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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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24)
"저,저건 뭐,뭐야?!"
"드,드래곤?!"
"도,도망쳐!!"
수십 미터가 넘는 드래곤의 몸은 주변에 지나가던 이들이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랬다. 드래곤인 것을 눈치챈 사람들은 빠르게 멀어지려고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패닉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수십의 암살자들과 쉐이드, 나르샤, 벨리온은 동시에 드래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듀로크도 처음부터 강한 마법을 쓰려고 준비하였다. 그런데 그때 하나의 소리가 들려왔다.
흐으으으읍!
바람이 한곳에 모이는듯한 소리. 그 소리의 정체가 뭔지 듀로크는 눈치챌 수 있었다. 바로 카르티네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였다. 그리고 숨을 들이켜는 모션을 취할 것은 바로 한가지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듀로크는 소리를 질렀다.
"브레스다!! 모두 피해라!!"
듀로크의 말에 돌격하던 모든 이들이 순식간에 뒤로 빠졌다. 하지만 그 순간 카르티네의 입이 벌어지면서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모두 녹아 없어져라!】
푸화아아악!
카르티네의 독 브레스는 엄청난 속도로 미처 피하지 못한 암살자들을 먼저 덮쳤다. 약 10여 명의 암살자들이 브레스에 정통으로 맞았고 그들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한 줌의 액체로 변해버렸다. 무기와 갑옷이 육신보다 느리게 녹았지만 그래봤자 녹는데 몇 초 차이가 날 뿐이었다.
그것을 본 듀로크는 준비하던 공격마법의 마나를 모두 방어마법으로 변환시켜서 사용했다.
"앱솔루트 실드!"
듀로크는 제일 강한 방어마법인 8서클 앱솔루트 실드를 펼쳤다. 하지만 드래곤의 브레스를 버티지 못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서 듀로크는 실드를 몇 중첩에 걸쳐서 사용했다.
"내 뒤로 와!!"
듀로크의 말을 들은 이들이 듀로크의 뒤로 모였다.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이들과 듀로크와 멀리 있던 이들이 보였고 그런 이들은 벨리온과 나르샤의 뒤로 피했다. 그리고 이어서 브레스가 강타했다.
"크윽!"
"장,장난 아니네."
"뿌득!"
듀로크는 실드에 느껴지는 압박감에 신음을 내뱉었다. 듀로크가 그 정도인데 벨리온과 나르샤가 느끼는 충격은 더할 것이었다. 벨리온은 여유로운 척을 하고 있었지만 이마에 식은땀이 계속 흐르는 것이 그가 얼마나 버거워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르샤도 앱솔루트 실드로 막았지만 그녀는 듀로크처럼 몇 중으로 겹칠 여력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의 실드는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것처럼 금이 가 있었고 위태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르샤는 그 실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이빨을 꽉 물고 입술을 씹을 정도로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결국 벨리온은 자신의 뒤에 있는 암살자들이 보든 말든 몸에서 검은 기운을 뿜어내어서 실드를 감쌌고 나르샤도 물과 불의 정령까지 꺼내서 방어에 집중했다. 하지만 카르티네의 브레스는 끝이 없는 것처럼 계속 쏘고 있었다.
【끈질기구나. 어디 누가 오래 버티나 보자.】
원래 음식점이었던 집은 녹아서 사라진지 오래였고 주변의 땅은 검은색을 띠며 죽은 땅으로 변해버렸다. 이 와중에도 브레스의 남은 독 기운이 주변에 뻗어나가며 많은 이들을 중독시키거나 도망치게 만들고 있었다.
"듀,듀로크! 더,더 이상은 무리다!"
"우,우웨엑!!"
벨리온은 안간힘을 내며 말을 내뱉었고 나르샤는 과도한 마나 사용에 피를 입에서 게어내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들은 뒤에 있는 암살자들 때문에 정신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 듀로크는 이렇게 가다가는 전멸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쉐이드!"
