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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28화 (128/360)

11장 나이트 VS 게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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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나이트 VS 게덴(3)

나이트 왕국의 최후방에 위치하고 있는 오티넘. 오티넘은 다른 왕국과 밀접해 있지 않고 3면이 바다로 되어있는 도시였다. 그렇기에 전쟁이 터졌는데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아무런 긴장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은 경비병들도 다르지 않았다.

"하암~ 이번에 전쟁이 터졌다고 하지?"

"응. 그래서인지 경비대장이 경계를 강화하라고 하던데."

"아예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 게덴을 상대로?"

"그러게.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대장이 하는 말인데 뭐라고 하겠어?"

"쳇. 예이~ 알겠습니다."

경비병은 다시 하품을 쉬며 얘기했다.

"이렇게 출렁거리는 바다나 보며 서 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솔직히 우리들이 이렇게 경계를 선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 평화의 도시 오티넘에서 이런 경비를 서는 것 자체가 꿀이긴 하지만."

"그렇게 방심하면 인생 한순간이다?"

"한순간 이긴 개뿔. 오티넘이 마지막으로 전화에 불타오른 것도 몇백 년이 넘었어. 나의 할아버지에 할아버지에 할아버지...이렇게 몇 대를 걸치는 동안 전쟁의 불꽃을 티끌만치도 받지 않은게 이 오티넘이야."

"하긴."

"그저 우리는 이렇게 바다나 보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고. 바다에 뭐가 오는지나 보면서...응?"

바다를 보면서 잠에 빠져들던 경비병은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배를 보고 일어났다. 옆에 있는 망원경을 들고 자세히 쳐다본 그는 배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건...드워프의 배인가?"

"드워프?"

"응. 드워프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배. 인간의 기술로는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진척된 기술력을 갖춘 배라고 하던데? 확실히 세련돼 보이기는 하네."

"그런데 왜 드워프의 배가 여기로?"

"드워프와 무역하기로 했었나? 혹시 들은 거 있어?"

"아니."

"그래? 이상하네...응?"

경비병은 드워프의 배를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다가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을 눈치챘다. 첫 번째는 시야에 드워프들의 배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저,저건 게덴 왕국의 깃발이잖아!!"

드워프들의 배에 게덴 왕국을 나타내는 깃발이 박혀 있다는 것이었다. 경비병은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배에서 번쩍이는 것을 보았고 그와 동시에 의식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콰콰콰쾅!!

"명중입니다."

"역시 드워프의 배군. 파괴력과 성능에서 차원이 달라."

4서클에서 6서클까지 다양한 마법위력이 담겨있는 마법포 5문에 성능 좋은 대포 10문을 가지고 있으면서 엄청난 내구성까지 장비.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된 배였다.

그런 배가 무려 30여 척. 이 30여 척에 들어간 돈은 모두 게덴 왕국에서 나왔고 드워프의 왕국인 카무란과의 거래를 통해서 얻은 것이다.

"나이트 녀석들. 방심했군. 바다가 없다고 하더라도 해군이 없을 줄 알았나?"

"레인 제독님. 다음 명령을."

"몬스터들을 투입해라."

"알겠습니다."

레인 제독을 옆에서 보좌하는 1등 항해사는 명령을 전달하였고 30여 척의 배의 옆문에서 동시에 문이 열리며 몬스터들이 바다에 떨어졌다. 수많은 몬스터들은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일제히 오티넘을 향해 헤엄쳐갔다.

"살,살려줘..."

"내,내 다리가!!"

"누가 좀 도와줘요! 여기 깔렸어요!"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한 척당 15문. 총 30여 척이 쏜 450발은 오티넘 도시를 초토화하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마법포는 시체조차 남기지 않을 정도로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오티넘의 영주인 브리츠 백작은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직속 병력들과 달려왔는데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영주님! 명령을!"

"그,그렇지. 먼저 부상자들을 옮기고 경계를 늦추지 마라!"

"예!"

백작의 직속 병력들은 백작의 지시를 받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었다. 깔려있는 이들을 구출해내고 다친 이들을 치료하면서 부상당한 이를 도와주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멍하니 어딘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본 백작은 그를 향해 뭐라고 했다.

"뭐 하고 있는가?! 빨리 돕지 않고!"

"저,저기..."

"뭐?"

"뭔,뭔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병사는 한 곳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고 백작은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확실히 뭔가가 움직이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멀리 있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을뿐더러 해가 지고 있어서 도통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마법사! 불을!"

"옙! 라이트!"

마법사는 라이트 마법을 사용해서 백작이 가리킨 곳을 향해 날려 보냈다. 라이트 마법은 착실하게 주위를 밝히며 날아갔고 다가오는 이들의 정체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몬,몬스터다!"

"저,저건 나,나가?"

나가. 뱀과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비늘로 둘러싸여 있으며 수중에서 살고 있는 몬스터다. 크기는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들부터 4미터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그들의 무서움은 지성에 있었다.

거의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지성을 가지고 있었고 놀랍게도 인간과 같이 마법사나 전사도 존재한다고 한다. 들리는 소문에는 심해에서 사는 나가의 왕국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저 소문에 불과했었다.

나가란 몬스터도 책을 자주 읽는 브리츠 백작만이 알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에 당황하고 있었다.

'크기를 보아서 전사는 아니야. 기사와 싸운다면 기사가 압도적으로 이길 거야. 문제는...'

