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내가 바로 현자 오크, 듀로크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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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내가 바로 현자 오크, 듀로크다!(2)
정체를 밝히기로 결정한 날까지 이틀이 남은 시점에 듀로크는 나르샤를 찾아갔다.
"나르샤 있냐?"
"있는데 무슨 일이야?"
오늘도 마법병단에서 마법사들을 가르키는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쉬고 있던 나르샤는 갑자기 찾아온 듀로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지금 그란 왕국으로 잠시 돌아갈 건데 같이 갈 거냐?"
"그란 왕국으로? 갑자기 왜?"
"너도 공지를 봤지?"
"봤지. 그때 정체를 밝힌다는 것 아냐?"
"맞아. 그런데 직접 오크들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서 데려오려고."
"뭐? 설마...그란을?"
"그란뿐만 아니라 친위대 100명 다."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네. 그렇다면 당연히 가야지."
"지금 바로 간다. 뭐 준비할거 있어?"
"아니."
"그럼 출발."
듀로크는 나르샤의 손목을 붙잡은 후에 텔레포트를 시전했고 이내 몸이 사라지면서 이동했다.
텔레포트 된 장소는 바로 그란 왕국의 상공. 듀로크와 나르샤는 플라이 마법으로 낙하하는 속도를 줄여나가면서 내려갔다. 그런데 그 순간 그란 왕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수많은 오크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반응 빠른데?"
"역시 로그가 훈련을 잘 시켰군."
"확실히. 어...잠깐. 뭔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
나르샤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듀로크는 그녀의 말대로 정체불명의 시커먼 것들이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밤이였고 아직 거리가 상당한지라 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이내 그것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건 와이번이잖아?"
듀로크의 말대로 정체불명의 시커먼 것들은 바로 와이번이었다. 더구나 그냥 와이번도 아니고 안장을 착용한 와이번 위에 오크들이 탄 채로 날아오고 있었다. 오크들은 커다란 창을 하나씩 들고 있었고 와이번 옆구리에는 그런 창이 수십 개가 달려있었다. 로그의 노력 끝에 드디어 양성에 성공한 와이번 라이더의 모습이었다.
"와이번들을 길들인 거야?!"
"로그가 또 한건 했군. 와이번 라이더...공중을 지배하는 자가 전장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지. 이거, 라이언 왕국에 보여줘야 할 게 늘었는데?"
듀로크는 와이번 라이더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기뻐하다가 오크들이 자신을 못 알아보고 적의를 드러내며 창을 던지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을 본 듀로크는 목소리에 마나를 실어서 그들을 향해 외쳤다.
"멈춰라! 나는 듀로크다! 적의를 거두어라!"
목소리를 들은 오크들은 창을 내리고 듀로크와 나르샤의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듀로크가 맞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듀로크를 향해 얘기했다.
"취익~ 듀로크. 어서 와라."
"취칙~ 오랜만이다. 기다리고 있었다."
"너희들도 잘 지냈나 보네."
"취췩~ 엘프. 너도 있었나?"
"그래. 반갑냐?"
"취췩~ 엘프, 원래 싫었다. 하지만 지금 좋다."
"풋. 나랑 비슷하네. 좋지는 않지만."
"취췩~ 너무하다."
수십 명의 와이번 라이더들이 듀로크와 나르샤를 따라서 조금씩 느리게 착륙했다. 그리고 이어서 땅에 착지하고 보니 어느새 로그와 그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쇼. 주인님."
"취이익! 듀로크! 어서 와라!"
그란은 듀로크에게 다가가서 포옹을 하려고 했고 이내 듀로크는 능숙하게 피하면서 얘기했다.
"오랜만이네. 오늘은 긴히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취이익? 할 말?"
"응. 중요한 이야기니까 성에 돌아가서 얘기하자."
"취이익~ 알겠다. 그럼 다른 애들도 부르겠다."
"그래. 부탁할게."
"나도 그럼 그란을 따라가지."
그란은 신나하면서 달려갔고 그 뒤를 나르샤가 따라갔다. 이내 둘이 사라진 것을 본 듀로크는 로그를 향해 얘기했다.
