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9화 (29/360)

3장 왕국 건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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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왕국 건설(18)

"너...어떻게 알고 온 거야?"

"느껴지는 마나량이 평범해야 눈치채지 못하지. 9서클 마법에다가 소드마스터들이 모여서 싸우는데 눈치채지 못하는게 이상하다."

"그러냐? 그런데 이렇게 네가 반가운 것은 정말 처음이다."

"왜? 밀리고 있었어?"

"보고도 몰라? 나도 저들이 저렇게 강할 줄 몰랐다고."

"마나를 느낄 수 있었잖아?"

"그래도 내가 너무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소드마스터들과 마법사들쯤은 가볍게 이길 줄 알았지."

"결론은 방심해서 이렇게 밀렸다?"

"짧게 얘기하자면 그렇지."

듀로크와 나르샤가 얘기하는 사이에 소드마스터 4명은 갑자기 나타난 엘프를 경계했다. 엘프에게서 느껴지는 기운도 오크에 비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아니, 저런 괴물 같은 놈은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여기에 사는 엘프와 오크들은 다 저렇게 강한 건가?"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 거냐?"

"미안. 답답해서."

"엘프도 상당한 강자야. 내가 원상태로 덤벼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그럼. 엘프는 너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오크에게 다 덤비려고 하는데 가능하겠냐?"

"버텨볼게. 그러니 최대한 오크를 빨리 처리해달라고."

"알겠어. 부탁하지."

소드마스터 4명은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였다. 듀로크는 그들이 싸울 기색을 보이자 이왕 나르샤가 합류한 김에 더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로그. 비상사태다. 너와 스톤 골렘 4기, 그리고 그란을 데리고 나를 찾아와라.]

[예. 알겠습니다.]

메세지 마법이 끝나자마자 소드마스터들이 덤벼들었다. 그들은 좀 전의 대화에 맞혀서 메스는 나르샤에게, 나머지 3명은 듀로크에게 덤벼들었다.

나르샤는 먼저 불의 상급 정령과 물의 상급 정령을 소환하고 그와 동시에 검을 꺼내 들어서 마나를 불어넣은 후에 메스와 부딪쳤다.

불과 물의 정령들은 불과 물기둥을 만들어서 메스를 계속 견제했고 그 틈에 나르샤가 검을 휘둘렀다. 정령과 검의 조합에 메스가 상대적으로 밀리게 되었고 중간 중간에 사용하는 마법은 메스에게 충분한 타격을 주었다.

또 다른 전투지역에서는 듀로크가 로그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 저서클 마법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며 3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매직 애로우!"

제일 적은 마나가 드는 1서클 마법으로 순식간에 수백 개의 매직 애로우를 만들었다. 아직 제대로 회복하지 못해서 남은 마나도 여유가 없었고 더 빠른 캐스팅을 위해서 2서클 마법인 파이어볼을 선택하지 않고 매직 애로우를 선택하였다.

수백 개의 매직 애로우가 소드마스터들을 향해 날아갔고 소드마스터들은 매직 애로우를 치며 앞으로 돌진했다. 모리스는 쾌검으로 수십 개의 매직 애로우를 무효화시키면서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고 베로나와 매트도 모리스보다 느리지만 차근차근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것은 대부분 마법사와 소드마스터와의 대결에서 나오는 구상이었다. 마법사는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대신 소드마스터들이 그것을 버티고 마법사에 접근하면 소드마스터의 승리였다. 반대로 소드마스터들이 그것을 버티지 못하면 마법사의 승리였지만 대부분 마법사들이 소드마스터들을 상대 못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왜냐하면 월등한 신체능력을 가진 소드마스터들이 순식간에 접근하면 속수무책일뿐더러 소드마스터들은 일반적으로 마방 갑옷을 장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소드마스터들을 상대하려면 최소 7서클 이상의 마법사여야 하는데 그런 마법사는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사기적인 마나량과 캐스팅 속도로 무려 소드마스터 3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소드마스터들이 먼저 나가떨어질지 아니면 버티고 올 것인지 정면 싸움이었다. 아무리 약한 매직 애로우여도 계속되는 타격에 모리스의 검이 조금씩 느려져 갔다. 하지만 모리스와 듀로크와의 거리는 불과 10미터로 좁혀졌다.

