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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17화 (117/360)

9장 누가 더 괴물인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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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누가 더 괴물인가?(3)

"블리자드!"

극한의 한기가 몰아치는 마법이 모든 것을 얼렸다. 그것은 돌진해오던 나미래도 예외가 아니였다. 하지만 얼어붙은 것도 잠시, 나미래는 얼음을 깨고 다시 돌진해왔다.

"플라이!"

콰아앙!!

간발의 차이로 플라이 마법으로 피하면서 나미래의 주먹이 땅을 강타했다. 공중으로 올라가서 마법으로 난사하려던 듀로크는 자신보다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 물체를 보고 또 깜짝 놀라워했다.

"그 날개는...와이번?"

나미래의 등 뒤에서 2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진 날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와이번의 모습을 알고 있는 듀로크는 그녀의 날개가 와이번의 날개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플라이 마법보다 와이번의 이동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은 트이번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미래가 와이번의 날개를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듀로크였다. 그렇기에 나미래가 듀로크의 위로 올라가서 주먹으로 내리찍으려고 할 때 반응이 조금 느릴 수밖에 없었다.

"앱,앱솔루트 실드!"

쾅! 퍼억!

"컥!"

앱솔루트 실드를 부수고 들어온 주먹이 듀로크의 복부를 강타했다. 듀로크는 그대로 땅으로 수직낙하 했고 나미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려오면서 발로 내리찍었다.

"블링크!"

콰아앙!!

짧은 거리를 이동한 듀로크는 자신이 있던 자리가 산산조각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또 저돌적으로 돌진해오는 나미래를 보고 듀로크는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된 몸이길래 마법도 잘 통하지 않고 곧바로 회복하는 거지? 거의 9서클 마법인 퍼펙트 힐 수준이야. 더구나 절대 방어마법을 힘으로 깨다니. 미친년이 따로 없구만.'

"파이어윌."

6서클 마법이지만 한순간이라도 발을 잡길 바라면서 마법을 시전했다. 하지만 나미래는 무작정 돌진하는 것으로 파이어윌을 지나쳤다. 아무런 상처도, 흔적도 없이.

"그러면 이건 어떠냐?! 앱솔루트 실드!"

듀로크는 방어를 위해서가 아닌 공격용으로 앱솔루트 실드를 만들었다. 나미래를 중심으로 실드가 생성되었고 나미래는 곧바로 주먹으로 실드를 부쉈다.

하지만 듀로크는 빠르게 또다른 실드를 만들었고 그것을 나미래가 또 주먹으로 부섰다. 실드가 생성되고 부서지고, 생성되고 부서지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실드의 개수는 늘어가서 부서지는 것보다 생성되는 숫자가 더 많아졌다. 그 이유는 듀로크가 실드를 생성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기 때문이었다.

'드래곤의 힘에 더 적응돼서 그런가? 8서클 마법을 쉼 없이 시전하는데도 힘들지 않아. 오히려 더욱 빨라지고 있어.'

듀로크는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이 기회라는 것을 알고 나미래에게 시전되어 있는 실드에 마나를 더욱 머금었다.

쾅!

'응?'

쾅!

'점점 빨라져?'

나미래는 주먹으로 투명한 막을 부수면서 느껴지는 변화에 눈치챘다. 막이 부서지는 동시에 다른 막이 생성되었지만 나미래는 쉬지 않고 막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런데 자신이 부수는 속도보다 막이 생성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쾅!

'더...단단해졌어?'

이제는 주먹으로 때려도 부서지지 않고 금만 가고 있었다. 그 결과 막이 생성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비해 부수는 속도는 점점 느려져서 나미래를 중심으로 막이 수겹에서 십수 겹으로 쌓이고 있었다.

"크윽!"

이어서 수십 겹으로 쌓인 막이 점점 작아지면서 자신을 압박하자 나미래는 사지를 사용해서 그 힘에 저항했다. 하지만 압박하는 힘이 엄청나서 나미래는 조금씩 찌그러들고 있었다.

'내 힘이 저 녀석에게 못 미치는 건가? 역시 9서클 마법사란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물인 건가?'

나미래는 버티는 와중에 고개를 올려서 듀로크를 바라보았다. 듀로크의 손이 마치 무언가를 압박하듯이 힘을 주고 있으면서 빛나고 있었고 그가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미래의 바라보는 시선에 듀로크도 눈치챘는지 나미래를 바라보았다.

