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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40화 (40/360)

4장 꿈틀대는 왕국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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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꿈틀대는 왕국들(6)

매트는 일행들이 모두 간 것을 느끼고 최동쪽 입구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트이번이 옆에서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존재를 밝히고 있었다. 매트는 그런 트이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최동쪽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비병은 한 명의 인물과 한 마리의 몬스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종을 치려고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몬스터가 옆에 있어도 그 당사자는 쫓기는 기색을 보이기는커녕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경비병은 걸어오고 있는 이와 몬스터가 점점 가까이 오자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왕,왕자님!"

"그동안 잘 있었느냐?"

"예. 왕자님이야말로 별일 없으셨습니까?"

"좋은 여행이였지. 얻은 것도 있고 말이야."

"키야악~"

옆에 있는 트이번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경비병들이 움찔거리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그,그 몬스터는 와이번 아닙니까?"

"맞지. 내가 길들였다네. 귀엽지?"

"귀,귀엽습니다."

경비병은 와이번의 미소가 자신을 먹고 싶어 하는 표정처럼 보여서 식은땀을 흘렸지만 왕자의 앞이여서 귀엽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안에 텔레포트진이 있나?"

매트가 텔레포트진을 찾는 이유는 최동쪽 입구에서 왕성까지의 거리가 상당해서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었기에 텔레포트를 해서 곧바로 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죄송하지만 텔레포트 진은 없습니다. 하지만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는 6서클 마법사가 지금 도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6서클 마법사가? 왜?"

6서클 마법사는 라이언 왕국에 몇 안 되는 마법사였다. 그런데 그런 6서클 마법사가 왜 이런 최동쪽 도시에 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게 며칠 전에 몬스터들이 쳐들어왔었습니다."

"얼마나 공격해왔는데?"

"그게...10마리였습니다."

"10마리?"

매트는 겨우 10마리가 공격해왔는데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10마리라면 일반적으로 오는 몬스터들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10마리인데 저희 병사가 50여 명이 죽었습니다."

"뭐? 설마 몬스터들이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기괴한 모습을 띠지 않았나?"

"어,어떻게 아셨습니까?"

매트는 익스퍼트는 되야 상대할 수 있는 변종 몬스터 10마리라면 충분히 50명의 병사들을 죽이고도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변종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6서클 마법사가 이곳에 있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알겠다. 어디 있는지만 알려다오."

경비병은 마법사가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주었고 매트는 고맙다고 한 후에 경비병을 지나쳤다. 트이번은 지나가면서 경비병에게 한번 소리를 지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매트는 입구를 지나고 보이는 거리에 오랜간만이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거리에는 상당한 인물들이 있었는데 매트가 다가오자 옆으로 모두 피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트이번의 모습과 몬스터라는 것에 겁을 먹었기 때문이였다. 매트는 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법사가 있다는 여관으로 이동하였다.

이 도시에서 제일 좋다는 여관은 다른 건물보다 큰 5층 건물로 외관도 화려하게 지어져 있었지만 매트는 신경 쓰지 않고 여관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매트와 트이번이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고 침묵에 빠졌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트는 트이번을 이끌고 여관주인을 향해 다가갔다.

"당신이 주인인가?"

"그,그런데? 당,당신은 누구죠?"

지금까지 수많은 독특한 이들을 손님으로 받아들였지만 와이번을 데리고 오는 손님은 난생 처음 받아보는 주인장이었다.

"못 알아보는 건가? 그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매트의 지금 모습은 갔을 때와 현저히 다른 모습이였다. 입고 있었던 옷은 모두 해져서 버리고 왔고 몬스터 가죽으로 되어 있는 옷을 입고 있기에 마치 몬스터를 끌고 다니는 용병으로 보였다.

"이 검을 한번 보게나."

"예?...헉! 이 검은?!"

매트는 검을 꺼내서 주인장에게 보여주었다. 주인장은 검을 보자마자 경악을 하고 이어서 땅바닥에 엎드려 빌었다.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왕자 전하!"