모리스에게 10미터는 그저 한 번에 뛰어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렇기에 모리스는 매직 애로우를 그냥 맞으면서 공격하기로 결정했고 이내 땅을 차며 뛰어올랐다.

"하아앗!!"

모리스의 검이 눈앞으로 오는 것을 본 듀로크는 자신이 졌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최소한 죽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자신의 앞에 빛이 나타나면서 한 명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타난 인물은 실드를 펼쳐서 모리스의 검을 튕겨냈고 모리스는 갑자기 나타난 인물에 경계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로그!"

"죄송합니다. 주인님. 그란님을 찾느라 늦었습니다."

로그가 나타난 후에 이어서 스톤 골렘 4기와 함께 그란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리스, 베로나, 매트는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과 스톤 골렘에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새로 나타난 인물들도 상당한 실력의 보유자들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취익~ 듀로크. 너가 찾는다고 해서 이렇게 왔다."

"고마워. 너는 저기 있는 청년을 상대해줄래? 저 청년이 조금 더 강하겠지만 너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야."

"취익~ 알겠다."

그란은 드워프제 도끼를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어서 듀로크는 로그에게 얘기했다.

"로그. 너는 저 수인 여자를 상대해라. 네가 더 강하니 충분히 이길 것이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로그가 듀로크의 말을 듣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와 동시에 메스가 나르샤의 마법을 맞고 뒤로 물러나서 모리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젠장! 저 엘프 강하잖아!"

"우리 잘못하면 여기서 뼈를 묻겠는데? 그런데 싸우기 전에 하나 묻고 싶다. 오크여."

"내 이름은 듀로크다."

"그러면...듀로크. 당신의 진짜 정체는 뭐지? 어떻게 오크가 이렇게 강한 이들과 함께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거지?"

"나는 그저 일개 오크일 뿐이다. 한번 행운을 얻어서 이렇게 됐을 뿐이야. 그리고 그게 지금은 중요한가?"

"뭐?"

"모든 힘을 다해 부딪혀라. 지금 내가 갖고 있는 힘은 이게 전부다. 오해로 시작했지만 칼을 뽑았으면 끝을 봐야 하지 않겠나?"

"크. 좋구만. 나는 저 오크가 맘에 드는데?"

"그렇게 깨졌으면서 말을 잘하는군. 메스."

"뭐, 어때? 지금같이 모든 힘을 쏟아부어 본 적은 없잖아? 깨지더라도 상쾌하고 즐겁다고!"

메스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말에는 나도 찬성하지. 듀로크. 싸워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당신이 변종 몬스터들을 만들 정도로 사악한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싸우는 방법과 기세를 보면 대충 눈치챌 수 있지."

"내가 처음부터 말했잖아. 너희들이 듣지 않았고."

"그거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이상 우리도 물러날 수 없다.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듀로크는 모리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체면을 위해서 전쟁을 하는 경우도 허다했기 때문이었다.

"좋아. 이해한다."

"그리고 염치없지만 하나 부탁을 들어주지 않겠나?"

"뭔데? 들어는 보지."

"우리가 진다면 나는 상관없지만 다른 이들은 살려주지 않겠나? 이들은 모두 왕국에서 중요한 이들이네. 부디 부탁하네."

모리스가 90도로 허리를 내려서 듀로크에게 부탁했다. 듀로크는 모리스도 대륙의 한 최강자인데 자존심을 버리고 자신도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서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그때 메스가 주먹으로 모리스의 뒤통수를 쳤다.

퍼억!

"컥!"

"혼자서 생쇼를 하는구만. 여기서 죽어도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안 그래?"

"물론이지. 상시 그런 각오를 하지 않고 다니는 이도 있나?"

"맞습니다. 비록 죽더라도 끝까지 싸울 겁니다."