"얘기해라."
듀로크의 보호를 받으며 아무것도 못 하는 것에 분해하던 쉐이드는 듀로크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했다.
"나를 믿나?"
"믿지 못한다고 하면 안 되는 분위기군. 믿는다."
"그럼 지금 너에게 브레스에 잠깐 버틸 수 있는 실드를 걸 거야. 그리고 실드에 너만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구멍을 만들 거고."
"그 구멍을 통해서 나가서 드래곤에게 한 방 먹이라는 거겠군."
"그래. 저 드래곤의 비늘을 뚫을려면 최소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는 자여야해. 여기서 그걸 할 수 있는 녀석은 나까지 포함해서 4명이야. 그런데 3명은 이렇게 실드로 버티고 있으니 너밖에 없어."
"충분하다. 빨리 걸어. 시간이 없잖아?"
듀로크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쉐이드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받아들이니 부탁하는 내 입장이 우습게 되잖아?"
"후훗. 나는 고독이라는 벌레를 먹었으니 좋지 않게 보이면 안 돼서 말이지."
듀로크는 쉐이드에게 실드를 걸고 기다란 장검을 건네준 다음에 쉐이드만 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었다. 그리고 쉐이드는 그 순간 구멍을 통해서 나갔고 그사이에 듀로크가 실드를 닫으면서 얘기했다.
"사실은 고독이란거 뻥이야."
쉐이드는 브레스가 정면으로 오는데도 몸을 날리며 앞으로 돌진했고 그러면서 얘기했다.
"미안하지만 한참 전에 눈치챘다."
【언제까지 내 브레스를 버티나 보자.】
카르티네는 자신의 브레스를 방어하면서 버티고 있는 이들을 보며 얘기했다. 브레스는 엄청난 마나를 소비하지만 드래곤은 남아도는게 마나였고 이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이었다. 방어만 하다가 버티지 못하고 브레스를 맞아서 다 녹아서 없어지는 모습. 그런 광경이 멀지 않아 보였다.
브레스에도 딱 하나의 약점이 있었다. 바로 브레스를 뿜는 동안 드래곤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방비 상태인 카르티네를 공격할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브레스의 사정거리 내에 있었고 밖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비늘에 상처 하나 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카르티네는 브레스를 계속 뿜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지간히 잘 버티는군. 그것도 멀지 않았지만.】
듀로크는 몰라도 다른 2명의 실드가 점점 약해지는 것을 카르티네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마냥 카르티네의 방심은 한 명의 인물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하였고 동시에 상황을 급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응? 뭔가...】
카르티네는 브레스를 계속 뿜어내는 와중에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브레스를 뚫고 나온 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뭐야?!】
"도마뱀 녀석. 그동안 즐거웠지?"
브레스를 뚫고 나온 인물, 쉐이드의 모습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옷은 독에 녹아서 사라진지 오래였고 몸에 많은 부분이 검게 변한 것이 중독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듀로크가 실드를 쳐줬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스에 생각보다 빨리 깨졌고 이내 쉐이드 자신의 마나로 버티면서 뚫고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쉐이드는 미소를 지으며 듀로크에게 빌린 긴 장검을 옆구리에서 꺼내들었다. 이어서 쉐이드는 장검으로 카르티네의 턱 밑을 찔렀고 오러에 둘러싸인 장검은 카르티네의 비늘을 뚫고 입속까지 들어갔다.
【크아아아악!!】
턱을 뚫고 들어온 장검에 엄청난 통증을 느낀 카르티네는 비명을 질렀고 그제서야 브레스가 멈췄다. 브레스가 멈추자 그제서야 벨리온과 나르샤는 실드를 풀었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듀로크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실드를 푼 후에 공격마법을 시전하였다.
"헬파이어!"
지옥의 불길을 상기시키는듯한 헬파이어가 카르티네를 향해 날아갔다. 아직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카르티네는 다가오는 헬파이어를 뒤늦게 알아차렸고 이내 실드를 사용했지만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콰콰쾅!!
