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9화 (9/360)

2장 기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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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기연(4)

"김병장님."

"으음...."

"김병장님!"

"헉!"

나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여긴...어디지?'

"김병장님. 이제 슬슬 점호할 시간입니다."

"어...그래? 알겠어."

내가 자던 곳에는 판타지 책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마 책을 보다가 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 꿈을 꾸었던 건가?'

"하암~ 그럼 세수부터 하고 올까?"

나는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고 거울을 쳐다보았다. 꿈에서 봤었던 오크가 아닌 머리가 밀려있는 군인의 모습이였다.

"김병장님. 점호 시작한답니다."

"젠장. 알겠어."

나는 빠르게 생활관으로 가서 군복으로 환복을 하고 점호를 준비했다. 당직사령이 다른 생활관에 도는 사이에 나는 후임과 잡담을 했다.

"있잖아. 아까 재밌는 꿈 꾸었다?"

"무슨 꿈 말입니까?"

"내가 오크가 되는 꿈이였어. 그런데 오크들과 같이 생활해보니까 나름 괜찮더라고."

"그렇습니까?"

"당직사령님 오십니다. 부대 차렷."

생활관 분대장이 당직사령에게 생활관의 인원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총 17명. 열외 0명, 현인원 17명. 이상 없습니다."

"알겠다. 그런데 김병장."

"예."

"자네 안색이 좋지 않군. 어디 아픈가?"

"예? 괜찮습니다."

"아닌데? 안색이 초록색이야. 거울 한번 보게나."

나는 당직사령의 말대로 거울을 보았고 그 거울에는 오크의 모습이 있었다.

"헉!"

나는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바라보자 그것은 틀림없는 오크의 손이었다.

"역시 이게 현실이지?"

나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리며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회상해보았다. 스톤 골렘, 드래곤, 드래곤의 부탁, 마법진.

"맞다! 마법진!"

발밑에 있는 마법진의 색이 사라져 있는 것을 보였다. 이어서 나는 나의 몸에 내재되어 있는 마나량을 느껴보았고 기상천외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허허...이 마나량은 대체..."

드래곤의 힘을 이어받은 것이 성공한 모양인지 무한의 마나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마나가 몸에 내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9서클 마법까지 모든 마법이 머릿속에 들어있었고 마치 베아트리스의 기억을 모두 부여받은 것 같았다.

5천 년 전에 마왕과 싸웠던 일도 베아트리스가 만년동안 지냈었던 일 대부분을 기억할 수 있었다.

"드래곤은 잊을 수 없는 동물이라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나 보군."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거대한 몸체를 가졌던 드래곤은 재로 변했는지 사라져있었고 천장에서 빛을 내주던 마법등은 어느새 꺼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둠 속에 있는데도 마나의 증가로 인해서 신체능력도 올라갔는지 밝은 대낮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왕 밝은 것이 좋으니 마법등을 다시 켰다.

"그러고 보면 어느새 몸도 다 나았네?"

나는 스톤 골렘에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몸이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보고 얘기했다.

'분명 폴리모프라는 마법이 있단 말이야?'

폴리모프는 드래곤들이 다른 종족의 몸으로 바꾸는 마법이다. 드래곤들의 엄청난 몸이 조그마한 인간으로 변하는 마법으로 골격 자체도 모든 것이 변해서 지금 오크인 나한테도 유효하다고 생각했다.

"좋아. 해보자. 폴리모프!"`

캐스팅하는데 1초도 걸리지 않아서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했다. 나의 오크 몸이 빛에 휩싸이면서 내가 생각하는 대로 변해갔다. 폴리모프 마법이 끝나자 나는 인간이였던 그때 그 모습으로 변하는데 성공했다.

"좋아! 성공했다!"

드디어 오크에서 인간으로 변한 것을 성공하자 기분이 남달랐다. 얼굴도 더 잘생기고 몸도 더 좋게 할 수 있었지만 나는 그냥 전과 똑같이 하기로 했다. 원래의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았다.

이어서 나는 내 몸을 샅샅이 살펴보며 무언가 차이점이 있는지 보다가 시선이 밑으로 향했다. 그리고 고개를 한번 돌려보며 주위를 살펴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마법을 사용했다. 슬그머니 나의 물건을 증가시킨 것은 나만의 비밀이였다.

"좋아. 분명히 창고가 있었는데?"

기억에 의하면 창고가 3개가 있었다. 하나는 금은보화 및 보석들이 들어가 있는 창고였고 하나는 무기와 마법책이 있는 창고, 마지막 하나는 음식이 들어가 있는 창고였다.

"그럼 먼저 배가 고프니까 음식이나 먹을까?"

나는 우선 음식 창고로 기억되는 곳으로 이동했다. 창고는 내가 1000명 이상 들어가도 될 정도로 큰 창고였다. 창고 안에는 나 혼자서 죽을 때까지 먹어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음식이 들어있었고 유지 마법까지 걸려있어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되어있다.

게다가 베아트리스가 한국 음식을 잊지 못했는지 만들어진 한국 음식들도 있었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베아트리스는 드래곤의 많은 수명동안 심심해서 온갖 마법으로 실험을 한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지식은 고맙게 받아가지!"

이 대륙에 와서 옛날 음식을 찾을 길이 없었는데 이렇게 찾아서 그런지 텐션이 높아졌다. 그 기세를 타고 나는 무기와 마법책이 있는 창고로 들어갔다.

