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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6화 (6/360)

2장 기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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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기연(1)

부족에서 떠난지 약 이틀 정도 지났을 때 드디어 드래곤 산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쿠로딘의 말에 의하면 고룡 베아트리스의 서식지는 하루 정도 걸어야 도착하는 거리라고 한다. 나는 드래곤 산맥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상시 전투태세로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행들을 향해 얘기했다.

"이제부터 드래곤 산맥에 들어간다. 어떤 몬스터들이 있을지 모르니 긴장을 풀지 말도록."

"취이익~ 알겠습니다!"

"취익~ 알겠다."

나를 제외한 11명은 모두 쿠로딘이 만든 갑옷과 도끼를 착용하고 있어서 일당백의 느낌을 보여주고 있었다. 장비빨이 있어서 이 정도면 오우거 5마리 정도는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래곤 산맥에서는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일행들에게 주의를 준 것이었다.

"그럼 이제 들어간다."

드래곤 산맥의 초입은 몬스터의 숲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산맥과 숲의 차이점을 보여주듯이 고지의 오르락 내리락이 계속되었다. 중장비를 걸친 채로 산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은 꽤나 중노동이였기에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고 오크들이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다고 해도 2시간에 한 번씩은 쉬어야 했다.

휴식은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시야가 넓은 곳에서 하기로 하였고 첫 번째의 휴식 시간까지는 별일이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의 휴식 시간 때 드디어 드래곤 산맥의 몬스터와 조우하게 되었다.

"취익~ 듀로크."

"응? 왜?"

"취익~ 적이다."

"...얼마나 되는데?"

"취익~ 숫자는 대략 50.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고블린같다."

역시 그란은 괜히 부족의 최강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멀리 있는 소리도 감지할 수 있었다. 고블린은 오크보다 약한 하위종족이다. 하지만 그들은 마비효과가 있는 독침을 쏘아대서 오우거나 트롤같이 질긴 가죽을 갖고 있지 않으면 상당히 거슬리는 몬스터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일행은 모두 갑옷을 입고 있기에 대비할 수 있어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갑옷을 입고 있으니 상대하자. 정보도 얻을 겸."

"취익~ 알겠다."

"먼저 선봉으로 화살 선물을 해줘."

"취익~ 알겠다."

"모두 전투준비!"

나의 말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들이 모두 도끼를 들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그란은 등 뒤에 매고 있던 활을 꺼내 들어서 화살을 시위에 매기고 언제든지 쏠 준비를 마치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기다리고 있을 때 멀리서 고블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란은 이제야 겨우 보이는 고블린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대부분의 화살의 유효거리는 150미터에서 200미터이다. 하지만 그란의 힘과 활의 크기는 최대 500미터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쾅!!

화살이 날아가면서 생기는 소리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굉음과 함께 고블린 몇 마리가 산산조각이 되었다. 그란은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 시위를 당겨서 고블린들이 우리 근처로 올 때는 30마리로 줄어든 상태였다. 고블린들은 마비 독이 묻은 단검과 독침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섬멸하라!"

"우어어어!!"

나의 말에 일행들은 모두 고블린들을 향해 돌진했다.

"스트렝스, 헤이스트."

나는 우선 스트렝스 마법으로 힘을 증가시킨 후에 헤이스트 마법으로 몸을 가속화 시켰다. 헤이스트는 몸이 느끼는 시간을 느리게 하여 제 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몇 배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법이다.

"끼기긱!"

고블린은 몬스터들 중에서 지능이 높은 편에 속하며 오크보다 지능이 높다. 고블린의 리더로 보이는 이가 명령을 내리자 모든 고블린들이 일제히 독침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헤이스트 마법을 사용한 나의 눈에는 독침이 현저히 느리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다.

'이게 세상이 느려지게 보이는 효과인가?'

나는 느리게 날아오는 독침을 여유롭게 피한 후에 고블린에게 다가갔다. 고블린들의 눈에는 한순간에 이동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우선 한대!"

쾅!

나의 주먹에 맞은 고블린은 마치 홈런을 맞은 야구공처럼 날아갔다. 독침을 쏘던 고블린들은 날아가는 고블린을 보고 돌처럼 굳어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때리는 맛이 쏠쏠한데? 이어서 두 대!"

쾅!

나는 주먹에서 느껴지는 타격감에 고블린들을 마구잡이로 날려 보냈다. 고블린들은 나를 피해서 다른 곳으로 도망쳤지만 다른 곳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독침들은 갑옷에 팅겨서 효과가 없었고 드워프제 도끼들은 고블린들을 두 동강을 내는데 아무런 어려움도 주지 않았다.

