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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4화 (4/360)

1장 현자 오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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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현자 오크(4)

스롬이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굴린 덕분에 미노타우로스를 총 3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부족원들을 통해 미노타우로스 3마리를 부족으로 옮기었고 3명이서 미노타우로스 3마리를 잡았다는 소식에 우리들은 더욱 유명해졌다.

그 결과 내가 미리 말한 대로 암컷 오크들이 우리들 주변을 귀찮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그란과 스롬은 좋다고 하더라도 전생에 인간이였던 나의 관점으로 봤을 때 암컷 오크는 돼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에 그들에게 신경을 일절 쓰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암컷 오크의 문제는 모두 그란에게 맡기고 미노타우로스의 뿔과 힘줄들을 모두 모아서 쿠로딘에게 찾아갔다.

"쿠로딘 있어?"

"듀로크 아닌가? 무슨 일이지? 혹시 또 다른 드워프들을 데려왔나?"

"아직 그쪽은 소식이 없어. 오늘은 다름이 아니고 만들어줬으면 하는게 있어서."

"흐음? 네가 생각하는 기상천외한 것들은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현재 만들지 못한다는 고통도 준다고?"

"이번에는 그런게 아니고. 활을 만들어줬으면 해서."

"활? 어떻게 말인가?"

"이걸로 만들 수 있겠어?"

나는 가져온 미노타우로스의 뿔과 힘줄들을 보여주었다.

"허? 이건 미노타우로스의 것들이 아닌가? 이것들은 어떻게 구했지?"

"어떻게 구하긴. 때려잡아서 구했지."

"미노타우로스는 우리 드워프들에게도 버거운 존재인데. 자네 생각보다 강하구만."

"칭찬은 됐어. 내가 알기로 미노타우로스의 뿔과 힘줄로 활을 만들면 최상급이라고 하던데. 맞아?"

"그렇다. 이 재료라면 활 3개는 만들 수 있을 거다."

"아. 혹시 활 3개를 만들 것을 좀 크게 2개로 만들 수 없을까?"

"응? 어떻게 말인가?"

"예를 들면 그란과 같은 장사가 아니면 땡길 수 없게."

"가능하다. 그런데 하나는 그란이 사용한다고 쳐도 하나는 누가 사용하려고 하나?"

"당연히 나지."

쿠로딘은 나의 근육과 신체를 눈으로 힐끗 보고 얘기했다.

"가능하겠냐?"

"못 믿겠으면 나랑 팔씨름 해볼래?"

"훗. 드워프와 팔씨름을 하자는 건가?"

말 그대로 드워프는 대장장이의 작업으로 인해 팔뚝이 웬만한 어린아이의 허리보다 두꺼웠다. 하지만 나는 비장의 카드가 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그냥 하는 것도 재미가 없으니까 내기를 걸고 하자."

"좋다. 무슨 내기를 할 거냐?"

"으음...무슨 부탁이라도 하나 들어주기 어때?"

"풋. 그럼 내가 여기서 내보내 달라고 한다면 들어줄 거냐?"

"응."

쿠로딘은 나의 대답에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말이 사실인 것을 알아차렸는지 진지하게 얘기했다.

"좋아. 한번 해보지."

쿠로딘은 잠시 팔씨름을 할 작업대와 심판을 데려온다며 나갔고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나에게 마법을 걸었다.

"스트렝스."

스트렝스는 2서클 마법으로 힘을 급격히 증가시켜주는 마법이었다. 이 마법을 쓰면 오우거 수준의 힘을 얻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만 늘려주기 때문에 단기전으로 싸울 때 많이 사용하는 마법이다.

"...역시 조금 힘들구만."

역시 아직은 2서클이 한계인지 조금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기다렸지? 어, 왠지 안색이 좋지 않은데?"

"기분 탓이야. 빨리 시작하자."

"그러지."

쿠로딘이 가지고 온 작업대에 앉아서 서로 손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드워프가 심판역할을 하기로 했다.

"둘 다 준비됐지?"

"됐다."

"오케이."

"오케이?"

"됐다는 뜻이야."

"좋아. 그러면 준비...시작!"

심판의 말을 시작으로 쿠로딘의 팔뚝에서 힘줄이 튀어나오면서 힘을 주었다. 하지만 나의 손은 미동도 채 하지 않았다.

"어,어떻게?"

"이제 그만 힘줘도 되지?"

나는 가볍게 힘을 주었지만 그대로 쿠로딘의 몸까지 딸려올 정도로 힘이 넘쳤다. 쿠로딘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쿠로딘을 뒤로 하며 밖으로 나왔다.

