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왕국 건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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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왕국 건설(1)
나는 왕국을 설립한다고 선포한 후에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법을 만드는 것이었다.
"취익~ 법이 무엇인가?"
"법이란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말하는 거야.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 거지."
"취익~ 알 것 같다."
내가 만든 법은 다음과 같았다.
1. 타종족에게 함부로 위해를 가하지 마라.
오크들은 타종족을 만나면 우선 공격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는 미래에 있을 타종족의 교류까지 생각해서 우선 오크들의 행동부터 고쳐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법을 만들었다. 첫 번째의 법부터 많은 오크들의 질문이 들어왔다.
"취췩~ 위해를 가하지 말라는 말이 무엇인가?"
"먼저 공격하지 말라는 거야. 그리고 상대에게 피해도 주지 말라는 뜻이야."
"취이익~ 그러면 상대가 먼저 공격할 경우 어떻게 하는가?"
"그러면 정당방위로 공격해도 돼. 단, 그런 일이 있을 경우 왕에게 먼저 보고하도록."
"취익~ 상대가 먼저 공격했는데 우리가 당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면 나와 왕이 너희들을 공격한 이들에게 똑같은 일을 겪게 할 것이다. 우리들의 힘은 봐서 알겠지?"
이렇게 오크들이 물어보는 것들을 모두 대답하면서 그들을 이해시키는데 엄청난 시간을 보냈다.
2. 남의 것을 훔치지 마라.
이것은 오크들에게도 도둑질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이해시키기가 쉬웠다. 물론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하면서 말을 풀어냈다.
"너희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남이 아무 말도 없이 가져가면 기분 나쁘지?"
"취익~ 죽여야 한다!"
"취칙~ 목을 베어야 한다!"
"그래. 그러니 너희들도 그러지 말라고."
3. 함부로 죽이지 마라.
"누가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먼저 무기를 들지 말고 나와 왕에게 데려와라. 우리가 그들에게 맞는 처벌을 내릴 테니."
"취이익~ 죽이지 말라는 건가?"
"그래. 예를 들어 네가 어떤 오해를 사서 죽으면 억울하잖아? 그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거야."
"취이익~ 알았다."
4. 번식은 최대한 자제해라.
이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인간의 3대 욕구의 성욕처럼 오크들도 성욕이 발달돼있다. 또 오크들은 많이 죽는 대신 성장이 빠르고 번식을 많이 함으로써 균형을 맞추었다. 그런데 왕국을 세우면 오크들이 죽는 숫자가 줄어들어서 불균형을 이루어지게 된다. 이 불균형을 다시 맞추려면 번식을 자제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전쟁과 같은 큰 싸움을 통해서 소비를 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미 오크들은 나에게 몬스터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번식을 자제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바로 화폐의 지급을 통해서.
5. 물건들을 구입할 때는 화폐를 이용하라.
나는 화폐를 찍어내리고 결심하였다. 수만 마리의 오크들에게 뿌릴 화폐는 물론 베아트리스의 보물창고에 있는 동전들을 다시 가공하여 사용하기로 하였다. 가공하기 위해서는 큰 대장간이 필요하여 나는 드워프들을 주축으로 오크들을 붙여서 대장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드워프들에게 얘기하여 오크들을 제자로 받아들여서 대장장이 일을 가르키라고 얘기했다. 물론 많은 반항과 불만이 있었지만 지팡이를 놓고 얘기하니 순조롭게 일이 흘러갔다. 대장간에서는 항상 드워프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화병이 나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끊임없는 시도 끝에 화폐를 찍어내는 작업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때부터 보물창고에 있던 금화, 은화, 동화들을 재가공하여 만들기 시작했다. 전생에 동전에 그림을 박았던 것처럼 새로운 동화에는 나의 얼굴을, 은화에는 그란의 얼굴을, 금화에는 나와 그란의 얼굴을 박았다.
"이 동전들이 이제부터 사용할 화폐이다. 화폐란 것은 물건을 살 때나 팔 때 사용하는 물건으로 너희들이 사냥했던 것과 농사를 한 곡물들을 모두 동전으로 바꿀 예정이다."