씨익.

가면 때문에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나미래는 그가 웃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것도 마치 이 정도냐는 듯이 얕잡아보는 미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그녀를 각성시켰다.

'나는 지금 모든 힘을 쏟고 있는 건가? 내가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게 아닐까?'

그녀의 근육이 꿈틀거렸다.

'내 안에 있는 몬스터들이 날뛰는 것을 내가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의 내부에 있던 본성이 꿈틀거렸다.

'그렇다면 지금만큼은, 지금만큼은! 한번 날뛰어봐라!'

그녀의 팔이 변화하였다.

'내 몸에 있는 생명체들이여!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그녀의 다리가 변화하였다.

'그리고 저 녀석의 웃고 있는 얼굴을 뭉개버려!'

그녀의...몸 전체가 변화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의식은 점차 희미해져 갔다.

"좋아. 이대로 압축시켜서 끝내도록 하자."

듀로크는 수십 겹으로 중첩된 실드를 압축시켜서 나미래를 절반 크기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미래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고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듀로크에게 추호도 없었다.

"이 페이스대로 밀고 나가면 될 것 같...응?"

듀로크는 조금씩 압축되던 실드가 갑자기 어떤 힘에 막혀서 멈춘 것을 느끼고 의아성을 내뱉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 시선을 나미래에게 돌린 듀로크는 한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뭐,뭐야?"

나미래의 몸이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얇았던 여자의 팔과 다리가 듀로크의 몸통만한 두께로 변했고 회색 빛깔을 가지고 있으면서 비늘이 있는 피부로 변했다.

몸도 원래보다 십수 배는 두꺼워졌고 얼굴도 사람의 얼굴이 아닌 몬스터의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등에서는 조금 전에 봤었던 와이번의 날개가 튀어나왔고 크기도 2배는 더 커다랬다.

"뭔 일이 일어나는 거야?"

빠지직.

"어?"

빠지직. 지지직.

"말도 안 돼."

듀로크는 갑자기 괴물로 변해버린 나미래가 안에서 힘을 주자 수십 겹으로 중첩된 실드가 버티지 못하고 찢어지려고 하는 것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듀로크는 긴급하게 마나를 부어넣었지만 이상하게도 실드를 유지하던 마나가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나가 흩어진다? 대체 왜?"

듀로크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다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괴물과 맞닿은 면적을 중심으로 흩어지고 있어. 설마 온몸에 마방능력이 부가되어있나?"

한 번에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낸 듀로크였지만 그렇다고 실드가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듀로크와 나미래의 상성은 극악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지지직!

결국 괴물의 두 팔이 실드를 관통하고 힘으로 내부에서 강제적으로 찢어 문을 열었다. 듀로크는 마나를 뿜어내어서 찢어진 실드를 다시 닫으려고 했지만 괴물의 두 팔에 열려진 실드는 더 이상 닫히지 않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

"으윽!"

괴물의 함성만으로 듀로크는 뒤로 밀려났다. 그와 동시에 괴물은 실드를 산산조각내고 바깥으로 나와서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4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체와 회색의 가죽을 갖고 온몸에 빛나는 비늘을 소유하고 있었다. 등에서는 자신의 몸보다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있었고 얼굴은 오크인 자신보다 더 못생겼다고 생각될 정도로 추악했다.

"저,저 괴물은 뭐야?!"

"끔,끔찍하군."

듀로크는 시끄러운 소란 때문에 구경꾼들이 점차 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괴물은 그런 소리에 반응했는지 듀로크에게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헉!"

콰아앙!

"젠장!"

괴물은 듀로크에게서 구경꾼들로 목표를 바꾸고는 몸을 날렸고 그것을 눈치챈 듀로크가 빠르게 마법을 시전했다.

"블링크!"

블링크로 구경꾼들 앞으로 이동한 듀로크는 구경꾼들을 바람 마법으로 안전하게 날려보내고 앱솔루트 실드를 급하게 쳤다.

쩡! 퍽!!

"크아악!!"

실드가 괴물의 주먹에 버티지 못하고 깨지면서 듀로크의 복부를 강타했다. 로브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미터를 날아갈 정도로 괴물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듀로크는 수십 미터를 날아간 후에 피를 토하면서 일어나 치유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괴물이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 괴물은 그 자리에서 수직 상승하여 그대로 듀로크가 있는 지점을 향해 낙하하고 있었고 듀로크는 그 공격을 막을 여력이 없었다.

