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166화 (166/360)

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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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블랙 드래곤 카르티네(7)

"놀,놀랐습니다. 진짜로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내다니 믿기지가 않는군요."

"저는 그것보다 독을 정면으로 맞고도 멀쩡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독사 프레이의 독은 강력하기로 유명했거든요."

"아...지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프레이 투사가 즉사했다고 합니다. 이러면 르티네 투사를 상대하면 모두 죽는다는 기록은 깨지지 않고 이어지겠군요."

"제가 해설을 한 이래로 50위가 30위에 도전해서 한 번에 올라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설자들은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관중들도 웅성거리며 카르티네가 경기장에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투사들도 있었다.

"정말 놀랍군요. 30위인 프레이를 일방적으로 이기다니. 안 그렇습니까?"

그리즈는 두 명의 노인들을 향해 얘기했다. 그런데 그들의 표정이 굳어있는 것을 보고 그리즈는 당황해했다.

"왜 그러시죠?"

"그리즈. 너는 저 독을 정면으로 맞고 괜찮을 수 있나?"

"흐음...힘들겠죠. 아무리 마나로 감싼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대기를 통해서 독이 들어오면 막을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렇지.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일세. 독을 피하거나 상쇄시키지 않는 이상 저렇게 정면으로 맞으면 힘들지. 내부에 있는 마나로 독을 퍼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네."

그리즈는 그 와중에 마나로 독을 퍼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구나 하며 속으로 감탄했다.

"하지만 저 여자는 그런게 아니였다. 마나로 몸을 감싸는 것도 아니고 피부 그 자체로 독을 받았지. 그런데 피부가 녹기는커녕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지."

"그런경우 나는 두 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하네."

"킁. 나도 똑같은데."

"저만 빼고 얘기하지 말아 주실래요?"

두 노인이 자신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 그리즈가 얘기했다.

"첫 번째는 극강의 외공을 익힌 자라는 것이네. 독조차 통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자세나 움직임을 봐서 외공을 익힌 자도 아니네."

"그렇습니까?"

"외공뿐만 아니라 검도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이 옆에 있는 노인과 같은 신체능력과 마나를 갖고 싸운다고 한다면 저 여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노인을 이기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두 번째는 뭡니까?"

"두 번째는..."

"인간이 아닌 경우겠지."

"맞네."

"예?"

그리즈는 두 노인의 말을 듣고 놀라워했다.

"아무리 봐도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는데요?"

"세상에는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의 모습을 가진 이들이 많지. 뱀파이어, 늑대인간, 마족 등."

"설마...마족입니까?"

"흑발의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하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또 한 종족이 있다."

"뭡니까?"

""드래곤.""

두 노인이 동시에 얘기했다. 그리즈는 그 말을 듣고 목소리가 무의식적으로 커지다가 이내 빠르게 입을 닫았다.

"드,드래곤이요?! 읍...농담이지요?"

"농담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나는 저 여성이 마족 아니면 드래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네."

레이트의 말에 그리즈는 타노스를 바라보았지만 그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어떻게라니?"

"마족 혹은 드래곤이면 무슨 방안을 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 방안을 취해야 하지?"

"예?"

그리즈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어떤 정체든지 지금은 한 투사라네. 비열한 방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투사로서 싸우고 있지. 그런 그녀를 어떤 이유로 우리가 뭐라고 하는 건가?"

"어,어...그건...그녀는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까?"

"그것도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니지. 저 녀석이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피해를 줄 경우에는 나서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나설 필요가 있나?"

"그,그건..."

그리즈는 반박할 말을 찾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이건 이기적인 생각이네만...나는 저 여성과 한번 붙고 싶다네."

"예?!"

"호오? 똑같은 생각을 하는군. 역시 늙어도 성격은 변하지 않구만."

"타노스님도?!"

그리즈는 이 두 노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괴물들은 범인의 사고에서 한걸음 벗어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자네. 이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얘기하지 말게나."

"예? 왜죠?"

"마족이나 드래곤들은 유희를 들켰을 경우 본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을 들었네. 그들이 본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피해가 날 수밖에 없네."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지만 여기 있는 관중들은 필히 죽고도 남겠지. 아니, 드래곤이라면 이 도시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

"꿀꺽."

그리즈는 침을 삼키면서 상상으로 드래곤이 도시를 날려버리는 것을 상상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어서 오세요. 르티네 누나. 역시 이기셨네요."

"생각보다 너무 약해서 실망이였다."

"누나가 강해서 그런 거에요. 그렇죠? 세라 누나?"