"활은 잘 부탁할게."

물론 마지막 말은 잊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우선 쿠로딘에게 부탁했었던 활이 완성되어 그란에게 하나를 선물했다. 물론 화살도 세트로 만들어준 쿠로딘은 나와 함께 그란이 쏘는 것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대궁이라고 하기에 적합한 크기의 활은 그란에게 딱 어울렸고 시위를 당길 때 나는 소리는 그란의 힘과 대궁의 위력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화살의 위력또한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력했다.

그란의 힘과 조합된 무식한 활, 창이라고 보는 것이 어울리는 화살은 내 허리 두께의 나무를 가볍게 뚫어버리고 나만한 돌덩이를 산산조각으로 내었다. 그것을 몬스터에게 사용했을 때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란이 마나를 느끼는데 6개월이 걸렸고 나머지 6개월 동안 조금이나마 마나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2서클 마법을 2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무리한다면 3번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3서클 마법을 사용할 정도의 단계는 되지 않았다.

그리고 1년 동안 쿠로딘과 드워프 3명은 도끼 10개와 갑옷 14개를 생산하였다. 나는 먼저 도끼 2개를 족장과 그란에게 선물한 후에 남은 나머지는 부족원에게 뿌렸다.

그러면서 점점 부족 내의 명성이 족장보다 나에게 몰리기 시작했지만 정작 나는 족장 자리에 관심이 없기에 명성을 그란에게 돌리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조금씩이나마 준비를 하던 도중 어느 날 족장이 나를 찾는 일이 생겼다.

"족장. 부르셨습니까?"

"취칙~ 그렇다. 네가 기다리던 인간을 데리고 왔다."

나는 오크로 생활하고 두 번째로 만나는 인간을 바라보았다.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꼬맹이로 나중에 크면 미인이 될 거라고 예상되는 소녀였다. 전생에 대부분 흑발을 가지고 있던 것에 비해서 이곳은 다양각색의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예로 앞에 있는 여자아이도 갈색의 머리에 노란색의 눈을 갖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오크들 사이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계속 덜덜 떨고 있었고 행색도 초라해 보였다.

"이 아이는 어디서 데려온 겁니까?"

"취칙~ 잡고 있던 부족에 의하면 바다에서 떠다니는 것을 납치했다고 한다. 조그만 아이여서 그런지 식량으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한다."

오크들은 기본적으로 여자를 납치하면 식량이나 번식을 하는데 사용한다. 조그만 여자아이 같은 경우 번식을 하는데 힘들고 야들야들한 살이 좋다면서 식량으로 많이 사용하고 남자 같은 경우는 식량 또는 노예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군요. 다른 부족들에게 납치한 이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취칙~ 왜 그렇지?"

"고기도 손상된 고기와 멀쩡한 고기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 것과 같은 것이지요."

"취칙~ 역시 현자군.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

나는 덜덜 떨고 있는 여자아이를 빨리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나는 족장에게 인사를 한 후에 여자아이를 데리고 내 집으로 데려왔다. 나는 아직도 덜덜 떨고 있는 여자아이를 테이블에 앉히고 얘기했다.

"잠시 기다리고 있어라."

나는 쿠로딘에게 처음 대했던 것처럼 밖에서 닭을 충분히 맛있게 만들고 난 후에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여자아이는 아직도 눈을 돌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어린아이들을 진정시키는데 먹을 것이 최고라는 것을 알기에 닭을 먹음직스럽게 잘라서 여자아이 앞에 놔두었다.

여자아이는 나의 눈치를 보면서 고민을 했지만 내가 먹으라고 얘기하자 걸신들린 것처럼 닭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나는 손을 턱에 받히고 여자아이가 먹고 있는 것을 흐뭇하게 쳐다보며 빚어두었던 술을 한 모금씩 마셨다.

"많이 먹어라."

닭 한 마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서 여자아이는 다시 안절부절못했지만 전보다는 나은 표정을 보여주었다. 나는 여자아이에게 얘기를 걸었다.

"꼬마야. 네 이름이 뭐니?"

"클,클레아..라고 해요."

"클레아? 좋은 이름이네. 그리고 긴장할 필요 없어."

"네..."

클레아라고 하는 여자아이는 모기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오크가 무섭니?"

"아,아니에요."

"솔직히 얘기해도 된다. 나는 상관없으니."

"...조금요."

"하긴, 타종족을 만나면서 무서워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거다. 너도 오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무서워하는 거지?"

