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나이트 VS 게덴(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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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30)
"허어...직접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
실로스 후작은 성벽 위에서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보며 혼잣말로 얘기했다. 듀로크라는 9서클 마법사가 얘기했을 때는 당연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메스가 동의를 하자 어쩔 수 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언제든지 위험해 보이면 병력들을 투입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광경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덴의 수인족들과 인간들의 정신지배를 모두 해제하고 마법포까지 불능으로 만들었다. 더구나 남은 골렘들과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하늘에서 내려온 여자는 혼자서 수백의 군대를 상대하고 있었다.
"후,후작님...제,제가 지금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아니겠지요?"
"걱정 말게나. 나도 보고 있으니. 지금 보고 있는 이들이 모두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이겠지."
옆에 있는 기사의 말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실로스 후작.]
"응? 환청까지 들리나 보군."
실로스 후작은 자신을 부르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리 없다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계속 들려오는 목소리는 환청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 메세지 마법으로 당신에게 목소리를 보내는 것이니 놀라지 마라.]
"뭐,뭐? 듀로크인가?"
[당신은 마법을 사용할 줄 모르니 이건 일방적인 대화로 진행될 것이다. 나는 말하기만 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 당신은 듣기만 하고 말을 할 수는 없고. 이해했나?]
"알,알겠다."
실로스 후작은 자신의 말이 들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대답했다.
[이해했다고 믿고 얘기하겠다. 지금 성문 앞에는 10만의 게덴의 수인족들과 인간들이 있을 것이다.]
실로스 후작은 그의 말대로 성문 앞에 떼거리로 모여있는 게덴의 병력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을 성문으로 들여보내 줘라.]
"뭐,뭐라고?!"
"후작님?"
실로스 후작의 비명에 옆에 있던 기사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실로스 후작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얘기한 후에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놀랄 수도 있겠지. 또,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반발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피해자들이고 너희들에게 위해를 가하지도 않을 것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나이트 왕국에서 연약한 민간인들을 못 본척하지는 않겠지?]
"....."
실로스 후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해봤자 듀로크의 귀에 목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한 말이 정론이였고 반박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다. 그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이기도 하다.]
"무슨?"
[그들을 입성시키고 성벽에 박혀있는 방어막을 최대로 전개해라. 만만치 않은 충격이 갈 테니까.]
"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지?"
[그럼.]
일방적인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실로스 후작은 성문 앞에 있는 수인족들과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공포, 불안, 걱정 등 갖가지의 감정이 얼굴에 나타나 있었다. 그들 중에는 어려 보이는 아이도 있었고 늙은 노인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던 실로스 후작은 수인족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순수해 보이는 얼굴과 표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에는 수많은 상처와 피로 가득했다.
"후작님?"
옆에서 후작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기사의 말에 후작은 정신을 차리고 얘기했다.
"성문을 열어라."
"예?"
"게덴의 수인족과 인간들을 입성시켜라."
"예?! 정말입니까?"
"그렇다. 그들은 이미 지배를 당하지 않는 무고한 민간인들이다. 입성시켜라!"
"알,알겠습니다!"
실로스 후작의 노성에 기사들이 허겁지겁 달려갔다. 그리고 성문이 열리면서 수인족들과 인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실로스 후작은 그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아까 자신과 시선이 마주친 수인족 아이가 자신에게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실로스 후작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해주었고 동시에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대체 듀로크가 말한 충격이 어떤 것인지 멋대로 추측해보기 시작했다.
"흐읍!"
나미래는 다이아로 이루어진 골렘 팔을 양쪽으로 휘둘러서 오우거 20마리를 분쇄시켰다. 그리고 이어서 아이언 골렘 3마리가 동시에 공격하는 것을 맞아주고 핵이 있는 곳을 향해 짓밟아서 무력화시켰다. 수많은 골렘을 파괴하면서 종류 별로 핵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 더욱 수월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뿌우우!"
