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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79화 (179/360)

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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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20)

제일 앞에 있던 사냥꾼의 검과 마검이 부딪혔다. 그러자 놀랍게도 마검이 사냥꾼의 검을 가볍게 자르고 그의 복부를 찔렀다.

"커억!"

그것을 본 옆에 있던 사냥꾼이 그를 뒤로 걷어차면서 마검을 복부에서 빼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한 이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붙어서 그에게 치유마법을 걸었다.

"뭐,뭐야?"

"치유마법이 통하지 않아?"

치유마법을 쓰는데도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 광경을 보고 그들은 경악했다. 거기다 상처에는 검은 기운이 남아있어서 상처 부분을 썩게 하고 있었다. 치유마법을 최대로 펼쳐서 상처가 썩는 것을 막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게 무슨 기운이길래 이렇게 지독하단 말인가?!"

"어이, 정신 차려!"

마검에 찔린 사냥꾼은 상처가 닫히지 않자 계속 피를 쏟았고 의식을 유지하지 못한 채 기절했다. 하지만 그때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쓰러져 있던 사냥꾼이 벌떡 일어섰다.

"어, 너 괜찮아?"

"정,정신이..."

"뭐?"

"누,누구야? 대,대체 내 머릿속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으아아악!!"

피를 뚝뚝 흘리는데도 사냥꾼은 배보다 머리가 아픈 것처럼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그 행동도 오래가지 않고 갑자기 조용해지며 손을 내렸다.

"야! 갑자기 왜 그래?"

이상한 행동을 하는 동료 사냥꾼의 어깨를 잡으며 시선을 마주쳤다. 그런데 그의 눈빛이 좀 전과 현저히 달랐다. 완전히 빨갛게 변한 눈, 풀려있는 동공. 본능적으로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푸욱!

"너,너?"

빨갛게 변한 눈의 사냥꾼은 동료의 검을 뽑아내서 그의 배를 찔렀다. 그럴 거라고 상상조차 못 했던 동료 사냥꾼은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지면서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대,대체...왜?"

그의 궁금증을 채워주기도 전에 부상당했던 사냥꾼은 그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옆에 있는 사냥꾼들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뭐,뭐야?!"

"이 자식 미친 거냐?!"

갑자기 이상 행동을 하는 사냥꾼에게 많은 사냥꾼들이 무기를 휘둘러서 그를 제거했다. 하지만 그런 이상 행동이 카르티네와 상대할 때 마검에 부상당한 이들에게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설마 검에 상처를 입어도 지배를 당하는 건가?!"

"말도 안 돼! 완전히 사기잖아!"

그들의 예상대로 마검에 상처를 입은 자는 마검에 지배되어 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카르티네가 노리는 것이었다. 카르티네는 사냥꾼들을 마검으로 한 번에 두 동강 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죽이지 않고 부상을 만들어서 마검에 지배시키게 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인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부상당한 녀석들은 치료하지 말고 죽여! 그리고 동시에 친다!"

경험이 많아 보이는 사냥꾼이 명령하면서 조금 움직임이 체계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 순간 카르티네의 움직임도 변화했다. 마검을 검집에 넣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수십 명의 사냥꾼들을 보며 검을 뽑았다.

"일섬."

한순간의 번쩍임과 함께 검압이 사냥꾼들을 향해 들이닥쳤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그들의 몸은 이등분이 되어 쓰러졌다.

"으아아아악!!"

"괴,괴물이야!"

검을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수십 명이 한 번에 죽은 것을 본 사냥꾼들은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카르티네는 마검을 사용하니 전보다 훨씬 위력이 강해진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좋군."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그것보다 도망치는 녀석들은 가만히 놔둘 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이어서 도망치는 사냥꾼들까지 일방적으로 학살한 후에 카르티네와 맥은 처참한 시체들을 남기고 로이트를 떠났다. 그리고 그들의 다음 목표점은 노티카였는데 그곳을 목표로 하는 다른 일행도 있었으니 바로 크리드였다.

"게덴은 요새 어때?"

[그냥저냥 평범해. 어느 정도 정리는 했으니까.]

"그런데 우리 언제 결혼식을 할까?"

[결혼식을 꼭 해야 해?]

"남자인 내가 이렇게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원래 여자들은 그런 것에 로망을 가지고 있지 않나?"

[나한테 그런 것을 바라면 안 되지.]

"하긴. 하지만 결혼식을 안 한다고 해도 부부가 이렇게 따로 별거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게? 나는 게덴의 여왕이고 너는 나이트의 기사단장이잖아.]

"텔레포트 진을 만들어서 왔다 갔다 하는 방법은?"

[그러다 누가 사용하면 적진에 곧바로 침투하는 꼴인데?]

"그러네. 무슨 방법이 있나 생각해봐야겠군. 너도 생각해봐."

