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내가 바로 현자 오크, 듀로크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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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내가 바로 현자 오크, 듀로크다!(5)
"오늘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집결하라고 한 걸까?"
"우리 같은 우민이 그분의 생각을 알 수 있겠나?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시나 보지."
"자네 말이 맞아. 우리 같은 범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분이니까."
"그보다 그 소문 들었는가? 악명 높은 블랙 드래곤이 나타났을 때 그 근처에 있던 암살단이 몸을 날려서 막았다는 것을."
"들었어. 듣기로 몇 명이 죽었다고 하던데?"
"그것뿐만이 아니네. 블랙 드래곤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듀로크님을 비롯해서 나르샤님과 벨리온님까지 와서 드래곤을 상대했다고 하더군. 그 블랙 드래곤을 말이야."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지. 내가 살면서 드래곤을 쓰러트렸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과연 그런 분이 오늘 어떤 말을 하실까?"
"모르지. 하지만 내가 듣기로 라이언 왕국 모든 지역에 공지를 뿌렸다고 하더군. 뭔 내용인지는 몰라도 아마 엄청난 소식이지 않을까 싶네."
"하하하. 기대되는군."
일반 평민들은 물론이고 각 도시에 있는 모든 이들이 공지에 적혀진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장소에는 마법사들이 영상 마법을 통해서 왕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고 거기다 확대 마법까지 사용하여 모인 이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런 광경은 라이언 왕국 전역 도시에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이군."
듀로크는 공지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느끼면서 왕성 밖에 모인 엄청난 인원을 바라보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런 듀로크의 뒤에는 몇 명의 인원들이 있었다.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 그리고 누구보다 관계가 깊은 그란 왕국의 친구들. 클레아, 쿠로딘, 나르샤, 그란. 클레아는 갈색머리에 맞는 갈색 빛깔의 화려한 문양이 박힌 귀족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고 시선을 끌어모으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쿠로딘은 자신이 직접 만든 자신만의 갑옷을 장착하였고 그란도 갑옷과 함께 도끼를 들고 투구까지 쓰고 있었다. 나르샤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엘프의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다양한 모습을 가진 그들은 듀로크를 수많은 감정이 들어있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시작인가요?"
"그러고 보면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군. 그란 왕국을 키운다고 수많은 작업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취이익~ 왕국이 그렇게 큰 것은 다 듀로크가 시작한 것이다."
"그러게. 처음에 오크들에게 농사를 가리키면서 화병이 날 뻔한게 엊그제 같은데."
클레아, 쿠로딘, 그란, 나르샤가 하는 말을 들은 듀로크는 새삼스럽게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처음에 오크로 태어나서 마법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그리고 클레아와 쿠로딘을 만났고 쿠로딘의 요청에 따라서 베아트리스의 서식지를 가게 되었다.
서식지에서 힘을 얻고 그란 왕국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항상 차별당하면서 극도로 낮은 문명을 갖고 사는 오크들에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게 하고 싶어서.
이어서 자신을 찾아온 왕국들의 초인들을 만나고 라이언 왕국과 동맹을 맺기로 결정했다. 오크들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이후로 라이언 왕국을 강대하기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것들을 했다. 벨치스 국왕과 매트 왕자를 구하고 썩은 귀족들을 뽑아내면서 새로운 인재들을 뽑고 암살단을 만들며 라이언 왕국을 뿌리부터 바꾸었다.
또 이때를 위해서 명성을 올리기 위해 수많은 짓을 했다...
그렇게 주마등처럼 돌이켜 보고 나니 듀로크는 참 오래된 것 같지만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군."
"맞아. 지금까지의 일이 모두 오늘을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듀로크 오빠를 변함없이 대할 거니까요."
"취이익~ 나도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어제 잠도 자지 않고 외웠다."
"진짜? 오늘 과연 그란이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봐야겠는걸?"
"푸흡. 정말 기대되네."
"취이익! 오늘 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보여주겠다!"