미노타우로스가 뿔로 돌진하여 나미래를 찍으려고 했지만 나미래는 한 손으로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잡고 그대로 힘을 주었다. 뿔이 마치 두부처럼 간단히 부러졌고 미노타우로스가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나미래는 그대로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을 바닥에 찍어서 터트린 후에 다가오는 트롤들을 양쪽으로 찢어발겼다.
"더 덤벼. 이게 끝은 아니겠지?"
나미래의 도발을 알아듣는 것처럼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일제히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모든 병력들이 일제히 멈추었다.
"응? 뭐야?"
약 3초가량 모든 병력이 멈추었다가 일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멈춘 전과 확연히 다른 움직임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목표로 하고 달려드는 움직임과 다르게 아군과 적군의 판별 없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향해 공격하고 있었다.
아이언 골렘끼리 싸우고 다이아 골렘에게 달라붙는 검은 몬스터들. 스톤 골렘과 힘 대결을 하는 오우거들과 검은 몬스터들에게 갈가리 찢기는 트롤들과 미노타우로스들. 삽시간에 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뭐야? 대체?"
나미래는 갑자기 상황이 변하는 것을 보고 등 뒤에서 날개를 펼치고 올라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전장에 있는 모든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미래의 시선에 골렘과 몬스터들을 상대하며 싸우는 이들이 보였다.
"오?"
라인트와의 수련을 통해서 강자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는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야에 보이는 이들의 움직임은 라인트를 능가하고 있었다. 특히나 한 명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으랴!"
커다란 바스타드 소드가 한번 휘둘러질 때마다 몬스터는 물론이고 골렘까지 십수 마리가 한 번에 이등분이 되고 있었다. 단단한 검은 몬스터들도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수인족의 여인과 빨간 머리의 남자도 만만치 않았고 그 광경을 본 나미래는 흥미를 가지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공중에서 수직하강하였다.
쾅!!
내려오면서 한 마리의 오우거를 터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을 향해 나미래는 손을 들고 상큼하게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당신들도 듀로크의 친구인가요?"
나미래의 말에 제일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르던 중년의 남성이 말했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당신도 그런가?"
"예. 저는 나미래라고 합니다. 갑자기 듀로크가 불러서 이렇게 오게 되었죠."
"나는 메스라고 한다. 여기는 베로나와 크리드. 그리고 히드 백작과 휴나 남작이지."
크리드와 히드 백작 및 휴나 남작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베로나는 가까이 오는 트롤을 날려버리고 나미래에게 얘기했다.
"당신 정체가 뭐야? 내가 알고 있는 괴물은 듀로크 뿐이였는데 당신도 추가시켜야 할 것 같아."
"하하. 고마워요. 하지만 당신들도 만만치 않던데요? 강하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져요. 그것도 당신이 제일."
나미래는 메스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크하하하. 이래 봬도 인류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니까. 하지만 그 타이틀도 오늘까지인 것 같군. 당신이 있으니까."
"그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힘드니까요."
나미래는 등 뒤에서 와이번의 날개를 활짝 펴서 다가오는 미노타우로스 2마리를 허리를 중심으로 이등분시켰다. 메스는 그 모습을 보고 폭소했다.
"푸하하핫! 이거, 걸작이군! 그래. 있으나 마나인 타이틀이지만 잠시 맡아두고 있도록 하지."
나미래는 호쾌한 성격을 가진 메스를 보고 미소를 지은 후에 이어서 얘기했다.
"그런데 상황이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거죠? 갑자기 움직임이 달라졌는데."
나미래는 옆에 있는 검은 몬스터를 손으로 찢은 후에 던졌고 옆에 있던 메스도 다시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른 후에 말을 내뱉었다.
"아마 듀로크가 무슨 수를 쓴 것이겠지. 지금도 저기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니까."
메스가 손으로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높은 언덕 위에 듀로크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저 녀석은 혼자서 뭐하는 거지? 누구는 이렇게 힘들게 대신 움직이는데."
"내 생각이지만 아마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준비? 무슨 준비?"
베로나는 스톤 골렘의 핵을 주먹으로 부수고 내려오면서 물어보았다.
"아마 이 녀석들을 모두 해치울 만한 마법을 사용하겠지.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었을 거야."