아직 받은 피해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주변에 있는 민간인들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었다.

'젠장. 무리를 해야 하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고급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듀로크는 마법을 시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듀로크에게 있어서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이렇게 고전하고 있지? 걸맞지 않게."

"그러게 말이다. 온 보람이 있었군."

검은 연기가 괴물을 지나친 다음에 형상을 갖추고 사지를 묶어서 낙하하던 몸을 고정시켰다. 이어서 물과 불의 상급 정령이 만든 물기둥과 불기둥이 괴물을 직격했고 괴물이 멀리 날아갔다. 듀로크는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왜 이렇게 늦었냐?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도와주지 말까?"

"아니, 미안."

듀로크는 빠르고 솔직하게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나르샤와 벨리온은 그런 듀로크에게 미소를 지은 후에 얘기했다.

"그래서 저 녀석의 정체는 뭐야? 오우거도 아니고 와이번도 아닌 것 같은데?"

어느새 괴물이 쓰러진 곳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나와 같은 고향에서 나를 찾아온 여자야."

"고향? 저 녀석은...너랑 다르잖아?"

나르샤는 쉐이드를 한번 쳐다본 후에 말을 이어서 얘기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하여튼 저 녀석은 온몸에 마방능력이 부가되어 있어. 그것도 8서클 마법인 앱솔루트 실드가 중화될 정도로. 마법과 거의 극상성이라고 보면 돼."

"8서클 마법이? 장난 아닌데?"

"더구나 가죽도 엄청나게 질긴 것 같아. 윈드 토네이도를 정면으로 맞고도 아무런 상처조차 없더라고. 거기다가 회복 능력이 제일 압도적이야."

"회복 능력이?"

"헬파이어 2방을 맞고 날아간 두 팔이 순식간에 회복되어서 원상태로 되돌아올 정도."

"...완전 괴물인데?"

"들을 때마다 가관이군."

"하지만 생각이 있는 거겠지? 듀로크."

지금까지 가만히 지켜보던 쉐이드가 듀로크에게 물어봤다.

"있긴 있어. 너희들이 시간을 끄는 사이에 저 녀석을 한 번에 삭제시킬 마법을 준비하는 거지. 근데 그것은 하고 싶지 않아. 지금은 저렇게 의식이 없어서 난리치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고향사람이니까 죽이고 싶지는 않거든."

괴물은 이렇게 얘기하는 사이에도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방안은 있는 거야?"

"아직은. 하지만 시도해볼 만한 것은 있어. 그건 나도 준비해야 할 게 있고. 그러니 너희들에게 시간 좀 끌어줬으면 해."

"저 괴물을 상대로?"

벨리온이 피식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듀로크는 그가 농담 식으로 얘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 약점은 있어. 힘에 비해서 스피드는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야. 너희들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거야. 한 번에 큰 타격을 줄 생각은 하지 말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서 시간을 벌어주기만 해줘."

"쳇. 말은 쉽지."

"그러게 말이야."

나르샤와 벨리온이 불평불만을 내뱉었지만 듀로크는 말은 그렇게 해도 그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줄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만 벌어주면 되나?"

"쉐이드, 너도 싸우려고?"

"나한테도 부탁하는 거 아니였나?"

"솔직히 고양이 손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넌 잘못해서 맞으면 한방에 골로 간다고?"

"훗, 이래 봬도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 네가 죽으면 나와의 약속은 누가 지켜주지? 더구나 내 머리에 있는 벌레는 누가 제거해주고?"

듀로크는 쉐이드가 도와둔다는 말에 놀라워했고 그런 감정이 분위기 속에서 물씬 풍겨나오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놀랍지?"

"아니...네가 생각보다 인간적이여서."

"그러고 보니 나도 이렇게 감정적으로 움직일 줄은 몰랐군. 아마 네가 관련돼서 그런 것 같다."

"뭐?"

"그럼 먼저 가도록 하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한 듀로크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쉐이드는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갔다.

"되도록 빨리 하라고."

"이 빛은 나중에 술로 갚아라."

나르샤와 벨리온도 한마디씩 하며 쉐이드의 뒤를 따라갔다. 듀로크는 3명이 앞으로 돌진한 것을 보고 저 괴물을 죽이지 않으면서 끝낼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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