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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97화 (97/360)

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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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7)

크리스와 나미래는 2주 동안 여행을 하기 위한 식량과 기타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다. 물론 물품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은 크리스의 보석을 사용했지만 역시 귀족이여서 그런지 돈을 쓰는데 별로 망설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 가볼까요?"

"그래.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해?"

"음...잠시만요."

크리스는 조금 전에 구매한 물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뒤적거렸다. 크리스는 자신의 체형에 맞게 조그마한 가방을 옆으로 메고 있었고 실상 대부분의 물품은 나미래가 갖고 있는 가방에 들어가 있었다.

사실 힘이 넘쳐나는 나미래의 입장에서는 물품이 가득 차있는 가방을 메고 있어도 아무런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 보자...여깄다!"

크리스는 가방에서 구매해둔 지도를 꺼내어 펼쳤다. 지도는 왕성까지의 지도와 라팔까지의 지도, 카타르 도시의 지도 이렇게 3개였다.

"이 카타르 지도를 보면 저희는 이쯤 있어요. 여기서 서쪽 입구를 통해서 약 이틀 정도 이동하면 오에돈이라는 마을이 나오죠."

크리스가 가리킨 곳은 카타르 도시에서 동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때 나미래는 한가지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고 크리스에게 얘기했다.

"혹시 서쪽 입구에서 나가려면 필요한 물건이 있어?"

"통행증 말고는 없는데요?"

"...미안하지만 나 통행증 없어."

"예? 그러면 어떻게 들어오신 거에요?"

"...슬쩍?"

날개를 펼쳐서 슬쩍 안으로 들어왔다고 사실대로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통행증을 정식적으로 받으려면 많은 절차를 걸쳐야 해서 조금 귀찮죠...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들어보실래요?"

"들어봐야지. 나에게 다른 방법이 어디 있다고?"

"우선 첫 번째는 불법적으로 파는 통행증을 구하는 거고 두 번째는 들키지 않게 나가는 것이죠. 어떤 것을 선호하시나요?"

"나야 들키지 않게 나가는게 좋지."

"그렇다면 그렇게 하죠. 대신 저까지 챙겨주셔야 하는데 괜찮나요?"

"아무런 문제 없어."

나미래는 자신만만해하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크리스와 나미래는 결국 들키지 않게 나가기로 결정하고 서쪽 입구를 향해 이동했다. 나미래는 입구까지 상당한 인파들을 제치고 주위에 있는 건물들과 풍경을 구경하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먼저 건물들이 책에서 봤던 중세시대의 건물과 같았고 문명수준 또한 비슷한 것 같았다. 또 주변에 있는 인간들은 서양 사람들처럼 눈과 머리색깔이 다양각색이었고 미남미녀가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구경하는 사이에 서쪽 입구에 도달할 수 있었고 나미래는 주위를 관찰하면서 경비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였다.

'정문에 여러 명이 있고 중간중간 성벽 위에 경비병이 있지만 어떻게든 들키지 않을 것 같네.'

나미래는 크리스에게 조용히 하면서 자신을 따라오라고 손짓하였고 크리스는 나미래가 하라는 대로 조용히 따라갔다. 성벽에 접근한 나미래는 크리스에게 귓속말로 얘기했다.

"준비해."

"예? 무슨..."

콰아앙!!

"꺄아아아악!!"

나미래는 크리스가 대답을 끝내기도 전에 크리스의 몸을 잡고 뛰어올랐다. 그녀의 무지막지한 힘이 발에서 발산되면서 엄청난 점프력으로 변환되었고 그녀와 크리스의 몸을 공중으로 수십 미터 올려보냈다.

그녀가 발로 찬 땅은 무슨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크레이터가 생겼고 공중으로 순식간에 올라가면서 크리스는 비명을 질렀다. 크리스의 비명과 바닥을 차면서 들린 굉음에 경비병들이 분주해졌지만 벌써 나미래와 크리스는 성벽을 넘어간 상태였다.

휘유우....쾅!!

멀리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크리스와 나미래가 공중에서 떨어졌다. 한 번의 점프만으로 카타르 도시 성벽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지점에 착지하였고 나미래는 크리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나미래는 도시가 코딱지만 하게 보이게 되자 달리던 것을 멈추었다.

"크리스. 이제 어디로 가야 하..."

나미래는 크리스에게 길을 물어보려고 하다가 자신의 옆구리에 축 처져 있는 크리스를 보고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크리스의 상태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미래는 노숙을 할 만한 장소가 있는지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에는 광활한 평야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노숙하기 좋은 숲이 보이지 않았고 나미래는 주위에 숲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시 점프하여 공중으로 올라갔다. 수십 미터 위로 올라가자 시야가 확 트이면서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었고 그사이에 주위를 빠르게 관찰하였다.

"음...어? 저기 숲이 보인다."

숲은 공중에 올라가고 나서야 보일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그 정도 거리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갈 수 있었다. 더구나 지금 크리스가 기절해 있어서 그 사이에 빠르게 달리기로 결심한 그녀였다.

쿵!!

그녀는 공중에서 착지하고 크리스를 옆구리에 메고 달리기 시작했다. 남아도는 힘을 발산하면서 성큼성큼 달려나가자 멀리 보이던 숲도 어느샌가 도착할 수 있었다.

"으음..."

숲에 도착하여 들어가려는 찰나 크리스가 정신을 차렸다. 크리스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며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하려 했다.

"여,여긴?"

"숲이야. 해도 저물었고 이동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 노숙을 하려고 왔거든."

"그,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왜 기절을 하고..."

