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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69화 (69/360)

6장 라이언 왕국으로(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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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라이언 왕국으로(11)

"실드!"

까까까까깡!!!

100여 개의 창이 실드와 부딪히면서 쇳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실드면 충분히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오크들이 던진 창에는 마나가 담겨있어서 실드에 수많은 금이 가며 부서지려고 하고 있었다. 더구나 현재 있는 곳에서 성까지의 거리가 약 100미터는 되었는데 그 거리에서 이 정도의 위력이라는 것은 그들의 무력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 봐라?"

나는 예상보다 더한 힘을 가진 친위대 오크들을 보고 한번 장난을 쳐보기로 했다.

"매직 미사일."

수백 개의 매직 미사일이 내 주변에 생성되어 오크들을 향해 날아갔다. 1서클 마법이지만 제대로 맞으면 기절은 물론이고 상당한 타격까지 줄 수 있는 마법이다. 친위대 오크들은 매직 미사일이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대응했다.

"취익! 방패를 들어라!"

멀리서 봐도 드워프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방패였다. 수백 개의 매직 미사일이 방패와 부딪혀서 오크들을 밀어냈지만 나의 매직 미사일은 방패에 흠집조차 내지 못하였고 동시에 오크들에게 어떤 효과적인 타격도 주지 못했다.

"허어..."

나는 매직 미사일이지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는 것에 허무함을 느끼면서 오기가 생겼고 동시에 2서클인 파이어볼을 생성해서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오크들이 또 다른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나는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취췩! 화살 장전!"

으드드드...끼이익..

수없이 검을 휘두르는 훈련을 통해 웬만한 통나무와 비견되는 팔뚝을 가진 100여 명의 오크들이 일제히 화살을 당기자 그 소리가 합쳐져 공기에 울려 퍼졌다. 활과 화살도 드워프제로 번쩍이면서 오크들의 무식한 힘에도 충분히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취익! 발사!"

100여 개의 화살이 나를 향해 집중적으로 날아왔고 나는 화살에도 마나가 실려있는 것을 보며 맞대응했다.

"파이어볼!"

100여 개의 화살에 맞혀서 100여 개의 파이어볼을 만들어내 화살을 타격했다.

퍼퍼퍼펑!!

화살과 파이어볼이 부딪히면서 거대한 폭발을 만들어내었고 오크들은 자신들의 공격이 무효화되었지만 전투 의지를 버리지 않고 다시 화살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몇 번의 블링크를 사용하여 오크들의 앞으로 이동해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취익!"

"취칙! 뭐,뭔가?!"

"나야, 나. 듀로크라고."

"취칙~ 듀로크였나? 어쩐지 강하다 싶더니만."

어느새 친위대 오크들의 뒤에는 그란이 와 있었다. 그란은 친위대 오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기 위해서 온 모양이었다.

"훈련은 누가 시킨 거야? 상당히 괜찮았는데."

"취익~ 로그와 내가 했다. 어떤가?"

"마음에 들어. 여기다 뱀파이어들의 마법만 보조한다면 굉장한 집단이 될 것 같아."

"취익~ 그런가? 네가 그렇게 말하니 맞겠지. 그보다 준비가 끝났다."

"무슨 준비?"

내가 그렇데 되묻자 그란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란의 미소를 보고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알 수 없었다.

"취익~ 당연히 잔치를 벌일 준비지."

"이 녀석들도 데리고 가지?"

"취익~ 그럴 예정이다."

"취이이익!!"

그란의 말에 친위대 오크들이 함성을 지르며 순수하게 기쁨을 나타내었다. 나는 기쁨의 함성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성안으로 들어갔고 안에는 무수한 음식들과 술이 들어있는 술통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메이드와 집사들은 주위를 움직이며 준비에 바빴고 낮에 봤던 일행들은 이미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듀로크. 왔는가?"

"오빠. 빨리 와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자리라고 임명해준 것처럼 비어있는 정중앙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그란과 친위대 오크들도 자신들의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나는 술통을 들고 얘기했다.

"자! 오늘은 먹고 마시면서 즐기는 거다!"

나의 외침에 일행들도 함께 술잔과 술통을 들며 받아주었고 그렇게 분위기에 취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으으윽..."