더구나 그란이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고블린들이 3마리 이상씩 두 동강이 나는 것을 보면 역시 급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처리했지?"

"취익~ 이 도끼 좋다."

"당연하지, 오크 녀석아! 내가 만들었는데 좋지 않으면 이상하지."

"취이익~ 드워프 좋다. 계속 일해라."

"안 그래도 그럴 예정이다!"

쿠로딘과 오크가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나는 사로잡은 고블린을 한 손으로 들고 얼굴에 가까이 대며 얘기했다.

"네가 왜 살아있을까?"

"끼긱..원,원하는 것이 있어서."

"역시 똑똑하구만. 그러면 물어보지. 혹시 드워프를 보지 못했나?"

"끼긱.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들어는 보았다."

"어디서?"

"끼긱. 베아트리스 서식지에서...봤다는 이들이 있다."

"그래? 정보 고맙군. 그럼 보내주지."

"끼긱. 고마..."

나는 고블린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풀스윙으로 고블린을 날려 보냈다. 그리고 이어서 마나를 소모하고 있던 스트렝스와 헤이스트 마법을 해제하고 쿠로딘에게 다가갔다.

"역시 베아트리스 서식지로 가야 하나 봐. 고블린도 그쪽에서 봤다는데?"

"그런가? 이 페이스로 가려면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도착할 것 같네."

"그럼 날이 저물기 전에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고."

나와 일행들은 고블린들의 시체를 뒤로하고 날이 저물기 전까지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점점 주변이 어두워지는 것을 확인한 나는 숲의 중간에서 야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하자."

"취익~ 초원에서 야영을 하지 않는 건가?"

"밤에는 불을 피워야 하는데 시야가 좋은 곳에서는 이목을 끄니까 이렇게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 좋아."

"취익~ 역시 현자로군."

나는 전생에 군대 때 혹한기 훈련을 하면서 밖에서 잤었던 경험을 살려서 나무와 나뭇잎으로 잘 곳을 만들었다. 이어서 클레아에게 부탁했던 훈제로 빠르게 식사를 한 후에 잠을 청하기로 결정했다.

"12명이니까 2명씩 6교대로 불침번을 슨다. 우선 그란과 쿠로딘이 먼저 서."

"취익~ 알겠다."

"그러도록 하지."

"나중에 내 차례 되면 깨워줘."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잠에 빠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취이익~ 현자 오크."

"으음..."

"취이익~ 듀로크!"

"으응? 시간 됐어?"

나는 나를 깨우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주위가 어두운 것을 보면 새벽으로 보였다.

"하아암~ 별일 없었지?"

"취이익~ 없었다."

"좋아. 교대하자."

나와 한 마리의 오크가 일어나서 불침번을 서기 시작했다. 나는 어두운 숲 속에서 불을 피우며 하늘에 있는 무수한 별을 보았다. 전생에 군대에서 보았던 별보다 훨씬 많은 별들이 하늘에 떠 있었다. 확실히 공기가 오염되지 않아서 그런지 별들의 천지였다.

'이렇게 보면 분위기는 좋은데 말이야. 몬스터들이 사는 산맥만 아니라면.'

우지끈.

"뭐야?"

"취이익~ 뭐지?"

나는 갑자기 들리는 나무 부러지는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어두운 새벽이고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뭐가 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마법을 쓰기로 결정했다.

"라이트."

"취이익! 그게 뭔가?!"

라이트. 1서클 마법으로 주위를 밝혀주는 광원을 만드는 마법이다. 나랑 같이 있던 오크는 갑자기 내가 마법을 사용해서 광원을 만들자 깜짝 놀라워했다. 나는 놀라워하는 오크를 무시하고 라이트로 만든 광원을 소리가 난 곳으로 날려 보냈다. 광원은 주위를 밝히면서 날아가서 소리의 원인을 보여주었다.

"젠장! 저게 뭐야?"

"취이익! 트,트롤이다!"

"저게?"

트롤. 오우거보다 약하지만 몬스터 중 상위종족이다. 크기는 대략 2미터 50에서 3미터를 가지고 있고 엄청난 회복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트롤의 피는 고급 회복포션으로 사용될 정도로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있기에 죽일 때는 머리 또는 심장을 노려야 한다고 책에 적혀져 있었다.

"비상! 모두 일어나!"