주인장이 매트가 왕자라는 것을 눈치챈 것은 보여준 검이 바로 왕가의 검이기 때문이었다. 라이언 왕국은 왕가의 검이라고 왕의 피를 갖고 있는 이만 소지할 수 있는 특별한 검이 있다. 이 검은 손잡이의 끝부분이 용의 머리로 되어있고 칼날에 미스릴이 다소 첨가되어 있으며 검면에는 용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원래는 국왕이 가지고 있는게 맞지만 매트가 소드마스터이니까 더 좋은 검을 가져야 한다며 국왕이 물려주었다. 왕가의 검은 드워프가 만든 검으로 라이언 왕국에서 얼마 안 되는 자랑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여관주인의 행동에 여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여관주인처럼 바닥에 엎드렸다. 타왕국의 국민들은 왕자를 보더라도 이렇게 행동하지 않겠지만 라이언 왕국의 국민들은 주저 없이 바닥에 엎드리는 것을 통해 왕자가 라이언 왕국에서 얼마나 기대를 받고 존경받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모두 일어나라!"

매트의 말에 엎드려 있던 이들이 모두 일어났고 매트는 여관주인을 향해 물어봤다.

"여기에 6서클 마법사가 묶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어디에 있지?"

"예. 지금 4층에 묶고 있습니다. 따라오시지요."

매트는 여관주인을 따라서 4층으로 올라가려다가 트이번이 자신의 뒤를 따라오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트이번의 몸집으로는 계단을 오르기에 힘들어 보여서 따라오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트이번은 알았다며 소리를 질렀고 매트의 말에 1층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똥 씹은 것처럼 변했다.

여관주인의 안내에 따라서 4층에 있는 많은 방 중에 한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

"누구십니까?"

"매트 왕자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왕자님?!"

안에 있던 마법사는 매트 왕자라는 소리에 놀라서 빠르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매트 왕자라는 것을 확인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얘기했다.

"왕자님! 대체 여기에 무슨 일로? 그보다 여행은 잘 갔다 오신 겁니까?"

"예. 잘 갔다 왔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한가지 부탁드릴게 있어서 왔습니다."

"어떤 것인지요?"

"텔레포트로 왕성에 보내주실 순 없습니까?"

"혼자 가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와이번 1마리도 있습니다."

"와이번? 와이번 말입니까?"

마법사는 와이번이라는 말에 되물었다. 매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아,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텔레포트진을 그려드리지요. 어디에 그려드릴까요?"

"1층에서 와이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층에 그려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가시죠."

마법사와 매트, 주인은 1층으로 내려갔다. 마법사는 1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와이번을 보고 탐구의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이내 마법진을 그리기로 하였다. 마법진을 그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동안 모든 시선이 마법진에 집중되었다.

마법사가 마법진이 다 되었다는 말에 매트는 트이번과 함께 마법진 위에 올라섰고 빛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드디어 도착했군."

매트는 눈앞의 왕성을 보고 드디어 도착했다며 감격했다. 실제로 오랜 시간을 여행하지 않았지만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벌어져서 그런지 느낌으로는 오랜 시간 동안 여행한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왕성에 오랜만에 오는 것 같아서 감격스러움이 더했다.

"여기가 나의 집이야."

"키에엑~"

트이번은 매트의 얼굴을 혀로 핥았고 매트는 트이번을 쓰다듬은 후에 왕성을 향해 이동했다. 왕성의 앞에는 경비병과 더불어서 어떤 인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인물이 자신이 싫어하는 예이츠 후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하는 겁니까?"

"이런, 왕자님 아니십니까? 언제 여행을 끝내고 오셨습니까?"

예이츠 후작. 라이언 왕국의 힘 있는 귀족으로 귀족파의 대표이다. 그가 없었더라면 라이언 왕국이 이렇게 약하게 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왕국의 병력 40%에 해당하는 무력을 가지고 있는 귀족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인 벨치스 국왕의 결정에 항상 토를 달고 간섭하여 좋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의 말을 무시하기에는 그의 무력이 막강하여 국왕도 그의 말을 따르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왔습니다. 그런데 뭐하고 계신 겁니까?"