나는 지끈거리는 두통에 머리를 흔들며 일어났다. 주위에는 무슨 폭격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되어 있었고 수많은 이들이 쓰러져 있었다. 시야도 흐리고 아직도 몽롱한 상태인 것을 눈치챈 나는 정화 마법을 사용해서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눈앞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을 돌이켜 보았다.

"자, 마셔보자고!"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이들이 따라 마시기 시작했다. 쿠로딘과 그란은 술통 채로 들어서 마시기 시작했고 오크들도 호탕하게 술잔을 씹어먹을 듯이 입에 붓고 있었다. 그란과 쿠로딘의 강세가 예상되는 와중에 그들을 뒤따라가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나르샤와 로그였다. 나르샤는 그란처럼 술통으로 먹지는 않았지만 쉼없이 마시고 있었고 로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일정한 리듬으로 먹고 있었다.

클레아는 저번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는 것을 억제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내가 과연 술 배틀에서 누가 이길까 지켜보면서 조금씩 마시고 있을 때 2명의 새로운 참가자가 들어왔다.

쾅!

"듀로크 있냐?!"

"응? 벨리온 아냐? 그리고 아르셰까지."

벨리온은 화가 난 듯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고 그런 벨리온을 아르셰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나를 남겨두고 이런 잔치를 벌이고 있다니! 부르지 않은 거냐?!"

"어차피 찾아올 거였잖아. 자, 마시라고."

나는 벨리온과 아르셰에게 술이 담긴 술잔을 넘겨주었다. 벨리온은 나를 째려보면서도 결국 술잔을 받았고 아르셰도 벨리온이 받은 것을 본 후에야 술잔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벨리온과 아르셰도 잔치에 합류하면서 텐션은 올라가고 분위기는 화끈해져 갔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어디부터 틀어진 거지?'

나는 회상한 기억에서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어서 더 떠올려 보았다.

"크으...역시 잘 마시는군. 그란."

"취익~ 너도 잘 마신다. 쿠로딘."

"잠깐, 거기에 나도 끼워주지 않겠나?"

"응? 당신은 마족 양반 아닌가? 마족도 이런 술을 마시나?"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천 년 전에 귀족 행세를 하면서 먹어보지 않은 술이 없었다."

"호오? 이거 재밌겠구만. 한번 도전해보겠네."

"취익! 누가 더 센지 해보자! 다른 도전자 없나?"

"저도 해보겠습니다."

"마족에게 질 수는 없지. 나도 참가."

"벨리온님이 참가하시는데 제가 참가하지 않을 수 없겠죠."

쿠로딘, 그란, 벨리온, 로그, 나르샤, 아르셰. 이렇게 6명의 술 배틀이 시작되었고 그들을 보며 친위대 오크들은 더욱 열광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믿을 수가 없군."

제일 먼저 나가 떨어진 것은 아르셰였다. 아르셰는 내 키의 절반 정도 되는 크기의 술통, 5통을 먹고 기절하듯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다음에 쓰러진 것은 쿠로딘이였다. 역시 강할 거라고 예상되었던 쿠로딘은 총 12통을 먹고 끝내 술통에 얼굴을 박으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쿠로딘이 쓰러지고 총 4명이 남아있었는데 그란은 아직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로그도 딸꾹거리기만 할 뿐이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있었다. 나르샤는 높은 신체능력으로 버티고 있었고 벨리온도 마족의 신체 때문인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이들 4명이 정예 중의 정예이기에 오랜 시간 동안 마실 거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15통을 지나서 20통을 마시고 20통을 넘어서 30통에 다다르자 보는 이들도 질리게 만들었다. 그들에게서 나오는 술 냄새가 주변에 가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게 뿜어져 나왔다.

나는 이들이 자존심 싸움으로 끝없이 마실 것 같았고 술도 과하면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그제서야 말리기로 하였다.

"그란. 이제 그만 먹자. 많이 먹었잖아?"

"취,취익~ 아직이다. 아직 부족하다."

누가 봐도 취했다는 것이 확실한 그란은 취한 사람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부족하다고 얘기했고 나는 결국 로그를 향해 얘기했다.

"로그. 이제 그만 먹는게 어때?"