[알겠어.]

메스는 베로나와 수정구슬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결혼하는 것을 전제로 사귀기 시작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위와 거리를 생각했을 때 아직 같이 살기에는 힘든 여건이 많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정기적으로 수정구슬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똑똑.

[누가 왔나 본데?]

"그런가 보군.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다음에는 좋은 방법을 꼭 생각해내겠어. 나도 언제까지는 혼자서 살 수는 없잖아?"

[기대할게.]

메스는 대화를 끝내고 문을 향해 얘기했다.

"들어와라."

문을 열자 한 명의 기사가 들어왔고 예를 갖춘 후에 품속에서 하나의 편지를 꺼내서 메스에게 넘겨주었다.

"메스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편지? 누구한테서지?"

"그게...레이트님한테서 입니다."

"스승님이라고?!"

레이트라는 말에 메스는 깜짝 놀라워하며 편지를 기사에게서 빼앗았다. 그렇게 놀라는 이유는 레이트와 타노스는 메스와 크리드에게 자리를 넘겨준 후에 돌연히 모습을 감추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소식 한번 들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편지가 날라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수고했다. 이만 가보도록."

"예!"

기사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닫고 나갔고 메스는 편지를 뜯기 전에 겉을 살펴보았다. 편지의 납봉방식이나 이름이 적혀져 있는 글자를 통해서 레이트라는 것을 메스는 알 수 있었다.

"진짜로 스승님이군. 수십 년 동안 소식이 없던 스승님이 왜 갑자기 편지를 보냈을까?"

기대감보다 오히려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낀 메스는 편지를 뜯어서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분 동안 편지에 적혀진 글을 집중해서 읽은 메스는 일어나서 빠르게 움직였다.

그가 빠르게 달려간 곳은 바로 어전. 아무드 국왕을 향해서였다.

"지금 전하는 안에 계시는가?!"

"메,메스님?"

빠르게 달려오는 메스를 보고 어전을 지키는 경비병은 놀라워하며 말을 더듬었다.

"한시가 급하다!"

"예,예! 계십니다."

"그럼 실례하지."

평소에는 경비병이 아무드 국왕에게 누가 들어간다고 얘기한 후에 국왕의 허락이 떨어지면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그런 예를 취할 시간이 메스에게는 없었다.

벌컥.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메스를 본 아무드 국왕과 실로스 후작은 조금 놀라워했다.

"응? 스승님. 왜 그렇게 다급해 보이십니까?"

"전하. 한시가 급하여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조금 전에 제 스승님한테서 편지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스승님의 스승님이라면...레이트님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소식이 일절 없었던 그분이 갑자기 대체 왜?"

"현재 스승님은 마레스의 투기장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투기장에 스승님과 대치할 정도로 강한 인물이 나타났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레이트님과 대치할 정도라니 놀랍군요. 그런데 그것이 왜?"

"그 자의 이름이 르티네라고 합니다."

"예?"

"설마 그 크리드가 쫓아간 인물 맞습니까?"

"예."

"이런...이럴 때가 아니군요. 당장 크리드를 재소환하는 연락을 넣어야겠습니다. 레이트님과 대적할 정도라면 아무리 크리드라도 힘듭니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당장 크리드에게 연락을 취해야겠다고 일어나려고 하던 아무드 국왕은 메스의 말에 행동이 멈추었다.

"무슨 말입니까?"

"스승님의 말로는 그녀가 드래곤일 것 같다고 합니다."

"드,드래곤?!"

"드래곤 말입니까?"

드래곤이라는 말에 아무드와 실로스 후작이 소리를 지르며 경악했다.

"착,착각일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하는 도중 멈췄다는 것을 봐서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드래곤이 수도를 향해 오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듀로크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랍니다."

"듀로크의 행방 말입니까? 왜 그의 행방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걸립니다."

"예?"

"단순히 그의 행방을 궁금하여 수도로 오는 것이라면 가르쳐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드래곤인 그녀가 과연 듀로크를 만나는 것이 목표일까요?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까 봐 두렵습니다."

"그렇군요."

"저희 나이트를 도와준 듀로크가 아니였으면 저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가르쳐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게덴과의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어준 인물이고 저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동료입니다. 그런데 나이트도 제게 어떠한 것보다도 소중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결심했습니다."

"예?"

"제가 직접 드래곤을 상대하겠다고."

"안 됩니다!"

"아무리 스승님이라도 저는 용납하지 못하겠습니다."

메스의 말에 실로스 후작과 아무드 국왕이 반대했다.

"전하!"

