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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04화 (104/360)

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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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4)

"피센트가 잘 얘기했을 거라고 믿지만 확인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얘기하겠습니다. 대금은 30%로 하고 지금 있는 인원 8명으로 왕성까지 물자를 안전하게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맞습니까?"

"예. 맞아요. 그리고 물자는 다 수용했나요?"

"염려 마십쇼. 여관 창고에 제대로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한 번 확인해보셔도 됩니다."

"알겠어요.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는데 라팔에서 왕성까지 어떻게 갈 예정이죠?"

"피센트."

"옙."

단장 버크의 말에 피센트는 배낭에서 커다란 지도를 하나 꺼내었다. 지도에는 라팔에서 왕성까지의 지형과 지역 이름이 적혀져 있었고 상세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상당히 비싼 지도라는게 느껴졌다.

"먼저 계약에 있던 것처럼 산맥을 지날 예정입니다. 산왕의 휘하에 있는 지역이지만 그것을 막는 것이 저희 블러드 이글이 할 일이지요. 산맥에서 왕성까지는 별로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위험 요소도 없고. 하지만 산맥까지 가는 경로에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뭔가요?"

"라팔에서 산맥까지 한 개의 긴 강이 있습니다. 이 강은 폭도 넓을뿐더러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유속이 매우 빠릅니다. 그래서 이 강을 지나가려면 엄청난 거리를 돌아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크리스님이 가져가시는 물건 중에서 기한이 있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예. 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은 긴 강의 중심에 있는 이 숲을 넘어가는 것입니다."

지도에는 버크가 말했던 것처럼 강 중앙에 숲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미래와 크리스는 공통된 생각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 산을 넘어가는 것이 힘든 건가요?"

"힘들다기보다는...좀 이상한 소문이 있습니다."

"무슨 소문이요?"

"들어가서 살아서 나온 사람이 없다고 하여 식인 숲이라고 얘기합니다. 1년 내내 안개가 깔렸고 음산한 기운을 내면서 이상한 분위기를 띠고 있는 숲입니다."

"그 산을 지나가는 것과 지나가지 않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나요?"

"대략 1주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그럼 지나가죠."

단장 버크는 물론이고 듣고 있던 블러드 이글 단원들은 너무나 가볍게 얘기하는 크리스 때문에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조금...생각해 보시는게 어떻습니까?"

"괜찮아요. 저희한테는 나미래님이 있으시니까요."

"나미래님?"

버크는 나미래가 누군지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단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중 단 한 명, 피센트만이 시선을 돌려서 쳐다보고 있었다.

버크는 피센트의 시선을 따라서 고개를 돌렸고 그 시선이 크리스와 같이 온 일행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분은 누구십니까?"

"이 분이 나미래님이에요. 제 일행이죠. 나미래님만 있으면 그딴 거 누워서 떡 먹기에요."

"크리스.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하지마. 이번에도 거의 막상막하였잖아."

"그건 상대가 괴물이였잖아요. 버크님, 혹시 거인에 대한 소문을 못 들으셨나요?"

"거인? 혹시 볼카니스 마을에 출몰했던 거인을 말하는 겁니까?"

"예. 맞아요."

"버크. 거인이라니?"

카이라고 불리는 중년 남자는 단장인 버크와 친한 모양인지 친근하게 얘기했다.

"볼카니스 전설의 거인 모르나? 그 거인이 일어나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뻔했다고 하더군."

"했다고?"

"어떤 한 인물이 거인을 때려눕혀서 막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버크는 말 끝을 흐리면서 나미래를 쳐다보았다. 버크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눈빛에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크리스는 그들의 분위기를 눈치채고 뭐라고 하려 했지만 그때 나미래가 크리스의 앞에 서서 얘기했다.

"당신들이 믿건 믿지 않건 저는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 거인을 쓰러트린 것은 제가 한 게 맞습니다. 그저 그렇게만 얘기할게요."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무덤덤하게 얘기하는 나미래에 그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했다.

그때 단장인 버크가 대표로 나미래에게 얘기했다.