메스, 베로나, 매트는 모리스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는 것처럼 반응했다. 듀로크는 그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든 우선 덤벼라! 너희들이 하는 것을 봐서 결정하도록 하지!"

듀로크의 말과 함께 소드마스터 4명은 각자 자신의 상대를 찾아갔다. 누가 그렇게 결정한 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그렇게 행동하였다.

"엘프 아가씨. 정상 컨디션에서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어."

"저 괴물 오크를 빼고 당신은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서 제일 강한 자야. 그에 맞게 진심을 다해서 상대해줄게."

베로나는 로그 앞에 서서 얘기했다.

"당신 마검사야? 마법의 기운도 느껴지고 검사의 기운도 느껴지는데?"

"마검사가 마법과 검사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거라면 맞습니다."

"마검사라는게 가능하긴 했나 보네? 소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의 힘은 굉장하지만 저한테는 당해내시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덤비시는 겁니까?"

"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덤벼야 하는 때가 있으니까."

"그렇습니까? 참고하겠습니다."

검을 검집에 넣은 매트는 그란의 앞에 섰다.

"취익~ 네가 나의 상대인가?"

"그렇습니다. 오크로 익스퍼트 상급이라니. 믿기지 않는 광경이군요."

"취익~ 너, 나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질 것 같지 않다."

"어떨까요. 붙어봐야 알겠죠."

마지막으로 모리스가 듀로크 앞에 섰다.

"당신의 정성을 봐서 웬만하면 부탁을 들어주도록 하지. 하지만 다른 애들과 싸우다가 골로 가는 건 나도 책임 못 진다고?"

"예. 제 염치없는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한 수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총 8명, 대륙의 최강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이들이 서로 격돌하기 시작했다.

"하아앗!!"

"앱솔루트 실드!"

메스는 마나가 꿈틀대는 바스타드 소드로 나르샤를 향해 휘둘렀고 나르샤는 앱솔루트 실드를 사용해서 방어했다. 바스타드 소드는 실드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만 이내 금만 가게하고 뚫지 못했다. 절대 방어마법에 금을 만드는 것으로도 훌륭했지만 지금까지의 전투로 인해서 소모한 마나 때문에 뚫지 못하는 비애도 있었다.

나르샤는 실드로 방어하면서 동시에 물과 불의 정령을 소환해서 공격했다. 왼쪽에서는 불기둥이, 오른쪽에서는 물기둥을 만들어 메스를 향해 날아갔다. 메스는 피하지 않고 그저 바스타드 소드를 횡단으로 크게 베어서 두 개의 기둥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메스가 불기둥과 물기둥을 없애는 사이에 나르샤는 실드를 풀고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했다.

"아이스 스톰!"

아이스 스톰. 7서클 마법으로 얼음의 태풍을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8서클 마법인 블리자드와 다른 점은 블리자드 마법이 일대를 초토화 시킨다고 하면 아이스 스톰은 소규모 지역을 강타한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아이스 스톰으로 인해 반경 10미터의 얼음을 동반한 태풍이 메스를 향해 날아갔다.

메스는 좀 전의 불기둥과 물기둥과 달리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르지 않고 곧바로 아이스 스톰으로 돌진했다. 나르샤는 메스가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스 스톰의 온도는 초인이라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저온을 갖고 있었기에 돌진하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그래서 나르샤는 메스란 강한 존재와 더욱 싸우지 못해서 실망했다. 하지만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바로 메스가 아이스 스톰에서 뚫고 나와서 나르샤를 향해 소드를 휘두르는 것이었다. 무려 바스타드 소드를 앞세워서 아이스 스톰을 뚫고 나르샤에게 접근한 것이다. 나르샤는 그 광경에 대경실색하여 갖고 있는 검에 마나를 불어넣어서 소드를 막아내었다.

쾅!!

"크윽!"

"윽!"