"요새 경비가 조금 많은 것 같아서 줄여보는게 어떨지에 대해서 경비대장과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매트는 타왕국에 비해서 라이언 왕국의 경비병 숫자와 경비에 들어가는 돈이 압도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예이츠 후작은 분명히 알고도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매트는 확신했다.

"무슨 소립니까? 지금도 왕국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보다 줄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까? 왕자님이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군요. 나중에 전하께 얘기해드리겠습니다."

"그쯤 하게. 예이츠 후작."

"오? 발런 후작까지 오셨습니까?"

발런 후작. 국왕파의 귀족으로 국왕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귀족이다. 실제로 가지고 있는 무력은 별로 없지만 그의 인성과 덕목은 귀족파의 귀족들도 인정하고 대우해줄 정도로 만인이 인정한 귀족이었다.

"왕자님은 여행의 피로를 풀지도 못했다네. 먼저 휴식을 권하는게 맞지 않겠는가?"

"제 생각이 짧았군요. 그런데 발런 후작은 어디 가는 중이었습니까?"

"전하를 뵙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네. 하지만 왕자님이 오셨으니 국왕님에게 다시 들러야겠군."

"아닙니다. 이만 쉬시지요. 나이도 있지 않으십니까."

매트는 발런 후작이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국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렇기에 자신 때문에 휴식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왕자님의 말대로 그러시지요. 집에 가실 시간이시지 않습니까?"

"자네는 집에 가지 않는 건가?"

"저는 남은 할 일이 있어서 남아있을 예정입니다. 눈치 보지 마시고 가시지요."

"알겠네. 왕자님과 자네의 말을 들어서 이만 집으로 가보겠네. 왕자님. 가서 휴식을 취하시고 전하를 만나십쇼."

"알겠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들어가세요."

"예.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발런 후작은 왕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다. 예이츠 후작은 발런 후작이 간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저는 전하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예이츠 후작이 미소를 지으며 간 게 신경 쓰였지만 트이번을 데리고 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매트는 발런 후작이 얘기했던 것처럼 먼저 휴식을 취한 후에 벨치스 국왕을 만나기로 하고 자신의 방으로 가기로 했다. 트이번까지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었지만 소드마스터의 감각으로 피해 다닌 덕분에 들키지 않고 자신의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트이번. 여기가 내 방이야."

"키에엑~"

"좋지? 한숨 자면서 휴식을 취하자."

매트는 자신의 침대에 누웠고 트이번은이그 옆의 바닥에 누웠다. 자신의 방에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포근함과 함께 매트는 잠에 들었다.

저벅.

저벅.

매트는 자고 있다가 자신의 방에 다가오는 발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이어서 한 인물이 자신의 방을 노크하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똑똑.

"왕자님. 계십니까?"

"...누구지?"

"시종, 지니입니다."

"무슨 일로 나를 찾는가?"

"전하께서 왕자님을 찾고 계십니다."

"전하께서? 어떻게 아시고?"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이츠 후작님도 같이 계십니다."

"...알겠다."

매트는 시종이 다른 데로 이동한 것을 느끼고 혼잣말로 얘기했다.

"그 후작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군. 트이번, 너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키에엑~"

트이번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본 매트는 국왕이 있는 어전을 향해 올라갔다. 어전의 문 앞에는 경비병이 있었는데 매트가 온 것을 보고 크게 외쳤다.

"매트 왕자님 들어가십니다!"

매트는 경비병의 목소리에 맞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전에는 자신의 아버지 벨치스 국왕과 그 옆에 보기 싫은 예이츠 후작이 서 있었다. 매트는 아버지 벨치스 국왕이 여행을 가기 전과 후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색도 좋지 않고 조금 핼쑥하면서 생기가 부족한 모습이였다.

매트는 벨치스 국왕의 모습에 조금 위화감을 느꼈지만 이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얘기했다.

"오늘 여행에서 복귀했습니다. 아버지."

"그,그래. 잘 갔다 왔느냐?"