메스의 추측이 맞는다는 것처럼 그때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메스! 그 녀석들과 함께 성으로 돌아가!"
"알겠다!"
메스는 대답하고 고개를 한번 휙 하며 고갯짓을 하는 것으로 옆에 있는 이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수도를 향해 나아갔고 메스를 선두로 길을 열면서 나아갔다.
그리고 이어서 듀로크의 외침이 또 들려왔다.
"성에 있는 이들도 들어라! 충격에 대비하라!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잡고 버텨!"
그 순간 성으로 돌아가던 메스를 비롯한 이들의 등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 이유는 듀로크를 중심으로 엄청난 마나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뭐야? 아까보다 더하다고?"
"마법진을 펼쳤을 때 마나를 다 사용한 거 아니였나? 어떻게 더 증가했지?"
"명실상부한 괴물이군."
나미래는 그런 듀로크를 바라보며 빠르게 성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는 듀로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미래를 비롯한 6명이 아수라장에서 싸우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듀로크는 어느 정도 마나가 회복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슬슬 때가 된 것 같군....메스! 그 녀석들과 함께 성으로 돌아가!"
듀로크는 목소리에 확성마법을 걸어서 메스에게 얘기했다. 거기다가 성에 있는 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좋아...해볼까!"
듀로크는 짚고 있던 지팡이를 내던진 후에 양손을 들고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마나가 그에게 몰리면서 회오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듀로크의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눈은 광채로 빛나고 있었다.
그를 중심으로 진동은 더욱 심해졌고 대기는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그런 힘을 버티지 못한 언덕은 부서져서 밑으로 떨어졌고 골렘을 제외한 모든 생물체들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에 있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싸우고 있던 몬스터들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만큼 듀로크가 일으키고 있는 마나의 회오리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본능적으로 뺏을 정도로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그런 회오리도 오래 가지 않아서 안정되어 갔고 대기도 조용해졌다. 공중에 떠 있는 듀로크는 양손에 그려져 있는 마법진을 보고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몬스터들과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골렘들을 향해 양손을 펼치며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메테오 스트라이크."
"모든 수인족들과 인간들의 수용이 끝났습니다."
"잘했다. 성문을 닫아라."
실로스 후작은 10만에 가까운 게덴의 병력을 입성시키고 문을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커다란 목소리가 귀를 강타했다.
[메스! 그 녀석들과 함께 성으로 돌아가!]
"윽. 뭐야?"
실로스 후작은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다시 성벽 위로 올라가서 보니 메스를 비롯한 6명이 성문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성문을 닫지 마라! 메스가 돌아온다!"
성문을 닫고 있었던 병사들은 실로스 후작의 말에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때 듀로크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성에 있는 이들도 들어라! 충격에 대비하라!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잡고 버텨!]
"뭐라는 거지?"
듀로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던 실로스 후작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때 실로스 후작은 갑자기 팔에서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뭐야?"
"갑자기 소름이..."
"너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실로스 후작은 자신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소름이 돋은 원인의 진원지를 알 수 있었다.
"저건...듀로크?"
마법진을 발동했을 때와 같이 듀로크를 중심으로 마나가 회오리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마법진 때와 다르게 소름이 돋고 본능적으로 뭔가가 위험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저것 때문에 그렇게 주의를 주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리고도 남았다.
그리고 동시에 좀 전에 얘기했던 듀로크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기사들을 향해 얘기했다.
"방어막을 최대로 전개해라! 그리고 주민들은 물론이고 기사들과 병사들, 게덴의 병력들까지 모두 충격에 대비하라고 알려라!"
"예,예!"
듀로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기사들은 실로스 후작의 말에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사이에 메스를 비롯한 6명이 들어와서 성문이 닫혔다. 명령은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옆에 있는 나무를 부여잡거나 혹은 가족끼리 몸을 뭉쳐있거나 기둥을 잡는 등 충격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조용하고도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
"....."
침 삼키는 소리, 덜덜 떠는 소리, 가족을 진정시키는 소리 등 다양하고 조용한 소리가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크게 들려왔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충격이 오지 않자 많은 이들이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뭐지?"