"....."

"누나?"

"응? 어,어! 그렇네. 르티네님이 강하셔서 그런 거지."

세라는 멍하니 카르티네를 바라보다가 맥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프레이에게 질 거라고 생각했던 카르티네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기게 돼서 아직도 멍했다.

"내가 이제 도전할 수 있는 최대 랭킹이 몇 위지?"

"어...20위입니다."

"얘기하고 와라."

"곧바로 말입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20위에 대한 정보니 한번 보세요."

세라는 달려가면서도 종이 한장을 꺼내서 건네주었다. 카르티네는 관심 없다는 듯이 맥에게 넘겨주었고 맥은 종이에 적힌 글자를 보며 힘겹게 얘기했다.

"어...별명이 중검...이름이..트리탄? 투사 중에서 제일 큰 몸을 가지고 있고...그에 걸맞는 큰 철검으로 휘두른다...그의 완력과 무게만으로도 위협적인데...스피드도 소유하고 있다..라고 적혀져 있는 것 같아요."

"그래?"

카르티네는 별로 관심 없이 듣다가 조금 흥미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때 경기장의 해설자 목소리가 들려왔고 카르티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이어서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경기는 20위 중검 트리탄과 10위 강지체 시모스와의 대결입니다."

"어? 르티네 누나. 트리탄이란 사람의 경기가 시작한데요. 보고 가실 거에요?"

"그러도록 하지. 흥미가 생기는군."

"와아~ 그럼 먼저 가서 자리 잡고 있을게요."

맥은 신난 것처럼 뛰어갔고 그 뒤를 카르티네가 천천히 걸어가며 따라갔다. 그런데 카르티네가 관중석으로 갔을 때 맥이 어떤 아저씨들과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자리 있잖아요. 왜 앉으면 안 된다는 거죠?"

"꼬맹아. 여긴 우리가 선점했다고 몇 번을 말하냐?"

"좋은 말 할 때 가는게 좋을 거다? 우리가 좋은 성격을 가지진 않았거든."

카르티네는 인상이 험한 아저씨들에게 꿀리지 않고 얘기하는 맥의 옆에 다가가서 한마디 해주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재밌군."

"뭐? 당신은 뭐야? 이 꼬맹이와 한패인가?"

"그런데?"

"여긴 우리가 선점했다고. 어디서 주작질을...응? 왜 그래?"

뭐라고 더 몰아붙이려던 남성은 옆에서 자신의 옷을 붙잡는 동료를 보고 고개를 돌렸다.

"저,저 여자는 그,그 녀석이라고."

"누구?"

"좀 전에 봤잖아..단칼로 죽이는 것을."

동료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남성은 이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급격히 자세를 낮추며 얘기했다.

"죄,죄송합니다. 여기 앉으시죠! 저희는 다른데 가서 앉을 테니!"

그렇게 말한 남성은 동료들과 함께 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졌다.

"역시 르티테 누나에요!"

맥은 자리가 빈 것을 기뻐하듯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고 카르티네도 그 옆에 착석했다. 주변에 있는 관중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내 무시하고 경기의 진행을 지켜보기로 했다.

중검이란 별명을 가진 트리탄은 갈색 머리카락에 순수한 인상을 가진 30대의 남성이었다. 또, 2미터 50에 육박하는 신체를 가지고 있었고 200kg은 넘을 것으로 보이는 육중한 몸을 소유하고 있었다. 철검은 약 2미터의 크기를 가지고 그의 등 뒤에 매달려 있었다.

그런 반면에 강지체란 별명을 가진 시모스도 2미터에 육박하는 신체를 가졌지만 트리탄의 앞에서는 어린아이로 보였다. 시모스는 흰색의 머리카락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50대의 남성이었다. 시모스와 트리탄 둘 다 근육으로 가득 찬 우락부락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 힘 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다.

"자,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심판이 시작을 알리는 소리과 함께 관중들이 함성을 질렀고 트리탄이 등 뒤에 매고 있던 철검을 꺼내 들었다. 시모스는 그런 트리탄을 앞에 두고 주먹을 잡으며 자세를 취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카르티네는 의아해했다.

"무기 없이 싸우는 건가?"

"그는 외공의 대가로서 무기가 필요 없습니다."

"어? 세라 누나. 언제 오셨어요?"

어느새 세라가 다가와 있었고 그녀는 맥 옆에 앉았다.

"얘기하고 왔나?"

"예. 르티네님의 경기 다음에 바로 경기가 잡혀 있어서 빨리 끝났습니다."