"와이번 라이더를 잘 양성했더군."
"아직 부족합니다. 혹여 마법사에게 격추될 가능성이 있어서 마법방어에 대해 더욱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방진이 들어간 갑옷을 와이번에 입히면 되지 않을까?"
"이미 그렇게 일을 진행 중입니다."
"역시 로그군. 수고했어."
"아닙니다."
"아, 그리고 이제 라이언 왕국과 동맹관계가 되면서 거래도 이루어질 거야. 아마 바빠질 것 같으니까 인형들도 같이 사용해."
"알겠습니다."
"오크들에게도 미리 얘기를 해야 할 거야. 서로 충돌이 생기지 않게."
"명심하겠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왕성에서 하자."
듀로크는 오랜만에 왕성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고 이내 만들어놓은 인형들이 옆으로 줄 서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래간만이다. 잘 있었어?"
""예. 어서 오십쇼. 주인님.""
"어? 잠깐. 너희들 지금 뭐라고 했어?"
""어서 오십쇼. 주인님이라고 했습니다.""
듀로크는 인형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놀라워했다. 왜냐하면 자기가 만들어놓고 갔을 때는 단어만 얘기할 수 있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유사한 대화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놀랍게도 그들은 저와 같이 자가발전을 했습니다."
"자가발전을 했다고? 놀랍군.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의외인데?"
"이미 오크의 지능을 뛰어넘었고 인간의 지능보다는 약간 낮은 상태입니다."
"흥미로워. 나중에 자세히 보도록 하지."
"예."
로그와 듀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로 회의를 하는데 사용했던 방에서 다른 이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방문을 급하게 열며 들어온 이가 있었다. 그 인물은 바로 클레아였다.
"듀로크 오빠!"
"클레아. 오랜간만이구나."
클레아는 듀로크에게 달려오면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것을 예상했기에 클레아를 여유롭게 받았고 클레아는 듀로크의 품속에 들어와서 안겼다.
"정말 왜 이렇게 보기가 힘들어요."
"미안하구나. 라이언 왕국의 일이 바쁘다 보니."
"저 이제 익스퍼트 초급을 넘어서 중급에 다다르고 있어요. 확인해보세요."
듀로크는 클레아의 말대로 그녀가 익스퍼트 초급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굉장하네. 그쪽에 소질이 있는 거 아냐?"
"그러니까 이제 더는 따로 있지 않으면 안 돼요? 저, 더 이상 오빠와 떨어져서 생활하기 싫어요. 예?"
클레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듀로크를 바라보았다. 듀로크는 여자의 눈물이 거짓인게 많고 하나의 무기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차피 때가 때인지라 이내 듀로크는 결심했다.
"그래. 그 이야기는 좀 있다가 하자구나. 기대해도 좋아."
"정말요?! 기대할게요!"
듀로크는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미소 짓는 클레아를 보고 조금 안 본 사이에 더욱 성숙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소녀에서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인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 그럴 만하지.'
듀로크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눈치챈 모양인지 쿠로딘이 듀로크의 옆에 다가와서 얘기했다.
"클레아만 보이지? 응?"
"미안하군. 쿠로딘. 작아서 보이지 않았어."
"뭐라고? 이 녀석이?"
쿠로딘은 듀로크의 말에 성을 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것이 듀로크가 온 것을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면 이렇게 6명이서 모이는 것도 오래간만이네."
"정말 그렇네."
나르샤의 말에 듀로크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모인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네가 이렇게 모일 때마다 한가지씩 큰일이 진행되었지.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온 거냐?"
쿠로딘의 물음에 듀로크는 씨익 웃은 후에 얘기를 계속했다.
"이제 드디어 내 정체를 밝힐 때가 된 것 같아."
"라이언 왕국에서 말인가?"
"응."
"그렇다면...드디어 이제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이 거래를 하기 시작한다는 얘기로군."
"맞아. 그래서 말인데 쿠로딘. 학교와 인간들이 거주할 집들은 만들어졌어?"
"완성된지 오래야. 더 만들게 있으면 얘기해라."
