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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13화 (13/360)

3장 왕국 건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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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왕국 건설(2)

"이 건물은 어떻게 지을 거야?"

"개인 소유의 집은 콘크리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네. 나무로 만들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네만?"

"하긴, 집들까지 콘크리트로 만들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성은 콘크리트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건 나도 찬성한다. 우리 드워프들의 기술력까지 더해서 하나의 완벽한 작품을 보여주지."

"의욕이 넘치는데? 오크들이 구하러 왔을 때 찡그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오크들과 함께 생활하니 우리들이 선입견이 있다는 것을 알았네. 지난 날의 미안함에 대한 보상과 더불어 자네의 기발한 생각들은 우리의 욕구를 매우 충족해주고 있으니 그에 대한 성의일세."

"오케이. 맡기겠어."

나는 드워프들과 건물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나에게 구해진 드워프들과 납치되어 있던 드워프들은 어느새 오크들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 대장장이 일을 가르쳐 주던 것이 많은 효과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드워프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을 때 로그에게서 메세지 마법이 날아왔다.

[로그. 무슨 일이야?]

[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일이 생겨서 이렇게 메세지 마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데?]

[주인님이 시키신 석회석 동굴에 한 명의 엘프가 들어왔습니다.]

[엘프?]

[예. 엘프가 방해하려고 해서 격퇴할까 싶었는데 주인님께서 융통성을 발휘하라는 말이 생각나서 이렇게 메세지를 보냅니다. 잘못한 겁니까?]

[아니. 적절한 판단이였어. 그래서 상황은 어떤데?]

[그게...콰콰쾅!...엘프가 계속 마법을 사용하는 중입니다. 상당한 실력을 가진 이로써 저와 거의 대등한 수준의 실력자입니다.]

[뭐? 그런 엘프가 있었다니..그래서 너는 어떻게 대응하는 중이지?]

[8서클 마법인 앱솔루트 실드를 사용해서 방어를 하는 중입니다.]

[알겠다. 곧 갈테니 그렇게 버티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여기의 좌표는...]

나는 로그와의 메세지 마법을 중단하고 드워프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서 이동하였다.

"왜 방어만 하는 거지? 내가 우습나?"

"우습지 않습니다. 주인님을 빼고 만난 존재 중 제일 강한 자에게 그런 여유 따위 없습니다."

"그럼 왜 공격을 하지 않는 거지?"

나르샤의 말대로 로그는 방어마법만 사용해서 나르샤의 마법을 막고 있었다. 나르샤는 상당한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했지만 로그가 사용한 8써클 방어마법, 앱솔루트 실드로 인해서 대부분의 공격이 무산되었다.

'역시 상당히 강한 인간이야.'

나르샤는 앱솔루트 실드가 상당히 두껍다는 것을 느끼고 검을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공간에 변화가 일어났다.

"응? 뭐야?"

아무것도 있지 않던 공간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였고 그 공간에서 한 마리의 오크가 나타났다.

"오크?"

나는 텔레포트 마법을 성공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눈을 떴다. 내 앞에는 로그가 말한 여성의 엘프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금발의 머리에 뾰족한 귀, 그리고 종족 특성상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엘프가 눈앞에 있었다.

'확실히 예쁘긴 예쁘구만.'

"오크?"

엘프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오크여서 그런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로그. 네가 말한 엘프가 이 엘프냐?"

"예. 그렇습니다."

확실히 느껴지는 힘이 로그와 거의 비슷할 정도였다. 엘프는 로그가 나에게 상급자의 대우를 해주자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인간이 오크를 섬기다니 의외의 모습이군."

"너는 왜 이곳에 온 거지?"

나르샤는 오크에게서 강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지만 자신보다 약한 주인을 섬기는 경우도 있기에 넘어갔다.

"너야말로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엘프가 이런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것 때문인가? 우리가 필요해서 그렇게 하는 건데 뭔가 문제가 있나?"

"...뭐? 제정신으로 얘기하는 거냐?"

"너희들 엘프도 필요할 때는 나무를 잘라서 사용할 때도 있지 않나?"

"우리 엘프들도 그러는 경우가 확실히 있지. 하지만 그건 모두 엄중한 의식을 치르고 하는 것이다."

"우리들 오크에게는 그런 관습이 없다."

"그래서...이렇게 훼손해도 된다는 거야?"

"모든 종족들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면 자연을 이용하지. 딱히 우리 오크들만 그러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라는 거냐?"

"...역시 오크들과는 얘기가 안 통하는군."

"그거야말로 선입견이라는 안 좋은 예군."

"시끄러. 너희들이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어."

나는 엘프가 공격마법을 사용하려는 것을 마나의 유동으로 눈치챘다. 나는 이 엘프가 어느 정도의 무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여 로그에게 얘기했다.