"외공의 대가라고 했는데 무슨 말이지?"

"그의 몸은 수련을 거쳐서 단단한 철과 같은 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웬만한 칼도 그의 몸에 흔적도 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호오?"

외공을 익힌 자는 거의 보지 못했기에 재밌다고 생각하는 카르티네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경기장 내에서 트리탄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후웁!"

엄청난 거구를 가진 트리탄이 2미터의 철검을 위에서 내리찍었다. 그 거구의 힘과 철검의 무게가 합쳐지면서 엄청난 파괴력으로 다가왔다. 철검이 시모스가 있는 곳을 강타하면서 경기장의 바닥에 금이 가고 관중들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충격파가 다가왔다.

하지만 시모스는 두 팔로 그런 공격을 정면으로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멀쩡했다. 철검과 맞붙고 있는 시모스의 팔에 조금 긁힌 상처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될 것을 트리탄은 예상했던 모양인지 곧바로 다음 동작을 취했다.

"흐읍!"

이번에는 철검을 바닥에서 위로 크게 휘둘렀다. 철검이 지나간 바닥이 파이면서 흙덩어리가 같이 흩날렸고 철검이 시모스의 목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하지만 시모스는 왼쪽 팔로 철검을 막고 나머지 한쪽 팔로 트리탄을 공격했다. 철검의 위력을 팔로 막았음에도 시모스의 몸은 한 치도 밀리지 않았고 오른발이 있던 바닥에 크레이터가 생겼다.

그와 동시에 시모스의 오른쪽 주먹이 트리탄의 가슴에 살포시 부딪혔다. 트리탄의 육중한 공격에 비하면 파리가 툭 치고 지나가는 수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때 시모스가 왼쪽 발로 바닥을 치면서 가슴에 붙어있던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핫!"

"크어억!"

놀랍게도 2미터 50이 넘는 거구가 십여 미터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트리탄의 가슴 중앙에는 시모스의 주먹 자국이 박혀 있었고 피부가 검게 변한 것이 괴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트리탄은 가슴에 나 있는 상처와 자신의 상태를 보고 한 손을 들었다.

"항복하겠습니다."

"트리탄님 항복! 시모스님의 승리입니다!"

우와아아아!!

심판은 트리탄의 의사를 알아차리고 곧바로 경기를 종료시켰고 시모스와 트리탄은 악수를 하며 서로를 향해 칭찬을 했다. 이어서 경기가 끝나자 해설자들이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놀랍군요. 시모스 투사의 주먹으로 어떻게 저 거구를 날린 걸까요?"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시모스 선수는 외공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그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렇군요. 어? 지금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심판의 인터뷰에 의하면 발경이라고 하는군요."

"발경? 어떠한 원리죠?"

"몸에 받은 충격을 다른 곳으로 발산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트리탄 투사의 철검을 왼팔로 막고 그 충격량을 오른발로 보내서 몸에 받은 충격을 외부로 발산시켰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트리탄 투사의 거구를 날린 것도 그와 같은 원리란 겁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왼발로 바닥을 강타하면서 생긴 충격량을 몇 배로 증가시켜서 주먹을 내디뎠다고 합니다."

"허어. 시모스 투사가 그렇게 자세하게 가르쳐줘도 괜찮다고 합니까?"

"예. 상관없다고 합니다. 대단한 자신감입니다."

카르티네는 해설자의 말을 듣고 맥을 바라보았다.

"맥. 두 명의 움직임을 봤냐?"

"예. 트리탄님과 시모스님 둘 다 봤어요. 그런데 시모스님의 움직임은 조금 놀라웠어요."

"그래? 어떻게 보였지?"

"철검을 왼팔로 막는 순간 왼팔의 근육들이 아주 빠르고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미세한 움직임이 팔을 지나서 오른발까지 전해졌고 그 순간 바닥에 구멍이 생겼어요."

"호오?"

"트리탄님의 가슴에 손을 얹어두었을 때도 같아요. 왼발로 바닥을 찍는 순간 그 움직임이 발을 타고 몸을 거쳐서 손으로 이동했어요. 그리고 그 움직임이 사라지는 순간 트리탄님의 몸이 날아갔죠."

"자신의 의지대로 몸의 근육들을 세세하게 움직일 수 있으면서 몸을 매개체로 충격을 맘대로 전달할 수도 있다는 건가? 재밌겠어."

카르티네는 미소를 지으며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라."

"예."

"오늘 다른 경기에 10위 권에 드는 경기가 있나?"