"아마 그건 거래를 시작하게 되면서 직접 겪어봐야 할 것 같아. 그리고 그란."
"취이익~ 말해라."
"이제 인간들과 같이 생활을 하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제일 심각한 것은 수천 년간 쌓인 인간과 오크의 깊은 골이야. 무슨 말인지 알지?"
"취이익~ 알고 있다."
"그래서 오크들에게 미리 각인을 시켜야 해. 인간들을 먼저 건드리지 말고 그들에게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그리고 만일 억울한 일을 겪거나 차별당하는 일이 벌어지면 즉각 얘기하도록 말이야."
"취이익~ 각인 시키겠다."
"물론 나도 도울 거야. 그리고 여기에 있는 로그를 제외하고는 나와 같이 라이언 왕국으로 와줬으면 해."
"뭐?"
"정말이요?!"
"취이익?"
듀로크의 말에 쿠로딘, 클레아, 그란이 각자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너희들 뿐만 아니라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까지. 특히 나르샤와 클레아, 쿠로딘은 더욱 중요해. 너희들은 오크들의 왕국에서 생활하면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잖아. 엘프, 인간, 드워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으면 해."
"그렇군요."
"흐음..과연."
"그래서 미안한 말인데...너희들이 대중들을 향해 연설을 해주었으면 해."
"예?"
"연설?"
"취이익?"
"물론 그란까지. 이틀 후에 라이언 왕국의 모든 이들이 나의 말에 집중할 거야. 전 지역에 실시간 영상으로 전해질 예정이거든. 너희들은 그때 연설을 해주었으면 해."
"연설이라...무슨 얘기를 하면 돼나?"
"그냥 솔직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얘기해주면 돼. 드워프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란 왕국의 모습을."
"그 정도쯤이야. 알겠다. 별로 어렵지 않군."
"저도 당연히 할게요! 듀로크 오빠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힘든 것도 할 건데요."
"뭐, 어렵지 않을 것 같으니 어울려주마."
"취이익~ 난 어려울 것 같다."
"걱정 마. 그란.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취이익! 고맙다. 듀로크."
"뭘. 오히려 내가 너희들에게 고마워해야지."
듀로크는 자신의 부탁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는 이들을 보고 진정한 친구들이란 이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로그가 얘기했다.
"주인님. 저는 어떤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넌 지금 즉시 모든 오크들을 집합시켜. 곧바로 오크들에게 각인을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알겠습니다."
로그가 명을 받으며 곧바로 사라졌고 이내 듀로크는 그란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얘기했다.
"그럼 또 연설 준비를 해볼까?"
"취이익~ 외우는 것이 제일 힘들다."
"오크들도 이제 공부해야 한다고. 오크가 무식하다는 시대는 끝났어."
"취이이익..."
그란의 시무룩한 소리가 입에서 불어 나왔고 그란을 제외한 이들은 그 소리를 듣고 웃었다. 듀로크는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수십 만이 넘는 오크들이 왕성의 내부를 비롯해서 외부까지 가득 채울 정도로 모여있었다. 듀로크는 그란까지 함께 플라이 마법으로 올라가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광경도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군. 왕국을 건설하기로 결심할 때도 이랬는데."
"취이익~ 듣고 보니 그렇다."
"그만큼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야.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이지."
"취이익~"
듀로크는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이 거의 없는 것을 보고 대부분의 오크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목소리에 마나를 실어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오크들이여. 나는 현자 오크라고 불리는 듀로크다. 오늘 이렇게 모이게 한 이유는 얘기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듀로크는 오크들이 자신의 말을 집중하는 것을 느끼고 계속 얘기했다.
"지금 그란 왕국은 오크들의 역사에서 제일을 맞이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오크들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존재한다.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란 왕국에 있는 드워프들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으리라는 것을."
오크뿐만 아니라 그란 왕국에 존재하는 드워프들도 듀로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 그란 왕국이 더 나아가려면 타종족과 거래를 해야 한다는 것을. 타종족과 교류하고 섞이며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그란 왕국과 라이언 왕국의 동맹관계를 진행할 것이다."
듀로크의 말에 오크들이 조금 당황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란이 나서서 얘기했다.
