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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57화 (157/360)

12장 전쟁 후 짧은 잔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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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전쟁 후 짧은 잔치(1)

"완전히 축제 분위기네."

"그러게. 뭐, 나이트의 입장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했으니까 충분히 이해할만하지."

듀로크와 나미래는 현재 나이트의 수도 클리스톰의 상공에서 날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왕성뿐만 아니라 거리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고 미소를 지으며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너는 여기로 와서 이런 축제에 참가해본 적 있어?"

"그러고 보니...의외로 여기서 오래 살았는데 축제에 참가해본 적은 없네."

"너 전생에 인도어파였지?"

"시끄러."

듀로크는 전생에 게임을 좋아하면서 인도어파였던 것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인도어파라고 볼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뭐, 이런 것도 나쁘지 않지.'

"슬슬 내려가자고. 왕성의 출입이 잦아드는 것을 봐서 대부분 들어간 모양이다."

"알겠어."

듀로크는 플라이 마법으로, 나미래는 등에 달려있는 날개를 펼쳐서 밑으로 내려갔다. 왕성에 출입하는 이들을 검사하며 통제하는 경비병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두 명을 보고 깜짝 놀라워하며 무기를 꺼내 들었다.

"당신들은 누구야?!"

"이번에 왕성에 초대된 듀로크와 나미래다."

"듀로크?...그 메테오의?!"

"진짜다. 똑같이 생겼어."

"그 소문의?"

듀로크의 말에 경비병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지나가던 사람들조차 시선을 그에게 집중했다.

"진짜 듀로크님이라면 초대장이 있으실 겁니다."

"초대장?"

"예. 왕성에 들어가려면 초대장이 필요합니다. 혹시 받지 못하셨는지요?"

"설마 안 가져왔어?"

"난 받은 기억이 없는데. 메스가 그냥 와달라고만 했지. 아니면 매트 왕자가 깜빡했나?"

"죄송하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힘듭니다."

"그럼 메스 좀 불러줘."

"알겠습니다. 하지만 메스님은 지금 바쁘셔서 조금 기다리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 하지만 이렇게 하면 빠르게 오겠지."

"예?"

듀로크가 의아해하는 경비병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지팡이를 바닥에 두었다. 그와 동시에 듀로크에게서 엄청난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아악!"

"뭐,뭐야? 갑자기 바람이?"

듀로크는 주변에 있는 민간인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위압감을 위로 조정하였다. 경비병들과 민간인들은 그저 갑자기 듀로크를 중심으로 부는 바람을 보고 신기해할 뿐이었다.

"저,저기 듀로크님? 뭐하시는 거죠?"

"조금만 기다려봐. 이제 올 거니까."

"예?"

듀로크의 말이 끝나고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인물이 있었다.

"누구야? 이런 마나를 풍기는게?!...듀로크 아냐?"

"...메스냐?"

"그럼 내가 아니고 누구야?"

"아니...네 모습이 너무나 어색해서."

"그렇게 어색해?"

메스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귀족의 예복을 입고 있었다. 항상 가죽옷을 입거나 갑옷을 착용하고 혹은 아예 옷을 입지 않는 메스였는데 저렇게 잘 갖추어진 옷을 입으니 매칭이 되지 않았다.

"뭐...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데?"

"푸하하핫! 그러면 베로나를 보면 못 알아보겠군."

"뭐? 설마 베로나도 입었어?"

"그래. 드레스 입었으니까. 역시 내가 점 찍어둔 여자에 맞는 모습이더군."

"꼭 한번 보고 싶구만."

"보게 될 거다. 그런데 왜 들어오지 않고 그런 마나를 뿜어내었지?"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들여보내 주지 않더군."

"뭐? 초대장?...아! 그러고 보니 초대장이 필요했었지."

"설마..네가 보내지 않은 거냐?"

"하하하. 깜빡했나 보군. 하여튼 들어오라고."

메스는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면서 듀로크와 나미래를 들여보냈다.

"이번 왕성에서 열리는 잔치에 맞는 옷을 주려고 하는데 사이즈가 어떻게 되지?"

"나는 됐어. 너도 알다시피 나는 인간이 아니잖아?"

"아...그렇군. 그럼 그쪽은?"

"저도..."

"너는 입어. 이런 기회 흔치 않잖아? 너는 나처럼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미래는 거절하려다가 듀로크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듀로크의 말처럼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하여 승낙하기로 했다.