크리스는 자신이 왜 기절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나미래를 향해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미래님! 대체 어떻게 수십 미터를 올라갈 수 있었어요?! 역시 나미래님은 보통 인물이 아니였군요! 제 눈은 역시 틀리지 않았어요!"

"알,알겠어. 좀 진정해."

"진정하지 못해요! 어떻게 인간이 수십 미터를 올라갈 수 있죠? 저희 가문에서 제일 강한 루이스도 절대 불가능해요! 나미래님은 얼마나 강하신 거죠?!"

"조,조금?"

"절대! 절대 조금이 아니에요! 나미래님의 무력은 도시에서 아니, 왕국에서 최강일수도 있다고요! 아, 듀로크님이 있어서 왕국에서 제일은 아닌가..."

"듀로크?"

나미래는 크리스와 얘기하면서 몸은 자동으로 노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예. 현재 왕국을 격변시키고 있는 인물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여 왕국을 변화시킬 정도로 비상하신 분이에요. 그런데 무력도 무려 9서클 대마법사! 역사상 단 3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흐음...9서클 대마법사라는게 얼마나 대단한 거야?"

"이런 말이 있어요. 7서클 마법사는 마을을 없앨 수 있고 8서클 마법사는 도시를 없앨 수 있고 9서클 마법사는 왕국을 없앨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신에 제일 가까운 드래곤이 사용하는 9서클 마법을 시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에요!"

"드래곤?"

"드래곤도 모르시나 보네요. 드래곤은 현존하는 생명체 중에서 최강이라고 불리는 존재에요. 몸 크기가 수십 미터고 오러 블레이드가 아니면 흠집도 나지 않는 비늘에 9서클 마법이라는 최강의 무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죠."

"그래? 어떻게 생겼는데?"

"어...저도 책에서 봤는데...이렇게 생겼어요."

크리스는 나미래가 노숙을 준비하는 사이에 나뭇가지로 땅에 드래곤의 그림을 그려주었고 그림을 본 나미래는 소감을 얘기했다.

"이거 그냥 큰 도마뱀아니야?"

"쉿! 그렇게 얘기하시다가 드래곤의 귀에 들어가면 죽어요."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라지. 나는 도마뱀 따위 무섭지 않아. 그 몬스터의 숲에 있는 도마뱀들도 잡았는걸?"

"숲에 있는 도마뱀이라...혹,혹시 와이번을 얘기하는 건가요?"

"와이번?"

"예. 크기는 드래곤보다 작지만 소형 드래곤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몬스터에요. 크기는 대략 십수 미터고 강력한 마법 내성이 있는 비늘을 가지고 있는게 특성이에요."

"그러면 내가 잡은게 와이번이 맞나 본데?"

"와...와이번까지 잡으신 거에요? 정말 대단해요!"

"그래? 그렇다 해도 내가 어느 정도로 강한지 모르니까. 나중에 듀로크라는 자나 만나볼까? 9서클 대마법사가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네."

"여건이 되시면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렇겠지? 자. 노숙 준비 끝."

나미래는 어느새 마른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바닥에 깔아두었고 불을 피워두었다.

"이제 밥을 먹어볼까? 요리할 줄 알아?"

"부끄럽지만 잘 못 해요."

"그래? 나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닌데. 그냥 간단하게 빵에 스프를 찍어 먹자."

"예."

나미래는 간단하게 스프를 만들고 빵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그녀는 잘 생각해보니 지금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첫 번째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항상 시체만 먹고 왔으니까...과연 얼마나 맛있을까?'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그녀는 드디어 고대하던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들고 있던 빵을 스프에 찍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안에 넣었다.

"으으으...맛있어!!"

눈물이 나도록 맛있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할 정도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빵을 입안에 쑤셔 넣고 있었다. 나미래의 괴성을 들은 크리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내 자신의 입안에 수없이 빵을 욱여넣고 있는 나미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노숙을 하면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가 오에돈이라는 마을이야?"

"지도상으로는 그래요."

나미래와 크리스는 이틀 동안 걸어온 끝에 해가 지기 전에 오에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약 100여 가구 정도 되는 마을로 조그마한 마을이였고 산에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과 소통이 원활해 보이지 않았다.

마을에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조용했고 밖에서 움직이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이 있긴 하네...응?'

나미래는 밖에서 움직이고 있는 이들을 보고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 인자해 보이는 늙은 할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내며 얘기를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저희 마을에 들으셨는지요?"

"저희는 라팔 도시에 가는 길인데 잠시 여독을 풀 수 있을까 해서 마을에 들렸어요. 금전적 보상을 해드릴 테니 하루만 묶을 수 있나요?"

"아, 그런 일이 있으시군요. 저희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보상을 주시지 않아도 되니 여독을 풀고 싶은 대로 푸시지요."

"예? 그러면 너무 염치가 없지 않나요?"

"괜찮습니다. 저희 마을은 사람이 없다 보니 이방인이 오는 것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있고 싶은 대로 있으시지요. 제집은 저기 끝에 보이는 집이니 같이 가시죠."

할아버지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참 마음이 너그러운 할아버지네요. 마을도 조용한 것이 참 마음에 드네요."

"....."

"나미래님?"

"응? 뭐라고 했어?"

"뭐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요?"

"아니, 아니야. 그래. 어떻게 하게?"

"정중한 제안을 거절하기도 좀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 마을에 머물까 싶어요."

"그래? 그럼 그러지 뭐."

나미래는 크리스가 하자는 대로 마을에 머물기로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꺼림칙한 느낌과 함께 어디서 위화감을 느꼈는지 계속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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