듀로크는 인간, 드워프, 엘프, 오크가 화목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것을 보고 저런 광경이 여기서 만이 아닌 모든 대륙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만드는 첫걸음을 떼는 게 바로 오늘이었다.
"그럼 갔다 오겠다."
"예! 저도 지켜보고 있을게요."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뒤이어서 잘 말해줄 테니."
"취이익~ 내 노력의 결과를 보여주겠다!"
"나도 최대한 잘 말해줄게."
"그래. 부탁한다."
그 말을 끝으로 듀로크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카르티네가 그 뒤를 따라왔다.
"좋은 친구들을 두었군."
"그래. 저런 이들을 만난게 나의 복이지."
"나한테는 베아트리스가 저런 존재였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니, 맥이란 소년이 있잖아. 너한테는."
"그렇군."
듀로크의 말에 카르티네는 미소를 지으며 이내 준비에 나섰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대에 벨치스 국왕이 연설을 시작하고 있었다.
라미츠에 있는 모든 인원들이 온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광경을 각 도시에 보여주기 위해서 수십 명이 넘는 마법사들이 수정구슬을 가지고 계속 마법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바글바글대는 사람들은 언제 시작하나 계속 위를 쳐다보기도 하고 옆 사람과 수다를 떨거나 발을 동동 구르는 등 각자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였다. 그리고 그런 기다림 끝에 왕성의 어전과 연결되어 있는 창문이 열리면서 벨치스 국왕이 나왔다.
베란다 같이 밖과 연결되어 있는 공간은 왕성에 모여있던 이들이 모두 볼 수 있었고 수정구슬을 들고 있는 마법사들도 모두 감지할 수 있었다.
"국왕전하시다!"
"모두 예를 갖추자!"
벨치스 국왕이 나온 것을 알아챈 국민들은 이내 모두 예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벨치스 국왕은 한 손을 들고 얘기했다.
"모두 예를 거두어라.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리라."
벨치스 국왕의 말에 국민들은 모두 일어서서 국왕을 바라보았다.
"오늘 이렇게 왕국에 있는 이들을 모이게 한 것은 바로 듀로크가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듀로크는 우리 왕국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우리 왕국을 위해서 직접 움직이고 수많은 것들을 변화시키면서 노력해왔다. 그것은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조해주었다. 모두 듀로크가 한 업적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듀로크가 오늘 하는 말은 매우 중요하고 그에게 있어서 결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결의를 내린 듀로크에게 나는 응원을 한다. 그가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을 고민한 끝에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을 나는 알기에 나는 듀로크를 응원한다."
벨치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는 국민들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존경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과거의 라이언 왕국이었다면 국민들이 자신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벨치스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용기를 내어 국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얘기했다.
"그러니 부디 그의 이야기를 차별의 시선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 부탁한다."
국민들은 국왕이 자신들을 향해 고개를 수그리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국왕이 국민들을 향해 고개를 수그린다. 이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왕국에서 제일 높은 신분을 가진 자가 제일 낮은 신분을 가진 국민에게 고개를 수그린다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국민들이 충격에 벗어나기도 전에 벨치스 국왕이 안으로 들어갔고 이내 2명의 인물이 밖으로 나왔다. 2명의 인물은 바로 듀로크와 카르티네였고 국왕은 지나가면서 듀로크의 어깨를 한번 툭 치며 지나갔다. 듀로크는 그런 벨치스의 행동에 한번 피식 웃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향해 얘기했다.
"벨치스 국왕이 한번 휩쓸고 갔군. 하지만 모두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정신을 놓고 있으면 안 되지 않겠나?"
듀로크의 말에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국민들이 그제야 제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아직도 놀라움이 남겨져 있었다.
"그 정도로 놀라면 안 되지. 오늘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일 텐데."
듀로크가 지팡이로 바닥을 치고 이내 목소리에 마나를 담으면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다들 며칠 전에 드래곤이 라미츠에 나타나서 나와 많은 인물들이 드래곤과 싸웠다는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그 소문의 진상을 얘기하자면...소문의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정말입니까?!"