"알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기도록 하죠. 크리스님이 그렇게 나미래님을 믿으시는 거보니 이유가 있겠지요. 그럼 나미래님도 있으시니 숲을 지나가는게 어떻겠습니까?"

"저는 찬성이에요."

나미래는 가볍게 얘기했고 그에 맞혀서 분위기도 한층 편안해졌다.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출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크리스님, 지금 먼저 물자 확인부터 하시겠습니까?"

"...예. 알겠어요."

크리스는 나미래를 한번 쳐다본 후에 망설이고 버크의 뒤를 따라갔다. 나미래도 방 안에 처음 보는 이들과 있기에는 어색한 것 같아서 크리스와 버크를 따라갔다.

버크는 여관 주인장에게 얘기를 해서 열쇠와 랜턴을 받고 여관 창고를 향해 걸어갔다. 창고는 여관의 옆에 위치해서 1층짜리 건물만 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버크가 받은 열쇠로 문을 열자 창고의 내부가 보였지만 빛이 없어서 그런지 어둠만이 깔려 있었다.

주인장에게 받은 랜턴을 앞세워서 어둠을 밝히며 들어가니 커다란 마차가 창고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차의 뒤를 보시면 물자가 들어있을 겁니다. 확인해보십쇼."

버크는 크리스에게 랜턴을 넘겼고 랜턴을 든 크리스는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나미래는 크리스가 말했던 물자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여 따라 들어갔다.

마차 안에는 네모난 상자로 되어있는 것도 있었고 항아리처럼 생긴 물건도 있었다. 크리스는 뚜껑들을 한 번씩 열어보면서 내용물을 확인했고 나미래는 크리스가 열어둔 두껑을 통해서 내부를 한번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그 내부를 본 나미래의 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뭐,뭐야?"

"응? 왜 그러세요? 나미래님."

"이게 왜...여기에?"

"예? 괜찮으세요?"

크리스는 갑자기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나미래를 보고 위화감을 느꼈다. 지금까지 저런 표정을 지은 것을 한번도 보지 못한 크리스는 나미래가 왜 그러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나미래는 마치 뭐에 홀린 것처럼 다른 상자와 항아리의 뚜껑을 열어보면서 내용물을 확인했고 확신에 찬 표정을 지었다.

"...크리스."

"예."

"이 물자 누구한테 받았다고 했지?"

"소크라 백작님한테 받았어요."

"왕성까지 간다고 했지?"

"맞아요."

나미래는 물자를 보고 소크라 백작을 만나거나 왕성에 가야겠다고 결정했다. 왜냐하면 물자의 정체는 바로 전생에서만 볼 수 있었던 향신료들이였기 때문이었다.

"김치, 케찹, 후추 등 분명히 전생에 봤었던 향신료들이야. 그렇다는 말은 나처럼 환생한 이가 있다는 건가?"

크리스와 나미래는 여관에서 따로 방을 잡고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나미래가 향신료들을 본 이후로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자 크리스는 언제 말을 걸어야 할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눈치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한 크리스는 나미래에게 얘기를 걸었다.

"나미래님..."

"응? 아, 미안."

"무슨 일 있으신가요?"

나미래는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크리스를 보고 뒷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했다.

"그렇게 보였어? 미안하네...그냥 신경 쓰이는게 있어서 말이지."

"향신료에 뭔가 문제가 있나요?"

"아니, 문제는 없어. 단지 그 향신료가 내 고향에 있었던 것과 똑같아서 말이야. 그래서 그 향신료가 신경 쓰였던 것뿐이야."

"그렇군요. 그 향신료라면 소크라 백작에게 물어보면 될 거에요. 왕성까지 가서 소크라 백작에게 물자를 넘기면서 물어보시는게 어떠세요?"

"그러는게 좋겠네. 그리고 보니 버크라는 단장과 얘기는 잘 끝났어?"

"예...잘 끝났어요."

잘 끝났다고 하는 말과 다르게 크리스의 얼굴은 뭔가 불만 투성으로 가득 차보였다. 볼이 마치 다람쥐처럼 부풀어 올라와 있었고 마음에 들지 않아 보이는 눈빛을 내보내고 있었다.