"알았어. 어디서 갈아입죠?"

"흐음...이봐. 거기."

"예. 무슨 일이십니까? 메스님."

메스가 손을 들고 여자 시종에게 얘기하자 여자 시종은 빠르게 다가왔다.

"이 사람에게도 예복을 맞춰줘라. 단, 최상급으로 말이야."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쇼."

나미래는 여자 시종을 따라갔고 메스는 듀로크와 잔치를 여는 왕성의 내부 광장을 향해 이동했다.

"듀로크."

"응?"

"우리 국왕전하께서 너를 보고 싶어하시는데 괜찮나?"

"한번 얼굴 봐서 나쁠 거 없지."

"고맙군. 오늘 잔치에는 수많은 귀족들과 기사들이 있을 것이다. 너한테 흥미를 가지고 다가가는 이들도 있겠지. 하지만 너는 그저 지금 잔치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신경 쓸 필요 없다."

"알고 있어. 내가 그런 것도 못할 것 같아?"

"아니. 그냥 얘기했을 뿐이다."

메스와 듀로크가 얘기하는 사이에 어느새 광장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장 앞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병이 있었고 그는 메스를 보고 인사를 하며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고 보이는 광경은 듀로크의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은은한 노랫소리와 예복을 갖춘 남녀들이 식사를 하거나 술을 먹으면서 조용히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문을 열고 들어와서 가까운 이들의 시선이 메스와 듀로크에게 집중되었고 메스를 알아본 이들이 가까이 와서 인사했다.

"메스님. 어서 오십쇼."

"국왕전하께서는?"

"아직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분은?"

"아. 이 녀석? 듀로크라고 해."

"듀로크라고 하셨군요...듀로크? 그 설마..."

"맞아. 우리 나이트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듀로크라고 한다."

메스에게 인사를 한 귀족은 놀라운 표정을 짓다가 이내 한쪽 팔을 가슴에 대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영웅을 못 알아봐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희 나이트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듀로크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이가 한치의 주저도 없이 허리를 굽히며 감사를 표하는 것에 조금은 놀라워했다. 더구나 그의 말에서 진심으로 고마워한다는 것이 느껴져왔다.

'나이트의 무서움이 여기서 보이는군. 진정한 기사도.'

이번에 게덴과의 싸움에서는 휘둘리다 보니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후에 더욱 커다란 전쟁을 할 때 나이트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그렇기에 듀로크는 미리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아니다. 서로 간의 공정한 거래를 통해서 도와줬을 뿐이였으니 그렇게 감사할 이유는 없어."

"그래도 결과적으로 저희 나이트를 구해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크하하하! 그렇지? 이 녀석은 바쁜 녀석이니까 내가 데려갈게."

"알겠습니다. 부디 이 잔치를 즐겨주십쇼."

메스는 듀로크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주변의 많은 귀족들과 기사들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듀로크래."

"저 사람이 그?"

"그 메테오의?"

"얘기를 걸어볼까?"

"푸하하하! 역시 인기스타로군."

"말이 안 나올리는 없겠지. 라이언 왕국에서도 얼마나 말이 많았는데 현지인 이곳이 조용하겠어?"

"맞는 말이군. 저기 보이나?"

듀로크는 메스가 가리킨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많은 귀족들이 한 여성을 향해 얘기하고 있었다. 여성은 쭉 들어갈 때는 들어갔고 나올 때는 나온 육감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드레스까지 입어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상당한 몸매군."

"자세히 보라고."

메스의 말에 듀로크는 그 여성의 하체부터 쳐다보았다. 육감적인 몸매에 비해서 팔과 다리에 적절히 단련된 근육들이 붙어있었고 잔상처들이 많았다. 그리고 얼굴에는 수인족을 말해주는 짐승의 귀가 붙어있었고...

'수인족...설마?'

듀로크는 설마 싶어서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고 그 여성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설,설마...베로나야?"

"크하하하! 가면 밖으로도 네가 당황하는 것이 느껴지는군."

"당연하지. 완전히 못 알아볼 정도로 모습이 바뀌었는걸?"

항상 가죽 옷을 입고 외견에 신경 쓰지 않던 베로나가 저렇게 드레스를 입고 보석 같은 액세서리까지 치장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치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공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푸하하하! 원재료가 좋으니 조금만 가공하면 빛날 수밖에. 나는 처음부터 본 모습을 알고 있었지."

"여자 보는 눈은 확실히 내가 없군."