"역시!"
"드래곤을 이기시다니!"
듀로크의 말에 많은 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듀로크는 손을 들고 그들을 진정시킨 후에 이어서 얘기했다.
"그게 끝이 아니다. 그 드래곤과의 싸움을 통해서 나는 드래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드래곤은 우리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 가치관의 차이를 대화를 통해서 좁힐 수 있었다."
듀로크는 국민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확인한 후에 카르티네를 지목하며 얘기했다.
"그리고 그 드래곤이 바로 이 여성이다."
"저 여성이?"
"드래곤이 왜 인간의 모습을?"
"드래곤은 변신할 수 있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
듀로크의 말에 수많은 얘기가 나오고 웅성거리며 그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카르티네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모여있는 모든 이들의 시야를 가렸고 이내 빛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것은 수십 미터에 달하는 몸을 가지고 있는 커다란 드래곤이었다.
"드,드래곤!!"
"진,진짜였어!"
"엄청난 크기와 위압감..."
"내가 살면서 드래곤을 직접 보게 되다니..."
거대한 검은 드래곤을 생전 처음 본 이들은 그녀의 위압감에 놀라워하면서도 신기해했다. 마치 대자연의 위용을 보는 것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라이언 왕국의 인간들이여. 나는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라고 한다.】
"카르티네?"
"설,설마 그 흉포한 블랙 드래곤?!"
"우,우린 죽었다."
카르티네라는 말에 대다수 사람들의 안색이 핼쑥해졌고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의 악명이 얼마나 대륙에 펼쳐져 있는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무서워하지 마라. 인간들이여. 나는 다시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내가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바로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수호자?"
"수호자가 뭐지?"
카르티네의 말을 들은 대부분의 관중들은 수호자라는 말을 알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였다.
"수호자라고!!"
"말도 안 돼!"
"신이시여..."
그런 소수 사람의 반응에 대다수의 관중들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런 호기심을 듀로크가 부연설명을 해주는 것으로 풀어주었다.
"수호자는 왕국을 수호하는 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이 카르티네는 우리 라이언 왕국의 방패가 된다는 것이다."
"진,진짜로?"
"그 드래곤이?"
"에이, 설마..."
【사실이다. 나는 듀로크와의 거래를 통해서 수호자가 될 것을 결정했다.】
"정,정말?!"
"우,우리 라이언 왕국이 수호자를?"
아직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관중들을 향해 듀로크가 얘기했다.
"의심하지 마라. 이제 라이언 왕국은 드래곤의 수호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방패를 얻은 라이언 왕국은 더욱 번창해나갈 것이다!"
""우와아아아!!""
관중들은 지금까지 어떠한 함성보다도 더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그들의 함성만으로 왕성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 기세를 타서 듀로크는 품속에서 계약서를 꺼내었다.
"이 계약서는 과거에 있던 계약서를 내 마법으로 재가공하여 만든 것이다. 나와 벨치스 국왕이 서명했고 이후로 카르티네가 서명을 하면 계약이 이루어진다."
듀로크는 계약서에 적혀져 있는 글자를 관중들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첫째, 수호자로 임명된 자는 왕국이 중대한 위기에 빠졌을 때 왕국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둘째, 수호자는 왕국에서 일정 이상 거리 밖으로 벗어날 수 없다."
"셋째, 수호자는 수호자 자신의 수명이 다하거나 왕국이 멸망하고 혹은 왕가의 피가 끊길 때까지 지속된다."
"마지막으로 이 계약은 벨치스 국왕과 듀로크가 증인이 되며 수호자의 영혼에 구속된다. 이상!"
듀로크가 계약서를 다 읽는 순간 카르티네가 손톱으로 자신의 손가락에 상처를 내었다. 드래곤의 손가락에 상처가 나면 그 피의 양도 엄청날 것 같았지만 놀랍게도 상처에서 피 한 방울만 떨어졌고 계약서의 서명란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계약서에서 빛이 났고 빛을 뿜는 계약서는 이내 가루로 변해버렸다. 이어서 빛나는 가루는 카르티네의 몸을 감싸면서 흡수되었다.
