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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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2)
"먼저 이 근처를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할까?"
나미래는 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먼저 지역 탐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죽기 싫어한다는 것을 인지한 이상 계속해서 맨땅에 자면서 살 수도 없을뿐더러 순수하게 안전한 장소를 찾고 싶기도 했다.
"어제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굉장히 울창한 숲이네."
주변에는 자신의 키의 몇 배는 될듯한 나무들이 수도 없이 뻗어 있고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냄새가 주위에 깔려 있는 것을 보고 작은 숲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미래는 이 울창한 숲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먼저 자신이 눈을 뜬 장소로 가자고 마음먹고 기억을 되살리며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다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이동한 거리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역시 예상대로 나미래는 자신이 눈 뜬 장소까지 걸어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미래는 자신이 눈 뜬 장소에서 이상한 광경이 보이는 것을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저,저건 뭐지?"
순수한 검은색의 돌. 그 돌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언어가 적혀져 있는 원이 있었고 돌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 검은 연기가 본능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그 검은 돌의 근처에 있는 나무와 풀이 검은색으로 변색되었고 모양도 변한 것이 보였다. 나미래는 자신이 눈 뜬 장소에 저 검은 돌이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검은 돌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본능이 얘기하고 있어서 저 검은 돌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순간 다른 현상이 눈에 보였다.
지지직. 지지직.
"뭐지?"
검은 돌에서 전기 같은 것이 나와서 한쪽에 있는 땅을 향해 지졌다. 그러자 땅속에 뭔가가 있는 것처럼 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미래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의문점은 빠르게 해결되었다.
"크롸락."
"저,저건?"
전기가 튄 땅 안에서 나온 것은 바로 어제 자신과 같이 끔찍한 외모를 가진 생물이었다. 그 생물은 힘겹게 땅속에서 나와서 붉은 눈을 띠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광경에 멍하니 있었지만 상대는 가차없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크라락!"
"꺄아악!"
그녀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하여 팔을 휘둘렀고 팔에 맞은 생물은 얼굴이 돌아가면서 옆으로 날아갔다.
"어?"
나미래는 어제와 다르게 자신의 공격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제와 다르게 몸이 좋아져서 힘이 붙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렇다는 것은...먼저 잡고 보자."
나미래는 자신감 있게 상대를 향해 다가갔다. 어제와 같이 주변에 있는 뾰족한 나뭇가지를 뜯어서 얼굴을 향해 내리찍었다. 똑같은 파육음이 들리고 뼈를 뚫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두 번째로 하는 거여서 그런지 의외로 무덤덤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미래는 또 고민에 빠졌다. 허기는 지고 죽인 시체에서 향긋한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제와 동일한 상황이였지만 어제는 유혹에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지금은 억제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상대의 시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고 몸이 돌아온다면...그것을 억제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물론 외관상으로 역겹지만 그것은 한번 참으면 되는 일이었다. 두 개의 선택지에서 나미래는 고민했지만 미래를 위해서 생각한다면 답은 나와있었다.
결국 나미래는 눈을 감고 이것은 소고기다, 소고기다 하면서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시체를 먹기 시작했다. 약 1시간 동안의 식사가 끝난 후에 나미래는 포만감에 차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끄윽~ 배부르네. 그런데 내 미각이 잘못됐나? 저런 시체를 맛있다고 느끼다니."
그렇게 나미래가 자신의 미각이 잘못되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을 때 그녀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윽...뭐지?"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며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온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미래는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뼈에 살이 붙고 썩은 살이 사라지며 뼈가 단단해지고 있었다.
얼굴에도 새로운 피부가 생성되고 점차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윤곽이 생기고 있었다. 더구나 조금 전보다 몸에 힘이 증가하고 신체가 발달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와아~ 도대체 이 몸은 무슨 생물이길래 시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는 거지?"
나미래는 모르고 있었는데 그녀의 몸은 구울이었다. 구울의 특징은 시체를 먹음으로써 그 시체의 정수를 흡수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정수가 100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구울은 1 혹은 2의 능력을 흡수한다.
그런데 그녀는 벌써 2마리의 구울의 시체를 먹었다. 그럼으로서 구울이 시체로부터 정수를 흡수하는 효율이 증가하였다. 1,2의 능력을 흡수하던 것이 2마리의 구울을 먹으면서 3,4의 능력을 흡수하는 것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금 상황을 보니 저 검은 돌이 정기적으로 만드는 것 같은데...설마 여기가 그야말로 노다지인건가?"
