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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41화 (141/360)

11장 나이트 VS 게덴(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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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16)

남작은 대기하고 있는 마법사에게 수정 구슬을 가져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동안 전하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머리를 감싸면서 고민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말해야 하는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남작님. 준비됐다고 합니다."

"...알겠다."

이렇게 몸이 무겁다고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남작은 힘없이 마법사를 따라갔다. 마법사를 따라간 끝에 남작은 수정구슬이 놓여 있는 방에 도착할 수 있었고 수정구슬에서는 아무드 국왕과 크리드가 나오는 영상 1개와 피스텔 백작의 모습이 보이는 영상 1개가 나오고 있었다.

[그레이드 남작. 몸의 상태는 이제 괜찮나?]

"전하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그럼 다행이군. 상황이 상황인지라 인사치레는 생략하겠다. 다들 전투 결과를 보고해라.]

[예.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크리센트를 점령하는데 성공하였고 10만 병력 중 15000여 명이 사망했고 24000여 명이 중상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게덴의 병력 만여 명을 생포했습니다.]

피스텔 백작의 보고를 들은 그레이드 남작은 인상을 찌푸리며 더욱 말하기 힘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보고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잘했다. 피스텔 백작. 그러면 이어서 그레이드 남작.]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남작은 얘기했다.

[오티넘을 다시 탈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함선의 70%가 궤멸당했습니다.]

[병력은?]

[...70%가 죽고 20%가 중상을 당했습니다.]

[피해가 막심하군. 원인은?]

[게덴 함선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폭을 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역시?'

아무드 국왕의 말을 들은 그레이드 남작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역시란 말은 무슨 뜻입니까?]

[자신의 병력이 얼마나 죽든지 상관없고 그저 결과만이 나오면 된다는 사상. 병력을 그저 말로만 생각하는 이들이지.]

"그렇다는 말씀은 평원에서 펼친 전투에서도 그랬다는 겁니까?"

[결과부터 얘기하겠습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크리드가 얘기했다.

[평원에서의 전투는 저희가 대패했습니다.]

[대...패?]

"대패했다고 하셨습니까?"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은 대패했다는 말을 믿지 못하는 모양인지 되물었다.

[예. 병사 7만여 명이 죽었고 12만여 명이 중상을 당했습니다. 기사들이나 중장갑병 및 마법사들도 그에 비례한 피해를 받았습니다.]

[그럴..수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다 제 불찰입니다.]

[아니. 모든게 크리드의 잘못은 아니다. 아까 얘기했다시피 자신들의 병력까지 몰살시키고 공격할 줄은 몰랐다. 난전 상황 속에서 마법포를 발사하여 양측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으니까.]

[허어...]

피스텔 백작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지만 실제로 폭탄을 터트리는 것으로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을 본 남작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남작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얘기했다.

"그러고 보니 사령관을 암살하려고 했던 이가 있었습니다."

[암살?]

"예. 레인 제독을 사로잡고 돌아가려는 찰나 암살자가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암살자의 실력은 저를 상회했습니다."

[허...그럼 소드마스터 수준이라는 건가?]

"암살자가 말하길 자신은 소드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맞붙으면서 느껴본 결과 거짓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피스텔 백작도?]

[예. 사령관을 사로잡았는데 어디서 날아온 단검에 즉사했습니다. 저희 진영의 암살자가 일절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놀랍군. 그런 실력의 암살자들이 대거 있다는 건가...]

"그리고 다른 이상한 점도 있었습니다. 암살자를 죽이고 가면을 들춰본 결과 암살자는 수인족이었고 귀가 잘려져 있었습니다."

[귀가 잘려진 수인족이라...다른 이상한 점은?]

"팔목에 이런 팔찌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레이드 남작은 팔찌를 들고 보여주었고 크리드와 아무드 국왕은 그 팔찌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피스텔 백작이었다.

[그것은?!]

[뭔가 짐작이 되는 바가 있나? 피스텔 백작.]

[모양과 생김새는 다르지만 비슷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피스텔 백작의 품속에서 하나의 검은 반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팔찌와 생김새와 모양은 다르지만 색깔이 완전히 동일하며 풍기는 분위기 자체도 비슷했다.

[그건?]

