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156화 (156/360)

11장 나이트 VS 게덴(31)

-----------------------------------

11장 나이트 VS 게덴(31)

....!!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소리 이상의 굉음이 발생했다. 그와 동시에 충격파가 수도를 덮쳤고 성벽에 걸려 있던 방어막이 버티는 것처럼 보이다가 이내 깨져버렸다. 그리고 그 충격파가 성 내에 있는 이들을 덮쳤다.

"우아아악!!"

"버,버텨!"

"성,성벽이 흔들린다!"

"엄,엄마!"

충격파에 성벽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거리에 서 있던 사람 중에 날아가는 인원들이 발생했다. 그 와중에 조금 건장한 신체를 가진 병사나 기사들은 날아가는 이들을 손으로 잡아서 도와주었다. 그나마 집이나 건물 내부에 있는 이들은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충격파로 인해 피해가 나오지 않게 할 수는 없었다. 날아간 이들 중에서 부딪혀서 다치는 이들도 있었고 날아온 물건에 맞아서 죽는 이들도 발생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에 비해서 이 정도의 피해로 줄일 수 있던 것은 성벽에 설치되어 있던 방어막이 충격파의 상당수를 줄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번의 충격파가 지나가고 난 후로 더 이상의 충격은 오지 않았고 하나둘씩 넘어진 몸을 일으키거나 주위에 다친 이들을 돌봐주기 시작했다. 실로스 후작은 눈을 뜨자 크리드와 히드 백작, 그리고 휴나 남작이 자신을 감싸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후작님. 괜찮으십니까?"

"크리드. 고맙네. 그보다 성에 있는 주민들을 지켜봐 주게나. 부상자들과 사망자들을 생겼을 걸세."

"알겠습니다."

"그리고 메스...메스?"

실로스 후작은 메스에게 부탁하려고 하려다가 메스가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그리고 메스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향해 눈을 돌렸고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실로스 후작도 메스와 똑같이 시선이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메테오 스트라이크."

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나가 한순간에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듀로크는 마법을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마나를 다 사용한 것은 오랜만이네..."

듀로크는 플라이 마법을 사용할 만큼의 마나만 남아있는 것을 깨닫고 모든 마나를 사용하여 공중으로 올라갔다. 메테오. 즉, 운석이 떨어진다면 평원이 초토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충격파가 엄청날 거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그래서 듀로크는 플라이 마법을 사용하여 미리 대비하려 하는 것이다.

"여기면 안전하려나?"

대평원에서 충분한 거리까지 멀어진 듀로크는 메테오 마법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저건가?"

하늘에서 하나의 운석이 빛을 내면서 떨어지고 있었고 이내 한순간에 크기를 키워가며 대평원에 가까워졌다. 평원에 있던 몬스터들은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지금 뛴다고 해도 운석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빠를 수 없었고 더구나 폭발범위 밖으로 갈 수 없었다.

운석은 대기층과의 마찰로 화염을 일으키고 있었고 화염에서 나오는 빛은 주변을 밝혔다.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대기가 흔들리고 있었고 운석의 위용은 시선을 강탈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운석이 땅에 떨어졌다.

.....!

"우왁!!"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밀려나서 균형을 못 잡을 정도로 충격은 엄청났다. 운석이 떨어지자마자 생긴 굉음에 귀가 들리지 않게 됐고 충격파로 인해서 구름이 모두 밀려나 하늘에는 한 점의 구름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평원에 드물게 존재했던 나무들도 충격파에 날아갔고 운석이 떨어진 중심부는 처참했다.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끝을 알 수 없는 크레이터가 생성되어 있었고 충격파에 의해 땅이 파도처럼 물결치면서 퍼져 나갔다.

크레이터에는 운석의 열기로 인해서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대평원에 있던 골렘들과 2천이 넘는 몬스터들은 있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휘익~ 반경만 몇 킬로미터는 넘겠는데?"

듀로크는 자신의 마법이 만든 결과물을 바라보고 만족했다. 9서클 마법사도 상당한 마나가 들어가고 선택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메테오 마법. 베아트리스의 기억에 존재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성벽은...겨우 버틴 모양이군."

흡족해하며 바라보고 있던 듀로크는 수도 클리스톰을 그제야 떠올리고 시선을 돌렸다. 성벽의 방어막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성벽도 위태위태하게 흔들리며 언제 무너질지 모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벽은 무너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었다.

"흐음...그럼 돌아가볼까? 이제 나도 쉬어야 할 거 같으니까."

듀로크는 온몸에 힘이 쭉 빠진 상태로 힘겹게 성벽을 향해 날아갔다.

"...정말 놀랍군."

실로스 후작은 그 많던 골렘과 몬스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대평원을 가득 채운 크레이터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도 놀라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괴물인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정말로 병사 한 명도 대동하지 않고 전쟁을 끝내다니...절대로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될 인물이야."

