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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62화 (62/360)

6장 라이언 왕국으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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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라이언 왕국으로(4)

깡! 깡!

망치가 쇠를 수없이 두드리는 소리가 대장간에서 흘러나왔다. 수없이 망치를 휘두르면서 바위 같은 근육이 꿈틀거렸고 근육에서 나온 땀이 수증기로 변하여 대장간에 구름을 생성시킬 정도였다. 다른 대장간에서도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였지만 커다란 차이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렇게 땀을 흘리고 있는 이가 인간도, 드워프도 아니고 바로 오크라는 것이였다.

"빠르게.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반복하면서 때리는 것이다. 알겠나?"

"취이익~ 알겠다."

"취칙~ 열심히 하고 있다."

오크들이 열심히 망치를 두드리고 뒤에서 드워프들이 감시하고 지도하며 제작을 하고 있었다. 드워프들은 대부분 그란 왕국에 있었던 드워프들로 쿠로딘을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깡! 깡! 깡!

"취익~ 검 다 만들었다."

한 오크가 드워프에게 검을 다 만들었다고 확인을 받으러 왔다. 드워프는 오크가 준 검을 들고 한번 훑어보면서 단번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얘기했다.

"아직 정교한 힘 조절이 부족해. 하지만 너희들이 쓸 정도는 되어 보이는군. 물론, 내가 볼 때는 한참 멀었지만."

"취익~ 알겠다. 더 노력하겠다."

드워프는 오크에게 그렇게 얘기했지만 인간 대장장이도 제작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잘 만든 검이었다. 오크가 만들었다고 얘기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오크는 드워프에게 확인을 받은 후에 다시 작업을 하러 갔고 드워프는 오크가 만든 검을 보면서 얘기했다.

"나도 아직도 믿기 힘드니까."

대장간에는 수백 명의 오크들이 드워프들의 명령을 받으며 검과 갑옷 및 잡다한 물품들을 제작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드워프와 오크간의 종족 차이 때문에 소통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치고받는 일이 항상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치관의 차이 또한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듯이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고 이내 작업은 점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지금은 종족의 차이는 상관없고 의사소통은 물론, 일상대화도 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슈라르. 훌도가 왔다."

"무슨 일로?"

"제작에 필요한 자재를 다 가지고 온 것 같다."

"알겠다. 그런데 훌도와 그 일행들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나? 아예 자리 잡고 도와주는 거야?"

"모르겠다. 쿠로딘과 얘기를 한 뒤에 그렇게 정한 것 같은데?"

"...뭐 알아서 하겠지."

드워프는 잡담을 끝내고 다시 오크들과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오크들을 가르치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하여 빨리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쿠로딘. 자재를 다 가져왔다."

"잘했어. 그러면 다음 것도 부탁하지."

"알겠다."

훌도와 그 일행들은 그란 왕국에 온 이후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프로드에게서 따로 지명이 왔기 때문이었다. 그 지명이라는 것은 그란 왕국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훌도는 쿠로딘에게 부탁하여 작업을 도우면서 그란 왕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자네도 벌써 이 왕국에 적응을 했구만."

"처음에는 오크들과 지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저 그렇다."

"더 지내다보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 거네. 오크들도 우리랑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당신은 어떻지?"

"나? 나는 어떻게 보이나?"

"당신은..."

훌도는 쿠로딘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했다. 그때 문을 부수듯이 열고 들어오는 이가 없더라면..

쾅!

"취익~ 쿠로딘 있는가?"

문을 부시는 것처럼 세게 열면서 들어온 이는 바로 그란이었다. 그란의 목소리를 들은 쿠로딘은 그란을 향해 얘기했다.

"무슨 일인가?"

"취익~ 혹시 듀로크에게서 연락이 없었나?"

"없었는데? 그 녀석이야 알아서 잘하겠지. 그런 다음에 또 어느 순간에 번쩍 나타나서는 별일 없었다는 듯이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겠지."

"취익~ 네 말이 맞다. 그보다 술 있는가?"

"야. 네 녀석이 혼자서 술을 나무통째로 열흘 동안 연속으로 마셔서 드워프들이 나에게 얼마나 눈치를 줬는지 알어? 호쾌하게 먹는 것도 적당해야지. 술을 끼고 사는 우리들도 네 모습에는 질렸다고."

"취익~ 드워프 술 생각보다 못 마신다. 소문이 과장된 것 같다."

"어쭈? 말 하는거 봐라?"

오크들과 생활하지 않았더라면 그란이 얘기한 농담에도 아마 칼을 뽑고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농담으로 넘길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관계는 가까워졌다.