나미래는 고민하다가 결국 결심했다. 살아가기로 결정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이왕 노다지에 온거 뽕을 뽑겠다고 그녀는 결심했다. 검은 돌, 누군가의 야심이 들어간 마법진은 이렇게 사소한 실수로 인해서 괴물을 만들게 하였다.
약 한달 후...
나미래는 아침이 밝은 것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함~ 잘잤다. 오늘도 식사하러 갈까?"
나미래는 자신이 처음 눈을 뜬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집이라고 해도 나무로 간단하게 지은 집이지만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검은 돌은 하루에 약 3마리의 구울을 소환하였고 그것도 정기적으로 비슷한 시간에 소환하여 나미래는 그 시간에 일부러 그곳에 방문해서 구울을 섭취하였다.
한달 동안 그녀는 약 100여 마리의 구울을 먹었고 그로 인해서 상당히 많은 것이 변했다. 먼저 2미터에 달하는 체형에 온몸이 탄력 있는 근육들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의 몸이 아닌 구울의 몸이다 보니 외형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구울에게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있는지는 몰라도 가슴과 생식기 자체가 없었고 이빨도 사람의 이빨과 다르게 개수도 많을뿐더러 엄청 뾰족하고 날카로웠다. 더구나 손톱도 손가락 마디 정도의 길이에 엄청난 강도와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도 100여 마리의 구울을 먹으면서 점점 강화된 것이지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여자인데 이렇게 우락부락한 몸에 성별까지 없으면 아무리 강하더라도 좀 슬퍼지는데 말이야. 더구나 사람의 몸도 아니고."
구울 킹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몸은 구울들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그녀는 어느 날 구울을 먹으면서 문득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는데 바로 구울 말고 다른 생물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쭉 검은 돌이 생성된 지역에서만 생활하였다. 구울이 나올 시간에 구울을 잡아서 먹고 그 이후의 시간에는 잠을 청하면서 평화로우면서도 따분한 생활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모든 일이 오래하면 지겹듯이 그녀도 구울만 잡아먹는데 질렸다.
"이제 구울도 지겹고 다른 생물을 잡아먹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니까 이동해볼까? 몸도 이 이상 좋아지지 않을 것 같고."
그녀의 정신은 몸처럼 한 달 전과 다르게 많은 것이 변했다. 처음 구울 먹을 때는 그렇게 혐오했지만 지금은 일상 그 자체였고 다른 생물을 먹는 것에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았다. 구울들의 정수를 흡수함으로써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성장한 것이다.
그렇게 성숙해진 그녀에게도 하나의 걱정이 있었으니 바로 외형이었다.
"이 세상에 인간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이라면 괴물소리밖에 듣지 않겠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는 아직 상대를 먹음으로써 강해진다는 것만 알고 정수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사람의 시체를 먹어도 사람의 외형의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수라는 것은 생물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신체적 능력과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흡수할 뿐이지, 외형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채 그녀는 한 달 동안 생활한 지역을 떠나기로 마음 먹고 이동할 준비를 하였다. 간단하게 지은 집에다가 생활하는데 사용했던 물건이 거의 없었기에 챙길 것도 없어서 준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이제 막 떠나려고 할 찰나, 한가지의 사실이 마음에 걸렸는데 바로 검은 돌을 어떻게 하고 가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냥 놔두고 가야 하나? 그렇다고 건드리면 어떻게 작용할지도 모르고."
그녀는 곰곰이 고민했지만 결국 건드리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다른 지역을 향해 이동했다.
"먼저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기 위해서 근처에 뭐가 있는지 봐볼까?"
그녀는 2미터에 달하고 엄청난 덩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무를 올라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힘이 넘쳐흐르고 있어서 엄청나게 높은 나무도 순식간에 올라갔다. 주변에 있는 나무 중에서 제일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숲밖에 보이지 않았다.
"흐음...한번 뛰어볼까?"
쾅!! 뿌드득. 우지직.
그녀가 다리에 힘을 주고 나무를 박차면서 점프를 했다. 점프를 하면서 발산된 힘으로 인해서 두께가 어른의 허리만한 나무가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는 소리를 내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착지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수십 미터를 수직 상승해서 넓어진 시야를 통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허어. 이거 얼마나 넓은 거야?"
