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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01화 (101/360)

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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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1)

"준비되었습니다. 가시죠."

중년의 남성과 소년, 그리고 10여 명의 인원이 안에서 나왔다. 그들은 무기와 갖가지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언제든지 이동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저쪽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중년의 남성이 가리킨 곳에는 하나의 커다란 산이 있었다. 다른 산과 차이점이라면 거인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는 점이었다.

"저 산이 왜?"

"저기 보이는 구멍이 입구입니다. 거인이 들어가면서 만들어놓은 구멍이지요. 저 구멍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인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알겠다. 빨리 가도록 하지. 그리고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 죽고 싶게 만들겠다는 것이겠죠? 알고 있습니다."

중년 남성이 미소를 지었고 나미래는 왠지 그 미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중년 남성을 선두로 소년과 10여 명의 인원들이 그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나미래와 크리스도 옆에서 뒤따라갔다.

남성이 말한 산은 멀리서 봤을 때 멀다고 생각되었지만 의외로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나미래는 산의 입구 앞에 도착해서 고개를 위로 올려다보며 입구의 크기를 가늠해봤다.

거인족이 얼마나 커다란 몸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입구 크기만 거의 몇십 미터에 육박했다. 나미래는 입구를 보고 거인족이 얼마나 클지 궁금증이 생겨서 기회가 되면 거인족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제 들어가겠습니다."

중년 남성이 들어가자고 얘기했고 일행들은 눈앞의 입구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갑옷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중년 남성은 누가 오는지 눈치채고 품속에서 하나의 반지를 꺼내어서 나미래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은?"

"그것은 인비저빌리티. 즉, 투명화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입니다. 나미래님이 필요로 하시는 방어와 회복 마법 아이템은 안으로 들어가야 구할 수 있습니다."

"근데 지금 이것을 주는 이유가 뭐지?"

"저들을 막아주십쇼. 이것은 그에 대한 선불입니다. 봉인 구슬을 원상태로 놓고 올 테니 그때까지 막아주십쇼. 그리고 일이 끝나면 약속한 보수를 드리겠습니다."

"...알겠다. 이 아이템의 성의를 봐서 도와주도록 하지. 크리스."

"예?"

"이거 사용해봐."

나미래는 크리스에게 반지를 건네주었고 크리스는 받은 반지를 끼고 외쳤다.

"인,인비저빌리티."

크리스의 외침과 동시에 모습이 사라졌다. 나미래는 진짜로 투명해지는 것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고 중년 남성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중년 남성과 소년, 그리고 10여 명의 인원은 안으로 들어갔다. 나미래는 왠지 아직도 손해를 보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뒤통수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휴...그러면 노동을 해볼까? 크리스. 피해있어."

"알겠어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신기해하며 나미래는 다가오는 인물들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다리던 이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저번에 한번 전투를 펼쳤던 기사들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이들이었고 여관에서 만났었던 금발 중년 남성도 있었다.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요?"

"반갑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나미래는 수호단의 중년 남성과 다르게 이 금발 중년 남성에게는 왠지 모르게 존댓말을 하고 어른 대우를 해주고 싶었다. 이용당하는 입장의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분위기 또는 대우의 차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봉인 구슬은 어디 있습니까?"

"지금 안으로 갖고 들어갔습니다."

"...모두 일제히 돌격!"

금발 남성의 명령에 맞혀서 모두 동굴을 향해 돌진하려고 했지만 나미래가 발로 땅을 가격했다.

콰아앙!!

그와 동시에 그녀를 중심으로 엄청난 충격이 일어나면서 돌진해 오던 이들이 모두 뒤로 후퇴했고 그녀가 땅을 밟은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그녀를 중심으로 땅에 균열이 가 있었고 마치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바닥이 물결쳤다. 모두 나미래가 만든 광경에 압도당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믿기지가 않는군요. 당신은 인간이 맞습니까?"

"제가 인간이든 아니든 지금 무슨 상관이죠?"

"하긴 그 사실이 지금 중요하지는 않겠죠. 그리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금부터 진심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법사! 공격 준비!"

금발 남성의 말에 맞혀서 5명이 중얼거리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마법사를 처음 보는 나미래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모를뿐더러 호기심이 생겨서 그녀는 그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금발 남성은 나미래가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는 사이에 공격할 것을 대비하여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가만히 보고만 있자 의아해했다. 그 사이에 마법사들은 마법을 모두 준비하였고 일제히 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볼!"

5명의 마법사들이 각자 하나의 파이어볼을 만들어서 나미래를 향해 공격했다. 나미래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커다란 불덩이가 생겨서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했다.

"뭐,뭐야?"

나미래는 두 팔을 들어서 얼굴을 보호했고 그와 동시에 5개의 파이어볼이 그녀를 강타했다.

퍼퍼퍼펑!