"좋아. 오늘 드워프의 힘을 보여주지! 기다리고 있으라고!"

쿠로딘은 그대로 씩씩거리며 집 밖으로 나갔고 집 안에는 그란과 훌도 둘뿐이였다. 훌도는 쿠로딘이 사라지자 그란과 단둘이 남게 되어 어색함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취익~ 당신이 훌도인가?"

"그렇다."

"취익~ 내 이름은 그란. 이 왕국의 왕을 하고 있다."

"알고 있다."

"취익~ 그런데 당신은 왜 우리 왕국에 있는 건가?"

"그,그건..."

훌도는 뭐라고 해야 할지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딱히 좋은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란은 대답을 하지 못하는 훌도를 뻔히 쳐다보았고 그 시선에 훌도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어서 술통을 어깨에 메고 온 쿠로딘이 들어와 그를 위기속에서 구해주었다.

"훌도는 나를 도와주고 있다. 그보다 술이나 마시지 않겠나?"

"취익~ 술이다! 술을 마시자!"

훌도는 그란이 무식한 오크라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한숨을 쉬었지만 그는 그란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방심하는 일은 없었다. 또 그란이 주량도 그에 비례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판을 벌이기 시작하자 자신이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령에 들어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훌도였다.

"취칙~ 251, 252."

"후욱~ 후욱~"

듀로크가 만든 마법진이 설치된 지하실에서 수많은 오크들이 단련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수없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고 그들의 몸에서 땀이 비 오듯이 내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들의 몸에서 나온 땀이 만든 수증기가 대기를 일렁이고 있었는데 수증기만이 대기를 움직이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니였다.

수증기뿐만 아니라 마법진에서 나오고 있는 마나도 오크들의 몸에 흡수되고 방출되면서 대기를 일렁이고 있었다. 오크들은 동작을 반복할 때마다 일정한 반복으로 호흡을 하고 있었는데 호흡 중에 자기도 모르게 마나를 흡입하고 내뱉어서 아주 조금씩 그들의 몸에 마나가 축적되며 그릇이 커지고 있었다.

지하실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수많은 오크들 속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두 명이 있었는데 바로 클레아와 나르샤였다. 클레아는 나르샤에게 배운 마나 호흡법과 나르샤와의 대련을 통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었다. 마법진까지 깔려있는 곳에서 수련을 하고 초인인 나르샤가 가르쳐준 결과, 클레아는 벌써 익스퍼트 초급에 올라갔다.

동시에 나르샤는 그란이 이제 한 달 안에 소드마스터 초급에 올라가고 나머지 오크들도 익스퍼트 초급에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기적인 성장 속도야. 이대로 몇 년만 있어도 대륙 최강의 무력 집단이 될 것 같아."

나르샤는 클레아가 지금은 자신이 가르쳐주는 것보다 혼자 고민해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지하실 밖으로 걸어갔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나르샤는 이내 생각이 났는지 로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로그는 현재 듀로크가 없는 대신 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었는데 아마 듀로크가 어디로 사라진지 아는 유일한 한 명이라고 예상되었다.

쾅!

"어서오십시오. 나르샤님."

"로그. 네 녀석은 듀로크가 어디 갔는지 알고 있겠지?"

나르샤가 갑자기 방문해서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로그는 원래 올 것을 예상했던 것처럼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방문을 받아들였다.

"저는 모릅니다."

"뭘 몰라?! 네 녀석의 얼굴에 다 안다고 써있어!"

"안다고 해도 가르쳐 드릴 수 없습니다."

"왜?!"

"듀로크님이 가르쳐 드리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왜?!"

"이유는 모릅니다."

"...너랑 얘기하면 속이 터지겠다."

나르샤는 로그와 얘기하면 할수록 벽에 얘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동시에 듀로크가 어떻게 로그와 항상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라면 아마 하루도 안 돼서 속이 터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왜 듀로크를 찾으려고 했지? 심심해서 그런가?...어? 이 기운은?"

마법이라면 왕국 안에 살고 있는 뱀파이어들이 종종 사용해서 마나의 변화는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마법의 기운은 매우 친숙한 기운을 띠는 마법이었기에 나르샤는 놀라워했다.

"방문객들이 온 모양이군요. 상당한 강자들입니다."

로그는 나르샤에게 얘기하고 그대로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사라졌다. 나르샤는 로그가 자신을 신경 쓰지도 않고 곧바로 사라진 것에 열 받으면서 동시에 자신도 텔레포트로 이동했다.

"허어...여기가 맞는가?"

"제가 알기론 맞습니다만...저도 믿기 힘들군요."

"나도 마찬가지."

