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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47화 (47/360)

5장 여행의 시작(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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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여행의 시작(7)

미라크를 향해 움직이던 도중 날이 떨어진 끝에 나는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여기서 노숙을 하자."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불을 피우겠습니다."

"저는 음식을 만들게요."

"그래라. 벨리온, 너는 근처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와."

"쳇. 알겠다."

벨리온과 나눈 계약에는 기본적으로 나의 명령을 듣는 내용이 있었기에 벨리온은 불평을 하면서도 주위를 정찰하러 갔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준비되는 것을 보고 이들을 데려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음식을 만들고 있는 아레아와 불을 피우는 워디슨에게 얘기했다.

"너희들 사귀는 사이냐?"

"예?! 아! 뜨거!"

"음,음식이!"

나의 물음에 당황하여 워디슨은 불에 손을 대었고 아레아는 음식을 만들다가 땅에 흘려버렸다. 나는 그들의 반응에 장난기가 담긴 미소를 지으며 둘에게 물었다.

"반응을 보니 아직은 사귀지 않고 있구만. 하지만 마음은 있는 건가?"

"그,그건..."

"저,저희는 소꿉친구지.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소꿉친구가 연인으로 가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지. 안 그런가?"

"그,그런 경우가 있지만..."

"뭘 주저해? 서로 맘에 있으면 되는 거 아냐? 나처럼 임자 없는 놈이 봤을 때 그만큼 사치가 없다고."

"그,그 얘기는 하지 말죠."

"맞,맞아요."

아레아와 워디슨이 서로를 쭈뼛거리며 눈치를 보는 모습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희들이 그렇게 말하니...알겠다. 하지만 기회 있을 때 확 결정하는게 좋을 거다. 나중에 나이 먹어서 후회하지 말고."

"예."

"예."

나의 말에 워디슨과 아레아는 얼굴이 붉어져 있었고 나는 다른 화제로 얘기하기로 했다.

"너희들 나이가 어떻게 되냐?"

"16살입니다."

"창창할 때군. 혹시 나한테 궁금한게 있어?"

"저기...혹시 듀로크님은 드래곤이 아니시죠?"

"그런 오해를 많이 받기는 하지. 하지만 나는 명실상부 오크다."

"오크인데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건가요?"

"내 친구 중 1명은 오크인데도 소드마스터를 바라보는 이가 있지. 그런 것처럼 오크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 나는 기연을 얻어서 강해졌지만."

"그렇군요. 그런데 듀로크님은 왜 왕성으로 가시는 거에요?"

"왕자를 만나면서 거래를 하기 위해서."

"거래요?"

"그래. 왕국과 왕국 간의 거래를 진행하기 위해서 가는 중이지. 그 겸사겸사 여행을 하는 것이고."

"그렇군요.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시다니. 그런데...저기 마족과 같이 가는 겁니까?"

"그럴건데. 왜?"

"마족은 그...위험하잖아요."

"위험하다라.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예? 마족은 인간을 해치는 악마잖아요."

"나는 마족보다 위험한 인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더구나 저 마족은 나보다 약하고 나와 계약을 한 상태여서 쓸데없는 짓은 하지 못하니까 위험하지 않아."

"그런...가요?"

"그 말이 맞다."

어느새 벨리온은 정찰을 마치고 옆에 와서 얘기하고 있었다. 워디슨과 아레아는 갑자기 나타나서 얘기하는 벨리온을 보고 깜짝 놀라워했다.

"정찰은 끝났나?"

"그래. 근처에 동물들은 있지만 위협될 만한 것은 없다."

"수고했어. 그런데 마족도 음식을 먹고 살아가나?"

"마계에서는 먹을 필요 없지만 중간계로 소환된 이상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 섭취를 해야 된다."

"그래? 그럼 주변에 있던 동물이나 잡아 와."

"...명령인가?"

"명령으로 해줘?"

"...으득. 갔다 오겠다."

벨리온은 이를 갈면서도 동물을 잡으러 사라졌다. 나는 탐지마법으로 벨리온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워디슨과 아레아에게 얘기했다.