[예. 이것은 사령관의 손에 끼워져 있던 반지입니다. 흑마법사의 말로는 이 반지로 병력들을 조종했다고 합니다.]

[조종을 한다?]

[예. 놀랍게도 게덴의 병사들은 이 반지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순간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기억이 포마스 국왕을 만난 것으로 봐서 정신세뇌 마법을 당한 것 같습니다.]

[모든 병력이 전부 말인가?]

[예. 흑마법사가 말하기를 이 정도로 대규모의 병력을 세뇌시키려면 최소한 8서클 이상의 흑마법사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군.]

그레이드 남작은 피스텔 백작의 말을 들은 아무드 국왕이 의외로 놀라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실은 우리 진영 속에서도 그런 점을 눈치챘었다. 확신이 서지 않았었는데 백작의 말을 듣고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피스텔 백작의 대답 이후 한동안 침묵이 이루어졌다. 그 침묵은 현재 상황에 대한 심각성 때문이었다. 공포를 느낄 수 없고 자신의 모든 것을 소모할 때까지 쓰러지지 않는 몇만의 세뇌집단. 그 집단의 위력은 당해본 자만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멈출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멈추는 순간 왕국은 멸망의 길을 걸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간단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였다.

[먼저 고생한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군.]

[아닙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오히려 이런 결과를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불리한 형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세뇌집단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니 그동안만 버티면 된다. 이후 우리 진영은 병력을 정비할 것이니 피스텔 백작과 그레이드 남작도 정비하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라.]

[알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그레이드 남작.]

"예."

[게덴에 잡혀있던 주민들은 역시 구하지 못했나?]

"...죄송합니다. 제 실력이 부족하여 게덴 함선의 폭발과 함께..."

[아니다. 나와 크리드도 비슷한 상황을 만끽했으니.]

영상으로 봐도 아무드와 크리드의 안색이 별로 좋지 못했다. 전투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의 문제 때문에 그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럼 이것으로 회의를 마치겠다. 사로잡은 나가나 게덴의 주민 및 병사들은 잘 통제할 수 있도록.]

[예. 알겠습니다.]

"예."

그것으로 아무드 국왕과 크리드를 보여주던 영상이 끊겼다. 남은 피스텔 백작은 그레이드 남작에게 얘기했다.

[남작도 수고했다. 우리 둘이 더욱 힘내서 전하가 느끼는 책임감을 줄여주도록 하자.]

"예. 저도 그럴 예정입니다."

[그럼.]

피스텔 백작의 영상도 끊기고 그레이드 남작은 한숨을 쉬며 팔찌를 잡고 쳐다보았다.

"현 상황 유지라...과연 세뇌집단을 파헤칠 방법이 있을까?"

"포마스 국왕님. 보고 드리겠습니다."

[얘,얘기하라.]

"골레라스 평원의 전투는 저희 게덴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역,역시 자네를 믿길 잘했군.]

"감사합니다."

유피안 백작은 평원에서의 전투가 끝나자마자 수정구슬을 통해서 포마스 국왕에게 연락을 취했고 포마스 국왕은 그의 말을 듣고 흡족해하는 미소를 지었다.

"헌데 병력 손실이 꽤 있었습니다."

[병,병력 손실은 신경 쓰지 마라. 얼,얼마든지 충원해줄 테니. 쯧,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다른 이들은 왜 이렇게 한심한지.]

"설마 다른 곳은 패배하였습니까?"

[오,오티넘은 다시 탈환됐고 크리센트는 점,점령당했다.]

"허..어찌 그런..사령관이 대체 누구였습니까?"

[레,레인 제독과 클립스 남작이었다. 남,남작은 사망했고 레인 제독은 생포 당했다고 하,하더군.]

"클립스 남작은 그렇다 쳐도 레인 제독까지 진 것은 의외군요."

[상,상대가 상대인지라 그럴 수도 있었다. 나,나이트의 해전왕이니.]

"그렇군요."

유피안 백작은 해전왕의 소문은 익히 들은 적이 있었기에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 그러고 보니 베로나가 사라졌다는 말씀을 하지 않았군요."

[베,베로나가?]

포마스 국왕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상,상세히 얘기하도록.]