"너는 가만히 있어라. 내가 공격을 받더라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마라."

"예. 명을 받들겠습니다."

로그에게 미리 말해둔 나는 엘프가 공격하기를 기다렸다.

"파이어 플레임."

파이어 플레임은 6서클의 마법으로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화염의 불꽃인 마법이다. 화염의 불꽃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나는 곧바로 마법을 발동시켰다.

"블리자드."

블리자드는 8서클 마법으로 극한의 한기를 가지고 있는 눈보라를 내보내는 마법이다. 화염의 불꽃은 극한의 한기에 손쉽게 사라졌고 위력이 줄어들지 않은 블리자드는 나르샤를 향해 공격해갔다.

"앱솔루트 실드!"

나르샤는 캐스팅의 시간도 없이 8서클 마법을 사용하는 오크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동시에 자신의 최대 방어마법을 발동시켰다. 분명히 오크에게서 강대한 마나를 느끼지 못했는데 곧바로 8서클 마법을 사용해서 더욱 놀라워했다.

절대방어마법과 블리자드는 같은 8서클 마법으로 서로 상쇄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우유빛의 투명한 막에 블리자드 마법이 부딪히면서 얼음이 붙어 얼고 있었다.

"흐음...같은 8서클 마법이라 그런지 뚫리지 않는군. 하지만 이것은 어떨까? 파이어볼."

나는 2서클 마법인 파이어볼을 만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파이어볼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순식간에 100개를 만들었다. 100개의 파이어볼이 엘프의 주위를 둘러쌓았고 동시에 나는 파이어볼을 실드를 향해 집중시켰다.

콰콰쾅! 치이익..

아무리 극한의 한기라도 파이어볼이 100개가 부딪히자 급속도로 식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노린 것이었다.

"윈드 커터."

윈드 커터는 6서클 마법으로 철도 자르는 반달 모양의 바람이 여러 개가 날아가는 마법이다. 윈드 커터가 실드를 향해 부딪히자 실드가 버티지 못하고 쪼개지면서 부서졌다.

"어,어떻게 절대방어마법이?"

"역시 그랬었군."

철과 같은 금속 물질은 뜨거워진 것을 순식간에 차갑게 하거나 그와 반대로 할 경우 엄청나게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실드도 그런 속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고 예상대로 그 결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이어서 나는 다시 100개의 파이어볼을 만들어서 나르샤를 둘러쌓았다.

"이 캐스팅의 속도는 뭐야..."

"뭘 이런 걸 보고 놀라지? 이제 시작 아닌가? 최선을 다 해보라고."

엘프는 나의 말에 이를 갈며 캐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엘프가 뭘 할지 궁금하여 캐스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하였다. 마나의 유동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것을 보아 뭔가 대단한 것을 사용하려는 것 같았다.

"나와라! 엔다이론!"

엔다이론. 물의 상급 정령이라고 한다. 물로 이루어져 있는 한 명의 아름다운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정령에 흥미가 생기면서 동시에 둘러쌓고 있던 파이어볼로 공격했다. 그러자 엔다이론이 자신과 엘프를 물의 방어막으로 감싸았고 100개의 파이어볼은 그 장막을 뚫지 못했다.

"오? 정령이 그렇게 쓸모가 있는지 몰랐는데?"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다고. 나와라. 샐라임!"

샐라임. 불의 상급 정령이다. 불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도롱뇽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급 정령을 두 개 동시에 꺼냈다는 것은 상당한 정령사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둘을 동시에 사용한다라...흥미롭군."

"흥. 그 여유가 어디까지 가나 보자. 샐라임, 엔다이론. 공격해!"

엘프의 말에 두 정령이 동시에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파이어볼을 하나 만들어서 엔다이론에게 날려 보냈고 샐라임에게는 마나를 담은 소리를 내뱉었다.

"움직이지 마라!"

나의 파이어볼에 맞은 엔다이론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정령계로 강제소환되었다. 그리고 나의 소리를 들은 샐라임은 오던 움직임을 멈추고 떨면서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뭐,뭐야?"

내가 엔다이론에게 날려 보낸 파이어볼은 그저 2서클 마법의 파이어볼이 아니었다. 마나를 듬뿍 사용해서 몇백 개의 파이어볼을 압축시켜서 만든 파이어볼이였기에 상급 정령이 버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파이어볼을 압축할 수 있던 것도 베아트리스가 레드 드래곤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고 불의 상급 정령이 레드 드래곤의 마나가 담긴 목소리를 이길 수 없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사실을 내가 엘프에게 말하는 일은 없었다.

"이게 끝인가? 넌 소드마스터의 기질도 있는 것 같은데. 검도 한번 뽑아보지?"