"취이이익!! 모두 조용!"
그란의 목소리는 오크들에게 침착을 다시 찾게 해주었고 그란은 이어서 얘기했다.
"취이익~ 인간을 싫어하는 오크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듀로크가 말했다시피 우리 오크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모두 클레아를 알고 있지 않나? 인간도 오크들과 교류를 할 수 있고 친하게 지낼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마라."
"물론 인간들 중에서도 악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오크라고 차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너희들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그런 이들이 있다면 내가 친히 짓밟아 줄테니까."
듀로크에게서 막대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오크들에게 압박감을 부여했다. 오크들은 그런 듀로크의 모습에 침을 삼키며 그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취이익~ 오크들도 인간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마라. 듀로크가 말했던 대로 인간이 너희에게 피해를 준다고 해도 참아라. 참으면 너희들이 당한 것보다 몇 배는 더해서 나와 듀로크가 복수를 해줄 것이다."
"우리를 믿어라. 인간과의 교류는 우리 오크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대는 우리 오크들이 이끌고 나아가게 될 것이다!"
[취이이이익!!]
수십 만의 오크들이 일제히 콧소리를 내면서 듀로크의 물음에 답하였다.
"이틀 후, 우리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 이제 우리 그란 왕국의 명성을 대륙에 펼칠 시간이다!"
[취이이이익!!]
오크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 퍼졌고 드디어 그란 왕국의 이름이 대륙에 널리 퍼질 준비가 갖추어지는 순간이었다.
"취이익~ 듀로크.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들이 준비되었다."
"좋아. 너희들은 준비됐어?"
"예. 전 듀로크 오빠와 같이 갈 수 있으면 언제든지 준비됐어요."
"무슨 경우가 올지 몰라서 갑옷과 도끼도 입고 왔네. 그런 일은 없겠지?"
"그럴 일은 없어. 하지만 입고 있는게 조금은 보기 좋지 않겠어?"
"그렇군."
"난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어."
"넌 원래 왔다 갔다 했잖아."
현재 그란, 나르샤, 클레아, 쿠로딘을 비롯해서 100여 명의 친위대 오크들과 수십의 와이번과 와이번 라이더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모여있는 것은 바로 라이언 왕국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듀로크는 얼추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정 구슬을 꺼내어서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러자 수정구슬에서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듀로크님이십니까?]
"그래, 나다."
수정구슬을 통해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은 바로 쥬디아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왕성에 혹시 400명 정도 숨길만한 장소가 있어?"
[저번에는 드래곤과 수련을 해도 들키지 않을 장소를 찾으시던데 이번에는 400명입니까? 대체 무슨 일이 진행되는 거죠?]
카르티네와 암살단이 대련하는 장소도 쥬디아에게 부탁해서 구한 장소였다. 그런데 또 듀로크가 다른 장소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니 충분히 무슨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아. 이번에 조금 큰 일을 벌일 거거든."
[듀로크님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불안합니다.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거든요.]
"이번에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하여튼 장소가 있나?"
[있긴 있습니다만 전하께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벨치스 국왕과는 얼추 이야기가 끝났어."
[그렇습니까?]
"그래서 어딘데?"
[강당입니다. 저번에 잔치를 했던 곳인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에 사람의 유동이 없나? 이틀간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저희 사람을 사용해서 통제한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입이 정말 무거운 몇 명을 뽑아서 데려와. 걸리면 안 되는 극비니까."
[...그 정도입니까?]
"그래. 너도 지금 강당으로 오도록. 나도 강당으로 이동할 테니."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영상이 끝났고 듀로크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향해 얘기했다.
"모두 준비됐겠지?"
"준비됐다."
"됐어요."
"취이익~ 언제든지."
"취이이익!!"
"키에에엑!"
친위대 오크들의 함성에 와이번들도 같이 소리를 질렀고 이내 듀로크는 텔레포트 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와이번까지 합치면 약 수백 명에 달하는 이들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텔레포트 진도 엄청나게 커다랬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런 커다란 텔레포트 진을 한순간에 만들어 내었고 이내 모든 이들이 텔레포트되면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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