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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18화 (118/360)

9장 누가 더 괴물인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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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누가 더 괴물인가?(4)

쉐이드는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괴물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바라봤을 때보다 가까이서 보니 위압감의 차이가 장난이 아니였다. 하지만 암살자의 리더로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을 수없이 겪은 쉐이드가 위압감으로 몸이 굳을 일은 없었다.

'지금까지 느껴본 것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하지만...'

괴물은 4미터에 육박하는 몸짓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빠르게 돌진해왔다. 몸짓에 비하면 엄청난 스피드였지만 암살로 먹고사는 쉐이드에게 있어서 그 정도 스피드는 별로 빠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쉐도우 워크."

주변의 시간이 느려지면서 괴물의 움직임도 느려졌다. 자신만이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세계는 느려져 갔다. 그리고 쉐이드는 그 타이밍에 맞혀서 괴물에게 접근하여 단검으로 괴물의 가슴을 찔렀다.

깡!!

엄청난 반발력과 함께 단검이 튕겨 나갔다. 쉐이드는 시험 삼아서 단검을 휘두른 거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상당한 마나를 불어넣고 휘두른 단검이 피부에 흠집 하나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피부가 비늘로 단단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된 것인지 질기기까지 하였다.

'어떻게 된 피부야?'

쉐이드의 단검이 팅겨나자마자 괴물은 주먹으로 쉐이드를 향해 뻗었다. 쉐이드는 옆으로 움직이면서 피했지만 주먹이 지나가면서 느껴지는 풍압만으로 살이 찢어져 나갔다. 더구나 주먹이 땅을 강타하면서 폭발하는 파편으로 잦은 상처가 생겼다.

'젠장. 스치는 것만으로도 이 모양이라니. 제대로 피해야겠군.'

그렇게 괴물을 상대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검은 덩어리가 날아와서 괴물과 부딪히며 괴물을 뒤로 날려 보냈다. 쉐이드는 괴물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몸 근처에 빛이 나고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보았다.

"이건?"

"뭘 벌써 다치고 그래? 장기전으로 싸워야 하니까 상처에 신경 쓰라고."

어느새 다가온 나르샤가 쉐이드를 향해 치유 마법을 걸어주었고 벨리온도 온몸에 검은 갑옷을 착용한 채 싸울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고맙다."

"인사는 됐어. 나와 벨리온이 접근해서 싸울 테니까 옆에서 서포트하도록 해."

"그러도록 하지."

쉐이드는 딱히 효율적인 공격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죽이지 말아 달라는 듀로크의 부탁이 있어서 활약할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르샤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것이었다. 더구나 사람을 죽이는 암살 능력밖에 없는 쉐이드의 입장에서 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따로따로 갈까? 아니면 동시에 갈까?"

"동시에 가도록 하지. 여유를 부릴 상대는 아닌 것 같으니까."

"좋아."

나르샤는 검을 꺼내 들고 마나를 불어넣어서 소드마스터의 상징인 오러 브레이드를 만들었다. 거기다 나르샤의 옆에는 물의 상급 정령 엔다이론과 불의 상급 정령 샐라임이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벨리온은 검은 갑옷을 착용한 상태에서 아무런 무늬도 없고 장식도 없는 흑검을 꺼내 들었다.

"그 흑검은 뭐야?"

"나의 마기로 만든 검이지. 근접전을 할 경우 필요할 것 같아서 준비했다."

"헤에? 지금까지는 사용하지 않았잖아?"

"쓸 일이 그다지 없었으니까."

크아아아아!!

그때 괴물이 함성을 지르며 돌진해왔다. 그에 맞혀서 나르샤와 벨리온이 앞으로 나아갔고 그 뒤를 쉐이드가 뒤쫓아갔다.

"하아앗!"

나르샤의 오러 블레이드와 괴물의 주먹과 부딪혔고 놀랍게도 오러 블레이드는 피부를 뚫고 주먹을 갈랐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칫!"

