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150화 (150/360)

11장 나이트 VS 게덴(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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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25)

노티카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와 다른 경악이 기사와 병사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이트의 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가 외부자에게 허리를 숙이며 부탁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것처럼 쳐다보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런 외부자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 나이트의 힘만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왜 메스님이 고개를 수그립니까?!"

"저희만으로도 막을 수 있습니다! 그깟 외부자 필요 없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듀로크는 그들이 자신에게 비난과 불온한 눈빛을 수없이 보내는데도 그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을 때 메스가 그 목소리를 한 번에 짓밟을 만큼 커다란 목소리를 내뱉었다.

『모두 조용히 해라!!』

메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떠들고 있던 이들의 입을 모두 닫게 하였고 침묵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내 한목숨 바쳐서 나이트를 부흥시킬 수 있다면 그리하겠다. 내 명예를 버리고 허리를 숙이는 것으로 게덴을 막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그러할 것이다!"

메스의 말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명예? 명예를 중시하는 것으로 국민을 지키지 못하면 명예는 개나 주라고 해라! 명성? 외부자에게 부탁해서 명성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나? 부탁해서 게덴을 막을 수 있다면 나는 명성따윈 필요 없다!"

"....."

"명성과 명예 둘 다 살아남아야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이기적인 행동과 잘못된 선택으로 왕국이 망한다면 우리에게 명예와 명성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메스의 정직하고도 직설적인 말은 기사와 병사들의 마음에 꽂혀 들어갔다. 누구보다도 기사고 누구보다도 명예를 중시하는 메스가 그런 말을 하니 더욱 그들의 마음에 박혀 들어갔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다. 너희들의 생각도 틀리지 않았다. 그저 내가 힘이 약하여 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뿐이다."

"그런 말 하지 마십쇼!"

"맞습니다. 저희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듀로크는 그들이 얘기하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메스를 향해 얘기했다.

"내가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를 만든다고 해도 나는 넘어가지 않아."

"훗.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의도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진실된 말이다...다시 부탁하마. 나를 아니, 나이트를 도와주지 않겠나?"

"내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뭐?"

"저까짓 것이!"

듀로크의 말에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이들이 있었지만 메스가 손을 드는 것으로 그들을 막았다.

"조용히 해라.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끼어드는 것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도록."

"....."

"원하는게 뭐지?"

"원하는 것?"

"그래. 우리 나이트를 도와주는 대신 원하는게 있을 거 아냐?"

메스의 말에 듀로크의 고개가 조금 움직였다. 메스는 그것이 듀로크가 미소를 지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내 능력으로 가능한지 알기 위해서 필요한게 있어."

"뭔데?"

"정신지배를 당했던 이들과 정신지배를 할 수 있게 한 매개체."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을 불러오겠네. 그리고 지배를 당했던 수인족 1명도 같이."

옆에서 듣고 있던 실로스 후작은 빠르게 얘기하면서 기사들에게 손짓으로 그들을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기사들이 사라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3명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실로스 후작님. 찾으셨습니까?"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 잘 왔네. 옆은 수인족인가?"

"예. 정신지배를 당했던 이로 케이라는 자입니다."

케이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수긍의 의미를 나타냈고 실로스 후작은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모두 준비됐네."

"매개체는?"

"여기 있다."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이 각자 하나씩 물건을 꺼내 들었다. 하나는 반지였고 하나는 팔찌였다. 하지만 두 개의 공통점은 모두 순수한 검은 색을 띠고 기분 나쁜 마나를 풍긴다는 것이었다.

듀로크는 팔찌와 반지를 받고 스캔 마법을 통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역시."

"뭔가 알겠어?"

"얘기해줄 테니 조용히 하고 들어. 이건 9서클 마법사가 만든 거야. 그것도 흑마법사의."

"뭐?"

"그,그게 정말인가?!"

"허어..."

메스는 얼굴을 찌푸렸고 실로스 후작은 놀라워했으며 그레이드 남작도 비슷했다. 피스텔 백작은 자신의 휘하에 있던 흑마법사가 얘기했던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정교하고 고단계의 마법 아이템을 만들 녀석은 한 놈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

"놈?"

"케이라고 했나? 잠깐 가까이 오겠나?"

"예,예? 알겠습니다."

듀로크는 가까이 온 케이에게 똑같이 스캔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에게서도 마법이 사용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과연 그렇군."

"뭐가?"

"이 반지와 팔찌는 비슷하면서도 틀려. 이 반지는 지금 케이라는 자와 연결되어 있어. 정확히 말하자면 케이에게 걸려 있는 마법과 이 반지가 서로 공명한다고 보는게 맞겠지. 이 팔찌는 반지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다른 이를 조종하는 것 같고."

