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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리고 가상현실-228화 (228/238)

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240 회]  2003-07-18 조회/추천 : 2433 / 12   글자 크기 8 9 10 11 12

환상 속에서‥‥

후우..둘 다 1편씩 올리고 잠수-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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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른이 갑자기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공격을 준비하던 모두가 물러섰다.

붉게 변해가는 그의 눈과 퍼져나오는 투기(鬪氣)는 침착하던 모습과는 달리 허술해 보

였다. 허술하고 체계가 잡히지 않는 그의 투기.

당황했던 때가 아닌 침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펴보자 그의 헛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

다.

" 어떻게 된거죠? 방랑자 오빠?"

레인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방랑자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은 그래도 머리가

좋은 방랑자에게 묻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나보다.

".. 장담할 수는 없지만 루오님이 쓴 기술 때문인거 같은데?"

머뭇거리며 말하는 방랑자의 말에 루오가 방랑자를 쳐다보았다.

" 초마신검(超魔神劍)이요?"

" 아마도. 보니까 달의 마력을 뿜어내던데? 아시다시피 달의 마력은 어둠이나 음(陰)의

속성의 원천으로 상징되잖아.

이건 내 생각인데, 늑대인간이 보름달에 늑대로 변하는 것처럼 켈른도 다른 날에는 괜

찮지만 달의 마력에 영향을 받게 되면 이성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해."

" 흐음..일리 있는 말이네요."

레인이 알아 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키아아아아...]

잠시 정신을 팔던 그들의 머리 속에 저 먼곳에서 울려퍼지는 듯한 울부짖음이 들려왔

다. 광기와 공포에 젖은 그 소리에 그들은 온 몸에 소름이 돋는듯 했다.

"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작전대로 나가죠?"

실란이 침착하게 그들에게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치를 바꾸기 시작했다.

루오와 실란이 켈른의 뒤쪽으로 달려갔다. 켈른이 행동을 방해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수월하게 켈른의 뒤에 위치를 잡을 수 있었다.

" 헤이스트(Haste)."

마법을 쓸 수 있는 방랑자와 세리엘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속도를 높여주는 헤이스트를

걸어주었다. 유인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더 DEX가 높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유인

을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사람들은 가장 DEX가 높은 레인과 루인.

쌍둥이 남매가 가장 앞에 섰고 DEX가 부족한 세리엘과 방랑자는 후방 지원을 맡았다.

[ 크아아아악!]

"..!"

팟!

콰아아아아앙!

켈른이 또다시 공간을 찍어 눌렀다.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기에 우정 길드의 사람들은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 헤이스트의 효력은 기본적으로 30초다.

기술 레벨을 1레벨씩 높일 때마다 15초씩 늘어난다. 방랑자는 5레벨 마스터, 세리엘

역시 5레벨 마스터이기에 효력은 105초 지속된다는 소리다.

시간 계산을 잘해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다가 갑작스럽게 풀려버리면 곤란하다. 적응

을 하지 못하고 당황한 사이 무시무시한 켈른의 공격이 덮친다면 그들은 그대로 게임

오버를 당할 수 밖에 없다.

콰아아아아!

주변의 기운이 급속하게 켈른의 오른손에 모이기 시작했다. 불길한 회색빛을 발하는

그것은 세티아와 싸울때 사용했던 회색빛 창이었다. 혼돈의 기운을 상징하듯 불완전한

그 기운의 창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했다.

쒜엑!

주변 공기가 갈라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 멀리 밀려나버릴 정도의 속도로 휘둘러져

오는 창에 모두는 식은땀이 흘렀다. 분명히 빈틈은 있다. 하지만 그 빈틈을 파고들지

못할 정도로 강한 공격에 모두는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 제길!"

삼품(三品) 풍류비검(風流飛劍) 비기(飛氣)

레인이 작게 생성시킨 기단검(氣短劍)을 켈른을 향해 빠르게 쏘아보냈다. 어차피 큰

기술이라도 켈른에게는 피해를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작은 기술로 켈른의 정신

을 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내력 소모가 적은 비기를 날린 것이다.

스르륵..

' 역시!'

실란의 예상대로였다. 켈른은 날아오는 기(氣)를 막지 않았다. 회색빛 창에 의해 뭉쳐

진 기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렸지만 오히려 실란의 예측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었다. 공격을 닿기 전에 바로 처리해 버리던 켈른과는 달랐다.

맞을 확률 자체를 없애 버리는 켈른이 아니라 '방어'를 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켈른이

었다.

" 영원의 화염을 간직한 존재여. 그 힘을 나를 위하여 발하라! 피닉스!"

뒤에서 방랑자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가 쓸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이펙트를 자랑하는 기술이었다.

