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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31화 (31/360)

3장 왕국 건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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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왕국 건설(20)

듀로크는 모리스의 옆에서 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듀로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물이 있는 것을 눈치채고 고개를 돌렸다.

"나르샤냐?"

"뭐야? 이긴 거야? 진 거야?"

나르샤는 옆에 있는 모리스가 너무나 깔끔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을 보고 누가 이겼는지 예측할 수 없었다.

"졌어. 이길 수도 있었지만 힘만 내가 강할 뿐이지 다른 면에서 모두 졌어."

"뭔 소리야? 그게?"

"그러는 넌 이겼나 보네?"

나르샤의 어깨에는 메스라고 불리는 중년인이 매달려 있었다. 메스의 상태를 보니 치료하지 않고 쓰러지자마자 나르샤가 어깨에 메고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겼지. 그런데 이 녀석, 힘이 상당하던데? 원래 컨디션이였다면 나도 모를 정도였어."

"그런 강자가 왜 여기에 왔는지는 몰라도 이런 강자들이 모인 것을 봐서 상당한 이유가 있겠지. 하여튼 그 메스라는 녀석을 치료 좀 하고 있어. 난 다른 이들을 보고 올 테니."

"치료하라고? 왜?"

"왜긴. 말 좀 하려고 하는 거지. 갔다 오는 사이에 해놔."

듀로크는 궁시렁 거리는 나르샤를 뒤로 하고 그란이 사라졌던 장소로 이동했는데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주위의 지형 지물들이 초토화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무에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있고 바위에 발 모양이 그대로 박혀있으면서 땅에 금이 가 있었다.

그렇게 초토화된 흔적을 따라가 중심에 다다르자 두 명의 인물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와우..이건 제대로 싸웠는데?"

그란과 청년의 얼굴은 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올라 있으면서 엉망진창으로 되어 있었다. 마치 잘못 부친 빈대떡과 같다고 생각하는 듀로크였다.

"이거 먼저 치료부터 해야겠네."

듀로크는 모리스보다 상태가 좋은 것을 보고 마나도 아낄 겸 7서클 마법 리커버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리커버리."

그란과 청년의 몸이 빛으로 둘러싸이면서 상처가 아물었다. 빠졌던 이가 새로 생기고 빈대떡과 같던 얼굴의 부기도 사라지면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리커버리 마법으로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치료마법은 몸을 회복해주는 것일 뿐 정신까지 회복시켜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듀로크는 스트렝스 마법으로 힘을 증가시킨 후에 회복한 그란과 청년을 옆구리에 들고 나르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나르샤는 갔다가 오는 사이에 치료를 끝냈는지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온 메스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어? 그 녀석들은 어떻게 된 거야?"

"말도 마라. 얼마나 무식하게 싸웠는지 얼굴이 빈대떡이더라."

"빈대떡? 빈대떡이 뭔데?"

"아. 그렇군. 한마디로 보기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였다고."

"그래? 그란은 그렇다 쳐도 이 인간은 그렇게 무식해 보이지 않았는데. 그건 그렇고 다른 이들은 어디 있는 거야?"

"저기로 가면 정령사로 보이는 여자와 마법사인 할아범이 쓰러져 있을 거야. 너는 그들을 치료하고 여기로 와. 나는 다른 이들을 데리고 올 테니까."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

"뭔데?"

"너, 처음에는 이들한테 화난거 아니였어? 그런데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해서 화나긴 했지. 하지만 싸우다 보니까 이들이 맘에 들더라고. 그리고 하는 행동들도 맘에 들었고."

"그래?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뭐, 남자들은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 하여튼 나는 갔다 온다."

듀로크는 나르샤에게 얘기하고 로그가 전투를 펼쳤을 거라고 생각되는 장소로 이동했다. 로그도 엄청난 강자 중의 한 명이기 때문에 별로 걱정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확인은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움직이기도 전에 로그와 함께 여자 수인이 걸어오고 있는 것을 듀로크는 볼 수 있었다.

"어? 로그. 이겼냐?"

"예. 주인님의 명에 따라 이겼습니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이런 괴물을 하인으로 두고 있다니."

"그 말만 몇 번을 듣는 건지. 그보다 너도 꽤 하나 보다? 로그의 상태를 보니."

로그의 옷은 찢겨져서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 있는 것을 본 듀로크는 어느 정도로 전투를 치렀는지 상상이 되었다.

"이 녀석은 몸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거야? 어떻게 상반신의 절반이 날아가고 심장이 터졌는데도 재생하는 거지?"

"응? 너, 어떻게 한 거냐?"

"몸을 구성하던 수식을 역산해서 재배열했습니다."

"아, 그랬구만. 이제 알겠지?"

"...모르겠는데?"

"자잘한 것은 넘어가자고. 너희들 일행들을 한곳에 모아두었으니까 챙겨놔. 너만 멀쩡하니까."

베로나는 듀로크의 말을 듣고 경계심이 서린 눈초리로 바라보며 얘기했다.

"왜 우리를 죽이지 않는 거지? 분명히 너는 우리에게 화가 나 있지 않았나?"

"그랬었지. 근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잖아? 더구나 모리스는 직접 나에게 사과까지 했으니까. 그리고 너희들의 행동도 맘에 들었고. 원래 힘이 있는 자는 약한 자의 실수를 넘겨주는 태도도 필요하지."

"풋. 웃기는군. 오크한테 이런 말을 듣다니 말이야."

