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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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새로운 괴물의 탄생(1)
수많은 몬스터가 있는 몬스터의 숲. 인간에게 최대 위험지역을 뽑으라고 한다면 첫 번째 순위로 뽑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런 몬스터의 숲에 여유롭게 한 명의 인물이 걸어가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 마정석이군. 빨리 설치하고 돌아가서 쉬든가 해야겠어."
남성은 검은 색의 돌, 마정석을 땅에 심어두고 마정석을 중심으로 마법진을 그려 설치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몬스터의 숲 각지에 수백 개의 마정석을 설치한 남성은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에 기뻐하면서 빠르게 마법진을 설치했다.
"완료. 이제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지."
남성은 할당받은 임무를 완료한 것에 기쁨을 느끼며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몬스터의 숲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이 남성이 하나 실수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마지막 마법진을 급하게 설치하다 보니 다른 마법진과 다른 결과를 내보내게 됐다는 것이었다.
대다수의 마법진은 마정석에서 나오는 기운으로 몬스터들을 강화시키거나 죽은 몬스터들을 언데드화 시키는 마법진이였다. 하지만 마지막 마법진의 사소한 오류로 인해서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일으켰고 이 결과는 나비효과처럼 한 인물의 인생을 포함해서 대륙의 운명을 변화시키게 다다른다.
'으음...여긴 어디지?'
나미래는 아직 멍한 기분이였지만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았다.
'나는 분명히 운전하고 있었는데..집으로 가려고 차를 몰고 있었고. 그 후에...'
운전을 하고 있던 것까지 확실히 회상하는데 성공한 나미래는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 시도했다.
'그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 튀어나왔지. 나는 그 사람을 치지 않기 위해서 핸들을 급하게 꺾었지만 너무 늦어버렸어. 금이 가는 앞유리, 시야를 모두 가리는 붉은 피, 그리고 사람을 치는...감각.'
끔찍한 기억이였지만 나미래는 회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람을 치는 순간 차는 통제 불능에 들어갔어. 나는 차를 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는 전봇대를 향해 돌진했지. 그리고 부딪히는 순간...'
앞으로 튀어나가는 자신의 몸
앞유리와 부딪히면서 느껴지는 충격
그리고... 순식간에 접근해오는 전봇대와 끔찍한 고통
그것이 나미래가 생각하는 마지막 기억이었다.
'아무리 기억해봐도 나는 죽었다는 결과가 나와.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건가? 아니, 그보다 나는 의식이 있는데 왜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거지?'
나미래는 의식이 있는데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고 눈을 뜨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눈에 무슨 이물질 같은게 붙어있는 것처럼 눈을 뜨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나미래는 끝내 눈을 뜰 수 있었다.
울창한 숲, 그리고 어두운 배경. 나미래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여,여긴 어디지?'
나미래는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지만 먼저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아서 눈을 비비려고 했다. 하지만 팔을 들어서 눈을 비비려고 한 나미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응? 뭔가 이상한데?'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팔에 뭔가가 덜렁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달빛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어둠만이 주변에 깔려 있어서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호수나 달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어? 다리도?'
다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마치 자신의 몸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하던 이질감이 계속 느껴졌다. 결국 그녀는 잘 움직이지도 않는 팔과 다리를 끌고 다니면서 힘겹게 움직여 끝내 달빛이 들어오는 장소를 발견했다.
더구나 커다란 호수까지 있는 것이 자신이 찾는 최적의 장소라고 그녀는 생각하였다. 나미래는 움직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호숫가에 겨우 도착한 후에 마침 목도 말랐기 때문에 얼굴을 호수에 집어넣고 마음껏 물을 마셨다.
'푸화앗. 물 맛 좋네...어?'
나미래는 물을 마시고 난 후에 물에 비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 그녀는 깜짝 놀라워하며 비명을 지르고 뒤로 물러섰다.
'뭐,뭐야?! 이 모습은?!'
"키,캭?! 캬아악?!"
여자였던 목소리는 어디 가고 마치 죽기 직전의 가래 끓는 듯한 목소리였다. 나미래는 고개를 내려서 달빛에 비치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하얀 뼈다귀에 위태해 보이는 썩은 살들이 붙어있었고 아예 뼈가 보이는 곳도 있었다. 팔과 다리는 언제든지 뜯어질 것 같이 덜렁거리고 있었고 중간중간 구멍에 구더기들이 기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머리에는 몇 개의 머리카락만이 존재하며 얼굴은 검은색의 살갗에 수많은 고름이 피어나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것 중에 제일 끔찍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다름 아닌 그녀의 모습이었고 이렇게 나미래는 구울로 환생하게 되었다.
'이,이건 마치 썩은 시체잖아?'
나미래는 자신이 왜 썩은 시체의 몸을 가지고 있고 대체 여긴 어디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등 다양한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신이 왜 자신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모르겠고 아직도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아서 막막한 심정이었다.
'그냥 죽어버릴까? 내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나미래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다시 봐도 끔찍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외모였다.
'호수에 빠지면 죽게 되지 않을까?'
절망에 빠진 그녀는 조금씩 호수를 향해 다가갔다. 아무런 생기 없는 눈을 가진 채 그저 꿈틀대며 호수를 향해 움직여갔다. 나미래가 그렇게 삶의 의욕을 잃고 호수에 들어가려는 찰나 조그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응? 뭐야?'