【크아아악!!】
헬파이어가 실드를 부수고 들어오면서 카르티네의 비늘을 강타했다. 실드와 부딪히면서 약화되었는데도 드래곤의 비늘을 뚫고 타격을 줄 정도로 헬파이어의 위력은 대단했다. 헬파이어에 맞은 카르티네의 몸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그 틈을 통해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퍼,퍼펙트 힐!】
하지만 드래곤답게 9서클 치유마법을 무영창으로 시전하여 빠르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카르티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리커버리!"
듀로크가 7서클 치유마법 리커버리를 대규모로 사용하면서 주변에 빛이 생기면서 암살자들과 나르샤, 쉐이드, 벨리온의 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중독되어 있던 몸이 치료되고 상태가 심각했던 나르샤와 벨리온도 이내 원래대로 돌아가며 쉐이드도 검게 변했던 살색이 원상태로 돌아갔다.
카르티네는 자신과 비슷할 정도로 빠른 영창을 하는 듀로크를 보고 분개했다.
【그건 베아트리스의 힘이다! 네 것이 아니란 말이다!!】
"흥! 미안하지만 내 것이 된 지 오래다!"
카르티네는 자신을 중심으로 광범위 블리자드를 펼쳤다. 브레스에 녹아서 주변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던 땅이 블리자드에 얼어버렸다. 블리자드를 버틸 수 없는 암살자들은 빠르게 뒤로 후퇴했고 그에 맞설 수 있는 4명은 카르티네를 향해 달려들었다.
"내가 실드를 걸어주겠다! 도마뱀을 공격해!"
듀로크는 쉐이드, 나르샤, 벨리온에게 블리자드 마법에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실드를 걸어주며 얘기했다. 원래 다른 몸에 실드를 걸어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엄청난 마나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정신력과 컨트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자신의 몸이 아니고 다른 몸에 거는 것이기에 그들의 움직임에 맞혀서 마나를 움직여야 했다.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는 오히려 실드가 움직이는데 걸리적거리게 되서 부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 듀로크가 지금 실드를 걸어주는 이들은 모두 초인이었다. 범인과 차원이 다른 움직임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에게 실드를 걸어주는 것은 한차원 더 높은 단계였다. 하지만 그런 것을 여유롭게 해내는 인물이 바로 듀로크였다.
"하앗!"
"이 도마뱀 자식아!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냐?!"
"드래곤을 사냥하는 것은 오랜만이지!"
블리자드 마법에도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는 덕분에 3명은 마음껏 카르티네에게 다가가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쉐이드는 장검에 오러를 실어서 카르티네의 머리를 향해 올라갔고 나르샤는 마법과 정령을 사용하며 카르티네의 왼쪽을, 벨리온은 검은 연기로 만든 칼날로 카르티네의 오른쪽을 맡아서 공격했다.
카르티네는 3명이 오는 것을 보고 한치의 주저도 없이 마법을 시전했다.
【죽어라! 하찮은 존재들이여!】
카르티네의 머리 위에 헬파이어 3개가 생성돼서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듀로크가 아니였다.
"누구 맘대로?! 하이 디스펠!"
하이 디스펠은 8서클 마법까지 해제할 수 있는 마법이었다. 드래곤의 9서클 마법 헬파이어는 평범한 헬파이어보다 훨씬 고차원의 마법이어서 듀로크의 디스펠 마법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헬파이어의 위력을 줄이고 방해하는데 충분한 효과를 발휘했고 그렇게 약해진 헬파이어에 당할 3명이 아니였다.
쉐이드는 장검으로, 벨리온은 검은 검으로 헬파이어를 양단했고 나르샤는 물의 정령으로 상쇄시켰다.