"예. 헌데 안색이 좋지 않으십니다. 제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아,아니다. 그저 요새 밥맛이 없구나. 그것보다 예이츠 후작한테 왔다고 들었는데 왜 곧바로 들르지 않았느냐?"

"여행에 쌓인 피로 때문에 잠시 방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랬구나. 그보다 여행은 어땠는지 궁금하구나. 얘기해주렴."

"알겠습니다."

매트는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다. 하지만 국왕과 예이츠 후작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표정을 드러내기는커녕 아무런 표정 변화도 있지 않았다. 매트는 벽에다가 얘기하는 느낌으로 있었던 모든 일들을 얘기했다.

"...이상입니다."

"그 모든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왕자님."

"그렇습니다."

"저는 믿지 못하겠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전하."

"그,그렇군."

"예?"

매트는 아버지 벨치스의 말에 한순간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예이츠 후작이 자신의 말에 꼬투리를 잡을 것은 예상했다. 하지만 아버지 벨치스도 자신의 말을 못 믿겠다고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 보십쇼. 전하께서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9서클 오크 마법사? 오크들의 왕국? 터무니없는 이야기이군요."

"믿을 수 없으면 다른 왕국에게 연락해라!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연락할 가치가 없는 정보입니다. 왜냐하면 왕자님의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전하."

"그,그렇다."

"대체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매트는 아버지 벨치스의 눈에 초점이 잡혀 있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매트는 그대로 마나를 끌어 올려서 예이츠 후작을 베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때 예이츠 후작이 얘기했다.

"저를 베어도 국왕님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상태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를 뿐이지요."

"크윽."

매트는 예이츠 후작의 말에 검을 뽑을 수 없었다. 아버지 벨치스에게서 마법에 당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어떤 수를 사용했는지 알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제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겁니다. 국왕님의 안전을 위한다면 말이죠...끌어내라."

예이츠 후작이 말하자 천장에서 기척을 숨기고 있던 암살자 2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트는 아무리 자신이 신경을 다른 데 쓰고 있었더라도 그들의 기척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가졌다. 암살자 2명은 매트의 양옆에 서서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매트는 암살자들이 가라는 대로 문을 나가려고 하다가 멈추고 얘기했다.

"네가 무슨 짓을 벌일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하나만 명심해라."

"말해보시죠."

"좀 있으면 9서클 마법사인 오크가 우리 왕국을 방문할 것이다. 그분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게 좋을 것이다."

"저도 하나 말씀해드리죠. 제가 갑자기 왜 이런 일을 벌였겠습니까?"

"내가 자리를 비워서 기회를 본 것이 아닌가?"

"그것도 있지요. 하지만 제일 크게 작용한 것은 바로 그 마법사가 여기로 온다는 겁니다."

"...뭐?"

"새롭게 나타난 그란 왕국과 라이언 왕국이 동맹을 맺으면 안 되지요. 동맹은 두 왕국을 모두 성장하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막으려면 오크의 기분을 망치면 되지 않겠습니까?"

"설마...일부러 천대한다는 거냐?"

"과연 어떨지요. 이만 끌고 가라."

예이츠 후작의 말에 맞혀서 암살자들은 매트를 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매트가 순식간에 팔을 들어 올려서 두 명의 암살자들을 밀쳐내고 이어서 검을 꺼내 들어 예이츠 후작을 베려고 휘둘렀다. 아버지 벨치스가 걱정되었지만 듀로크의 화를 내게 하는 것이 더 두렵기도 했고 듀로크가 회복시켜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트의 검은 어느새 암살자 2명이 꺼내 든 단검에 막혀서 예이츠 후작의 얼굴 앞에 멈쳐 있었다.

"이들은 익스퍼트 상급에 준하는 암살자들입니다. 2명이서 협공한다면 소드마스터도 상대할 수 있다는 이들이지요. 이제 그만 끌고 가라."

매트는 뒷덜미를 때리는 통증에 의식을 잃으면서도 제발 예이츠 후작의 계획대로 되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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