"봐봐. 위험하지 않지?

"그,그렇네요."

"그리고 저 녀석이 폭주할 경우 내가 제압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그보다 다음 마을인 미라크는 뭘로 유명하지?"

"미라크는 라이언 왕국에서 모험가들이 제일 많은 마을입니다. 그래서 미라크에는 수십 가지 이상의 퀘스트들이 오고 가는 유명한 여관이 있습니다."

"여관이라...이름이 어떻게 되지?"

"여관의 이름은 '발길과 인연의 교차점'이라고 해요."

"이름 한번 길구만. 원래 여관의 이름이 다 그렇게 기나?"

"보통은 그렇지 않지만 유명한 여관은 대체로 그렇게 긴 편이에요."

"그렇게 길면 보통 어떻게 불러?"

"줄여서 교차점이라고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목표는 그 여관으로 하도록 하자. 그리고 벨리온은 잡아 왔으면 모습을 드러내지?"

"쳇. 알겠다."

벨리온은 어깨에 사슴을 메고 모습을 드러냈다. 벨리온은 내가 느끼지 못하는 줄 숨어있었지만 나는 미리 탐지마법을 펼쳐둔 상태였기에 그가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설마 조리까지 나보고 하라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하라고 얘기하면 계약 따위 개나 주라면서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띄고 있어서 입을 닫기로 했다.

"그러겠어? 얘네들이 할 테니까 걱정 마. 잡느라 수고했으니 쉬어."

"흥. 안 그래도 그럴 예정이다."

벨리온은 사슴을 내려놓은 후에 그대로 바닥에 누워서 깍지를 뒤통수에 끼고 눈을 감았다. 워디슨과 아레아는 벨리온의 눈치를 보며 사슴을 손질하러 갔고 나는 그사이에 벨리온에게 얘기했다.

"계약이 불만이냐?"

"그럼 불만이 아니겠냐?"

"그렇게 불만을 가지지 마. 나와 같이 다니면 재밌는 일이 계속 생길 거니까."

"...믿어도 되는 건가?"

"그럼~ 내 9써클을 걸고 약속하지."

"알겠다. 그렇게 얘기한다면야."

"그래. 지금은 그저 즐기라고. 내가 마계에서도 먹어보지 못했던 맛을 느끼게 해주지."

나는 오랜만에 나의 콜렉션들을 꺼내서 사슴고기와 함께 곁들어서 먹었고 워디슨,아레아는 물론이고 벨리온까지 그 맛에 놀라워했다. 그렇게 별이 깔린 밤에 산속에서 여럿이서 먹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약 4일을 이동한 끝에 나와 3명은 목표 지점인 미라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험가가 제일 많은 마을이라서 그런지 마을이라기보다는 도시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미라크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경비병이 있었고 그 줄이 상당히 길었는데 모험가들이 모이는 도시여서 그런지 줄을 서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다양각색의 복장과 무기들을 들고 있었다. 나는 내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망토로 가렸고 벨리온에게 대신 얘기하라고 말했다. 얼굴이 밝혀지면 귀찮아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미남자로 보이는 벨리온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또한 벨리온은 현재 마기를 갈무리하여 엘프나 특별하게 마나에 민감한 자가 아니면 마족이라고 눈치채지 못할 수준이였다. 줄을 서고 이내 우리 차례가 되자 경비병은 우리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미라크에 온 목적은?"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

"퀘스트? 모험가인가?"

"나와 이 마법사는 모험가이고 뒤에 있는 두 아이는 짐꾼이다."

"알겠다. 미라크에 온 것을 환영한다."

경비병은 우리를 들여보내줬고 워디슨과 아레아는 문을 지나자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런 두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벨리온에게 얘기했다.

"연기를 잘하는군. 마족은 모두 연기를 잘하나?"

"내가 특별한 거다. 그리고 이 정도쯤이야 가뿐하지."

"나중에도 부탁하지. 그리고 지금은 먼저 말한 여관에 가도록 하자."