【말,말도 안 돼! 크아아악!!】
카르티네는 너무나 쉽게 자신의 공격을 없애버리는 4인에게 놀라서 어이없어했고 그사이에 3명의 공격이 들어왔다. 쉐이드는 장검으로 드래곤의 코를 찔렀고 나르샤는 불의 정령으로 비늘을 태워버리고 벨리온은 검은색의 검으로 카르티네의 살갗을 찢어버렸다. 3군데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통증에 카르티네는 비명을 질렀고 이내 또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 스톰!】
"하이 디스펠!"
카르티네를 중심으로 극한의 온도를 풍기는 불의 회오리 십여 개가 생성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듀로크가 해제 마법을 사용하면서 불의 회오리는 순식간에 약화되었다. 그렇게 약해진 불의 회오리는 3명에게 타격을 줄 수 없어고 또다시 카르티네의 몸에 상처가 늘어만갔다.
이 방법은 드래곤을 상대하는데 정석의 조합이라 할 수 있었다. 원래 드래곤을 사냥할 때의 최적인 조합은 마법사와 소드마스터이다. 마법사가 드래곤의 마법을 방해하면서 소드마스터의 보조를 하고 소드마스터들이 그사이에 드래곤들을 공격하여 상대한다. 하지만 이런 조합도 고룡급에는 통하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고룡급의 마법은 마법사들이 방해한다고 해도 통하지 않는 수준일 뿐더러 소드마스터들도 가볍게 상대할 정도로 그들의 무력은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룡급인 카르티네가 지금 왜 이렇게 밀리느냐 하면 단연코 듀로크 때문이었다. 듀로크의 마법은 고룡급인 카르티네보다 높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떨어진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그만큼 베아트리스의 힘을 받은 듀로크의 힘은 막대했고 그가 펼치는 디스펠은 어떤 마법사보다도 카르티네의 마법에 치명적이었다. 그렇기에 카르티네는 결국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취했다.
『용언 마법 : 파워 오브 킬!』
"커억!"
"듀로크!"
용언 마법에 듀로크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괴로워했다. 파워 오브 킬. 시전자보다 정신력이 떨어지는 자를 즉사시키는 용언 마법이다. 평범한 드래곤들도 사용하지 못하고 고룡 급만이 가능한 사기스러운 용언 마법. 카르티네도 용언 마법을 사용하면 자신에게 한동안 제재가 가해지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즉사시킬 수 있으니 사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으윽..머,머리가..."
【버,버텼다고?! 내,내 용언 마법을?!】
아직도 괴로워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죽지 않은 것이 확실했다. 그것은 드래곤의 정신력보다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무리 베아트리스의 힘을 얻었다고 해도 일개 마법사 주제에! 내 용언 마법을 버티다니! 대체 네 정체가 뭐냐?!】
카르티네가 괴성을 질렀고 모든 시선이 듀로크를 향해 모였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언제 쓰러질지 몰라 보이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듀로크는 힘겹게 일어서서 얘기했다.
"나,나는 듀로크...네,네 말대로 일,일개 마법사에...불과하다. 하,하지만 그 일,일개 마법사가 너를 쓰러트릴 것이다!"
【웃기지 마라!】
퍼억!
"커억!"
카르티네가 꼬리로 듀로크를 강타했다. 엄청난 거구의 몸체가 휘두른 꼬리에 듀로크는 충격에 마치 홈런을 맞은 야구공처럼 날아가 버렸다. 듀로크의 몸이 몇십 미터 밖으로 날아가면서 드래곤의 출현에 도망치던 사람들이 그를 보며 놀라워했다.
"뭐,뭐야?!"
"누군가 날아왔어?"
"어, 저 복장은 설마 듀로크님?"
"우웨엑!"
듀로크는 받은 충격에 피를 게어내었고 날아간 듀로크를 쫓아서 온 나르샤가 그를 옆에서 일어나는 것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때 나르샤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게 된다.
"듀,듀로크!"
"크윽...왜?"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료 마법을 사용하던 듀로크는 나르샤의 심각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너,너 가,가면이!"
