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나이트 VS 게덴(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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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29)
회상은 하루 전으로 흘러간다.
쾅!!
한 명의 남성과 여성이 대련을 하고 있었고 그들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제보다 움직임이 좋아졌는걸?"
"그래? 스승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네."
"아직 한참 멀었지만."
"칭찬을 하던가 말던가 하나만 하라고."
남성과 여성의 정체는 바로 라인트와 나미래였다. 그들은 산맥으로 돌아간 후부터 가르침을 기반으로 한 대련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나 무술에 아무런 일가견이 없는 나미래를 위해서 라인트는 하루가 멀다하고 대련을 하면서 가르쳐주었다.
그 결과 나미래는 아직도 한참 부족하지만 그래도 기초 정도는 습득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이만할까?"
"벌써?"
"부관의 잔소리 듣는 것이 워낙 무서워야지. 이렇게 주변을 엉망진창으로 해두면 치우는데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냐면서 항상 잔소리를 하는데...어휴."
라인트는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그래? 나한테는 별로 아무 말 하지 않던데."
"네가 제2의 산왕이 되었지만 부관 녀석은 아직 너한테 다가가기가 힘든가 봐. 그래서 중간에 있는 나만 이렇게 치이는 거지."
"그것 참 잘됐네."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못 들은 걸로 할게."
"야!"
나미래는 키득키득거리면서 라인트의 말을 넘겨들었고 그사이에 부관이 다가와서 얘기를 걸었다.
"또 이렇게 땅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군요. 이 땅을 메꾸는데 인원이 얼마나 투입하는지 아십니까?"
"어차피 할 것도 없는 십인장들과 백인장들을 투입하면 되잖아? 이제는 영지로 인정되서 산적질도 못하니까."
라인트의 말대로 산맥이 영지로 인정되어서 물건을 빼앗을 수 없게 되었다. 대신 통행료를 받게 되었지만 그냥 통행료만 받기에는 백인장과 십인장이 모두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이런 땅을 메꾸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은 어엿한 전투집단입니다! 항상 훈련하며 전시태세를 준비하기 위한 이들입니다!"
"예이예이~ 알겠사옵니다~"
"라인트님!"
부관과 라인트가 서로 싸우는 광경을 보는 것이 나미래의 즐거운 일상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때 부관이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휴...오늘은 산왕님에게 말씀드릴게 있어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나한테?"
"예.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크리스님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크리스한테? 뭐라고?"
"일이 있어서 2주 정도 뒤에 와서 들르겠다는 얘기였습니다."
크리스는 정기적으로 산맥에 와서 며칠 지내고 다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미래는 크리스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자신이 원해서 그러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미래도 크리스가 오는 것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게 될 정도로 좋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두 번째는 이 수정구슬에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그건?"
나미래는 그 수정구슬이 듀로크가 연락용으로 준 것임을 떠올렸다. 듀로크가 준 수정구슬은 마법사가 없어도 작동되는 것으로 부관이 말하길 천문학적인 돈이 들었을 거라고 얘기하였다.
"고마워. 어디 보자...이걸 이렇게 였나?"
나미래는 부관에게서 구슬을 받고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뭐를 건드렸는지 알지도 못한 사이에 수정구들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들리나?]
"어? 어. 잘 보이네. 듀로크 아냐?"
[그래. 나다.]
"무슨 일이야? 이런 건 처음 사용해봐서 신기하네."
[새로운 문명을 본 석기시대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고. 하나 부탁할게 있어서 말이지.]
"부탁? 무슨 일인데?"
[지금 게덴과 나이트와 전쟁 중인 것은 아나?]
"아아. 부관한테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 그게 왜?"
[나는 지금 현재 나이트의 수도 클리스톰에 있다. 그런데 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렇게 연락한 거지.]
"헤에~ 내 도움이? 네 실력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나는 마법진을 발동하고 유지하는데 대부분의 마나를 사용할 거야. 그 이후의 전투에 제대로 된 힘을 쓰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무슨 마법진이길래?"