"와우..."

오크 부족의 정예 오크들을 모두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보배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대로 이 보배들로 오크들을 무장시키면 안 된다. 왜냐하면 드래곤들은 균형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렇게 모은 아이템들로 장비시키면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런 최고급 아이템을 오크들에게 장비시키면 드래곤들이 난리를 칠 것이다. 아무리 베아트리스의 힘을 이어받은 나라도 복수의 드래곤들에게는 당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나의 지식에서 나오는 것으로 발명하는 것은 상관없겠지."

그것은 도용이 아닌 창조 해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그것까지 트집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베아트리스의 힘을 이어받은 나는 이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뒤져보기 시작했다. 아니, 있다고 생각했다.

"이거 다 찾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리니까 마법을 사용해야겠다. 어디 보자 좋은 마법이 있나?"

나는 기억 속에서 지금 사용할만한 마법이 있는지 탐색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 지나서 적당한 마법을 찾아내었고 곧바로 사용했다.

"아이덴티피 아이템."

이것은 물건을 감식하는 마법으로 아이템에 부여되어 있는 마법 기능을 볼 수 있는 마법이었다. 그래도 하도 많아서 그런지 모두 보는 것을 포기하고 2개를 선택했다. 하나는 지팡이로 1가지의 마법이 부여되어 있었는데 소유한 자의 마나를 느끼지 못하게 가려주는 마법이 걸려있었다.

이 마법이 걸려있는 이유는 드래곤들이 폴리모프해서 유희를 하러 갈 때 자신의 마나량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고룡들은 자신들의 마나를 통제하여 마나량을 감출 수 있지만 해츨링같이 마법을 배운지 별로 안되는 경우에 이런 아이템이 필요했다.

더구나 나는 아직 베아트리스의 힘을 얻은지 별로 되지 않아서 마나량을 통제하는데 자신이 없기에 남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해 필요한 마법이었다. 거기다가 이 지팡이는 대륙의 기초가 되었다는 세계수의 일부로 만들었다고 하여 강도가 다이아몬드급 이상으로 타격하는데 안성맞춤이었다.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할아버지가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처럼 생겼다는 것이었다.

"뭐, 그 정도 단점은 참아야지."

나머지 하나는 망토였다. 망토는 5천 년 전 강림했던 마왕을 죽이고 그의 가죽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8서클 마법까지 무효화시킬 수 있고 그에 비견되는 물리적 데미지도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기템이지.'

나는 두 개의 아이템을 착용한 채 창고에서 나왔다. 마법서도 도서관을 보는 것처럼 수천개는 기본적으로 넘어 보였지만 필요 없기에 그냥 나왔고 마지막으로 금은보화와 보석이 들어있는 창고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어?"

내가 창고에 들어가자 무언가 흐릿한게 나타났다. 흑발의 미청년. 완벽한 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잘생긴 청년이 서 있었다. 하지만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홀로그램인가?"

[예. 저는 주인님이 만든 홀로그램입니다. 주인님은 저를 인공지능이라고 불렀습니다.]

"인공지능을 만든 건가?"

베아트리스의 기억을 회상해보니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 인간과 같이 성격과 개성들을 가진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눈앞에 있는 홀로그램이였다.

"그런데 너는 왜 물질화하지 않고 있는 거지?"

[제가 태어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 입니다. 주인님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를 물질화시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며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베아트리스는 아마도 물질화되고 계속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홀로그램이라면 언제든지 온 오프 시킬 수 있고 시간개념도 없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서 누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예. 저는 홀로그램으로 이동할 수 없기에 기다리고 있는 것 밖에 하지 못합니다.]

나는 왠지 이 홀로그램이 불쌍했다. 만들어졌는데 끝없이 기다리고 내가 또 선택하지 않는다면 기다려야 한다는 상황이 측은지심을 들게 하였다.

"물질화하고 싶나?"

[저의 의향을 물어보는 거시면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님께서 바라지 않으신다면 그에 따르겠습니다.]

"난 너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네가 물질화 되었을 때 갖는 능력이 뭐지?"

[8서클 마법까지 가능하고 소드마스터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집니다.]

"마검사? 좋군. 혹시 머리 쓰는 일을 잘하나?"

[머리 쓰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주인님의 기억은 제게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좋아. 바로 물질화를 시작하자.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허가만 내리시면 여기서 곧바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좋아. 시작해라."

인간의 몸은 물 66%, 단백질 16%, 지방 13%, 무기염류 4%, 기타가 1%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재료만 있고 기술만 된다면 몸을 만드는 것은 쉽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공중에서 먼저 뼈가 생성되고 그위에 신경이, 이어서 근육이 생성되었다. 몇 분도 되지 않아서 홀로그램으로 보았던 미청년이 실제 인간으로 변해서 앞에 있었다.

"완료했습니다."

"그래? 흐음...먼저 무기창고에 가서 무기 하나와 옷을 입고 와라."

"예. 알겠습니다."

"내 이름은 듀로크라고 한다. 너의 이름은?"

"따로 이름은 없었습니다."

"그럼 홀로그램이였으니까...로그라고 하자."

"알겠습니다. 오늘부터 제 이름은 로그. 듀로크님을 새로운 주인님으로 인식하고 따르겠습니다."

"좋아. 잘 부탁한다. 로그."

나와 로그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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