수십 미터 위에서 봤는데도 불구하고 숲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시야에 보이는 것 중에 특정한 장소를 선택하기로 하였다.
"어? 저건?"
몸이 떨어지는 와중에 그녀는 상당히 먼 곳에서 커다란 산맥이 보이는 것을 놓치지 않았고 그 산맥을 제외한 나머지 장소는 이렇다 할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쿵!!
수십 미터 공중에서 수직낙하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다리는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않았다. 새삼스레 그녀는 자신의 몸이 괴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목표지점인 산맥을 향해 이동했다. 그녀의 다리는 힘이 넘칠 뿐만 아니라 스피드에서도 뛰어나 주변의 나무가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그녀는 빠르게 이동했다.
"킁킁."
이동하던 중 그녀의 발달된 코에 색다른 냄새가 풍겨와서 그녀는 이동한 것을 멈추고 냄새가 난 곳을 향해 걸어갔다.
"크륵. 잡은 사냥감을 이동시켜라. 주위에 뭐가 있을지 모른다."
"크륵. 알겠다."
몇 마리의 생물이 잡은 사냥감으로 보이는 것을 힘겹게 옮기고 있었다. 약 1미터를 조금 넘을듯한 신장에 나무대를 들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녀는 그 생물의 이름을 몰랐지만 세간에서는 고블린이라고 불리는 생물이었다.
'뭐지, 저 생물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얘기하고 있네.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지능이 높은 생물인가?'
그녀는 구울 말고 새로운 생물을 본 것에 기뻐서 그들을 향해 모습을 드러내었다.
쿵.
"크륵? 키에엑?!!"
"크륵! 공,공격!"
"응?"
그녀는 과민반응하는 생물을 보고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했다. 그들은 나무대를 입에 꽃은 후에 침 같은 것을 내뱉기 시작했고 그녀는 팔을 들어서 침을 막았다. 그런데 침을 맞은 부위가 조금 따끔거리면서 감각이 없어지는 것 느낄 수 있었다.
'독인가?'
"진,진정해! 난 네 적이 아니야!"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얘기했지만 언어가 통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손을 내저은 것 때문에 고블린들은 자신을 공격하는줄 알고 더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픽! 픽! 픽!
"앗, 따거! 이 자식들이!"
그녀는 말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침을 뱉는 고블린들에게 화가 나서 결국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너희들이 거부한 거다?!"
나미래는 팔을 들어서 독침을 막으며 고블린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의 강화된 신체의 스피드는 고블린들에게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반응할 수 있는 속도가 아니였다.
"크롹?"
뿌드드득. 우지지직.
그녀는 손톱으로 휘두르지도 않고 발로 타격하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하여 고블린들을 으깨며 지나갔다. 몇 마리의 고블린들은 그렇게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압도적인 질량 앞에 운명을 다했다. 그녀는 돌진하던 상태로 나무를 몇 개 부수고 지나가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아이고, 머리야. 다 잡았나?"
그녀는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이 돌진해서 만든 흔적을 바라보았다. 마치 전차가 지나간 것처럼 땅이 파여있었고 나무들이 꺾이며 바닥에는 고블린이였던 피와 살점들이 흩어져 있었다.
"몸이 좋아져서 그런가? 저런 광경을 만들었는데도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네. 오히려 저 고블린들의 시체들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
그녀는 살아가기 위해서 썩은 시체를 한 달 동안 먹은 사람이었다. 이 정도의 광경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지 오래였다. 그녀는 바닥에 있는 고블린들의 살점과 피를 주어서 입안에 꾸역꾸역 넣었다. 썩은 시체들만 먹다가 먹어서 그런지 별미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어서 순식간에 몇 마리의 고블린을 완식하였다.
하지만 고블린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에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이 생물은 별로 강하지 않아서 그런가? 어디 실험을 해볼만한 생물이 근처에 없으려나."
그녀는 목표로 했던 지점을 향해 이동하다가 다른 생물을 만나길 기대했다. 그렇게 기대해 찬 그녀가 이동하려는 찰나 그녀의 코와 귀에서 다른 생물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킁킁. 심한 노린내와 소리가 상당히 큰 걸 보면 대형 생물인 것 같은데? 피 냄새를 맡고 왔나?"