한 번에 알아차리는 듀로크를 보고 실로스 후작을 비롯한 몇 명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메스는 당연한 것을 보는 것처럼 행동하며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그럼 해제가 가능하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가능해."

"가,가능한가?!"

"허어...

"믿을 수 없군. 나이트에 존재하는 고서클 마법사들도 모두 불가능했건만..."

"하지만 문제가 있어. 케이 같은 이가 수만 명은 될 거 아냐?"

"정보에 의하면 약 10만 명정도."

"흐음..."

메스의 말에 듀로크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듀로크를 많은 이들이 숨을 죽이며 쳐다보고 있었고 그런 분위기가 몇 분 동안 흘러간 후에야 듀로크는 입을 열어 대답했다.

"몇 가지의 조건이 있으면 그 10만 명도 해체가 가능할 거야."

"....."

듀로크의 대답에 수많은 이들이 말을 잇지 못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조건이란?"

"첫 번째. 나를 도와줄 고서클 마법사 100명."

"그리고."

"두 번째. 광범위 지역의 피해를 생각해야 해."

"피해?"

"내 생각으로는 아마 성벽 앞에 보이는 땅은 몇십 년 동안 사용하지 못할 거야."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래야 한다면 알겠다."

"세 번째...를 말하기 전에."

"뭐지?"

듀로크는 검지손가락으로 까딱거리며 얘기했다.

"내가 도와주는 대신 얻는게 뭐지?"

"....."

"어떤 것을 바라나?"

이번에는 지켜보고 있던 이들이 뭐라고 하지 않았다. 메스한테 들은 것도 있었지만 듀로크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나와 하나의 약속을 하는 것으로 하면 돼."

"약속?"

"그래. 약속."

메스는 약속이라는 말에 의아해했다.

"무슨 약속이지?"

"내가 필요할 때 도와달라는 약속. 이것은 네 힘뿐만 아니라 나이트 전체의 힘이 될 수도 있어."

"무슨 바보 같은?!"

"당신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옆에서 듣고 있던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이 반발했다. 그건 나머지 소드마스터 3명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메스는 진지하게 그 말을 받아들였다.

"네가 장난식으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겠지.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줘라."

"나를 항상 도와달라는 건 아냐. 내 힘으로도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생겼을 때 도와달라는 거지.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으면 딱 좋고."

"미래에 그런 일이 생긴다는 것이냐?"

"그럴 가능성이 있지."

듀로크는 반지를 잡아서 바라보며 얘기했고 메스는 그런 듀로크를 빤히 쳐다보았다.

"알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도와주도록 하겠다."

"메스님?!"

"좋아. 거래 성립이야."

메스의 말에 많은 이가 경악했지만 듀로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세 번째는?"

"아. 세 번째는..."

듀로크는 손가락으로 메스를 가리켰다.

"너와."

이어서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베로나를 가리켰다.

"너. 그리고..."

또 옆에서 듣고 있던 소드마스터 3명을 가리켰다.

"너희들과."

마지막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만 전쟁에 투입한다."

"....."

"....."

듀로크의 말에 한동안 침묵이 휩싸였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가지 않았고 수많은 이들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에에에에엑?!!""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6명이서 전쟁을 한다니 무슨 헛소리를!"

"이건 내가 생각해봐도 무리일세."

많은 이들이 반발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베로나, 메스 그리고 표정 변화가 없는 크리드만이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겠지."

"맞아. 나는 웬만하면 수인족들을 피해 없이 데려오고 싶거든. 게덴도 베로나가 왕이 되면 필요한 왕국 중의 하나니까."

"이건 전쟁이네. 피해를 입지 않고 끝낸다는 것은 이상일뿐이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해? 그럼 메스에게 물어보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

"메스. 자네?"

"메스님. 설마..."

듀로크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메스를 보고 실로스 후작과 다른 이들이 놀라워했다.

"6명만 투입한다는 이야기는 뭐지?"

"먼저 나는 수인족들에게 걸려 있는 마법을 모두 해제할 거야. 그러면 수인족들을 제외한 전력들만 없애버리면 이 전쟁은 끝나는 거지. 그 전력을 없애는데 우리 6명이면 충분하고."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메스가 초인이고 자네가 그...그렇게 강한 마법사여도 인간의 한계는 있는 법! 상대는 수백의 골렘과 정체불명의 검은 몬스터가 200여 마리가 넘는다. 거기에다가 마법포까지. 그것을 6명이서 없애버린다는 건가?!"

"응."