"...예."

"그러면 나도 무섭니?"

"아니요. 왠지 모르겠지만 무섭지 않아요."

"인간도 착한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잖아? 그런 것처럼 오크도 다 같은 오크가 아니다. 나처럼 특이한 오크도 있는 거지."

"그,그렇군요."

"너는 나이가 몇 살이니?"

"현재로 14살이에요."

"14살? 많이 먹어야겠네."

말 그대로 14살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작은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보기에는 10살, 11살로 보였기 때문이다.

"너는 어디에 살고 있었니?"

"저는 라이언 왕국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바다에 떠다니고 있었니?"

"....."

"얘기하기 힘들다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

"아,아니에요. 저희 아버지는 어부였는데 왕국 근처의 바다는 경쟁이 심해서 동쪽으로 가서 물고기를 잡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도 어부의 딸로서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런데 어느 날도 똑같이 동쪽으로 가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는데 크라켄이 나타났어요. 그때 배가 부서지면서 저는 바다에 떨어져 의식을 잃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오크에게 잡혀 있었어요."

클레아는 심신이 약해서 그런지 울먹이면서 얘기했다. 나는 그런 클레아의 머리에 손을 올려서 쓰다듬어주었고 클레아도 처음에는 움찔했지만 이내 가만히 있었다.

"저는 뭘 하면 되는 건가요?"

"응?"

"저한테 원하시는 것이 있으니까 저를 데리고 오신 거잖아요."

"그렇긴 하지."

"좋아요. 저도 각오는 했으니까요."

"뭐?"

나는 술을 마시다가 클레아가 무엇을 하는지 바라보았고 입에서 술을 뿜지 않을 수 없었다.

"푸웃!!"

클레아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서 뒤로 고개를 돌리며 얘기했다.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예? 그야 준비를..."

"누가 그런 준비를 하래?! 다시 입어!"

"예...알겠어요."

나는 다시 옷을 입을 것을 확인하고 몸을 돌려 얘기했다.

"휴...대체 누구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은 거야?"

"마을 사람들한테서 들은 이야기인데...틀린 건가요?"

"틀리다고는 얘기하지 못하겠는데 나는 그런 오크가 아닐뿐더러 그런 것을 원해서 너를 데려온 것이 아니다. 그저 잡다한 일을 하면서 같이 생활하면 되는 거야."

"잡다한 일이라는 말은요?"

"요리나 빨래나 청소 등 그런 거 있잖아?"

"아, 알겠어요."

"그리고 아까 같은 짓은 하지 말아줘. 순진한 내가 얼마나 깜짝 놀랐는데."

"예? 하하하."

클레아는 오크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는지 활짝 웃었다. 나는 그런 클레아를 보고 뒷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했다.

"너는 내 방에서 자라. 나는 마루에서 잘 테니."

"예? 제가 어찌..."

"여자가 밖에서 자면 안 되는 거야. 나중에 새로 집을 지어줄 테니 그때까지는 그렇게 해."

"예. 알겠어요."

"그리고 날도 저물었으니 자라. 어린아이는 잘 때 자야 잘 크는 거다."

"전 어린아이가 아니라고요."

클레아는 뾰로통하게 얘기했지만 나는 클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클레아는 미소를 짓고 내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얘기했다.

"아. 그리고 아저씨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아저씨...'

나는 아저씨라는 말에 상처를 받으며 얘기했다.

"나는 아저씨가 아니라고. 이래 봬도 엄청나게 동안이니까 오빠라고 해."

'너보다 적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원래 나이는 더 많으니까 괜찮겠지?'

"예. 오빠. 이름은요?"

"내 이름은 듀로크다."

"알겠어요. 듀로크 오빠. 그리고 저는 듀로크 오빠와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 나도 기쁘다. 이만 자라."

"예. 안녕히 주무세요."

클레아가 내 방으로 들어가자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생각했다.

'젠장. 전생에는 이런 기회를 가지고 아무 일도 안 하는 녀석을 고자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가 그렇다니.'

나는 한순간 클레아가 한 행동에 침착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과 그걸 뿌리쳤다는 점을 후회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본다면야 잘한 짓이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거겠지.'

한순간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한심스러웠다.

'그래. 덜 익은 사과는 맛없다고 하잖아? 그래, 그렇기에 나는 그렇게 행동한 거야. 익을 때까지 기다리기 위한 거지.'

나는 자기 위안을 하면서 마루에 누워서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있었던 일을 계속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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