나르샤와 메스는 서로 느껴지는 반발감에 인상을 찌푸렸다. 나르샤는 상대가 아이스 스톰을 뚫고도 이렇게 힘이 남아있을 줄 몰랐고 메스는 나르샤가 검도 이런 경지까지 올라와 있는지 몰랐다. 나르샤와 메스는 검을 맞닿은 상태 속에서 서로를 향해 얘기했다.

"당신 인간 맞아? 어떻게 아이스 스톰을 뚫고 나올 수 있는 거지?"

"오기로 버틴 거지. 확실히 춥긴 춥더군."

메스의 말대로 메스의 몸에는 아직도 얼음이 달라붙어 있었다. 하지만 오기로 버틸 수 있는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르샤였다.

"아가씨야말로 검에도 경지가 있는 줄 몰랐군. 마법에 정령에 검까지. 하나만 파도 힘든 경지를 세 개를 이루다니. 아가씨도 괴물이군."

"칭찬 고마워. 하지만 당신도 장난 아니잖아? 저 괴물을 상대로 그렇게까지 버틴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궁금한게 있는데 하나 물어봐도 되나?"

"뭔데?"

"어떻게 엘프와 오크가 한편이 될 수 있는 거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변했나?"

"그러게, 나도 머리가 이상해졌을 수도 있지. 하지만 아마 세상은 변할 거야."

"그런가? 늙어서 그런지 이해하기가 힘들군."

"엘프 앞에서 나이 타령이냐?"

"훗. 그렇군. 그럼 이만 이야기는 끝내고 승부를 보지 않겠나? 이래 봬도 무리하고 있는 거여서."

"할 수 있으면 해봐."

나르샤가 말을 끝내는 동시에 불과 물의 정령이 다시 한 번 불기둥과 물기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1개가 아닌 동시에 2개씩 만들어서 메스를 향해 공격했다. 불기둥 2개와 물기둥 2개는 수평으로 날아가 메스의 바스타드 소드와 힘겨루기를 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약해진 메스는 순식간에 불기둥과 물기둥을 무효화시키지 못하고 악을 쓰며 막았다.

"하아아아앗!!"

엄청난 소리를 내뱉으면서 동시에 메스는 겨우 무효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신체강화 마법을 모두 쏟아붓고 검을 들며 다가오는 나르샤였다.

나르샤는 검을 휘둘렀고 메스도 뒤늦게나마 바스타드 소드를 휘둘렀다. 이번엔 검과 바스타드 소드가 부딪히지 않았고 그들은 서로의 몸을 베며 지나갔다. 시간이 지나 둘이 착지하는 순간 나르샤의 어깨에서 피가 튀어 올랐고 메스의 몸에서 수많은 선혈이 튀어나왔다.

"대,대단하군. 정상 컨디션이여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칭찬 고마워. 이제 그만 쉬지?"

"큭...그,그래야겠군. 이번엔...내가 졌다."

메스는 그 말을 끝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급소는 되도록 피했기 때문에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 동안은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중상이었다.

"휴...그래도 마지막까지 쉽게 이기게 해주지는 않는군."

나르샤는 치료마법으로 자신의 상처를 고치면서 다른 이들의 대결을 보려고 이동했다.

"그럼 우리도 시작할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베로나는 로그의 말을 듣고 야수화를 시작했다. 팔꿈치와 무릎까지 모두 짐승화됐고 얼굴도 거의 고양이로 변했다. 야수화를 진행하면 할수록 강해진다고 하는데 여기서 베로나의 진심이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로그는 베로나가 야수화하는 것을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좋아. 간다."

"오십쇼."

베로나는 순식간에 로그를 향해 접근해갔다. 야수화로 인해 변한 발은 범인의 이동 속도보다 몇 배는 빨라서 안 그래도 소드마스터 때문에 빠른 발을 더욱 빠르게 이동하게 해주었다. 같은 소드마스터 중급인 로그는 순식간에 접근한 베로나의 속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이내 타격을 허용하였다.

퍽!