[설명해도 잘 모를 거다. 하여튼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마법진이 발동 된 이후에 남은 병력들을 상대해주면 좋겠어.]
"병력이 어느 정도인데?"
[아마 수백의 골렘과 몬스터 2000여 마리 정도?]
"뭐?!"
옆에서 듣고 있던 라인트와 부관은 놀라워했지만 나미래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하지 않았다.
"가능하다고 쳐도 내가 그것을 받아들일 이유가 딱히 느껴지지 않는데."
[서로 약속하지 않았나? 위기일 때 도와주기로.]
"그건 라이언 왕국이잖아. 나이트가 위기인 것은 별개지."
[...확실히 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군. 그럼 원하는게 있나?]
"음..혹시 자동으로 수복되는 마법진 같은 거 있어?"
[수복? 무슨 말이지?]
"예를 들어서 구멍이 뚫린 땅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한다던가."
"나미래, 너?"
"산왕님?!"
라인트와 부관은 나미래가 얘기하는 것을 듣고 놀라워했다. 좀 전에 농담처럼 얘기했던 것을 거래하는 내용으로 넣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땅에다가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진을 박으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시간을 조정하는 거여서 나같은 고서클이 아니면 힘들 것이다.]
"좋아. 그걸로 할게."
[그런가? 그럼 이 전쟁이 끝나면 박아주도록 하겠다.]
"그럼 언제 가면 되는데?"
[내일. 미리 와주면 좋겠군.]
"지금 출발하도록 하지. 상공에서 보고 있을 테니까 나한테 손짓하면 내려갈게."
[알겠다. 좌표와 위치는...]
좌표와 위치를 얘기한 후에 수정구슬에서 영상이 끊겼다. 나미래는 수정구슬에서 시선을 돌려서 부관과 라인트에게 얘기했다.
"그럼 갔다 오도록 할게."
"정말 그걸로 거래를 하다니. 역시 너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군."
"고마워. 그럼."
나미래는 그 말을 끝으로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서 듀로크가 얘기한 장소를 향해 날아갔다.
"마법진이 저 마법진을 말하는 거였나? 그렇게 말할 만도 하네."
나미래는 듀로크의 말대로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말했던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상공에서 날개를 펼치고 구경을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평원을 가득 채울 정도로 광대한 마법진을 보고 듀로크가 그렇게 얘기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마법진이 한순간 시야를 모두 가릴 정도로 빛나고 난 후에 갑자기 게덴의 병력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같은 편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나미래는 자신이 나서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상공에서 그대로 날개를 펼치고 골렘을 향해 떨어지면서 발로 골렘을 짓밟았다. 그리고 주변에 다가오는 골렘들을 주먹으로 갈기면서 그녀는 전투를 시작했다.
십수 개의 스톤 골렘이 한 나미래를 향해 몰려들어서 주먹과 발을 휘둘렀다. 수십 개의 주먹과 발이 나미래에게 부딪히면서 고깃덩어리로 만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미래는 그런 충격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오히려 나미래가 주먹을 휘두르자 골렘들이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나미래의 조그마한 주먹과 나미래의 머리보다 훨씬 큰 골렘의 주먹이 맞부딪히자 골렘의 주먹은 물론이고 팔까지 파괴되면서 떨어졌다. 스톤 골렘이 부서지자 이어서 아이언 골렘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하지만 철로 된 몸도 그녀의 힘 앞에서는 깡통처럼 찌그러졌다. 그녀를 중심으로 파괴된 골렘들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고 몬스터들도 그녀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오우거, 트롤, 미노타우로스, 거기다가 검은 몬스터들까지 덤벼들었지만 모든 몬스터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는 그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신체능력만 따졌을 때 최강에 근접하는 그녀였는데 라인트의 특훈까지 받으면서 힘을 적절하게 나누고 쓸데없는 움직임까지 줄이면서 완전체에 근접해가고 있었다.
거기서 다이아 골렘까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이아 골렘은 마법으로 검을 꺼내들어서 아수라장같이 싸우고 있는 그녀를 향해 내리찍었다. 몬스터들과 골렘들이 엉켜있었지만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풀파워로 휘둘렀다.