원래 팔까지 갈라버리려고 했던 나르샤는 혀를 차면서 뒤로 빠졌다. 듀로크에게 들었지만 실제로 오러 블레이드로 공격해보니 반발력이 상상 이상이어서 나르샤는 속으로 놀랬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또, 주먹이 갈라진 상처가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흔적도 없이 아무는 것을 보고 나르샤는 혀를 내둘렀다.

"흐읍!"

괴물이 나르샤에게 집중된 사이에 벨리온이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흑검으로 팔을 향해 내리찍었다. 관성력과 힘, 그리고 마기의 덩어리로 만들어져 흑검의 위력이 합쳐져서 두꺼운 팔을 자르는데 성공했다.

"크아아아!!"

괴물은 고통의 비명을 질렀고 나르샤는 그 타이밍에 맞혀서 마법을 시전했다.

"블리자드!"

극한의 한기가 휘몰아치면서 괴물을 한순간에 꽁꽁 얼려버렸다. 나르샤는 괴물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보고 벨리온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칭찬했다.

"잘했어! 좋은 연계인데?"

"당연하지. 너와 수없이 대련했는데 이 정도도 못하면 되겠나?"

"응? 듣고 보니 그러네."

쉐이드는 이들의 무력을 다시 봐도 놀랍다고 생각했다. 듀로크가 상상 초월의 괴물이였지만 이들도 충분히 괴물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괴물이라고 생각되는 이들도 항상 완벽하지는 않았다.

"조심해라. 아직 끝난게 아니니."

"뭐? 네가 그걸 어떻게 알어?"

"괴물의 눈동자가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미세하게 땅이 떨리고 있어. 준비해라."

빠지직.

쉐이드의 말을 증명하듯이 괴물을 얼린 얼음에서 금이 갔다. 조그마했던 금은 점차 크기를 넓혀가서 어느새 온몸을 가릴 정도로 변했다.

쩌쩌쩍!

한순간 얼음이 산산조각 나면서 괴물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잘려있던 팔의 단면에서 뼈가 생성되고 근육이 붙으면서 피부가 자라났다. 듀로크가 미리 말했지만 알고도 놀랄 정도의 회복능력이였다.

"진짜냐? 직접 보지 않았으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회복력이다."

"리커버리 마법도 저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칫. 어떻게 괴물들밖에 없는 거지?"

괴물은 팔이 회복한 것을 본 후에 다시 함성을 지르며 돌격해왔고 이번에는 벨리온이 앞장서서 앞으로 치고 나아갔다.

"다크 실드!"

검은 색을 띠는 실드가 생성되어서 괴물의 주먹과 부딪혔다. 실드는 조금 버티는가 싶었지만 주먹에 산산이 부서지면서 소멸됐다. 하지만 그 찰나의 시간에 나르샤는 괴물의 품속으로 접근하여 마법을 사용했다.

"익스플로젼."

콰콰콰쾅!!

"아이스 스톰."

휘이이잉!

"파이어 캐논."

펑!!

비교적 저서클인 5,6서클에 해당하는 마법을 남발하며 괴물을 밀어내고 있었다. 괴물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마법이 생기는 충격파와 시야를 가리는 것 때문에 괴물은 주춤했고 그에 맞혀서 벨리온이 마기를 폭발시키듯이 뿜어내며 마법을 시전했다.

"블랙 핸드!"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검은 구멍이 생기고 그 안에서 검은 연기로 만들어진 거대한 손이 나타났다. 50미터는 될 듯이 거대한 손은 그대로 괴물을 짓눌렀다. 이어서 검은 구멍이 2개가 더 생성되어 똑같은 손이 나와서 총 3개의 손이 괴물을 짓눌렀다.

"그래비티 100배!"

거기다 나르샤의 중력 강화 마법까지 걸자 괴물은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바닥에 대자로 뻗었다.

"벨리온, 그 검은 손은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지?"

"충분히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설마 이렇게까지 했는데 벗어나는 것은 아니겠지?"