"걱정하지 마십쇼. 저와 그는 적이 아닙니다. 거래를 하는 동안에는 말이죠."

"대체 그와 무슨 거래를 했길래 저희를 도와준 겁니까?"

"별거 아닙니다. 마침 주인공도 오는군요."

듀로크가 공중에서 천천히 내려와 성벽에 안착하였다. 그런 모습을 수많은 이들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경외, 공포, 존경, 기쁨, 놀라움 등 갖가지의 감정이 깃든 눈빛들이었다.

그런 수많은 눈빛을 집중적으로 받는 듀로크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메스를 향해 다가갔다.

"약속은 지켰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마음 한 구석에서 불안해했다."

"진짜로 우리 6명이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거?"

"그래."

"뭐...어쩔 수 없지. 완전히 믿기에는 무리가 있는 말이었으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외자인 네가 도와준다고 했는데도 완전히 믿지 못하다니...미안하다."

"됐어. 그보다 지금 충격으로 부상자나 사망자가 생겼을 텐데. 그들을 봐주지 않아도 되겠어?"

"이미 움직이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영웅인 너를 반겨주지 않으면 안 되지. 그렇지 않나?"

"맞습니다."

"하나도 틀리지 않는 말씀입니다."

어느새 옆에서 다가온 히드 백작과 휴나 남작이 메스의 말을 맞장구쳐주었다.

"저도 감명받았습니다. 인간이 이렇게까지 강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드 역시 메스의 말을 맞장구쳐주었지만 그의 말에 듀로크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 녀석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녀석이니까. 하지만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베로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얘기했다.

"너무 치켜세우지 마라. 그리고 나 혼자 주역이 아니잖아? 내가 데려온 얘도 얼마나 활약했는데."

듀로크는 나미래를 향해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확실히 그녀도 차원이 다른 괴물이었다. 어떻게 된 몸인지는 몰라도 그 골렘들의 주먹을 직접 맞고도 멀쩡하다니. 하지만 그녀를 뛰어넘는 것은 듀로크. 너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안 그래?"

메스의 말에 나미래는 듀로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웃었다. 듀로크는 주변의 시선에서 다들 동의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겠다. 그렇다고 치지."

"하하하! 그래야 듀로크지. 하하하!"

메스의 호쾌한 웃음이 울려 퍼졌고 이날 게덴과 나이트의 전쟁 중에 제일 커다란 싸움이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싸움으로 인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도 방어가 끝나고 베로나는 10만의 수인족과 인간을 데리고 게덴으로 귀환하였다. 거기에다가 메스는 베로나에게 10만의 대군이 게덴까지 귀환하는데 필요한 물자까지 공급해주었다.

나이트의 많은 이들이 메스의 말에 반박했지만 의외로 그들에게 물자를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아마 충격파 때 서로를 도와준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다.

클리스톰의 나이트의 인원들은 메테오가 떨어진 충격으로 생긴 사상자들을 처리하기 시작했고 그중 게덴의 인원들도 있어서 그들은 나중에 게덴에 귀환시키기로 했다.

베로나는 떠나기 전에 게덴에서의 일을 처리하고 나면 클리스톰에 들른다는 약속을 메스와 하였고 듀로크와 나미래도 나중에 정리가 끝나면 들른다고 하였다. 그런 말에 메스는 빠르게 정리하고 전쟁의 승리에 대한 회포를 풀 잔치를 열 테니 빠지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고 얘기했다.

그리고 며칠 후 메스의 국왕 아무드는 밝은 얼굴로 클리스톰에 귀환할 수 있었다. 구슬을 통해서 미리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운석이 떨어진 대평원을 봤을 때 아무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고 듀로크라는 인물을 꼭 만나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국왕이 귀환하고 클리스톰 및 함락당했던 오티넘, 노티카, 드라미스 등 피해가 난 지역들의 수복도 점차 진행되었다. 동시에 베로나가 10만의 인원과 게덴에 복귀했을 때 이미 포마스 국왕은 사라진 이후였다. 나중에 베로나가 물어보니 그가 언제 사라졌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미 게덴은 수인족들의 항쟁으로 인해서 들썩이고 있었고 차기 국왕의 자리를 놓고 많은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투쟁 속에서 모든 이들을 한방에 잠재운 것이 바로 베로나였다. 이미 반역준비를 미리 준비해 두었던 스를 중심으로 많은 집단들이 베로나를 국왕으로 앞세우면서 국왕의 자리를 넘보고 있던 세력들을 일시에 제압하였다.

그렇게 베로나는 국왕이 된 후에 게덴의 노예제도를 없앤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포마스 국왕이 사라진 것보다 더한 열기를 띠는 이야기가 되었고 수많은 곳에서 반발감을 가진 세력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게덴에 있는 수십 만이 넘는 수인족들이 베로나가 정한 정책을 반박할 리가 없었다.