나르샤는 이 오크의 무력으로 봤을 때 드래곤이 변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저 로그라는 강한 인간을 수하로 데리고 자신이 상대의 무력을 측정할 수 없는 것도 당연했다. 더구나 지금까지 움직였던 마나에서 베아트리스의 기운이 느껴졌다.

'큰,큰일이다. 드래곤을 상대로 마법을 들이대다니. 여기서는 빌어야 하나, 아니면 도망쳐야 하나?'

나르샤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자신은 분명 원인을 규명하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그 원인을 화나게 만들었으니 밀런 왕국에도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한 나르샤는 결국 도망치기로 결정했다.

"헤이스트."

나르샤는 헤이스트 마법과 소드마스터의 중급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라면 드래곤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여 오크를 지나쳤다. 하지만 그것은 나르샤의 착각이었다.

"도망을 친다고? 그라비티."

중력을 조작하는 마법 그라비티로 인해서 나르샤는 갑자기 압박을 느끼며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진 나르샤에게 나는 다가가서 품속에 있던 한 개의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어넣었다.

"뭐,뭐하는 거야?!"

반지가 엘프의 손가락에 들어가자 손가락의 굵기에 맞혀서 반지가 작아졌다. 그것을 확인한 나는 그라비티 마법을 해제했고 엘프는 그와 동시에 자신의 몸에서 생기는 변화를 눈치챘다.

"마,마나가!"

엘프는 자신의 몸에 있던 마나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고 나를 쳐다보며 외쳤다.

"내게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뭐긴 뭐야. 마나를 봉인한 거지. 힘을 잃으니까 어때?"

반지는 베아트리스가 만든 아이템 중 하나로 착용자의 마나를 강제로 봉인하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아이템의 주인이 시전어를 말하지 않는 이상 반지가 손가락에 빠지지 않게 되어있었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엘프는 반지를 빼기 위해서 힘을 주었지만 반지는 손가락에 고정되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말,말도 안돼..."

나르샤는 오크의 말대로 마나가 느껴지지 않자 허무함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엘프들과 다르게 한 성질이 있는 엘프였다. 나르샤는 가지고 있던 검을 뽑아 들어서 오크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마나가 봉인되어 있는 그녀의 검은 그저 평범한 여인이 휘두르는 것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퍽!

나는 엘프가 휘두르는 검을 그저 망토로 막아내었다. 망토는 마왕의 가죽으로 8서클 마법에 버금가는 타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았다.

"바인드."

나는 속박마법인 바인드를 사용해서 엘프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딱 봐도 한 성깔 있는 것 같아서 움직이게 못 하는 마법을 사용했고 그것은 정답이였다. 엘프는 이를 들어내며 나를 향해 적의를 표현했다.

"당신은 누구지? 드래곤인가?"

"나? 나의 이름은 듀로크라고 하지. 드래곤은 아니고 한낱 오크일 뿐이다."

"흥. 한낱 오크가 나를 제압한다고? 농담은 그만하지?"

"믿거나 말거나 자유지만 사실이다. 그러는 너는 이곳까지 무슨 일이지? 여긴 오크 부족의 근처라고."

"너에게 해줄 말은 없다!"

"이봐. 네가 어떤 엘프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나에게 마나를 봉인 당했고 이제 오크 부족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대우를 잘 받고 싶으면 협력하는 것이 좋을 거다."

나는 어차피 나쁜 대우는 하지 않을 거지만 그래도 엘프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거짓 협박을 하였다. 하지만 엘프는 오크들의 행동이 무엇인지 아는지 안색이 나빠졌지만 애써 괜찮은 척을 했다.

"흐..흥. 나를 범하든 죽이든 맘대로 해라! 그래도 알려줄 수 없다!"

'이거 보게?'

나는 엘프가 의외로 강경하게 버티는 것을 보고 강경 수단을 쓰기로 했다.

"너라면 알겠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희들 엘프들을 몰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그러니 엘프들을 몰살하기 전에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으으..."

엘프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마지막 잽을 날리기로 하였다.

"내가 정신계 마법을 사용해서 알아내기 전에 그냥 얘기해라. 정신계 마법을 당하면 백치가 될 확률이 높으니까."

내 말에 엘프는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기 시작했다. 나는 엘프가 드디어 얘기를 하는구나 싶어서 기다렸는데 생각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흑...아빠...으아아앙!"

"...?"

나르샤는 마나가 사라지면서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져있었는데 정신적인 압박까지 당하자 자신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본 모습을 알고 있던 이들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나는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엘프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내가 괴롭혀서 울었다는 죄책감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함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렇게 동굴 속에서 굳은 나와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나르샤, 그걸 그저 지켜보고 있는 로그, 그리고 언제 모습을 드러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쿠로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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