"하나라도 너에게 이긴 건가?"

메스는 듀로크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었고 듀로크는 피식 쓴웃음을 지었다.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어느새 베로나가 다가와서 얘기했다. 듀로크는 가까이서 보니 멀리서 보던 것보다 더 미모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네 얘기 좀 했지. 듀로크가 너인 줄도 모를 정도로 달라 보인다고 하더군."

"나도 이런 옷은 불편해서 못 입는다고. 그나마 오늘 같은 날이니까 입는 거지."

"게덴의 여왕폐하께서 그런 옷을 불편해하면 평소에 뭐를 입고 있나?"

"평소와 똑같지."

"가죽옷?"

"응."

"...한나라의 국왕이 가죽옷을 입고 있으면 아주 좋아하겠다."

"그래서 얼마나 잔소리가 많은지. 포마스의 찌끄러기들을 처리한 건 좋았는데 이런 단점이 있을 줄은 몰랐네."

"그 말을 들어보니 게덴은 얼추 안정화 되고 있나 보군."

"응. 포마스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런가?"

"제길. 그 녀석은 내가 죽여야 하는데. 아쉽군."

메스는 살기를 품어내며 얘기했다.

"지금도 그 녀석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 조사 중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런데 듀로크. 그 나미래라는 여자는 오지 않은 거야?"

"왔어. 지금 드레스를 입으러 갔으니까 조금 있으면 오겠지."

"저기 오는군. 그녀도 꽤 괜찮은데? 베로나만큼은 아니지만."

"시끄러."

메스의 말에 베로나는 살짝 얼굴이 붉어지면서 고개를 돌렸다. 듀로크는 그런 둘의 반응에 피식 웃은 후에 다가오는 나미래를 바라보았다. 나미래는 베로나만큼 육감적인 몸매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느껴지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왔다.

"어울리는데?"

"그래? 이런 옷을 입어본 것은 처음이여서 어색한 느낌이야."

"나미래 양. 괜찮아 보이는데?"

"감사합니다. 메스님."

"전하께 나미래 양의 활약도 얘기했다. 전하께서 듀로크 뿐만 아니라 나미래 양도 보고 싶어 하더군."

"영광이군요. 그런데 베로나님은 엄청 예쁘시네요. 제가 옆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요?"

"무슨 그런 말을? 그리고 그냥 님으로 부르지 말고 베로나 언니라고 해."

"메스. 베로나가 몇 살이라고 했지?"

"81살이라고 했어."

"나미래는 아마 20대 일텐데. 언니라고 하기에는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확실히 그렇지?"

"다 들린다. 이 녀석들아!"

듀로크와 메스가 조용히 귓속말로 얘기했지만 초인의 귀에 들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나미래는 그들의 모습에 웃고 베로나에게 얘기했다.

"그래도 이렇게 젊게 보이시잖아요. 베로나 언니가 참으세요."

"그,그럴까?"

"나미래가 속이 넓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너희들 죽었어!"

베로나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도 주먹을 휘둘렀고 듀로크와 메스는 그런 주먹을 여유롭게 피했다. 나미래는 그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을 알고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한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국왕전하 납시옵니다!"

그 한 목소리에 의해서 지금까지 자유분방하게 말하며 움직이고 있던 이들이 바로 자세를 잡았다. 그들은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수그렸다.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는 자는 듀로크와 나미래, 베로나. 딱 3명뿐이었다.

한 명의 인물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광장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이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모두 고개를 들어라."

인물, 아무드 국왕의 말에 모두 일어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다. 게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승리로 이끈 영웅 2명이 참석해주었다. 그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우리 나이트 왕국을 위해서 싸워주었다. 나는 그런 고귀한 정신을 가진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무드 국왕은 술잔을 위로 들며 외쳤다.

"나이트의 승리를 위해!"

""나이트의 승리를 위해!""

광장에 있는 많은 이들이 국왕이 말한 것을 따라하며 똑같이 술잔을 위로 들었다.

"용감하게 희생한 전우들을 위해!"

""용감하게 희생한 전우들을 위해!""

아무드 국왕은 마지막으로 듀로크와 나미래를 쳐다본 후에 외쳤다.

"2명의 영웅을 위해!"

""2명의 영웅을 위해!""

그것을 마지막으로 아무드 국왕은 술을 먹었고 동시에 다른 이들도 원샷으로 한 번에 마셨다. 그렇게 잔치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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