그녀는 어떤 생물이 오는지 궁금하여 몸을 숨기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나무에 숨기에는 너무나 커다란 몸이였지만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하여 그녀는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쿵. 쿵.
커다란 덩치라는 것을 증명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울창한 나무들의 나뭇잎들을 제치고 나온 생물은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녀의 신체가 약 2미터가 되었는데 그보다 조금 더 큰 신체를 가지고 있었고 초록색의 피부에 괴물이라고 생각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커다란 나무몽둥이를 들고 왼손으로 얼굴을 긁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생물이 세간에서는 트롤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몰랐지만 새로운 생물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저 생물은 대체 뭘까? 지금의 나라도 상대할 수 있으려나?'
그녀는 자신보다 더한 덩치를 가진 트롤에게 경계심을 가지고 한번 싸워볼지 아니면 그냥 지나가야 할지 고민하였다. 하지만 이어서 트롤이 그녀가 먹고 남은 시체를 먹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접근하기로 결심했다.
나미래는 커다란 몸으로 슬그머니 조용히 접근해갔지만 2미터가 넘는 신체를 가지고 들키지 않으면서 이동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크륵?"
"이런."
몸이 나뭇잎에 부딪히면서 들리는 소리에 트롤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들켰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점프하여 손톱을 앞으로 내세워서 트롤을 향해 찔렀다.
푸욱! 뿌드득.
"크아아아!"
손톱이 트롤의 어깨를 관통하면서 피가 확 솟구쳐 올라왔다. 트롤은 손톱이 어깨를 뚫고 들어오는 고통에 소리를 지르면서 나무몽둥이를 휘둘렀다.
퍼억!
"윽."
얼굴을 가격당한 나미래는 나무몽둥이에 실린 힘이 상당한 것을 느끼고 한번 뒤로 후퇴했다. 그런데 트롤의 몸에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본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 상처가?"
놀랍게도 손톱으로 찌른 상처가 빠르게 아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눈 앞에 보이는 생물이 빠른 치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짐작하면서 실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치유가 되는 걸까?"
그녀는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두 팔로 얼굴을 가리고 트롤을 향해 돌진했다. 트롤이 커다란 나무몽둥이를 들고 그녀를 향해 내리찍었으면서 두 팔과 나무몽둥이가 부딪쳤다.
퍼억!
"으윽."
상당한 힘에 의해서 팔에 강력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움직이는 것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트롤의 한쪽 팔을 잡은 후에 있는 힘껏 꺾어서 트롤의 팔을 이상한 방향으로 휘게 만들었다. 내부에 있던 뼈들이 부서지면서 살을 뚫고 튀어나왔지만 그러는 동시에 치유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뼈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꺾인 상태로 살이 붙어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웃긴데? 그러면 이건 어떨까?"
그녀는 그런 광경에 상당히 흥미로워하며 이번에는 손톱을 모아서 트롤의 손목 부분을 향해 내리쳤다.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은 두꺼운 트롤의 손목을 절단시키는데 무리가 없었고 트롤의 손이 떨어지면서 피가 솟구쳐 올라왔다.
"크아아아아!"
트롤은 고통에 난리를 피웠지만 그녀가 위에서 억누르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난리치는 와중에도 절단된 손목의 단면을 보며 관찰하였다.
"뼈가 새로나오지는 않는 모양인데. 상처가 아물기만 하는 것 같고."
절단면은 빠르게 아물었지만 원래의 손목이 다시 자라지는 않았다. 그녀는 흥미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이 생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이내 모든 생물의 공통적인 급소인 머리와 심장 중의 한 곳을 공격하기로 결심했다.
푸우욱!
그녀는 손톱으로 트롤의 머리를 향해 찔러넣었고 머리에 손톱이 박힌 트롤은 이내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는 한 달 전이라면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생물을 간단하게 죽인 것을 보고 자신이 상당히 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생물의 맛은 어떨까?"
그녀는 죽은 트롤의 시체를 보고 입맛을 다졌다. 끔찍하게 생긴 외모에 더러워 보이는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썩은 시체를 한달 동안 먹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별미 그 이상이었다.
우드득. 우걱우걱
그녀는 자신보다 커다란 몸이 자신의 배에 다 들어가는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서 트롤의 시체를 완식한 그녀는 나무에 올라가서 숙면을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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