나는 자고 있던 일행들에게 소리쳤다. 광원으로 보이는 트롤의 숫자는 대략 5마리였다. 트롤과 미노타우로스와 위험도는 비슷하여 트롤 5마리는 거의 일반 오크 50마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였다. 하지만 나와 일행들은 일개 오크들이 아니기 때문에 싸울만하다고 생각했다.

"스트렝스."

나는 스트렝스 마법을 사용하여 힘을 증가시킨 후 활을 꺼내어서 화살을 메기었다. 동시에 그란도 나와 똑같이 화살을 메겼다. 그때 오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취이익! 트,트롤은 무리다!"

"취칙! 우리 모두 죽을 거다!"

오크도 몬스터여서 그런지 자신보다 상위 몬스터를 만나자 겁을 먹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겁에 질린 오크들에게 소리쳤다.

"야 이 돼지들아! 너희들이 착용한 장비가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냐? 이정도면 오우거도 이긴다고!"

"취칙! 거,거짓말이다."

"으이구. 거기서 보고 있기나 해봐라."

나는 매기고 있던 화살을 트롤의 머리를 향해 겨누고 시위를 당기었다.

퍽! 퍽!

나와 동시에 그란도 시위를 당겨서 화살은 정확히 트롤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거대한 화살은 트롤의 머리를 박살 내며 지나갔고 아무리 회복이 빠른 트롤도 즉사했다.

"봤지? 나를 믿으라고. 너희들은 오우거도 이길 수 있다."

"취췩~ 사실인가?"

"나 현자의 말을 믿으라고."

나의 말에 오크들은 서로를 쳐다보다가 이내 도끼를 들고 트롤들을 향해 돌진했다. 트롤들은 돌진해오는 오크들을 향해 커다란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란은 활을 내려놓은 후에 도끼를 들어서 트롤들에게 돌진했고 나도 스트랭스 마법을 걸고 달려들었다.

역시 괜히 트롤이 아닌지 트롤 3마리가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자 오크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앞에 있는 오크에게 외쳤다.

"수그려!"

"취익?"

"몸을 웅크리라고!"

내 말에 한 명의 오크가 몸을 웅크렸고 나는 그대로 전력 질주를 해서 오크를 밟고 날아올랐다. 나는 날아오른 상태로 트롤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나의 주먹에 맞은 트롤의 머리가 움푹 파이면서 3미터의 거체가 뒤로 날아갔다. 트롤은 머리가 움푹 파인 상태에서도 죽지 않고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취익~ 좋은 방법이다. 빨리 엎드려라!"

"취이익~ 알겠다."

그란은 나의 행동을 보고 곧바로 따라 하기 위해서 자신의 앞에 있던 오크에게 명령했다. 그리고 그란은 똑같이 전력 질주를 해서 오크를 밟고 날아올라서 도끼로 내리찍었다. 트롤은 그란의 도끼를 나무 몽둥이로 막으려고 했지만 그란의 도끼는 나무 몽둥이를 깔끔하게 자르고 트롤의 머리를 두 쪽으로 갈라냈다.

하지만 트롤의 경이적인 회복력으로 인해 아직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란은 도끼를 횡으로 휘둘러서 트롤의 머리를 목에서 분리시켰다. 마지막 1마리는 나머지 오크들이 다구리를 쳐서 곤죽으로 만들어버렸다.

"자, 봤지? 이제 내 말을 믿으라고."

"취칙~ 현자 말 믿겠다."

"그래. 앞으로 말 잘 들으라고. 그런데 다친 애 있냐?"

"취이익~ 한 명 경상자 있다."

오크 1마리가 트롤의 나무 몽둥이에 스쳐서 살이 벗겨져 있었다. 나는 여기서 한번 트롤의 피를 사용해보기로 하였다.

"쿠로딘. 혹시 남는 물병 있어?"

"여기 있다."

나는 쿠로딘이 마시고 남은 물병에다가 트롤의 피를 담았다. 그리고 경상을 입은 오크의 살에 피를 부어보았다. 그러자 살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면서 30초도 지나지 않아 상처가 깔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와우~ 이거 효과가 끝내주는데?"

"당연하지. 트롤의 피니까."

"이거 대비해서 가져갈 수 있을 만큼 가져가는게 좋겠군. 부족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야."

나는 오크들이 먹고 남았던 물병들을 모두 가져와서 트롤의 피를 담았고 10병의 물병에 피를 담았음에도 트롤의 피는 한참 남아있었다. 하지만 과욕은 금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는 욕심을 내지 않고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자. 이왕 일어난 거 이동하자."

나와 일행들은 이제야 하루를 보내고 베아트리스 서식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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