"취익~ 그러면 우리들은 동전만 가지게 된다. 동전은 못 먹는다."
"너희들이 가지는 동전으로 무기를 사고 식량을 사고, 옷을 사는 거야. 예를 들어서 나는 무기를 팔고 옷을 갖고 싶어. 그런데 너는 식량을 가지고 있지. 그러면 너와 나의 거래는 성립되지 않아. 하지만 동전이 있다면 나는 무기를 팔고 동전을 얻어서 옷을 살 수 있는 것이지."
"취칙! 굉장하다."
"그래. 그리고 나는 이 동전들을 배분할 건데 자식이 없는 자와 자식이 있는 자와 다르게 배분해서 줄 거야. 자식이 없는 이에게 더 많은 화폐를 줄 거고 자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비례해서 적게 화폐를 줄 것이다."
이 방법은 전생에 출생율이 적어서 아이의 수에 따라 양육비를 주는 시스템을 반대로 적용한 것이었다.
"화폐를 많이 받고 싶다고 생각하면 번식을 자제하면 돼. 하지만 화폐를 적게 받고 번식을 하겠다. 그래도 상관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위해를 가하지 않는 선에서."
이렇게 5가지의 법을 만들었다. 법을 만들고 이어서 할 일은 성벽을 쌓는 일이었다. 성벽은 처음에는 돌로 쌓을까 고민했었지만 내가 환생자라는 이점을 살려서 돌 대신 콘크리트로 만들기로 했다.
"쿠로딘. 콘크리트 알아?"
"콘크리트? 처음 듣는 단어다."
"그럼 드래곤 산맥에 석회석 동굴이 있어?"
"있다. 넘쳐나도록 있지."
"좋네. 나에게 또 새로운 생각이 있는데 들어보겠어?"
"매우! 무척! 듣고 싶다!"
쿠로딘은 눈을 빛내면서 나를 쳐다보았고 조그만 아저씨가 눈빛을 빛내며 쳐다보는 것은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였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비벼서 만드는 거야. 시멘트는 석회석과 점토, 물을 합쳐서 만드는 거고. 결론적으로 콘크리트는 석회석, 점토, 물, 모래, 자갈을 모아서 만든 것이야."
"호오? 그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비율은 어떻게 되지?"
"비율까지는 내가 정확히는 몰라.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서 제일 좋은 것을 찾으면 되겠지."
"좋아. 재료 공수는 언제하지?"
"로그를 데리고 갔다 와. 그 녀석 무력이면 안전하고 공간마법이 부여되어 있는 배낭도 있으니까 충분할거야. 석회석을 부술 거면 스톤 골렘들도 붙여줄게."
"...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설마 드래곤이 듀로크인척 하는 것은 아니겠지?"
"과연 어떨까나?"
나는 슬쩍 웃으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네가 드래곤이든 아니든 이제는 상관없다. 그럼 로그를 데리고 갔다 오마."
"그래. 잘 갔다 와."
쿠리딘은 로그를 데리고 석회석의 동굴로 갔다. 물론 내 기억 속에 있는 스톤 골렘 4기를 동원해서 데려갔고 쿠로딘은 하루에 약 10톤 이상의 석회석을 가져왔다. 그날부터 나는 쿠로딘을 제외한 드워프들과 콘크리트의 강도 및 재질실험에 들어갔다. 1주일 동안 수십 번의 실험 끝에 제일 적절한 비율과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였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성벽 만들기에 들어갔다.
성벽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인력은 대부분 오크들로 인력의 대가로 화폐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화폐정책을 장려하는 동시에 노동력도 확보하는 방안이었다. 스톤 골렘들도 성벽건설에 사용하고 싶었지만 석회석의 수집 때문에 불가피했다.
모든 오크들의 절반 이상이 투여된 성벽건설은 차근차근 지어나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전체 오크의 약 20%에 해당하는 이들을 데리고 집을 건설하기로 하였다. 나머지 남는 오크들은 사냥과 농사로 식량을 공급하게 하였다.