【이것으로 계약은 이루어졌다.】
""우와아아아!!""
카르티네의 말에 관중들은 또다시 함성을 질러내며 주위에 있는 이들을 껴안으면서 기쁨을 표출했다. 카르티네는 이내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간 후에 안으로 들어가며 얘기했다.
"이제 네 차례다. 듀로크."
"그래."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겠다. 이런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지켜봐라. 그리고 나중에 미래의 인간들에게 얘기해줘라. 나는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오든간에 후회하지 않았다고."
듀로크는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이들을 한번 쳐다보았다. 벨치스 국왕, 매트 왕자, 카르티네, 그란, 클레아, 나르샤, 쿠로딘. 그들의 표정은 다양각색이였지만 모두 자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응원을 받은 듀로크는 이내 관중들을 향해 외쳤다.
"모두 주목!!"
한껏 들떠있던 이들이 듀로크의 목소리에 행동을 멈추고 듀로크를 바라보았다. 모든 시선들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을 느낀 듀로크는 한숨을 한번 쉬고 얘기했다.
"오늘 모이게 한 것은 수호자의 계약 건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게 있다."
천하의 듀로크도 이때만큼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말하는 것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듀로크는 후회하지 않을 확신이 있었다. 비록 좋게 끝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왜 내가 라이언 왕국을 발전시키고 도와주는가? 어떤 이익이 있어서 쓰러져가던 왕국을 일으켜주는가. 그런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 많을 것이다."
관중들 중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듀로크의 말에 동조했다.
"당연히 나도 라이언 왕국을 발전시키는 것에 이익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노력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익이란 바로 왕국 간의 동맹 때문이었다."
"동맹?"
"왕국?"
"나는 그란 왕국의 설립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 그란 왕국과 거래를 하고 동맹을 하기 좋은 것이 라이언 왕국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라이언 왕국을 강대하게 만든 것이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그란 왕국? 못 들어봤는데."
"그란 왕국이 대체 어디에 있는 왕국이지?"
"그란 왕국이 대체 어떤 왕국입니까?"
수많은 이들이 그란 왕국이 어떤 왕국인지 모르고 질문을 해왔다. 그리고 듀로크는 한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디디며 얘기했다.
"그란 왕국은 오크들의 왕국이다. 라이언 왕국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오크?!"
"듀로크님이 오크 왕국의 설립자?"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관중들이 혼란해 하는 것이 확연히 눈에 보였다. 하지만 듀로크의 말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였다. 듀로크의 손이 가면을 향했고 이내 마법으로 얼굴에 장착되어 있던 가면이 해제되면서 조그마한 소리가 났다.
찰칵.
"....어?"
"가,가면이?"
아주 조그마한 소리였음에도 관중들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듀로크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침 삼키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의 공간 속에서 듀로크가 들고 있는 가면은 조금씩 내려갔고 이내 듀로크의 얼굴이 관중들의 눈에 박혀 들어갔다.
"....."
"....."
"....어?"
머리에서 인식할 수 있는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관중들은 듀로크의 얼굴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슨 일이 벌어진지 알아차린 관중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오,오크다!!"
"듀로크님이 오크라고?!"
"말도 안 돼! 왜 오크가?!"
지금까지와 확연히 다른 반응. 혼란, 공포, 경악, 놀라움 등 수많은 감정들이 관중들에게서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듀로크는 가면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얘기했다.
"그래. 나는 오크다. 라이언 왕국을 다시 일으키고 발전시키며 너희를 보호했던 것이 바로 나 듀로크라는 오크다."
"대,대체 당신의 정체는 뭡니까?!"
누군가 대표해서 질문을 했고 그 목소리는 모든 이들의 궁금증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받은 듀로크는 미소를 씨익 지으며 얘기했다.
"내 이름은 듀로크. 9서클 대마법사이자 현자 오크라고 불리는 자. 그게 바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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