그들이 찬성하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반발감을 가진 세력들도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이내 안정화가 되었다. 베로나는 포마스 국왕과 가깝게 지낸 상인들을 모두 내보내고 수인족들과 인간중에 능력이 뛰어난 이들을 데려와 새로운 귀족으로 임명하였다.

동시에 왕성에서 포마스 국왕의 성처리로 사용되었던 이들에게도 모두 포상금과 함께 자유를 선물해주었다. 그렇게 나이트는 회복의 시기를, 게덴은 새로운 정책을 펼치는데 약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흐음...여기는 이렇게 하고...그 다음에는..."

듀로크는 2개월 전에 클리스톰에서 라이언 왕국으로 복귀한 후로 여전히 로아프의 몸에 마법진을 새겨넣고 있었다. 그런 2개월 동안 달라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듀로크의 명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클리스톰에 있었던 메테오 마법의 소문은 대륙 전체에 퍼져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고 그 마법을 사용한 것이 듀로크라는 것도 같이 퍼졌다. 그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고 듀로크의 주변에 있는 이들이 그를 찾아오거나 연락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듀로크에게는 조그마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칭찬도 몇 번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똑같은 말을 수십 번을 듣는 듀로크로에게 있어서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진정됐으니.'

그래도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듯이 2개월이 지난 현재는 처음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어졌다.

'그러고 보니 나르샤와 벨리온도 끈덕지게 물어봤었지. 아마 그 녀석들은 전설의 마법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그렇겠지.'

똑똑.

듀로크가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마법진을 새겨넣고 있을 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여전히 작업 중이십니까? 듀로크님?"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매트 왕자였고 듀로크는 여전히 작업을 하면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응. 꽤 까다로운 작업이거든."

"메테오 마법까지 사용한 듀로크님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정말 고난이도의 작업이겠군요."

"뭐,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런데 요새 내 명성은 어때?"

"솔직히 국왕전하보다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왕국에서 듀로크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래? 그럼 슬슬인가..."

"예?"

"내 정체를 밝히는거 말이야. 내가 라이언 왕국을 도와주는 것은 우리 그란 왕국의 동맹을 위해서이지. 그리고 내가 오크라는 것에 대한 반발감은 내 명성에 비례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렇군요."

"흐음...그건 내가 때를 봐서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할게."

"알겠습니다."

"근데 오늘은 무슨 일이야?"

"듀로크님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다른 쓸모없는 편지와는 다르겠지?"

메테오 마법을 사용한 이후로 쓸데없는 편지가 엄청나게 오기 시작하여 매트왕자가 거르는 작업을 해주었다. 제일 많은 내용은 마법사들이 메테오 마법에 대해 가르쳐달라는 것이었고 그다음은 구애가 담긴 연애편지였다.

'전생에서 연애편지 한번 받아보지 못했는데 지금 이렇게 무수하게 받다니. 참 아이러니 하단 말이야.'

연애편지를 처음 받아봤을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만 가니 보다가 질린 듀로크였다. 거기다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모르고 그렇게 쓴 것이었다. 자신이 오크라는 것을 알면 분명히 모두 실망하고 떨어져 갈 이들이었다.

"예. 편지의 발신인은 나이트의 메스님입니다."

"메스가? 무슨 내용인데?"

"전쟁승리 축하 잔치를 열 테니 나미래님과 같이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였습니다."

"슬슬 그런 시기가 되었나? 알겠어."

"예. 그럼 저는 이만."

매트 왕자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나갔고 듀로크는 마법 가방 속에서 나미래와 연결되어 있는 수정 구슬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마나를 주입한 후에 구슬에서 영상이 뜨기만을 기다렸다.

[듀로크야?]

"그래. 뭐하고 있어?"

[네가 만들어준 마법진 위에서 라인트와 수련 중이지.]

클리스톰에서 전쟁을 끝내고 귀환할 때 듀로크는 산맥에 들려서 약속대로 마법진을 그려주었다. 듀로크가 그려준 후에 나미래가 주변을 초토화시켰는데 다시 복구되는 것을 보고 라인트와 나미래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들보다 더 환호성을 지르는 부하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모른 척을 했다.

"잘 사용하나 보군. 오늘 연락한 것은 메스가 이번에 잔치를 열 테니 참석해달라는 편지가 왔더라고."

[그래? 네가 데려와 줄래?]

"내가 무슨 빵셔틀이냐? 아니, 텔레포트 셔틀인가?"

[어차피 너라면 식은 죽 먹기잖아?]

"그렇긴 하지."

[그럼 빨리 가자고.]

"알겠다. 내가 한번 인심 쓰도록 하지. 지금 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

[오케이.]

그것으로 수정구슬의 영상이 중단되었고 듀로크의 몸도 이어서 사라졌다. 이렇게 전쟁이 끝나고 조그마한 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길게 가지 않고 또 다른 역경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듀로크는 알지 못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