베로나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로그는 뒤로 날아가 버렸다. 베로나는 이 호기를 놓치지 않고 이어서 공격했다. 로그가 날아가서 바닥에 착지하기도 전에 베로라는 옆으로 이동해서 발로 배를 내리찍었다. 베로나의 발에 맞은 로그는 그대로 바닥에 박혀버렸고 돌로 되어 있는 바닥이 금이 가면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베로나는 그대로 야수화 된 팔로 박혀있는 로그를 쉴 새 없이 때렸다. 야수화 된 팔도 인간의 몇 배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더구나 마나가 듬뿍 담은 주먹으로 때리기 때문에 로그의 몸이 점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닥에 파여 들어갔다. 숨이 거칠어질 때까지 주먹을 휘두른 베로나는 이내 뒤로 물러났다.

"헉...헉...이 정도면 되겠지?"

로그의 얼굴은 숱한 경험을 한 베로나도 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뼈가 함몰된 것은 물론이고 피칠갑에 얼굴의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제네스의 리커버리 마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헉,헉. 너무 심했나?"

베로나는 자신이 너무 심하게 때렸는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이내 들리는 목소리에 베로나는 너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공격은 끝나신 겁니까?"

"어,어떻게?"

땅에 박혀있던 로그가 마법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박혀있어서 그런지 땅이 흔들리고 돌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로그가 조금씩 올라왔다. 완전히 떡이 되어버린 얼굴에서 비틀린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게 고통이군요. 참고됐습니다."

"너,너? 어떻게 그런 상처를 입고도 멀쩡한 거지?"

"이거 말입니까?"

로그의 말이 끝나자 얼굴의 상처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마치 재배열을 하는 것처럼 또는 시간을 되돌리는 것처럼 얼굴이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 변화가 베로나의 눈앞에서 펼쳐졌고 20초도 되지 않아서 로그의 얼굴은 멀쩡하게 돌아왔다.

"너...정체가 뭐야?"

"저 말입니까? 저는 그저 주인님의 일개 하인일 뿐입니다."

로그가 한 것은 자신의 몸을 배열했던 마법을 역으로 사용해서 원상태로 되돌린 것이었다. 하지만 남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엄청난 회복 마법을 가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훗. 웃기는군. 그런 능력을 가진 이가 오크의 하인이라니. 그렇게 회복능력이 좋다면 그 이상의 데미지를 주면 되겠어."

베로나는 손톱과 발톱을 꺼내 들어서 마나를 부여하였다.

"그럼 저도 슬슬 공격을 하겠습니다."

로그는 가지고 있던 검을 꺼내 들었다. 검은 베아트리스의 동굴에서 가져온 것이여서 그런지 누가 봐도 훌륭한 검이었다. 베로나는 먼저 선공을 해서 호기를 가져오기로 결정했다.

발로 박찬 땅이 박살 날 정도로 힘을 주고 앞으로 나간 베로나는 아직 반응하지 못한 로그의 얼굴을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마나가 담긴 손톱이 로그의 얼굴을 박살 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쩡!!

"실드?"

어느새 로그의 주위에는 실드가 쳐져 있어서 손톱이 실드를 뚫지 못하고 멈췄다. 로그는 베로나의 공격이 멈추자마자 실드를 거두고 검을 휘둘렀다. 베로나는 실드를 사용할 거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해 반응이 조금 늦어서 피하는 것을 그만두고 다른 손톱으로 검을 막기로 결정했다.

쾅!!

"뭐,뭐야?"

휘두르는 검을 손톱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검과 부딪히는 순간 검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와 손을 그대로 얼려버렸다.

"이건 마법검?"

"예. 5서클 마법 노바에 준하는 마법이 걸려있는 검입니다."

베로나는 당황하지 않고 뒤로 후퇴하여 얼지 않는 손으로 얼은 손을 강타하여 얼음을 제거했다. 근접전으로 싸우는 베로나에게 저 마법검은 극상성이었다. 검에 부딪히지 않고 싸우는 방법밖에 없는데 상대는 마법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였다. 장기적으로 싸운다면 승산이 없는 싸움이였다. 그렇기에 베로나는 한순간에 승부를 보기로 결심하였다.

"좋아. 그렇다면..."