쾅!!
엄청난 굉음이 들리면서 다이아로 이루어진 검이 부러지면서 빠르게 전장 밖으로 날아갔다. 나미래가 발로 올려차기를 해서 검과 부딪힌 결과였다. 그리고 이어서 나미래는 땅을 박차고 올라가서 다이아 골렘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주먹에 맞은 골렘의 얼굴이 힘을 버티지 못하면서 산산조각 나며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골렘은 핵이 깨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고 두 손바닥으로 그녀를 압사시키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미래는 두 손으로 맞대응해서 골렘의 공격을 막았다. 이어서 골렘의 손가락을 겨드랑이에 끼고 힘을 주자 놀랍게도 다이아로 이루어진 팔이 뜯겨져나갔다. 그리고 나미래는 그 팔로 주변의 몬스터와 골렘들을 때리며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광경을 클리스톰의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말을 잇지 못하며 경악했다.
"대,대체 저 여자는 누구지?"
"혼,혼자서 저 병력과 싸우고 있다니...말도 안 돼."
"괴,괴물..."
달려가던 베로나와 소드마스터 3명도 멈춰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고 도망치던 수인족들과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메스도 다른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오직 이 순간 듀로크만이 당연하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저 여자는 대체 누군가? 나도 궁금해지는군."
"나미래라고 내 친구라고 했잖아."
"그것만으로는 알 수 있나? 어떻게 골렘의 주먹을 정면으로 받고도 멀쩡한 거지? 아무리 나라도 저런 주먹을 수십 번 맞고 멀쩡할 수 없다. 아니, 모든 마나를 방어에 집중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저 여자는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네 생각이 맞아. 나미래는 마나로 방어하는게 아냐. 아예 마나를 사용할 줄 모르니까."
"뭐? 허..갈수록 정체가 궁금해지는군."
"그건 나중에 차차 알아도 되잖아? 그것보다 이렇게 가만히 구경하지 않고 도와주는게 어때?"
"그렇군. 나도 모르게 감탄하며 바라보고 있었네. 그럼...오랜만에 움직여볼까?"
메스는 등 뒤에 있는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 들고 나미래가 싸우고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것을 본 베로나와 소드마스터 3명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가만히 지켜보던 수인족들과 인간들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제일 전방에 있던 베로나가 먼저 도착하여 눈앞에 있는 오우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우어어어!"
마나에 둘러싸인 주먹에 얼굴을 맞은 오우거는 얼굴이 터지며 즉사했다. 옆에 있던 스톤 골렘이 그녀를 향해 발로 걷어찼지만 어느새 다가온 크리드가 검으로 막아주었다.
"하앗!"
크리드는 오러 블레이드를 올려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둘렀고 5미터가 넘는 스톤 골렘을 정확히 정수리부터 이등분시켰다. 거기다가 이어서 온 휴나 남작과 히드 백작도 오러 블레이드로 오우거 한 마리씩 간단히 해체하였다.
4명은 곧바로 서로 등을 맞대면서 자세를 잡았고 그들을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감싸았다.
"초인들 4명이라.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한수 배우고 가겠습니다."
"한수 배우는 것은 좋지만 이 숫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리 아닌가?"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에게는 그분도 있으니."
"하아압!!"
크리드의 말을 들은 것처럼 함성소리와 함께 메스가 바스타드 소드를 크게 휘둘렀다. 단 한번의 칼질임에도 불구하고 20여 마리의 몬스터가 단번에 이등분되며 쓰러졌다.
그러면서 4명의 그룹에 합류한 메스는 똑같이 등을 대고 자세를 잡았다.
"늦어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적당한 타이밍에 오셨습니다."
"그보다 우리도 분발해야 하는 거 아냐? 옆에서는 혼자서 저러고 있는데."
베로나가 얘기한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말 그대로 주변의 모든 것을 찢어발긴다는 말이 맞다고 할 정도로 일방적인 광경이 보였다.
"질 수 없지. 여기는 우리 진영인데 제3자가 더 움직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되지."
"맞습니다."