그의 정면에서 거대한 불새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켈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룡급의

드래곤과는 비슷할 정도의 덩치를 자랑하는 거대한 불새.

활활 타오르는 날개는 도시의 집 한채 정도는 단숨에 재로 만들 정도로 거대하면서도

화려했다. 붉은 몸보다 더욱 붉은 눈으로 켈른을 쏘아보는 것은 상당한 믿음을 주게

하는 행동이었다.

" 가라!"

쉬아아아앙!

붉은 궤적을 남기며 빠르게 켈른을 향해 날아가는 불새. 부리를 앞세워 돌진하는 그것

은 마치 전설의 창(槍)을 연상시켰다.

스르르르..

하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 피닉스는 방랑자가 만들어낸 9클래스 궁극의 마법이었지만

대단위를 목표로 하고 만든 것이었기에 집중적인 파괴력이 부족했다.

회색빛 창에 의해 흩어져가는 불꽃을 바라보던 방랑자가 또다시 외쳤다.

" 폭(爆)!"

콰아아아앙!

방랑자의 외침과 함께 소멸해가던 피닉스의 몸체가 붉은 섬광과 함께 폭발해 버렸다.

사실 목표는 이것이었다. 피닉스는 원래 목표와 맞닿으면 폭발시키는 것이 순서다.

피닉스가 폭발하며 회색빛의 매케한 연기를 유발시켰다. 이것으로 켈른의 시야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잠시 신경을 돌리기만 하면 되었다. 아주 잠시만.

피닉스가 폭발하자 뒤에서 초마신검을 생성시키고 대기하던 루오와 천신(天神)을 시전

하고 태극검에 자연의 기운을 덧씌운 실란이 공중으로 비상(飛上)했다. 회색빛 연기가

시야를 가리기는 했지만 내력을 이용하면 전혀 장애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눈에만 의

존하는 경지는 이미 지난 그들이었다.

위선절마신검(僞善絶魔神劍) 극오의(極奧議) 천멸(天滅)

태극혜검(太極慧劍) 음양천신(陰陽天神) 극오의(極奧議) 조화난검(造化亂劍)

판타지아 최강의 검 둘이 동시에 빛을 발했다. 마(魔)를 넘어서 본질의 힘을 끌어내는

초마신검이 하늘이 아닌 켈른을 멸하기 위해 내리쳐지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더욱 엄청난 것이었다. 검 내부에 모든 것을 담아내 필요없는 것을

일체 배제한 그 검은 가히 하늘을 멸할 기운이었다.

루오가 멸(滅)의 기운이었다면 실란은 그와 반대로 조화(造化)의 검이었다. 적은 없애

는데는 약간 맞지 않는듯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달의 마력에 의해 광기(狂氣)에

사로잡혀 버려 조화가 깨져버린 상태의 켈른이었다. 그런 켈른의 상태에 더욱 조화를

흐트러 버리는 조화난검은 확실히 최적의 검이었다.

콰아아아앙!

루오의 검이 먼저 내리쳐졌다. 한 번의 일격에 시야를 가리는 구름은 소멸되어 버렸

다.

켈른은 역시 막지 않았다. 켈른의 어깨에 박혀버린 초마신검에서는 본질에 가까운 어

둠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제기랄!'

공격은 성공했지만 루오는 오히려 육두문자를 내뱉고 싶은 심정이었다. 천멸에 따르면

켈른은 지금쯤 형체도 없이 소멸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저 살만을 파고든 켈른의 어깨

에서는 피도 흐르지 않고 있었다. 대신 초마신검의 어둠의 빛만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 크아아아악!!!]

분노의 외침이 모두의 머리속에 울려퍼졌다. 수많은 실전을 통해 단련된 루오의 본능

은 경고의 종을 울렸고 루오는 올라선 켈른의 어깨를 힘껏 박차고는 뒤로 빠르게 이동

했다.

루오의 거대한 힘에 창을 휘두르려던 켈른은 기우뚱했고 창은 공중으로 떠 버리고 말

았다.

' 기회!'

얼떨결에 공격할 기회를 놓쳐버린 실란이었지만 지금 루오가 만들어준 기회는 아까보

다 더욱 확률이 높은 것이었다. 실란은 빠르게 자세가 불안정한 켈른에게 다가가 밝은

빛에 휩싸인 태극검을 꽂아 넣었다.

[....]

"...."

배에 태극검이 꽂힌 켈른. 그는 그대로 동작을 멈춰 버렸다. 그리고 한계까지 내력을

끌어올려 조화난검에 힘을 더하는 실란 또한 입을 열 수 없었다. 난잡하던 분위기에서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분위기에 모두들 또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 키아아아아아아악!!!!!!!!]

끝없는 고통과 광기의 비명이 그들의 머리속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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