실로스 후작의 물음에 간단하게 대답하는 듀로크 때문에 침묵이 이어졌다.

"...듀로크. 잠시 둘이서만 얘기 가능하나?"

"좋아. 사일런스."

듀로크는 메스와 자신과의 대화가 들리지 않도록 사일런스 마법을 사용했다.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군."

"아까 말한 대로야. 너희들 나이트들은 분명 전쟁을 하게 되면 수인족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겠지. 그러면 수인족과 너희 나이트는 서로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건 내가 바라는 그림이 아니거든. 나는 받지 않아도 될 피해는 없애는게 좋다고 생각하거든."

"네가 말한 대로 수인족들에게 걸려 있던 마법이 모두 해제되었다고 했을 때 우리 6명이서 남은 전력을 모두 제거하는게 가능한가?"

"가능할 거야. 아마 나는 수인족들에게 걸려져 있는 마법을 해제하는데 상당한 마나를 소비할 테지만."

"그럼에도 가능한가?"

"응. 비장의 카드를 꺼낼 거거든."

"비장의 카드?"

"그래. 이 상황에서 최강의 카드지."

"...알겠다. 다른 이들은 내가 설득하도록 하지."

"좋아. 거래는 성립됐다."

듀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사일런스 마법을 제거하고 플라이 마법으로 몸을 띄우며 얘기했다.

"그럼 나는 미리 사전작업을 하고 있을 테니까 마법사들을 준비해줘."

"알겠다."

듀로크는 그대로 성벽을 넘어서 날아갔고 기사들과 병사는 물론이고 간부들도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제일 빨리 정신을 차린 실로스 후작은 메스에게 얘기했다.

"메,메스. 대체 어떻게 된 건가?"

"듀로크의 말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뭐?! 자,자네 진정 그를 믿는 건가?"

"예. 그는 헛된 말을 하지 않는 자입니다.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리고..."

"그리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자입니다."

"....."

그의 말에 실로스 후작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알겠네. 자네의 뜻이 그러하다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는 계속 방어 준비를 갖출걸세. 그리고 게덴의 병력이 성벽에 다가온다면 우리는 공격을 할 수밖에 없네."

"상관없습니다. 그러면 저도 그렇게 할 겁니다. 아마 그런 상황이 오진 않겠지만요."

"허허..."

실로스 후작은 듀로크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메스가 이렇게 믿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인물이라고 하면 안 되나?'

"크흠. 그럼 나는 고서클 마법사들을 모집하겠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소드마스터들을 모아두고 작전을 짜겠습니다."

"방어 준비도 같이 진행할 테니 거기에 전념하게나."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실로스 후작의 인도하에 기사들과 병사들은 다시 방어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고 소드마스터들을 제외하고 다른 간부들도 준비를 하러 이동했다. 그리고 남은 5명. 휴나 남작, 히드 백작, 메스, 크리드, 베로나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우리 4명 중에 나 빼고 베로나와 관계가 있던 이는 없겠네. 그러는 김에 자기소개 좀 할까?"

"그럼 저부터 하겠습니다. 휴나라고 합니다. 나이트에서 남작의 위치에 있고 무력은 소드마스터 초급입니다."

"저는 히드라고 합니다. 백작이고 똑같이 소드마스터 초급입니다."

"나는 크리드라고 한다. 무력은 소드마스터 중급. 붙어봤으니 알 것이다."

"어? 크리드. 베로나와 만났었어?"

"예. 전장에서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붙어봤습니다."

"헤에?"

메스는 놀랍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 베로나가 어느 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알고 있겠네."

"예. 그녀도 뛰어난 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헌데 메스님.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진정 저희 6명이서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다른 이들도 궁금해하는 공통된 주제였다. 메스는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끼면서 얘기했다.

"나는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듀로크가 가능하다고 했으니까."

"그가...그렇게 대단한 인물입니까? 솔직히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처음 보는 이는 이해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와 조금이라도 지내본 자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래. 그러니 나를 믿고 따라주지 않겠나?"

"저는 어차피 메스님을 믿고 따라갈 생각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메스님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그것을 따라갈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희들.."

메스는 자신을 믿어주는 이들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때 베로나가 메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얘기했다.

"물론 나도 너와 듀로크를 믿는다."

"...고맙다. 그럼 우리도 준비해볼까?!"

듀로크는 성벽을 넘어서 드넓게 펼쳐진 평원에 홀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평원을 한번 훑어보며 마법 가방에 손을 넣어서 수정구슬을 꺼내 들었다.

구슬에 마나를 불어넣은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나의 영상이 나타났고 듀로크는 그것을 보며 얘기했다.

"하나 부탁할게 있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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