"세 살 어린아이한테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이 있어. 그런 것처럼 오크라도 배울게 있지 않겠냐?"

"그 말이 맞아. 좋은 걸 배워가는군."

듀로크는 그런 말을 하면서 로그와 베로나와 함께 모든 인물들이 모인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지금까지 신경 쓰지 못한 인원들이 있었다. 바로 숨어있었던 한 명의 여자와 와이번 새끼였다.

"당신은?"

듀로크는 숨어있었던 한 명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외모는 엘프를 뺨칠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저,저는 아르셰라고 합니다."

아르셰는 듀로크를 공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듀코르의 무력을 보고 난 이후여서 그런지 아르셰는 계속 듀로크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키이익..."

와이번 새끼도 듀코르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듀로크에게서 흘러나오는 드래곤의 기운이 몬스터들을 반사적으로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르샤는 듀로크가 말한 대로 정령사와 마법사의 내상과 외상을 모두 치료해서 쓰러져 있는 일행들의 옆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우릴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베로나가 듀로크에게 물어봤고 아르셰는 여전히 공포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선 성으로 돌아가자. 그다음은 너희 일행들이 일어난 후에 이야기하도록 하지."

"성? 무슨 성?"

"성이 성이지. 무슨 성이야?"

듀로크는 베로나의 말에 대답하며 바로 마법진을 그렸다. 혼자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열 명정도 되는 인물을 통째로 텔레포트를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마법진이 필요했다. 오래 걸리지 않아서 마법진이 완성되고 당황해하는 이들을 무시한 채 마법진이 가동되어 성으로 텔레포트 되었다.

"으음..."

메스는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이트 왕국의 왕실의 방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확신할 정도로 훌륭한 방이었다. 메스는 자신이 침대에 누워있다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주위에 일행들이 아무도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들어서 몸 상태를 확인해봤다. 자신은 분명 엘프에게 져서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것보다 컨디션이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될 만큼 상태가 좋았다.

"누가 치료한 건가?"

메스는 자신을 누가 치료했는지 궁금증이 생기면서 동시에 누가 접근해오고 있다는 점을 눈치챘다. 그리고 기다리던 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메스는 반가움을 느꼈다.

"이야~ 이거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베로나."

"하루를 잤으니 오랜만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런 잡담은 넘어가고 핵심 질문을 하도록 하지. 여긴 대체 어디야?"

"여기? 성이야."

"성? 어디에 있는?"

"그란 왕국의 성이래."

"그란? 처음 듣는데?"

"처음 듣겠지. 오크들의 왕국이니까."

"뭐?"

항상 여유롭게 웃던 메스의 얼굴에서 황당한 표정이 나타났다. 오크들이 만든 왕국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고 재현하기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농담이지?"

"나도 밖을 보기 전까지는 믿기지 않았어. 그런데 사실인 것 같더라고."

"도대체 누가? 어떻게?"

"듣기로는 우리가 상대했던 마법사 오크 있지? 걔가 만들었다고 하더라."

"오크들이 이런 성을 만들었다고? 우리 왕국보다 더 좋은 것 같은데?"

"아직 놀라기에는 일러. 옷이나 입고 나와보라고."

메스는 베로나 말대로 자신이 알몸인 것을 보고 옆에 준비되어 있는 옷을 입었다. 옷은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든 옷으로 용병들이 입었을 만한 옷이었다. 메스는 과거에 자신도 이런 옷을 입었던 것을 기억하고 오랜만이라며 피식 웃었다.

옷을 입은 메스는 베로나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고 상당한 거리를 올라간 후에 커다란 하나의 방에 들어갔다. 방안에는 밖이 보이는 커다란 창문이 있었는데 창문을 열자 좌우로 아무런 장애물이 없고 경치가 뻥 뚫려있는 공간이 있었다. 메스는 베로나가 왜 이런 곳으로 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내 보이는 광경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야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길고 커다란 성벽, 수없이 많은 집들, 오크들이 북적거리는 시장터, 곡물이 자라는 땅, 만들어지고 있는 도로 등 인간 대신 오크가 있을 뿐이지 하나의 왕국의 모습이였다.

"이,이게 대체?"

"놀랍지? 내가 처음 봤을 때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오크들이 왕국을 만든다...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허...믿겨지지가 않는군."

"보는 것보다 직접 가보는게 더 놀랍다고."

"근데 우리가 돌아다녀도 되는 거냐?"

"상관없다는데? 일행들이 모두 일어날 때까지 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맘대로 하래."

"간이 큰 거야? 아니면 무지한 거야? 우리 서로 적 아니였어?"

"몰라. 그 오크 말로는 모리스한테 감동했다고 봐주겠다고 하던데?"

"그래? 모리스의 본모습을 알아보다니. 그 오크도 꽤 하는구만. 하여튼 그럼 구경이나 하러 가자고."

"난 한번 갔다 왔는데."

"모든 곳을 구경한 것은 아니잖아? 그리고 난 처음이니까 안내해줘. 수만 마리 오크들 앞으로 중년인 혼자 보내는 거야?"

"수만 마리는 가볍게 벨 것 같은 인간이 무슨?"

"그럼 한 마리 오크에게 진 우리는 뭐냐?"

"할 말 없군. 좋아. 할 것도 없으니 안내해주지."

"좋아! 오크들의 왕국은 어떤지 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메스는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듯한 들뜬 기분으로 베로나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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