"과연 어떨까."

나르샤의 말에 대답한 것은 쉐이드였다.

"무슨 소리야?"

"나는 암살자들의 리더다. 암살자들은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 몇 시간, 며칠, 몇 개월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지.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말하고 싶은게 뭔데?"

"암살자들은 그렇게 관찰하면서 상대의 심리, 감정, 생각들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되지. 그리고 나는 다른 암살자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나고. 그래서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은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서두가 길어? 결론이 뭔데?"

"저 괴물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다. 눈빛이 죽지 않았어."

"뭐?"

.....!!

그때 괴물이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앞으로 치고 나왔다. 나르샤, 벨리온, 쉐이드 중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괴물은 발가락만 들어 올려서 온 힘을 발에 집중하고 그 추진력으로 치고 나온 것이었다.

괴물의 엄청난 추진력은 100배의 중력도 뚫고 검은 손의 손아귀도 찢어내었다. 얼마나 빠른지 소리가 스피드를 따라오지 못하고 움직인 후에 들려왔다.

그런 괴물의 움직임에 반응한 이는 나르샤도 아니고 벨리온도 아닌 쉐이드였다. 미리 예상하고 있던 쉐이드는 괴물이 움직이려 하는 기색을 보이자마자 몸을 비틀어서 피했다. 그와 동시에 하나의 찢어지는 파육음과 함께 몸을 가누지 못한 괴물이 땅을 부수면서 나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윽..."

"벨리온. 너 팔이?"

"아..반응하지 못했다."

벨리온의 오른팔은 어디로 갔는지 찢어진 단면과 함께 사라져 있었다. 나르샤는 벨리온에게 치유마법을 걸어주려고 했지만 벨리온이 왼손을 들어서 거절하였다.

"왜?"

"나중에 듀로크에게 치료해달라는게 낫다. 지금은 임시방편으로 내가 처리하도록 하지."

벨리온에게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 오른팔의 형상을 갖춰서 찢어진 단면과 연결되었다. 벨리온은 급조한 오른팔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후에 얘기했다.

"조심해라. 한순간 보이지 않았다. 쉐이드의 말대로 항상 긴장을 갖추고 임해야 할 것 같다."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 스피드라니. 무식하기 다름이 없군."

괴물은 박혀있던 자신의 몸을 빼내고 다시 3명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걸 지켜보던 쉐이드는 입을 열어서 나미래와 벨리온에게 타이밍을 알려주었다.

"온다."

쉐이드의 말에 맞혀서 나르샤와 벨리온이 움직였다. 그리고 한 끗 차이로 괴물이 그들이 있던 곳을 지나갔다.

"지금이다!"

괴물이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이에 공격하려고 벨리온이 소리쳤다.

"기가 라이트닝!"

"다크 선더!"

나르샤의 손에서 새하얀 순백의 전기가 생성되었고 그와 반대로 벨리온의 손에서는 순수한 검은색의 번개가 생성되었다. 서로 상반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번개가 괴물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가서 강타했다.

"크아아아아!!"

두 개의 번개는 마방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괴물의 몸을 새까맣게 불태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새까맣게 타버린 피부에서 새살이 돋아나고 재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원상태로 돌아갔다. 나르샤와 벨리온, 쉐이드는 또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진짜 질리네. 죽이지 않고 시간만 끌어달라고 하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맞는 말이다. 이렇게 언제까지 공방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듀로크는 언제 준비가 되는 거지?"

괴물이 다시 눈을 뜨고 적의를 표현하자 3명은 다시 싸울 준비를 하였다. 그때 괴물의 오른팔에 갑자기 검은 금속 막대가 생기면서 땅에 박혔다. 괴물은 갑작스러운 고통과 자신을 억제하는 금속 막대에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금속 막대는 한 개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나타났다.

콰콰콰콰쾅!!

"크아아아아!!"

"이건?"

"늦어서 미안하다."

어느새 3명의 등 뒤에 듀로크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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