"알겠다."

길에는 수많은 모험가들과 도시에서 살고 있는듯한 사람들이 북적되었다. 모험가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들의 개성이 눈에 계속 띄었기에 내가 망토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관은 어디에 있는 거지?"

"내가 한번 물어보겠다."

벨리온은 지나가던 여인에게 얘기를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예?..예! 무슨 일이시죠?"

여인은 벨리온의 얼굴을 보고 한순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얘기했다.

"혹시 밤길과 연인의 교차점이라는 여관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여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주위의 건물보다 훨씬 큰 건물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름이 적혀져 있어요."

"감사합니다. 너무나 친절하시군요."

"아니에요~ 더 궁금한게 있으시나요?"

"괜찮습니다. 더 이상 잡아주면 실례지요. 그럼 이만."

벨리온은 여인에게 고개를 숙였고 여인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라졌다. 나는 벨리온의 연기와 말에 혀를 내둘렀다.

"너 마족 맞냐?"

"옛날에 중간계에서 생활한 적이 있지. 그때 배웠던 것을 썼을 뿐이다."

"그래? 근데 완전 말이 귀족 같은데?"

"그때는 귀족이였으니까."

"...진짜냐?"

"그래. 그때는 중간계를 이런 맛에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지."

"그게 언제적 얘기냐?"

"약..천년 전일걸?"

"천년이라. 상상하기도 힘들 숫자구만. 그럼 어쩌다가 유희가 끝났는데?"

"그때는 한창 잘나가는 귀족이였지. 하지만 어느 날 마족인 것이 들켜서 인간들의 협동 공격을 받았다. 인간들의 하나하나의 무력은 나보다 약했지만 그들이 뭉친 힘은 상상을 초월했고 나는 봉인을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그 돌에 봉인되었었는데 깨져서 나온 거야?"

"그래. 천년 동안 그 돌에 봉인되어있었지."

"그럼 감회가 새롭겠구만."

"당연하지. 그러니 너와 같은 사기계약을 하면서도 남아있으려고 했던 것이다."

"뭘 사기야. 엄연히 서로의 동의 하에 이루어졌구만."

그렇게 나는 벨리온과 얘기를 하면서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쿵.

나는 벨리온과 얘기하다가 신경을 쓰지 못했고 어떤 인물과 부딪혔다. 나는 느껴지는 충격이 상당히 작다는 것을 느끼면서 어린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야."

"음? 꼬맹아. 괜찮냐?"

"예.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어린아이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사라졌고 벨리온은 어린아이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얘기했다.

"눈치챘나?"

"그래. 상당한 도둑 솜씨던데?"

"예? 도둑이라뇨?"

워디슨은 나와 벨리온의 말에 이해를 하지 못했는지 되물었다.

"자칫하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손놀림이였지. 부딪히는 순간 내 품에 있던 돈주머니를 가져가더라고."

"예?! 그럼 쫓아가야 하지 않나요?"

"아니. 일부러 가져가게 두었지. 역시 주머니에 마법을 걸어두길 잘했군."

"왜 일부러 가져가게?"

"이렇게 모험가들이 많은 도시에서는 정보가 매우 활발하게 움직일 거다. 그리고 그 정보가 모이는 곳은 내가 생각하기로 도둑 길드라고 생각하는데. 틀리지 않은 생각이지? 벨리온."

"그래. 도둑 길드는 힘이 있는 길드는 아니지만 정보에는 빠삭한 길드지. 그런데 왜 정보가 필요하지?"

"나는 왕성으로 갈 예정이거든. 그렇다면 이 왕국에 대한 것과 귀족들의 정보가 필요하지 않겠어?"

"철두철미하군. 오크가 아니라 여우라고 해도 믿겠어."

"뭘 그런 칭찬을~ 그보다 내 주머니를 훔쳐간 애나 따라가자고. 어린아이인데도 상당한 스피드야."

"그러도록 하지. 안내하라고."

이렇게 나와 3명은 나의 주머니를 훔쳐간 아이를 찾으러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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