나미래는 마치 햄스터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는 크리스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나미래님! 전 웃기지 않아요!"

"아, 미안. 네가 너무 귀여워서 말이지.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나미래님을 믿지 않잖아요. 모두 다 사실인데. 그리고 나미래님을 얕보고 있는 것 같아서 불만이에요."

진심으로 분한 모양인지 크리스는 다시 볼을 부풀렸고 나미래는 다시 한 번 웃으며 얘기했다.

"신경 쓰지 마. 별로 상관없으니까. 내 진짜 모습을 너만 알면 되잖아?"

"그래도..."

"...진짜 모습이 아니긴 하지만.."

"예? 뭐라고요?"

"응? 아니야. 나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아주길 바라지 않아.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알겠지?"

"알겠어요. 나미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내일부터 또 이동해야 하니까 빨리 자도록 하자."

"그럴까요?"

나미래와 크리스는 내일을 위해서 이제 잠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번쩍하면서 번개가 쳤다. 번개가 치면서 한순간에 세상이 새하얗게 변해버렸고 엄청난 굉음을 일으켰다.

"상당히 강한 번개이네. 응?"

나미래는 옆에 있었던 크리스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보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을 쳐다보니 크리스는 침대에 들어가서 이불을 꽁꽁 싸매면서 떨고 있었다.

"번개가 무서워?"

"무,무서워요. 온,온몸이 떨리고 엄청난 소리가 들리는게...으..."

나미래는 그제야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이는 크리스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있으니까 안심하고 자."

"감,감사해요. 근데 실제로 안심해지는 것 같기도..."

크리스는 나미래가 쓰다듬는 것에 안심하면서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나미래는 안심하고 자는 크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귀여워 보이는 얼굴을 보며 웃었다.

이런 어린 나이에 물자를 옮기는 커다란 임무를 맡는 것이 불쌍해 보였지만 지금 이 시대는 그런 것이 평범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 해도 나이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측은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나미래는 잠시라도 자신의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하고 싶었다. 지금처럼. 나미래는 그렇게 크리스가 자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도 잠을 청했다.

다음날 그들은 여관에서 마차를 끌고 목표지인 식인 숲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버크를 포함한 8명과 나미래, 크리스 이렇게 총 10명이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라팔에서 성문을 통해서 나가는 것은 매우 쉬웠다. 버크와 경비병들은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모양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통과할 수 있었다.

마차는 총 2개로 하나는 물자를 넣은 화물 마차였고 나머지 하나인 승합 마차는 일행들이 타고 있었다. 물자가 들어간 마차에는 버크와 크리스, 그리고 제일 몸집이 큰 조이스가 타고 있었다.

버크와 크리스는 마부 자리에 앉아있었고 조이스는 물자와 함께 탑승해 있었다. 크리스는 나미래와 같이 있고 싶었지만 공과 사는 구분하고 있었고 화물 마차에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탑승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화물 마차에는 공간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서 단장인 버크와 크리스가 마부 자리에 앉았고 조이스가 물자와 같이 운반되고 있는 것이었다.

마부석에 앉아서 이동하던 크리스는 버크와 단둘이 있는 것이 조금 어색한 것 같아서 얘기를 걸기로 하였다.

"숲까지는 얼마나 걸리죠?"

"이틀이면 충분할 겁니다."

"그렇군요. 그동안 어떤 것을 하면 되죠?"

"크리스님은 그저 가만히 있으셔도 됩니다. 숲까지 가는 동안 방해가 있어 봤자 도적 수준일 겁니다. 도적은 저희 블러드 이글에서 가볍게 처리할 수 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좀 그런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희들의 말동무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틀이라고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는 것은 좀 심심하긴 합니다."

"흠...그러면 버크 단장님에 대해서 듣고 싶어요."

"저 말입니까?"

"예. 이제부터 같이 다닐 사이니까 알고 싶어요."

"그렇군요...그렇다면 조금 지루하더라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행의 심심풀이로 시작한 버크 단장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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