"예. 베로나는 지시받은 명령에 맞게 크리드라는 자와 싸웠습니다. 그런데 한창 싸우다말고 크리드가 먼저 사라졌고 멍하니 있던 베로나도 어디론가 달려가면서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흐음...알,알겠다. 그에 대한 조치는 내가 취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후 어떻게 행동하면 되겠습니까?"

[많,많은 피해를 받은 나이트 입장으로서는 함,함부로 행동을 취할 수 없겠지. 거,거기다가 해전왕도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받아서 감,감시하는 눈이 적어졌을 것이다.]

"예. 맞습니다. 그렇다면?"

[평,평원에서 나이트 수도까지의 거리가 얼,얼마나 되지?]

"제가 알기로 말로 달렸을 때 약 5일로 알고 있습니다."

[수,수도에서 제일 가까운 해안도시는?]

"으음...드라미스라는 도시로 수도까지 걸어서 약 3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좋군. 그럼 평원에 현상유지를 위한 병,병력만을 남겨두고 모두 철수시켜라.]

"예?"

유피안 백작은 호기인 상황을 포기하고 철수한다는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포마스 국왕에게 따로 작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섣부른 말을 내뱉지 않았다.

"다른 생각이 있으십니까?"

[그,그래. 해전왕이 받은 피해가 커서 바,바다를 감시하는 눈이 적,적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설마? 수도를?"

포마스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병력을 집합시켜서 우리는 드라미스를 친다. 그리고 수도를 함락시킬 것이다.]

포마스 국왕은 유피안 백작과의 얘기를 끝내고 영상을 끊었다. 그리고 수정구슬을 만지작 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지?"

"아아. 재밌는 소리가 들려서 말이야."

포마스 국왕의 말에 대답하는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검은 가면에 검은 의상을 입고 있는 이로 그레이드 남작이 만났던 인물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수도를 친다고?"

"지옥도가 펼쳐지겠지. 아...상상만 해도 짜릿하네~"

그런 인물이 옆에서 2명 더 나타나면서 총 3명이 똑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포마스 국왕은 그들을 보며 얘기했다.

"여전히 악취미군. 그런데 이 녀석들은 쓸만하나?"

"소드마스터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거야."

"나와 라자드님의 합작품인데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냐?"

"솔직히 원재료도 좋기는 했지만."

3명의 인물의 목소리는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말하는 어투나 내용은 마치 1명이 말하는 것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궁금한게 너는 흑마법사가 아니지 않나? 어떻게 정신지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포마스 국왕의 물음에 3명은 동시에 고개를 옆으로 흔들고 어깨를 슬쩍 올렸다.

"이래서 마법사가 아닌 것들은."

"흑마법이 아니여도 정신을 지배하는 마법은 존재해. 흑마법에 비해서 효율이 좋지 않을 뿐이지."

"하지만 흑마법과 합쳐서 사용한다면 효율이 더욱 극대해지지."

"그런 것처럼 이런 인간도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잖아?"

"마치 내 몸처럼."

포마스 국왕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수정구슬을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이번 레인 제독을 암살하는데 실패했다고 들었는데."

"아? 그거? 나가 녀석이 방해를 하잖아. 거기다 재밌는 녀석을 발견했거든~"

"그레이드 남작이라고 딱 내 취향이더라."

"누군지는 몰라도 너한테 찍혔다니 불쌍하군."

"그런 말씀 하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귀여워해줄 건데~"

포마스 국왕은 진저리가 나는 것과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보다 레인 제독은 어떻게 할 거지?"

"어차피 그 녀석은 불 정보도 없잖아? 네가 죽여달라고 한다면 이들을 투입해주겠지만."

"아니. 이 녀석들은 이번에 수도를 칠 때 필요한 이들이다. 네가 지금 동시에 몇 명을 움직일 수 있지?"

"아무리 나라도 사람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5명이 최대야. 그리고 아직 이렇게 양산된 애들도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고."

"그렇다면 레인 제독은 어쩔 수 없이 살려둬야겠군. 어차피 무익했지만."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언제 움직일 거지?"

"내일."

"알겠어~ 그럼 미리 준비하도록 하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킥킥. 빨리 내일이 되면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3명의 인물은 사라졌다. 포마스 국왕은 여전히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내일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대에 동시에 1명의 인물이 몸을 움직이며 숲을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인가?"

스라고 불리는 인물은 멀리서 보이는 거대한 성벽을 보며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며 성벽을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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