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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38화 (138/360)

11장 나이트 VS 게덴(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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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13)

"현재 상황은?!"

"난전을 펼치는 중이여서 정확히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거의 대등하게 싸우는 것 같습니다."

"나이트 왕국이 생각보다 잘 싸우는 모양이군. 나가들이 그렇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등할 정도면."

"그러게 말입니다."

나가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힘을 본 레인 제독은 나가들이 얼마나 강한 종족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 나가들이 천이 넘고 최신식 드워프 함선이 있는데도 대등하게 싸울 정도면 나이트 왕국의 병력이 얼마나 강한지 예상할 수 없었다.

"역시 왕국 순위 2위란 건가? 만만치 않군."

레인 제독은 생각보다 강한 나이트 때문에 이마를 찡그리며 혀를 찼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나가 전사와 마법사들은 레인 제독을 향해 얘기했다.

[그래서 우린 언제 움직이면 되는 거지?]

"너희들은 여기서 나를 지키면 된다. 총사령관인 내가 죽으면 곤란하니까."

난전이 펼쳐지는 순간 레인 제독은 나가의 전사들과 마법사 일부를 불러와서 자신을 지키게 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함선 내부에 처박혀서 싸움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쓸데없는 참견일 수도 있겠지만 수인족들을 통솔하지 않아도 되나? 그들의 정신을 억제한 것처럼 보였는데.]

"용케 눈치챘군. 하지만 그깟 수인족들은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잘할 것이다. 본능에 따라서 잘 싸우겠지."

[나가인 내 입장에서 봤을 때 수인족들은 약한 종족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강한 이들이라고 생각하는게 맞겠지. 그런 이들이 왜 너희 인간에게 복종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군.]

"알 필요 없다. 너흰 그저 내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면 되지 않나?"

[...그렇군.]

나가의 얼굴에서 한순간 불만 어린 표정이 나타났었지만 그것은 정말 일순간이었다. 그 일순간을 레인 제독은 봤지만 모른 척할 뿐이었다. 레인 제독은 무력에 일가견이 없어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였다.

레인 제독은 상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적 상인이었다. 바다가 없는 게덴에서 해적은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게덴의 상인이 다른 왕국에 있는 해적들에게 물건을 사고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없었다.

그는 해적이 훔친 물건들을 사고 해적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팔았다. 상인 특유의 머리와 해적들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한 레인은 빠르게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고 해적 상인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런 그를 부른 것이 바로 포마스 국왕이었다. 국왕은 그에게 게덴 왕국의 제독이라는 위치와 함께 자신의 휘하에 들어오면서 받는 혜택을 제시하였다. 해적들과 지내고 싸우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던 레인으로서는 해전은 일상과도 같았다.

나쁠 것이 없던 레인은 포마스 국왕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제독이 되어서 지금의 위치에 앉게 되었다.

"그렇게 올라왔는데 여기서 발이 걸리다니."

아무리 해전왕이라도 나가들과 최신식 드워프 함선이 있어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전왕의 이름이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지금도 팽팽한 싸움을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난전이 펼쳐지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그저 나가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싸움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정기적으로 소식을 가지고 오는 병사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 적이 닥쳐올지 몰라서 그런지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무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렇게 불안해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서 생각해보았지만 결국 답은 아니었다. 지금도 언제든지 위험하면 도망칠 생각이 가득했고 명예보다 목숨이 훨씬 소중했다.

쾅!

"제,제독님!"

그렇게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었을 때 문을 급하게 열면서 들어오는 전령이 있었다. 레인 제독은 전령의 행동을 보고 불안감을 느끼면서 물어봤다.

"무슨 일이냐?!"

"현재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리?"

"예! 나가들조차 그들을 상대하지 못하고 죽으면서 지금 이곳으로...컥!"

전령은 말을 끝맺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검이 등을 통과하여 가슴에 삐져나왔기 때문이었다. 전령은 입에서 피를 한 바가지 내뱉은 후에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겨우 돌려서 자신을 찌른 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당신은..."

"미안하군. 상황이 좀 급박해서 말이지."

괴한은 그대로 전령의 목을 베어버렸다. 전령의 얼굴 없는 몸이 바닥에 쓰러졌고 그러면서 괴한의 모습이 드러났다. 괴한의 몸에는 나가의 초록색 피와 인간의 붉은색 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그의 옆에 있는 기사로 보이는 이들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레인 제독은 많은 해전을 지켜보았지만 저렇게 피로 샤워를 한 것처럼 악귀의 모습을 한 이들은 보지 못했다. 그들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하는 레인 제독을 본 나가 전사는 대신 앞으로 나서서 얘기했다.