파이어볼 5개가 나미래와 부딪히면서 일대를 폭발시켰다. 그 광경을 본 금발 남성은 이 정도면 됐겠지 싶어서 돌진하라고 외치려고 했지만 그때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법 뜨겁군요."

"뭐,뭣?!"

파이어볼이 만든 먼지가 걷히면서 나미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옷의 상당 부분이 불에 타서 없어졌고 중요 부분만 가려져 있었지만 옷만 탔을뿐, 피부에 그을림조차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아무런 데미지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어,어떻게?"

"어떻게 막았냐고요? 그냥 막았을 뿐인데요?"

나미래의 말에 중년 남성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어서 남성은 한숨을 쉬며 나미래에게 입을 열었다.

"...당신의 정체가 정말 궁금해지는군요. 하나 물어나 봅시다."

"물어보세요."

"왜 그런 힘을 갖고 있는데 거인의 봉인을 풀려고 하는 겁니까?"

"...예?"

나미래는 금발 남성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었다.

"무,무슨 말씀이세요? 봉인을 해제하려는 것은 당신들 아닌가요?"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들었습니까?"

"수호단에게서요."

나미래의 말에 금발 남성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저희가 수호단인데 대체 누구한테 들은 겁니까? 당신은 속은 겁니다. 지금 동굴에 들어간 이들은 거인족을 봉인 해제하려고 하는 반란군입니다."

나미래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이 금발 남성이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이 갑자기 동굴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그 진동은 점점 커져갔다.

드드드드...

"설,설마?"

"이미 늦은 것 같군요. 거인족이 깨어납니다. 저희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금발 남성은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나미래는 그런 남성을 향해 얘기했다.

"방법이 없는 건가요?"

"봉인의 마법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인족이 잠들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입니다. 일어난 이상 불가능한 일이지요."

"마법진은 어떻게 발동시키는 건가요?"

금발 남성은 나미래 때문에 일어난 일로 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체념한 표정으로 그녀의 질문에 모두 답변해주었다. 화를 낼 힘도 없다는 표현이 맞다고 생각되는 모습이었다.

"마법진은 마을 전체를 사용해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옛날 9서클 대마법사가 만든 마법진으로 마을이 모두 부서지지 않는 이상 발동시킬 수 있죠. 하지만 거인족이 깨어난 이상 마을이 초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일뿐더러 잠재울 방법이 없습니다."

"잠재운다는게 무력화 시켜도 된다는 건가요?"

"그럴...수도 있겠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마법진의 발동을 준비하세요."

"...무슨 말씀인지?"

금발 남성은 나미래가 뭐라고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제가 거인족을 때려눕힐테니 마법진을 발동시키라는 겁니다."

"...풋. 거인족을 때려눕힌다고요? 크기가 산만한 거인족을? 농담이 지나치군요. 지금 누구 때문에 이 사단이 벌어졌는데?!"

금발 남성은 그제야 화를 내며 얘기했고 옆에 있는 금발 남성의 일행들도 똑같은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그러니 제가 해결하려는 겁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태가 되겠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겠죠."

"...진심입니까?"

"진심입니다."

금발 남성은 나미래의 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빛에서 거짓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본 남성은 결심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신다면 한번 믿어보겠습니다. 모두, 준비합시다!"

금발 남성의 말에 맞혀서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자신들의 일을 하러 이동했다. 나미래도 자신의 할 일을 하려고 갈 때 그녀를 막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미래님!"

"크리스야?"

크리스는 투명화 마법을 해제하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떻게 거인을 상대할 생각이세요? 아무리 나미래님이라도 거인을 상대할 수 없어요!"

"뭐...무리일 수도 있지. 하지만 말이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자기가 고쳐야 하는 거야. 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안 되잖아?"

"나미래님의 말이 맞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하지만! 잘못하면 죽는다고요?!"

크리스는 눈물을 글썽이고 목에 핏줄을 세우며 얘기하고 있었다. 나미래는 크리스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은 살면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일 수도 있어. 그리고 나를 믿으라고? 나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해서 싸워본 적이 없으니까."

"...약속해주실 거에요?"

"무슨 약속?"

"제대로 살아서 다시 저를 찾으러 온다는 약속이요."

"그럼. 당연하지. 약속할게."

나미래는 새끼손가락을 앞으로 내밀었다. 크리스는 나미래가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얘기했다.

"뭐 하시는 거에요?"

"새끼손가락끼리 엮으면서 약속을 하는 거야. 약속의 증표지."

나미래는 크리스의 새끼손가락을 잡아서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엮었다.

"약속이야."

"...예. 약속이에요."

나미래의 진심 어린 말과 행동에 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크리스도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멀어졌고 그 모습을 보던 나미래는 땅의 흔들림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끼며 혼잣말을 했다.

"한번 진심으로 해볼까?"

나미래는 한번 몸을 푼 다음에 진동의 진원지인 동굴을 향해 달려갔다. 자신을 속인 녀석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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