백작은 보이는 나가의 크기와 소유하고 있는 무기를 통해서 전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숫자에 있었다. 어두컴컴한 밤에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움직임. 그것이 모두 나가의 숫자라는 것이 백작에게는 그만한 절망이 없었다.

"모,모두 후퇴해라!"

적은 적어도 천 이상이었다. 백작과 직속 병력들을 합쳐도 100여 명이 되지 않았다. 100여 명이 모두 기사라고 하더라도 천마리의 나가를 상대로는 버틸 수 없었다.

"나,날 버리고 가지 마!"

"살,살려줘...컥!"

"크아아악!!"

부상당한 생존자들과 움직이기 힘든 이들이 나가들에게 둘러싸여서 산채로 찢기고 있었다. 브리츠 백작은 그들을 보고 피눈물을 흘렸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었다.

"브리츠 백작님!"

"크윽...어쩔 수 없다! 지금은 성으로 돌아가서 농성을 하는 수밖에 없다. 빠르게 후퇴를 한..."

브리츠 백작은 후퇴를 하면서 직속 병력들을 향해 명령을 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이들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누구냐?!"

눈앞에 있는 이들을 향해 소리친 브리츠 백작은 그들에게서 답을 받을 수 없다. 그저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쉬이이익.

브리츠 백작은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고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검은 쇳소리를 내며 뭔가에 부딪혀서 팅겨나갔다.

"마법사!"

"파이어볼!"

한 명의 마법사가 전방을 향해 파이어볼을 날렸지만 놀랍게도 파이어볼은 상쇄되었다. 그것도 반대편에서 날아온 똑같은 파이어볼에 의해서.

"뭐,뭐야?!"

파이어볼과 파이어볼이 부딪히면서 주위를 밝혔고 브리츠 백작은 앞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절망하였다.

앞에는 무려 3미터가 넘는 크기에 자신의 몸만한 커다란 창을 가지고 있는 나가 전사 30여 마리가 있었다. 더구나 전사들 옆에는 인간과 비슷한 몸집을 가지고 지팡이로 마법을 구현하고 있는 나가 마법사가 3마리가 존재하였다.

뒤에서는 천마리가 넘는 나가들이, 앞에는 나가들의 정예멤버들이. 브리츠 백작은 여기가 자신의 무덤 자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검을 꺼내 들었다. 검에서는 익스퍼트를 증명하는 오러가 일렁이고 있었다.

"우린 여기에서 뼈를 묻는다. 하지만 억울해하지 마라. 우리는 이들을 길동무로 삼을 것이고 그것은 나이트 왕국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영광입니다! 백작님!"

"먼저 가겠습니다!"

백작의 말에 먼저 앞장서는 이들이 있었다. 백작은 마지막이여서 그런지 주마등처럼 자신의 인생이 눈앞에 빠르게 돌이켜보아졌다.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기사를 지향했다. 왕국에 충성을 다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배정받은 영지는 평화의 상징인 오티넘.

많은 이들이 부러워했다. 시기했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불만이었다. 평화의 땅에서 어떻게 충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생각했다.

공적을 쌓고 충성을 다하는 다른 기사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시기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국왕전하으로부터 배정한 것에 어떻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겠나?

그저 영지를 더 가꾸고 더 평화롭게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의 한쪽에서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맡은 곳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도 한쪽 마음에서 계속 걸렸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게 왕국에 충성을 다하는 일인가?

그런 의심이, 쌓였던 응어리가 지금 풀리고 있었다. 자신의 말을 듣고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드는 자신의 병사들. 뼈를 묻는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

그런 이들을 보며 브리츠 백작은 속이 뻥 뚫리는 것을 느끼며 영혼의 메아리를 외쳤다.

"너희들을 만나서 영광이었다, 모두 끝까지 나의 말을 들어줘서 고맙다."

브리츠 백작은 자신들의 병사들을 보고 웃은 후에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나가 전사를 향해 뛰어들며 얘기했다.

"지금이야말로 제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나이트 왕국 만세!!"

브리츠 백작의 검이 나가의 창과 부딪혔다.

"성을 점령했다고 합니다."

"그래? 피해는?"

"예. 마법사들의 보고에 따르면 사망 256마리, 부상 125마리입니다."

"전사와 마법사들의 피해는?"

"전사 사망 7마리, 부상 8마리. 마법사는 1마리 사망했습니다."

레인 제독은 1등 항해사의 보고에 눈살을 찌푸렸다.

"전사와 마법사들의 피해가 왜 이렇게 크지?"

"그게...영주와 그의 직속 병력들의 저항이 거셌다고 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우리 병력도 아닐뿐더러 포마스 국왕님께서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다고 했으니 괜찮다."

"그럼 오티넘의 생존자들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모두 운송해. 우리 왕국의 노예로 사용한다. 늙은이들은 모두 처리하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남자들과 나이 많은 여자를 노역자로 사용하고 어린애와 젊은 여자들은 성노예로 사용한다. 따로 구분시켜."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정리가 끝나면 우리도 상륙한다. 전리품은 챙겨야 하잖아?"

"맞는 말이지요."

레인 제독과 1등 항해사의 얼굴에서 사악한 미소가 생겨났다. 이렇게 게덴의 기습적인 공격은 제대로 먹혀들어갔고 전쟁의 불씨는 커져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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