"...응?"
"충격이...오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실로스 후작은 듀로크가 무슨 실수를 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한 어린아이가 하늘을 향해 손으로 가리키며 얘기했다.
"엄마. 별똥별이 떨어져."
"쉿! 지금은 조용히 해야 해."
"히잉...하지만 저렇게 예쁜데?"
실로스 후작은 지금 이런 순간에도 별똥별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본 하늘에는 어린아이가 말했던 대로 별똥별 하나가 떨어지고 있었다.
'눈앞에 수많은 몬스터의 시체가 쌓여있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저 별똥별이 예쁘게 보이다니...나도 아직은 늙지 않은 건가?'
실로스 후작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긴장감을 없애려고 했는지 아니면 옆에서 보니까 나도 보자는 대중심리 때문에 그러는지는 몰라도 수많은 이들이 고개를 들어서 별똥별을 바라보았다.
"있잖아. 별똥별이 떨어지기 전에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어."
"정말? 그럼 빨리 소원을 빌어야지."
"그래.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어?"
"왜 그래?"
"아니..아까보다 별똥별이 커진 것 같은데..착각인가?"
"어디?...어? 진짜 커진 것 같은데?"
"에이~ 착각이겠지."
"아냐. 정말이야."
그 말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실로스 후작도 별똥별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그리고 진짜로 커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었다.
점으로 보였던 별똥별은 손톱만한 크기로 변하고 이어서 주먹만하게 삽시간에 크기를 키워갔다.
"저,저건?"
"살아생전 저 마법을 보게 될 줄이야..."
"그게 무슨 말인가?"
옆에 서 있던 마법사가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 광경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얘기했다.
"나도 그건 궁금하군."
"메스."
어느새 실로스 후작의 옆에 메스를 비롯한 6명이 서 있었다. 마법사는 메스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저 마법은...9서클 마법에서도 최강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메테오 마법입니다."
"메테오?"
"못 들어봤는데."
"마법사들 중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을 정도로 전설의 마법입니다. 역사에 의하면 메테오 마법이 시전된 것은 단 한 번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9서클 대마법사가 아닌 드래곤에 의해서."
"드래곤이?"
"몇천 년도 지난 과거에 마왕이 부활했을 때입니다. 마족의 거센 공격으로 인간과 드래곤은 동맹을 맺었습니다. 수많은 싸움이 있고 수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마족의 공격에 인간 왕국의 한 도시가 완전히 초토화되어서 점령당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드래곤과 인간이 논의한 끝에 드래곤이 메테오 마법을 사용하여 도시를 타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도시는 증발했습니다."
"뭐?!"
마법사는 점점 커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계속 얘기했다.
"메테오 마법은 우주에 있는 운석을 떨어트리는 마법이라고 합니다.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여 도시를 증발시키는데 충분하다고 합니다. 저 운석이 그대로 떨어진다면...여기까지 충격이 올 겁니다."
"허..."
"그런 전설의 마법을 제가 살아있을 때 보게 되다니...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마법사의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으로부터 메테오라는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별똥별은 이내 운석의 모양까지 볼 정도로 커다랗게 변했고 운석은 대기층과의 마찰로 인해서 불타오르며 주위를 밝히고 있었다.
처음 보는 경이적인 광경에 수많은 이들이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실로스 후작도 예외가 아니였고 메스를 비롯한 이들도 다르지 않았다. 단, 한 명. 나미래를 제외하고.
"...있잖아."
"...응?"
"우리 가만히 있어도 돼?"
"...뭐?"
"나야 충격이 와도 상관없는데 다른 애들은 안 그렇지 않나?"
"...!"
나미래의 말에 메스는 그제야 자신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운석을 쳐다보았다. 운석은 어느새 어떻게 생겼는지 보일 정도로 다가왔고 땅에 떨어지는데 몇초도 남지 않아 보였다.
"모두 충격에 대비하라! 운석이 떨어진다!!"
메스의 커다란 외침에 멍하니 있던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충격에 대비했다. 그리고 몇초 후...운석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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