물론 계획대로 완벽하게 흘러갈 수는 없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베아트리스 창고에서 식량들을 꺼내와 풀기도 하였다. 이렇게 왕국이 조금씩 건설되고 있을 때 왕국을 향해 다가오는 이들이 있었다.
"이게 얼마만의 홀로 여행이야?"
엘프의 왕국 밀런에서 임무를 맡게 된 나르샤는 여유롭게 드래곤 산맥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녀의 이런 자신감은 그녀의 무력에서 나오고 있었다. 8서클 마법사, 상급 정령사, 소드마스터 중급이라는 복수의 능력은 드래곤이 아닌 이상 얻기 힘든 무력이었다.
그녀는 이번 임무도 손쉽게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드래곤 산맥을 마법을 사용하며 여유롭게 이동하고 있었다. 헤이스트 마법에 소드마스터라는 신체적 능력은 몬스터들이 다가오기도 전에 지나가버리게 해주어서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있었다.
1주일 동안 드래곤 산맥을 넘어온 나르샤는 마나를 느꼈다는 오크 부족들이 있는 곳에 거의 도달해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녀가 말괄량이라도 엘프는 엘프이기에 나무에서 쉬는 것은 아무런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르샤가 이번 임무를 준 장로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잠을 청하려고 할 때 민감한 엘프의 귀에 소리가 들려왔다.
"응? 뭐지?"
나르샤의 청각은 엘프에다가 소드마스터이기에 매우 먼 거리에서 나는 소리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런데 나르샤가 들은 소리는 몬스터들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흐음...어차피 다 왔으니까 한번 가볼까?"
나르샤는 잠을 청하던 것을 멈추고 소리가 난 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동하면 할수록 점점 소리는 커져만 갔고 이내 소리가 동굴 안에서 울려 퍼져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굴?"
쿵. 쿵.
뭔가 부수는 소리와 거대한 몸체를 가진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르샤는 그 소리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 동굴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라이트."
나르샤는 동굴을 밝혀주는 라이트 마법을 사용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안 들어가서 나르샤는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동굴을 누가 억지로 훼손시킨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누가 대체 이런 짓을..."
많은 시간을 두고 아름답게 자랐을 석회석들이 분쇄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나르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런 일을 벌인 이들을 혼내주리라고 결심하며 동굴 깊숙이 들어가서 이내 소리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저건 스톤 골렘?"
스톤 골렘 4기가 열심히 석회석을 뜯어서 분쇄시키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석회석들이 엉망진창으로 되고 있었다. 나르샤가 그 광경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해 스톤 골렘들을 처리하려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 때 그녀의 뒤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나르샤는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에 깜짝 놀라워하면서 동시에 반사적으로 마법을 사용했다. 나르샤는 파이어볼을 사용했고 파이어볼은 상대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파이어볼은 방어마법으로 보이는 장막에 힘을 잃고 사라졌다.
나르샤는 상대의 모습을 보았다. 엘프인 자신이 봐도 아름답게 생겼다고 느껴질 정도로 잘생긴 인간의 청년이었다. 또한 그에게서 느껴지는 힘이 자신보다 아래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당신은 누구지? 누구길래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거냐?"
"저는 로그라고 합니다. 저의 주인님인 듀로크님의 하인이죠. 저의 힘은 전 주인님에게 물려받은 겁니다."
"그래? 인간이면서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진 것은 놀랍네. 그런데 저 스톤 골렘들을 부리는게 너야?"
"정확히는 제 주인님께서 명령을 내리셨지만 지금은 저의 명령을 듣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래? 홀가분해졌네. 그럼 너를 없애버리면 저들이 멈춘다는 거겠지?"
"그 말씀은 저에게 적의를 품는다는 말씀이십니까?"
"잘 알고 있네."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왜 저에게 적의를 품으시는 거죠?"
"너야말로 엘프의 습성을 알지 못하는군. 이렇게 파괴의 현장을 보고 엘프가 그냥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냐?!"
나르샤는 마나를 모두 개방했고 그로 인해서 동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로그는 그런 나르샤를 보며 얘기했다.
"이거 난처하군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인님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어디 해볼 수 있으면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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