게 하다가 보내겠다."

"예. 당신들을 믿을게요."

"취이익."

오크, 고른은 고개를 끄덕인 후에 돌아갔고 엘레나는 뭔가 속이 시원해졌다고 생각하며 모리슨과 제리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오늘 모리슨과 제리가 오크 집을 갔다고?!"

"예. 놀러 갔다 왔다고 하더군요."

"알고 있었어?"

"예. 옆집 오크분이 와서 얘기해줬어요."

"알고 있었는데도 데려오지 않았다고?"

"...여보 좀 진정하세요."

일에서 돌아온 피터슨은 엘레나를 쏘아붙였다. 그 이유는 모리슨과 제리가 오크 집을 방문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음에도 데려오지 않고 여유롭게 말하고 있는 엘레나의 모습에 피터슨은 감정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진정하게 생겼어? 얘들이 오크들의 집에 갔는데?!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떻게 하려고?!"

"여보."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지. 어떻게 알고도 데리고 오지 않았어? 오크들이 얘들을 공격했더라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가?"

"여보."

"정말이지. 이래서야 내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없잖아. 안 되겠다. 내가 얘들한테 단단히 교육을 해야..."

"여보!!"

피터슨은 엘레나의 목소리에 흠칫하며 입을 다물었다.

"당신도 오크들이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속으로 인정하고 있잖아요! 안 그래요?!"

"그,그건..."

"그리고 얘들한테 들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오크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당신도 그럴 거에요? 다른 사람들이 차별한다고?"

"....."

엘레나의 말에 피터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말이 모두 맞기 때문이었다. 속으로는 오크들이 그런 짓을 할 거면 벌써 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행동하니 자신도 거기에 맞혀서 따라야겠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다.

"우리 애들이 그것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어요? 잘못된 행동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똑같이 해야겠다는 것을? 아니면 우리랑 다르게 생겼으니 차별해야겠다는 것을? 그런 점을 보여주면 안 되잖아요."

그녀의 말을 들을 때마다 피터슨은 움찔거렸다. 왜냐하면 그녀의 말대로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서 똑같이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이제는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당신 말이 맞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어.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그들과 같은 취급을 받을 것 같았어."

"괜찮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똑같이 대해주도록 해요. 창피한 부모가 아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서."

"그래...그래야지."

피터슨은 엘레나를 끌어안으며 이제 다시는 오크들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끼이익.

어제는 다른 오크들이 일을 나갔기에 오늘은 고른과 도르무가 일을 나가기 위해서 집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에 맞혀서 나오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피터슨이었다. 두 오크들은 타이밍이 맞게 나온 피터슨을 보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예상외로 피터슨이 먼저 오크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취이익~ 좋은 아침이다."

"취직~ 잠은 잘 잤는가?"

"잘 잤습니다. 그럼 오늘도 힘내십쇼."

피터슨은 인사를 하며 자신의 일자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 뒷모습을 두 오크가 바라보고 있었다. 피터슨은 이렇게 한 걸음부터 시작하면서 그들에게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하며 힘차게 일자리를 향해 나아갔다.

"흐흐...수입이 짭짤하군."

평범한 집안에서 조그마한 등불만 키고 돈을 세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한 명의 남성이 있었다. 그 남성의 이름은 잭슨으로 변두리 마을의 공사의 총 책임자를 맡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그렇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바로 새로 이사 온 오크들 덕분이었다.

"돈을 적게 줘도 되고 평범한 인간보다 훨씬 더 일도 잘하니. 이보다 더한 이득이 어디 있겠어?"

오크들은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체력도 좋을뿐더러 일도 훨씬 잘했다. 거기다 임금을 적게 줘도 눈치채지 못했고 같은 노동자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렇게 임금을 적게 준만큼 잭슨이 꿀꺽할 수 있었다.

"겨우 일주일이 됐는데 이만큼이면...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돈이 될 것은 확실하겠어. 킥킥."

잭슨은 자신에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준 듀로크를 찬양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 돈으로 오늘은 실컷 마셔볼까?"

빼돌린 돈을 챙긴 후에 나갈 준비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잭슨은 등 뒤로 돌아 서는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조그마한 등불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공간 속에 누가 서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누,누구야?! 정,정체를 밝혀라!"

잭슨은 당황해하며 한 손으로 등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책상 서랍에 들어있는 단검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때 뭔가가 날아오면서 단검을 팅겨내었고 그 충격에 잭슨은 단검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었다.

챙그랑!

"윽!"

잭슨은 뭐가 단검에 부딪혔는지 고개를 돌려봤는데 놀랍게도 날아온 물건은 바로 수리검이었다. 수리검을 사용하는 자는 대부분 암살자라는 것을 알고 있던 잭슨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고 동시에 안색이 한순간에 핼쑥해졌다.

"왜,왜? 나,나를 죽인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 나,난 돈도 없고 권,권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그,그저 한 명의 공사 책임자일뿐이란 말야...그런 나를 대체 왜?"

혼란과 공포를 느끼며 패닉상태에 빠지고 있는 잭슨의 눈앞에 한 인물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체형을 통해서 남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어둠에 동화되기 쉽게 어두운 색을 내는 옷을 입고 있었다. 옷은 몸에 찰싹 달라붙는 천으로 되어있었고 살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온몸을 가리고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로브로 감싸고 있었고 한 손에는 단검을 다른 한 손에는 여러 개의 수리검을 들고 있었다. 잭슨은 그 모습에 눈앞의 인물이 암살자가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대체 나를 왜?"

잭슨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을 죽이더라도 이득을 얻는 이는 없었고 자신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한 적도 없었다. 자신은 권력도 없었고 그저 일개 공사의 책임자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잭슨은 암살자가 자신을 노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나 묻도록 하지."

걸걸한 암살자의 목소리가 마치 잭슨에게는 지옥에서 온 사신의 목소리처럼 들려왔다.

"넌 지금 오크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안 그런가?"

"그,그렇습니다만..."

"그게 내가 찾아온 이유다."

"...예?"

"오크들을 차별하지 말도록."

잭슨은 암살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겨우 그런 일로 자신을 찾아온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어이가 없는 상황 때문일까? 잭슨은 용감하게 암살자에게 대꾸했다.

"그들은 오크입니다! 왜 인간과 똑같이 대우해야 하죠? 그들은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하등한 종족인 주제에 어떻게 같은 임금을 받을..."

"시끄러."

타타타타탁!!

잭슨은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몇 개의 수리검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수리검은 유도한 것인지 잭슨의 몸에서 몇 cm 벗어나지 않는 곳에 모두 박혔다. 잭슨은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찔끔 쌌고 암살자는 한마디를 하며 모습을 감추었다.

"오크들을 차별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또 그랬다가는...이번에는 벽이 아닌 몸에 박힐 줄 알고 있어라."

잭슨은 암살자가 사라진 것을 보고 정신줄을 놓았다. 그리고 동시에 내일부터는 오크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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