"스승님. 스승님 혼자 상대하는 것보다 저희 나이트의 정예들만 모아서 상대하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명입니다. 스승님 혼자서는 절대로 보낼 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크리드 건은 제가 최대한 빠른 연락수단을 구해서 귀환시키겠습니다. 스승님께서는 드래곤을 상대할 정예들을 뽑는 임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메스는 어쩔 수 없이 아무드 국왕의 말을 듣기로 하고 방을 나갔다. 그리고 아무드는 메스가 사라진 것을 느끼고 실로스 후작에게 얘기했다.

"제일 빠른 연락수단이 어떤 것이죠?"

"크리드는 지금 노티카에 도착했을 겁니다. 노티카에 나가 있는 파견대에게 연락을 취해서 크리드에게 전달해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이렇게 전해주십쇼."

"그럼 받아 적겠습니다."

실로스 후작은 펜과 종이를 꺼내서 아무드 국왕의 말을 적기 위해 준비했다.

"르티네는 드래곤으로 판명되니 싸우지 말고 시급히 귀환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말을 전하도록 해라. 듀로크는 현재 라이언 왕성에 있다고."

"...전하?"

받아 적던 실로스 후작은 아무드를 바라보았다. 아무드는 그 시선에 쓴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제게 나이트는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이 일로 제가 어떤 욕을 먹든,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지든 상관없습니다. 나이트에만 피해가 없다면 말이죠."

"전하..."

실로스 후작은 아무드 국왕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드 국왕의 선택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것으로 기사도에 어긋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사의 국왕이라고 할 수 있는 아무드가 그렇게 얘기하니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죄송합니다...폐하."

"저한테 죄송할게 뭐가 있습니까? 다 제힘이 부족한 것 때문이죠."

실로스 후작은 이를 악물고 아무드에게 예를 갖춘 후에 연락을 취하려 방을 나섰다. 혼자 남은 아무드 국왕은 죄책감이 담긴 말로 얘기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이런 선택을 하는 저를 용서해주십쇼."

"이제 노티카인가?"

크리드를 비롯한 몇 명의 기사들은 노티카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건축되고 있는 성문의 경비병에게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는 호패를 보여줘서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경비병이 자신의 호패를 보고 갑자기 분주해지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일 있는가?"

"아. 죄송합니다. 왕성에서 크리드님에게 전달해달라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전언? 나에게?"

"예. 잠시 기다려주십쇼. 전언을 들은 마법사가 곧 올 것입니다."

"알겠다."

크리드는 자신에게 갑자기 전언을 날린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만 좋은 말이 아닐 거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 지나자 한 명의 마법사로 보이는 인물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고 있었다.

"크,크리드님 이,이십니까?"

"그렇다. 전언은?"

"여,여기에 적어두었습니다. 혼,혼자서만 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저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놀라서."

마법사는 말려져 있는 종이를 건네주었고 크리드는 같이 온 기사들이 보지 못하게 조금 떨어져서 열어보았다. 적혀져 있는 글은 길지 않았지만 크리드의 표정을 굳게 만드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게...사실인가?"

"예. 제 모든 것을 걸고 전언 그대로 적은 겁니다."

"...알겠다. 수고했다."

마법사는 고개를 수그리며 예를 갖춘 후에 사라졌고 크리드와 같이 온 기사들은 그제야 크리드의 옆에 가서 물어봤다.

"크리드님. 이제 저희는 어디로 가는 겁니까?"

"우린 노티카에서 르티네가 오는 것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녀에게 전할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전언이 온 것 같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와 르티네가 싸울 때는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해라. 생각보다 꽤 고든 싸움이 될 것 같으니까."

"예!"

기사들은 크리드의 말에 복종하며 크리드와 함께 노티카로 입성했다. 그러면서 크리드는 혼잣말로 얘기했다.

"저를 용서해주십쇼. 전하. 상대가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저의 결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기가 노티카?"

"그런 것 같아요.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잖아요."

카르티네와 맥은 로이트에서 며칠 이동하여 노티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노티카는 게덴과의 전쟁 때 받은 충격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것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성문을 새로 구축하고 금이 가 있거나 부서진 성벽을 다시 쌓고 있었다. 도시 내에도 손상된 건물이나 땅을 수많은 인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복구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차츰차츰 전쟁으로 인해 생긴 흔적들을 없애고 있었다.

"이 정도의 성벽이 부서질 정도면 상당히 많은 병력이 공격했었겠군."

"예. 10만의 병력이 불어닥쳤으니까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겠죠."

"우선 들어가 보도록 하지."

카르티네는 노티카에 입성하기 위해서 또 간단한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그 행동을 멈추었다.

"당신 르티네 맞지?"

"너는?"

경비병 옆에 서 있는 한 인물이 얘기했다. 그 인물은 불타오르는 듯한 빨간 머리에 그와 더불어 새빨간 갑옷을 입고 있는 남성이었다.

"내 이름은 크리드. 당신을 상대하러 온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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