타르시스와 바르스, 멜러스는 오랜 시간 끝에 오크 왕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 앞에 보이는 광경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엄청난 길이의 성벽과 수많은 하얀 집들. 시야에 보이는 것만 해도 수만 마리가 넘는 오크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거기다가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들도 있고 시장으로 예상되는 시장터조차 있었다.

"믿을 수가 없군. 나는 한번 가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자네들의 생각은 어떤가?"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여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한번 부딪혀서 알아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네들의 생각도 그렇다면 가보도록 하지."

타르시스와 그를 비롯한 3명은 성문을 향해 이동했고 성문 위에 있는 오크들이 이제야 눈치챘는지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취칙~ 이번에는 엘프다. 어떻게 하지?"

"취익~ 드워프 때는 쿠로딘을 불렀다. 그러면 이번에는 나르샤를 부르는게 어떤가?"

"취칙! 넌 천재다! 지금 바로 부르겠다."

"나르샤?"

타르시스는 오크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나르샤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르샤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챈 타르시스는 고민도 하지 않고 곧바로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서 성벽 위로 올라갔다.

"오크들아. 하나 묻겠다."

타르시스는 오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수만 마리의 오크가 몰려있는 곳에서 경솔한 행동을 할 정도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인물이 아니였다. 하지만 오크들은 타르시스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취했다.

"취익! 공중에 떴다!"

"취칙! 마,마법사다! 종을 쳐라!"

땡! 땡! 땡!

경계하던 오크들이 타르시스가 올라오자마자 종을 치라고 명령했고 타르시스가 반응하기도 전에 경계종이 멀리 울려 퍼졌다.

"자,잠깐! 나는 그저 얘기를 하자고.."

타르시스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 대화를 하려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왜냐하면 경계종이 울려 퍼진지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엄청난 숫자의 오크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드드드드...

"뭐,뭐야? 이 흔들림은?"

"수백, 아니 수천 마리는 될듯한 움직임이다. 준비해라."

바르스와 멜러스는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각자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갔다. 타르시스는 급하게 플라이 마법으로 바르스와 멜러스의 곁으로 내려왔고 그사이에 커다란 성문이 열리고 있었다.

"타르시스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미안하네, 젊은이들. 내가 잠자는 호랑이를 건드린 것일 수도 있네."

"그게 무슨?"

타르시스가 설명하기도 전에 성문이 열렸고 그 성문을 통해서 수천 마리의 오크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수천 마리의 오크는 3명의 엘프를 순식간에 둘러싸았고 그들을 향해 살기를 뿜어내었다. 수천 마리의 오크가 동시에 뿜어내는 살기는 밀런 왕국에서 강자에 속하는 그들도 식은땀이 흘러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타르시스를 비롯한 3명은 수천 마리의 오크들이 장비하고 있는 갑옷과 무기들도 상당한 것임을 알 수 있어서 살아 돌아가기 글렀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취익~ 엘프다!"

"취칙! 엘프? 적인가?"

"취이익~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취웍~ 그란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떤가?"

"취이익! 누가 얘기한 건가?! 넌 천재다!"

수천 마리의 오크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니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웠다. 타르시스는 오크들이 공격해 오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 여겼지만 언제까지 대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자신들 3명이서 이들을 뚫고 도망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며 타르시스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명의 인영이 텔레포트의 마법을 마치고 도착하였다.

"텔레포트? 대체 누가?"

타르시스는 대체 누가 텔레포트를 시전했는지 시선을 돌렸다. 텔레포트를 시전하고 온 인물은 한 명의 인간이었다. 그런데 타르시스는 깜짝 놀란 것이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자신의 왕국, 밀런 왕국에서 최강자인 나르샤와 비슷할 정도라는 것이었다.

'저렇게 강한 인간이 어디서 나타난 거지?'

나타난 인간은 주위를 한번 훑어보고 얘기했다.

"오크 분들. 모두 물러나십쇼. 저들은 적이 아닙니다."

"취익~ 아닌가? 알겠다."

"취칙! 괜히 나왔군."

"취이익~ 다시 똥 싸러 가야겠다."

인간의 말에 수천 마리의 오크가 일제히 열린 성문을 통해서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타르시스는 도대체 저 인간이 누구길래 그의 말을 듣고 오크들이 다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이어서 텔레포트를 해오는 한 명이 더 있었는데 그 인물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나,나르샤?!"

"어? 아빠?"

타르시스는 나르샤가 갑자기 나타날 줄 꿈에도 몰랐고 나르샤도 아빠를 만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여 한동안 서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부녀 엘프는 이렇게 예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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