"뭐?"
나르샤의 말에 듀로크는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아까 받은 충격 때문인지 가면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고 자신의 얼굴을 가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관측했다.
"오,오크?!"
"왜,왜 오크가 여기에?"
듀로크는 빠르게 마법 배낭에서 여유분의 무표정 가면을 꺼내서 얼굴에 착용하였다. 그리고 꼬리에 맞은 충격은 치료 마법으로 모두 치료했지만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며 식은땀이 계속 흐르는 것이 정신적 데미지는 치료가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가,가자."
"너, 괜찮아? 이들은 그냥 두어도 돼?"
나르샤는 듀로크의 얼굴을 본 주위의 사람들을 보며 얘기했다.
"괜,괜찮아. 어차피 슬슬 밝힐 생각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것은 좋은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어."
"기회?"
듀로크는 엄청난 두통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을 향해 얘기했다.
"지금 흉악한 블랙 드래곤이 나타나서 우리가 막고 있으니 라미츠의 주민들은 모두 왕성으로 피난하라고 얘기해주십쇼. 여긴 저희가 막겠습니다."
"알,알겠습니다. 조,조심하십쇼."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듀로크는 멍하니 쳐다보는 주민들을 향해 얘기한 후에 카르티네를 향해 다시 날아갔다. 그리고 그 옆을 나르샤가 따라왔고 도착하니 카르티네를 상대로 벨리온과 쉐이드가 힘겹게 상대하는 중이었다.
"카르티네! 끝을 보자!"
【질긴 녀석! 아직도 살아있었냐!!】
듀로크는 자신의 특기인 압축한 파이어볼을 만들어서 카르티네를 향해 날려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카르티네가 등 뒤에 붙어있는 커다란 날개를 펼쳐서 휘둘렀다. 거대한 날개가 움직이면서 엄청난 바람을 일으켰고 이내 4명은 날아가지 않으려고 방어자세를 취했다.
헌데 그 순간 거구의 카르티네가 그 바람을 사용해서 공중으로 올라갔고 그 모습을 본 듀로크는 아차하는 심정이었다. 왜냐하면 공중으로 올라가 버리면 손쓸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법이 닿지 않는 거리까지 올라가면 공격할 수단이 없었고 그렇다고 플라이 마법으로 올라가면 카르티네가 디스펠을 거는 순간 모두 죽는 목숨이었다. 그렇기에 카르티네가 상공으로 올라가서 날개로 유지하면서 계속 마법을 쏟아붓는다면 어떻게 될지 뻔했다. 그리고 그것이 카르티네가 노리는 바였다.
"막아! 날지 못하게 해!"
듀로크가 성급하게 소리치면서 3명이 빠르게 카르티네를 향해 공격했지만 그 공격들은 모두 무산되고 카르티네는 빠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 광경을 듀로크는 절망적인 시선으로 쳐다보았고 카르티네는 그 시선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희들은 이제 살아있는 실험체로 사용해주마! 어디 내 마법에 얼마나 버티는지 궁금하구나! 푸하하핫!!】
카르티네는 더 상공으로 올라가서 마법을 쉼 없이 뿜어내려고 했고 듀로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미안하지만 다시 내려가라."
【뭣?! 크아아아악!!】
자신의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카르티네는 경악하다가 이내 화끈한 통증이 날개에 느껴졌다. 통증과 함께 찢어진 날개에 의해서 거구의 드래곤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쿠쿠쿵!!
카르티네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주위에 충격과 함께 먼지를 일으켰다. 모두 무슨 일이 벌어진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드래곤의 등 위에 안착하며 나타난 인물이 있었다.
"너?!"
"네가 어떻게 여기에?!"
인물은 커다란 바스타스 소드를 어깨에 메며 얘기했다.
"나도 이 녀석을 찾고 있었거든. 이렇게 한 방 먹이기 위해서."
인물의 정체는 바로 메스였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드래곤의 등을 밟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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