[우리 얘들도 당신을 막지 못했다고 하더군. 당신의 이름은?]

"내 이름은 그레이드. 해전왕이라고 불리고 있지."

[해전왕?]

"당신이?!"

레인 제독은 그레이드 남작의 말에 놀라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사령관이 직접 여기까지 왔다는 거냐? 미친 거 아냐?!"

"나는 누구와 다르게 겁쟁이가 아니여서 말이지."

그레이드 남작의 비아냥에 레인 제독의 얼굴을 붉게 달아올랐다. 나가 전사는 그런 모습을 보고 웃는 것처럼 입가를 올리며 얘기했다.

[여기에 사령관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았지?]

"아. 그건 사르돈이 가르쳐줘서 이렇게 왔지."

[사르돈이?]

나가 전사는 의외의 말을 들었는지 얼굴 근육이 움직였다.

"그래."

그레이드 남작은 간단하게 사르돈과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었다.

창과 검이 부딪히면서 굉음을 일으키고 충격으로 인해 서로 뒤로 밀려났다. 서로 받은 충격에서 더 빨리 벗어난 것은 그레이드 남작이었다. 남작은 밀려난 순간 발에 힘을 줘서 빠르게 앞으로 치켜나오며 검을 휘둘렀다.

나가 전사는 창으로 자신의 몸을 방어했지만 남작의 검은 창을 그대로 잘라버리고 나가의 몸까지 가르며 지나갔다.

"....."

[...쿨럭.]

나가 전사는 창과 함께 자신의 몸까지 가른 검을 바라보며 입에서 피를 뿜어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남작을 향해 얘기했다.

[놀랍군...이 정도일 줄이야. 내가 너무 우습게 봤군.]

나가 전사는 힘없이 바닥에 철푸덕 앉았다.

[나가 전사들 중에서도 강한 측에 들어가는 나를 이렇게 쉽게 이기다니. 크크크큭...쿨럭.]

다시 피를 입에서 뱉어내는데도 나가 전사는 얘기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너와 나의 제일 큰 차이점은 단 하나다. 마나를 운용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지."

[마나라...우리 전사들 중에서도 최상급 전사들만 사용하는 마나를 말이냐? 인간들은 마나를 많이 사용하는 건가?]

"사용하지. 나 같은 실력자는 드물지만."

[크큭. 처음부터 이길 수 없었구만...쿨럭.]

그레이드 남작은 나가 전사의 몸을 바라보았고 오래 걸리지 않아서 죽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나가 전사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면서 얘기했다.

[죽기 전에 하나 선물을 해주도록 하지. 인간 총사령관은 저 방향으로 쭉 가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가 전사는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얘기해주었다.

"왜 그걸 나한테 가르쳐주지?"

[저승길 가기 전의 선물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곳에는 나보다 강한 전사들과 마법사들이 많지. 한번 뚫어보라고...쿨럭.]

나가 전사의 입에서 조금 전보다 피가 더 나오는 것을 본 남작은 그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물 고맙군.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가기 전에 좋은 것을 보여주도록 하지."

그레이드 남작은 오러에 빛나는 검을 하늘을 향해 들고 외쳤다.

"기사들은 내게 모여라! 나와 함께 적 사령관을 치러 간다!"

전장 속인데도 불구하고 그레이드 남작의 목소리는 뚜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기사들이 하나 둘씩 그의 곁으로 모이고 있었다. 누구는 팔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누구는 창이 허벅지에 꽂혀 있는데도 남작을 향해 다가왔다.

그렇게 그의 목소리를 듣고 다가온 기사만 100여 명. 나가 전사는 그들 하나하나가 강하며 불타오르는 눈빛을 가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실수했는지도 모르겠군.]

"했는지가 아니라 실수했네."

[크크큭.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볼 수 없는게 나의 한이군.]

"결과는 정해져 있으니 걱정 말게."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확신에 찬 눈빛을 바라본 나가 전사는 눈을 감고 얘기했다.

[그 결과, 이루어지는지 하늘에서 지켜보도록 하지.]

"그래. 꼭 지켜봐라."

[재밌었다.]

나가 전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는 눈을 뜨지 않았고 기사들은 남작을 바라보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가보도록 할까?"

"예!"

"...대충 이렇게 된 거다."