베로나는 바닥에 엎드렸다. 듀로크가 보면 달리기 선수가 달리기 전에 하는 준비 자세로 생각될 자세였다. 두 팔과 두 발을 바닥에 대고 한쪽 무릎을 앞으로 굽혔다. 베로나의 몸 안에 있는 마나가 꿈틀거리면서 근육에 힘을 주고 있었다. 근육의 힘줄들이 불끈불끈 서기 시작했고 점점 압박이 증가하는 것을 버티지 못한 땅이 금이 가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로그는 주위의 대기가 요동치는 것을 보고 베로나가 뭔가를 준비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로그는 앱솔루트 실드를 시전한 상태로 검을 들어서 언제든지 상대할 준비를 마쳤다. 한 명은 뚫지 못하면 지는 공격을, 또 다른 한 명은 그 공격을 받아낼 준비를 마치었다. 마침내 요동치는 대기가 평온해졌을 때 굉음이 들려왔다.

쾅!!!

베로나가 땅을 박차면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돌진해왔다. 땅을 박차면서 생긴 반발력으로 바닥에는 크레이터가 생겼고 그 뒤로 먼지와 돌들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면서 초토화시켰다. 베로나가 지나간 자리는 먼저 땅이 파이고 한 타이밍 느리게 풍압이 주위를 밀쳐내었다.

힘은 속도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듯이 엄청난 속도로 돌진한 베로나는 돌진력 채로 손톱을 실드에 박아넣었고 그로 인해 절대 방어마법이 버티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로그는 실드가 깨지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검을 휘둘렀지만 베로나의 손톱이 그대로 로그를 뚫고 지나갔다. 베로나의 이 기술은 파괴력이 막대한 대신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자신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 예로 베로나는 로그를 뚫고 지나간 상태로 자신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상당한 거리를 돌진하면서 주위의 지형을 산산조각내었다. 로그는 실드가 깨지자마자 검을 휘둘렀지만 너무나 빠른 속도 때문에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고 그래서 베로나의 허벅지를 베는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로그의 몸은 절대 방어마법에도 불구하고 왼쪽 팔과 심장 부분이 사라질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베로나는 기술을 사용한 후유증과 허벅지가 베여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회복 불능의 상처를 주어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그는 베로나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로그는 왼팔과 심장이 사라져있었지만 태연히 검을 들고 베로나를 향해 걸어왔다. 주위에 폭포수 같은 피를 뿌리며 걸어왔지만 마치 산책을 하는 듯한 걸음이었다. 이내 로그는 베로나의 앞에 서서 얘기했다.

"엄청난 기술이였습니다. 제 방어마법으로는 막을 수 없는 파괴력이군요. 감탄했습니다."

"너..대체 뭐야? 어떻게 그 상처를 가지고도 멀쩡한 거지?"

베로나가 로그 말고 다른 상대로 이 기술을 사용했다면 이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로그는 베로나와 극상성의 인물이었다.

"저는 만들어진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주인님에 의해서 창조되었습니다."

로그의 말과 동시에 몸이 다시 재구성을 하고 있었다. 떨어져 있던 피가 다시 모이고 재로 변했던 뼛가루들이 모여 뼈를 이루고 뼈 위에 근육들이 생성되며 마지막으로 피부가 덮여 쓰여졌다. 물론 사라졌던 심장도 재구성이 된 지 오래였다. 베로나는 그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더 싸우시겠습니까?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 포기하는 것을 추천하겠습니다."

"...너의 말대로 드래곤과 싸우지, 너와는 싸우지 못하겠다. 때려도 원 상태로 돌아오니 뭐 어떻게든 할 수가 있어야지. 포기다."

"잘 결정하셨습니다."

"쳇. 차라리 모리스가 상대하는 편이 좋았을 텐데. 아아~ 아쉽구만."

베로나는 대자로 바닥에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처참하게 자신이 졌지만 그래도 모든 힘을 사용해서 져서 그런지 후회는 없었다. 베로나는 하늘을 보며 크게 웃었고 로그는 그렇게 웃는 베로나를 보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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