"흐음...없습니다."

"쳇. 나는 가겠다. 맥, 너는?"

"저는 조금 보다가 갈게요."

"알겠다. 세라. 맥과 함께 있다가 경기가 끝나면 돌아가도록."

"알겠습니다. 그런데 르티네님은?"

"난 산책 좀 하고 오도록 하지."

카르티네는 그렇게 말하고 관중석에서 사라졌다. 세라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조금 불안감을 느꼈지만 이내 경기가 시작되면서 그 감정은 빠르게 사라졌다.

"제 철검을 정면으로 받고 이렇게 멀쩡한 분은 처음 봤습니다."

"완벽히 막은 것은 아니지. 피부에 이렇게 상처가 생겼으니까."

시모스의 팔에는 긁힌 것 같은 상처가 남아있었다.

"그 정도가 상처에 속합니까?"

"이래 봬도 내 피부에 상처를 준 사람은 지금까지 20명이 되지 않는다. 그중 한 명이 너지."

"하하. 이거 영광입니다."

"너야말로 괜찮은가? 가슴에 진심으로 주먹을 날렸는데."

"옛날부터 몸은 건강하기로 타고 났습니다. 조금 찌뿌드드한 것 빼고는 괜찮습니다."

트리탄은 자신의 주먹으로 가슴을 텅텅 쳤지만 그래도 표정이 움찔거리는 것을 숨길 수는 없었다. 시모스는 그런 허세를 부리는 트리탄에 웃음을 지었다.

시모스와 트리탄은 경기가 끝나고 입구를 통해서 돌아가는 중이었다. 보통 경기가 끝나고 같이 가는 경우는 없었는데 이 두 사람은 서로의 무력에 감탄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 상처 때문에 조금 쉬어야겠구만."

"이 정도면 하루만 지나도 완치됩니다."

"그럼 다행이군. 그런데 다음 상대가 결정되었나?"

"예. 그 소문의 신인입니다."

"독사를 죽인?"

"예."

시모스는 트리탄의 대답에 조금 놀라워했다.

"자네 다음 경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게나."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위험한 자라는 것은."

"하긴. 웬만큼 민감한 자라면 모두 느낄 수 있겠지. 항복할 생각은 없나?"

"시모스님은 그녀가 지목하면 항복할 겁니까?"

"아니. 죽더라도 항복은 할 수 없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사로 태어나서 무섭다고 뒤로 후퇴할 수는 없죠."

"하하. 좋은 대답이군."

시모스는 트리탄의 대답에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때 또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좋은 대답이네."

트리탄과 시모스는 자신들이 가려고 하던 길 앞에 누군가 한 명이 벽에 대고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구냐?"

"너희들이 얘기한 장본인이라고 할까?"

"설마...르티네?"

시모스의 말에 르티네라고 불리는 카르티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너희들의 경기를 잘 봤다. 흥미롭더군."

"그런가? 소문의 신인이 그런 말을 하니 고맙군."

"하지만 부족해."

카르티네의 말에 트리탄은 시모스를 한번 바라본 후에 얘기했다.

"뭐가 부족하다는 겁니까?"

"나를 즐겁게 해주는데 말이야."

카르티네는 그 말을 하면서 고개를 조금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트리탄은 등 뒤에 매고 있던 철검을 뽑았고 시모스는 주먹을 올려서 자세를 취했다. 그들이 그렇게 반응한 이유는 카르티네에게서 위험해 보이는 기운이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나도 모르게 너무 들떴나 보군. 경기 전에 이러면 안 되지."

이어서 그들이 착각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위험한 기운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리탄과 시모스는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었다.

"왜 찾아온 거지?"

"경기에 앞서서 도망치지 말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그건 내 쓸데없는 생각이었나 보네."

"....."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사리분별은 하는 편이니까. 그럼 경기 때 보자고."

카르티네는 그 말을 하고 뒤로 돌아서 걸어갔다. 하지만 몇 걸음 가다가 멈추고는 한마디 얘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 그리고 시모스 너도 기다리는게 좋을 거야."

"뭐?"

"트리탄을 눕히고 곧바로 너한테 도전할 예정이거든."

"...할 수 있으면 해보시지."

이어서 카르티네는 사라졌고 남은 두 명의 남성은 그제야 경계태세를 풀었다.

"...예상보다 더한 고된 싸움이 되겠군. 트리탄. 준비 단단히 하게나."

"예."

시모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에 식은땀이 난 것을 보고 트리탄에게 얘기했던 것을 다시금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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