그레이드 남작은 사르돈과 있었던 이야기를 간단하게 얘기해줬다. 나가 전사는 남작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남작과 뒤에 있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 100여 명으로 여기까지 뚫고 오다니 말이야. 하지만 말했던 숫자와 다른데?]

"여기까지 오는게 쉽지 않아서 말이지."

100여 명으로 시작했던 기사들도 여기까지 오는데 낙오하거나 죽으면서 30여 명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기세와 불타오르는 눈빛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대략...30여명인가? 그 상처들로 우리를 상대할 생각인가?]

나가 전사는 총 12마리, 그리고 마법사로 보이는 나가가 2마리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나가 전사들 중에서는 사르돈이 얘기한 마나를 사용할 줄 아는 나가가 3명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몸에서 마나로 단련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들의 갖고 있는 기운을 통해서 익스퍼트 중급에 필적한다는 것을 알았고 나가의 신체능력까지 고려했을 때 익스퍼트 상급과 비슷할 거라고 예상되었다.

지금 30여 명의 이들 중에서도 상급이 존재하긴 했지만 체력이 다 떨어졌고 상황이 좋지 않은 이들도 있었기에 그들이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어줘야겠다고 남작은 생각했다.

"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겠나?"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왜 나가가 인간 사령관의 명령을 듣고 따르는 거지? 그렇게 한심한 녀석을."

그레이드 남작은 레인 제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했다. 지목당한 레인은 한순간 발끈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가 전사는 피식 웃는 듯이 입가를 올렸다.

[오히려 네게 묻도록 하지. 네 나라의 국왕이 네게 명령을 했다고 했을 때 그 명령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는 받아들이지 않을 건가?]

"...그렇군."

나가 전사의 대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면서 반박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그런데 나가들도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나?"

[나가들은 인간들과 비교해서 마나를 감지하는게 힘들지. 하지만 나처럼 마나를 느끼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마나를 사용하는 수련과 함께 자신을 단련시킨다. 그리고 그들이 바로 나가의 정예들이 된다.]

"그런 당신이 바로 정예들을 이끌고 있는 대장인가?"

[나? 나보다 강한 이는 엄청나게 많다.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이들이 수두룩하지.]

그레이드 남작은 눈앞에서 얘기하는 나가 전사만 해도 쉽지 않은데 이보다 강한 이가 수두룩하다는 말에 나가 족들의 힘이 상상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나가 전사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싸울 준비는 됐나? 태세를 정비할 시간은 줬는데.]

나가 전사의 말에 그레이드 남작은 쓴웃음을 지었다.

"알고 있었나? 그러면 왜 기다려주는 거지?"

[최대한 공평하게 싸우고 싶어서. 다른 종족에다가 이렇게 강한 이와 싸우는 것은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되거든.]

그레이드 남작은 사르돈뿐만 아니라 눈앞에 있는 나가 전사까지 전사의 영혼이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했다.

"너희 나가들은 모두 당신 같은가?"

[아니, 나가들도 부족마다 특성이 다르지. 우리 파란갈퀴 부족은 전투를 즐겨하고 무력을 중시하지. 하지만 다른 부족들은 다르다. 음해하면서 암살을 중시하는 부족이 있는가 하면 무뚝뚝하면서 지식을 중시하는 부족도 있지.]

"그런가?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군."

[그리고 이렇게 전쟁을 하는 곳으로는 우리 파란갈퀴 부족이 대부분이지. 왜냐하면 우리 부족은 이렇게 싸움을 즐거워하니까.]

나가 전사는 창을 앞으로 내밀면서 자세를 잡았다. 인간과 다른 신체구조에 발이 없고 뱀의 몸을 가지고 있지만 나가 전사의 자세에서 빈틈을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구나 기사가 검에 마나를 실어서 오러를 만들어내듯이 나가 전사의 창에도 오러가 실려있었다.

[이제 충분한 시간을 줬으니 싸우지 않겠나? 몸이 근질근질해서 말이지.]

"그러도록 하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그레이드 남작도 자세를 잡으면서 검에 오러를 주입했다. 나가 전사는 남작의 검에 실린 마나를 느끼면서 입가를 올렸다.

[역시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군. 재밌는 싸움이 되겠어.]

"그럼 가도록 하지!"

남작은 말을 내뱉으며 앞으로 몸을 날렸고 그에 맞혀서 뒤에 있던 기사들도 움직였다. 그에 맞혀서 나가들도 행동을 취했고 그저 바라만 볼 수 있는 레인 제독은 나가를 응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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