"딸꾹. 아직입니다. 아무리 주인님이라도, 딸꾹. 저를 막지 못합니다."

로그는 완전히 얼굴이 빨갛게 변해서 혀도 꼬부라져 있었다. 나는 이어서 나르샤를 향해 얘기했다.

"...나르샤?"

"....."

나르샤는 그저 멍하니 술을 계속 들이켜고 있었고 결국 마지막 희망인 벨리온에게 고개를 돌렸다.

"벨리온, 너는 괜찮지? 먹어보지 않은 술이 없다는 너였잖아."

"괜찮다."

"다행이군. 이 녀석들 좀 같이 말리자."

"괜찮다."

"응?"

"괜찮다."

벨리온은 그저 똑같은 말을 하면서 술을 들이켰고 나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에휴...이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응?"

나는 머리를 싸매며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취이익!!"

"취,취췩! 오크 살려!"

"뭐,뭐야?"

나는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그란이 친위대 오크들을 붙잡고 강제로 술을 먹이는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그란은 커다란 손으로 오크의 목을 부여잡고 남은 한손으로 술통을 들어서 오크의 입에 강제로 부여 넣고 있었다. 그란에게 붙잡혀 있던 오크는 발버둥 치다가 결국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그대로 기절했고 그란은 또다시 다른 사냥감을 찾으며 달려들었다.

수많은 훈련으로 단련된 친위대 오크들이라도 그란이 달려들자 마치 늑대가 양 떼 안에 들어온 것처럼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도망가고 있었다.

"취이이익!!"

다른 쪽에서 똑같은 비명이 들려왔고 술에 절어 기절하는 오크들이 발생했다. 그곳에는 로그가 그란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로그는 친위대 오크들의 절반 정도의 체격을 갖고 있었지만 오크들이 그런 로그 앞에 꼼짝달싹도 하지 못했고 나는 그란과 로그가 완전히 취해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을 깨닫고 친위대 오크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내 뒤로 도망가! 내가 막는다!"

친위대 오크들이 내 말을 듣고 성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헐레벌떡 움직였다. 하지만 다른 2명이 입구를 막고 그란과 로그와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크으으...어딜...가려고?"

"취이이익!! 오크 살려!"

오크가 엘프를 짓누르는 광경은 상상이 갔지만 엘프가 오크를 짓누르는 광경은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마치 엘프와 오크의 모습이 바뀐 것처럼 나르샤는 숨을 헐떡이고 군침을 흘리며 오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고 오크는 공포의 눈길로 바라보며 떨고 있었다.

나르샤가 달려들자 오크들이 마치 괴물을 본 듯이 도망쳤지만 나르샤에게 잡힌 오크는 비명을 지르며 결국 똑같이 술에 절어서 기절했다. 그럼에도 나르샤는 오크들을 기절시키고 만족하지 못하는지 이어서 눈빛을 번쩍이며 다른 사냥감을 찾고 있었다. 벨리온은 검은 마나를 뿜어내어 수많은 오크들을 잡고 그대로 술통에 집어넣으면서 제일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손도 쓰기 전에 순식간에 절반 이상의 친위대 오크들이 기절해버렸고 나는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젠장! 이래서 취객 상대는 좋지 않다고 했는데."

나는 결국 4명을 기절시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먼저 그란을 목표로 움직였다. 그란이 한 명의 오크를 붙잡고 있었기에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란의 뒤로 접근해서 뒤통수를 향해 수도로 내리쳤다. 하지만 어떻게 눈치챘는지 그란은 나의 수도를 피하면서 동시에 주먹을 들어서 공격했다.

쾅!

나의 마나가 담긴 주먹과 그란의 주먹이 부딪혔는데 서로 밀리지 않았다. 나는 그란의 무력이 이 정도라는 것에 놀라워하는 동시에 등에 섬뜩한 느낌을 받아서 곧바로 바닥을 굴렀다.

콰콰쾅!!!

내가 있던 자리가 로그의 주먹에 맞아서 산산조각이 났다. 로그의 공격에 나르샤와 벨리온도 눈치채고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초점이 나간 눈빛을 가진 4명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산 넘어 산이군..."

나는 결국 기운을 끌어모으며 이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취객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을 향해 돌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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