"그럼...온다!"
크리드의 말에 맞혀서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덮치기 시작했고 그들도 싸움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말도 안 돼."
유피안 백작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다리에서 힘을 잃고 땅에 주저앉았다. 듀로크가 말했던 대로 6명이서 수백의 골렘과 2천이 넘는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었다. 베로나를 비롯한 4명도 주위에 있는 골렘들과 몬스터들을 죽이면서 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피안 백작을 경악시키는 것은 단 한 명의 인물이었다.
"대,대체 저 괴물은 또 뭐란 말이냐?!"
하늘에서 한 명의 여자가 떨어졌다. 그리고 주위의 골렘들이 그녀를 향해 공격했지만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로 그녀는 그 공격을 정면으로 받고도 멀쩡했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였다. 단 한방. 그 조그마한 주먹으로 몬스터들은 물론이고 골렘까지 한방에 나가 떨어지고 있었다.
제일 단단한 다이아 골렘조차 그녀에게 찢겨져 나가고 남은 잔해들로 주변에 있는 골렘과 몬스터들을 뚜드려패며 분쇄하고 있었다. 벌써 단 한 명의 여자에게 백이 넘는 골렘과 200이 넘는 몬스터가 쓰러져서 주변에 산처럼 쌓여있었다.
"괴,괴물이야...이길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분쇄하는 것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었다.
"놀랍지? 나조차도 경탄할 정도로 괴물이야."
"누,누구냐?!"
유피안 백작의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품속에 있는 구슬을 무의식적으로 던졌다. 구슬이 터지면서 전기가 발생하였지만 인물은 손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전기를 없애버렸다.
"너,넌?!"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을 텐데? 아까까지만 해도 대화를 했잖아?"
유피안 백작은 또 하나의 괴물이 눈앞에 있는 것을 보고 떨지 않을 수 없었다.
"듀,듀로크?!"
"그래. 잘 기억하고 있네."
"여,여기는 어,어쩐 일로?"
"그야 너한테 볼일이 있어서지."
"나,나한테?"
"게덴의 수인족과 인간들은 대부분 도망치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슬슬 일을 진행하려고."
"무,무슨?"
"너는 분명히 지금까지 저 골렘들과 몬스터들에게 명령하고 있었겠지. 반지를 통해서."
유피안 백작은 그것까지 알고 있는 듀로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차피 다 도망쳤으니까 이제 통제할 필요 없잖아? 오히려 통제되지 않으면 주변을 치고 박으면서 자신들끼리 싸우게 되니까 우리한테는 이득이겠지. 안 그래?"
"원,원하는게 뭐냐?"
"지금까지 얘기했으면 알텐데? 나는 평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나에게 반지를 줘라. 그러면 네가 도망칠 시간을 줄 테니까."
"뭐?"
"음...시간은 저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모두 죽을 때까지? 어때?"
"말,말도 안 된다. 통,통제를 벗어나면 삽시간에 죽을 텐데 너무 불공평..."
"네가 지금 거래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해?"
"히익!"
한순간 듀로크의 번쩍이는 눈을 본 유피안 백작은 오금을 지리며 뒤로 기어갔다.
"내가 너를 못 죽여서 이렇게 얘기하는 줄 아냐? 넌 눈 하나 깜빡하는 사이에 죽일 수 있어."
듀로크는 양손에 파이어볼을 만들고 유피안 백작의 얼굴 근처로 다가갔다. 유피안 백작은 양쪽에서 다가오는 파이어볼에 덜덜 몸을 떨면서 눈동자가 쉼 없이 움직였다. 그리고 파이어볼이 머리카락을 태우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유피안 백작은 반지를 던지고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으아아악!!"
유피안 백작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그와 동시에 골렘들과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변하였다. 듀로크가 예상했던 대로 통제되지 않는 골렘들과 몬스터들이 같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싸우기 시작됐다.
그런 광경을 듀로크는 지켜보며 반지를 손에 들고 얘기했다.
"쓸데없는 마나를 소모하지 않아서 좋군. 그럼 나도 슬슬 참가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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