그녀는 반사적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힘들게 돌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자신과 똑같은 외모와 썩은 몸을 가진 생명체를.
'당신도 나와 같은 처지야? 그런 거야?'
나미래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를 가진 존재가 눈앞에 등장하자 동병상련을 느꼈다. 그녀는 움직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자신과 같은 모습을 가진 존재를 향해 기어갔다. 상대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다르게 상대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다.
"크르륵! 퀘에엑!!"
노골적인 적의. 붉은 눈을 띠고 상대는 나미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상대가 갑자기 자신에게 달려들자 깜짝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막았다.
"켁!"
그녀는 상대와 부딪히면서 땅에 몸을 굴렀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상황인지 그녀는 인식하지 못하였고 상대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옆구리를 물어뜯었다.
"캬아악!!"
그녀는 옆구리가 뜯어지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좀 전에는 그렇게 죽고 싶었는데 이렇게 직접 고통을 느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녀는 팔로 상대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지만 힘이 없어서 그런지 상대는 계속 그녀의 옆구리를 뜯어 먹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빠르게 관찰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띈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 두꺼운 나뭇가지였다. 그녀는 아주 힘겹게, 그리고 아주 절실하게 나뭇가지를 뜯어서 힘껏 상대의 얼굴을 향해 내리찍었다.
푹! 뿌드득.
물렁물렁한 머리뼈를 관통하는 느낌이 손에 전달되었고 동시에 끔찍한 파육음이 울려 퍼졌다. 나뭇가지에 머리를 관통당한 상대는 움직임을 멈추면서 축 늘어졌고 나미래는 숨을 거칠게 쉬며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만끽했다.
'대,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이 녀석은 대체 누구길래 선뜻 공격하는 거지?'
긴박한 상황이 지나가면서 그녀의 긴장감이 수그러들었고 동시에 많은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당황,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연민, 비참함, 공포 등 수많은 감정이 올라왔다.
"크흑...큭."
눈물샘이 제대로 없는지 눈물도 맘대로 흐르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왜 이런 상황을 당해야 하는지, 자신이 왜 공격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동안 무릎을 꾸부리고 울면서 감정을 추슬렀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시점에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배가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이 상황 속에서 배고픔을 느끼는 자신에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그래도 사람의 3대 욕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하며 몸을 움직였다. 그런데 그때 어디서 향긋한 냄새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코에 들어왔고 그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 근원지가 바로 좀 전에 죽였던 상대의 시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내가 정신이 이상해지는 건가? 시,시체를 보고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다니?'
그녀는 인간으로서 아니, 인간이였던 존재로서 시체를 먹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몸은 계속해서 시체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고 다가갈수록 냄새가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나는 인간이야. 어,어떻게 저렇게 구더기가 득실거리고 썩은 살들을 보며 맛있겠다고 생각하겠어? 정신 차려! 유혹에 지면 안 된다고!'
그녀는 계속 유혹에 지지 않으려고 식은땀을 흘리면서까지 버텨냈지만 결국 한순간 눈빛이 흐려지면서 시체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참은 것을 폭발시키듯이 그녀는 시체를 말 그대로 분해하면서 입에 넣고 있었다.
우드득. 우지직. 우걱우걱.
한 마리의 구울을 모두 먹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구울 시체를 깔끔하게 먹은 후에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자신이 결국 구울 한 마리를 완식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채로.
'으음...내가 언제 정신을 잃었지?'
나미래는 자신이 언제 정신을 잃었는지 알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는지 빛이 들어와서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나미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목이 마른 것을 느끼고 호수로 걸어가서 얼굴을 직접 담그며 물을 마시었다.
"푸화아...후우우...어?"
나매리는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에 멍하니 반응하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자신의 목에서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미래는 하루 사이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이유가 뭘까 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나미래는 호수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어제와 다소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어?"
아직도 끔찍한 모습이지만 어제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였다. 중간중간에 썩어서 떨어진 살점 때문에 보이던 하얀 뼈들이 이제는 살점이 붙어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고 얼굴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얼굴에도 살점이 조금 붙어 있었다.
더구나 걸어가기도 힘들었던 다리에 조금 힘이 붙은 것이 느껴졌고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이 어제보다 모든 방면에서 나아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뭐지? 왜 이렇게 변한 걸까?"
나미래는 자기가 어제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보았다. 자신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상대를 만나서 싸웠다. 그리고 싸움 끝에 상대를 힘들게 죽였고 그 시체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고 착각하여 유혹을 억제하다가....
"억제하다가?"
나미래는 자신이 유혹을 참은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는 것이 무서웠지만 그래도 조금씩 움직여서 어제 죽였던 시체를 확인하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시체가 있었다는 흔적의 핏덩이와 살덩이가 보였다. 그것도 아주 소량의...
"...우웨엑!!"
나미래는 속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구토를 했다.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구토를 한 나미래는 한가지의 결과를 도출해내었고 그와 동시에 고민에 빠졌다. 자신의 몸은 시체를 먹는 것으로 몸이 회복하고 진화한다. 그리고 그 말은 어제와 같이 시체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행동이었다.
나미래는 또 고민에 빠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또 점점 허기가 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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