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209 회] 2003-06-20 조회/추천 : 3495 / 15 글자 크기 8 9 10 11 12
신의 던전 바벨탑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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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약한 소음을 내며 열리는 거대한 문. 내력을 실었기에 문은 수월하게 열렸다.
[ 여기까지 올라왔군. 아까의 수(水)의 미약한 기운을 쓰는 녀석을 돌려보낸지 단 10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머리 속에 울리는 굵은 목소리. 나는 고개를 올려보았다.
" 앗..!"
길드원들의 놀란 목소리.
" 라미아 남자 버전인가?"
.. 그 중 아웃사이더라고 할 수 있는 세리엘의 목소리.
" 비슷하긴 하지만 차원이 다른데?"
나의 반문.
위에는 거대한 무엇인가가 떠 있었다. 남청색의 푸른 머리를 가지고 잘 발달한 벗은
상체의 근육들. 여기까진 남자다. 하지만 밑은 용의 모습이었다. 남청빛 비늘을 가진
동양의 용의 몸체. 크기 또한 웜 급의 드래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 일체의 질문은 받지 않는다. 한 사람씩 가장 자신있는 기술을 나에게 사용해라.
그것이 인정할만 하면 301층으로 보내주겠다. 그곳부터는 신의 영역이다. '자격'이
있는 자만 보내 주겠다.]
" 좋아. 시원시원한데?"
류가가 호승심에 가득찬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 그대가 먼저인가? 나 켈른의 이름으로 그대를 시험하겠다.]
" 좋아!"
류가는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기술을 시전했다.
파천신권(破天神拳) 오의(奧義) 파천(破天)!
급격하게 모이는 천(天)과 풍(風)의 자연의 기운들. 현경의 극에 달한 무공들이라면
미약하나마 자연의 기운을 끌어쓰는 기술들이 존재한다. 그 중 류가의 기술은 하늘과
바람의 기운을 비는 것. 류가의 주먹에는 하늘마저 가를 듯한 예기를 가진 바람의 칼
날들이 생성되어 있었다. 엄청난 바람의 칼날들이 모이자 류가는 그대로 발경의 형식
으로 그 바람의 칼날들을 날렸다.
쿠아아아아아!!
혹은 밀려나며, 혹은 말리는, 혹은 갈라지는 공기들. 그렇게 마치 용권풍을 보는듯한
바람의 기운이 기술명대로 하늘마저 파괴할 기세로 켈른에게 쏘아져 갔다. 켈른은 그
것을 무료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짝 파천의 기운을 쏘아보았다.
휘이이..
"..!!"
" 저..저런??"
루오 형마저 놀라버렸다. 이건..이 상황은?
" 소..소멸 되었다?"
류가의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 그래. 이 상황은 예전 현민에게 내가 환상검기를 쏘
았을때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 역시 같았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소멸되어
버리는 것.
[ 불합격. 이동.]
" 아앗! 뭐하는 거야!"
빛에 휩싸이는 류가. 그는 당황해서 외쳤지만 켈른은 듣지 않았다. 류가는 다시 한번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빛이 류가를 모두 감싼 뒤였다.
빛에 휩싸여 이동되는 류가를 보며 당황하는 우리들.
" 뭐..뭐야? 아까 실란을 이동시켰다는게 이런 뜻이었어?"
세리엘의 당황한 목소리. 그녀는 그렇게 당황하며 말하더니 앞으로 나섰다.
" 이봐! 기술을 쓸 때까지 기다려 줄거지?"
[ 물론이다. 그대가 가진 최강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라. 후회가 없도록.]
세리엘은 대답 대신 그랜디스트를 꺼내들었다.
[ 신의 검이로군. 주인인 이상 무엇인가를 보여 주리라 믿는다.]
" 검기(劍氣)"
말 없이 기술을 시전하는 세리엘. 류가로 인해 알게 되었던 무극기검(無極氣劍)에
의해 가능하게된 기술. 검기성강을 시전하려는 것이다.
우웅.
엄청난 내력을 주입했는지 그랜디스트가 떨려왔다. 백색의 검기가 완벽하게 형성되자
세리엘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 성강(聖剛)."
우웅..빠지직..
다른때보다 훨씬 엄청난 반발력이었다. 세리엘이 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검기성강이었는데 지금의 기운은 예전 그 이상이었다.
빠지지직..콰아아..
혼돈의 기운이 일었다. 검기성강을 시전할때가 되었다는 뜻. 세리엘은 외쳤다.
" 검기성강(劍氣聖剛) 비(飛)!"
세리엘은 기술명을 외침과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 하? 날리다니?"
엄청난 기운을 내제한 한줄기 빛이 켈른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저 기운을 압축시켜
날리다니..세리엘 역시 엄청나다.
[ 신검의 주인답군. 마나와 신성력을 동시에 지배하다니. 하지만 부족하다.]
그가 이번엔 그나마 손을 흔들었다. 그와 함께 사라지는 빛. 세리엘은 허탈한듯 힘없
는 웃음을 흘렸다.
" 하하.."
[ 좀 더 연습하도록. 이동.]
빛무리에 휩싸여 사라지는 세리엘.
" 도대체..어떻게? 검기성강이라면 파괴력으로 따지면 섬광(閃光)보다 월등한 것인데
그것조차 간단히 사라지다니?"
" 이건..농간이야."
루인의 억울하다는 듯한 목소리.
" 에잇! 모르겠다. 이봐! 같이 싸워도 되겠지?"
레인이 켈른을 향해 외쳤다.
[ 물론이다. 단, 둘 이상은 불가(不可)하다. 실력 없는 자가 통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 좋아! 뭐 상관없어. 루인. 가자!"
루인의 팔목을 끌고서 문을 건너는 레인. 루인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빙룡단검(氷龍短
劍)을 꺼내들었다. 차가운 예기를 가진 레어(Rare) 아이템이다. 레인 역시 나에게서
갈취(?)한 신룡단검을 꺼내들었다.
" 빛조차 뛰어넘는 스피드를 보여주지."
레인은 낮게 읊조린 후 단검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렸다. 루인은 레인의 앞에서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시작은 루인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최고의 기술을 시전했다.
레어 스킬(Rare Skill) 헤이스트(Haste)
3 클래스의 헤이스트와는 차원이 다른 스피드를 부여하는 헤이스트. 단 한번 밖에 효과
가 지속되지 않지만 그 스피드는 나의 가속에 비견되는 스피드다.
레어 스킬(Rare Skill) 버스트(Bust)
폭발력을 더하는 버스트. 그 폭발력은 밀집된 익스플로션 그 이상이다.
하나하나에 엄청난 마력을 부여하는지 벌써부터 힘든 표정인 루인. 도대체 뭐하는 거
지? 그는 마지막인지 한계치로 내력을 끌어올렸을때 나타나는 주위를 도는 기류(氣流)
가 형성되었다.
레어 스킬(Rare Skill) 파워 킬(Power Kill)
파워 킬. 레인은 분명히 빛을 뛰어넘는 스피드를 보여준다고 했다. 하지만 루인이 시
전한 것은 속도보다 파괴력을 중시하는 파워 킬이다. 지금까지 레인은 나서지 않았
으니 레인에게 뭔가 있다는 건가?
화경의 고수 정도만 된다면 느릿느릿하게 보일 속도로 날아가는 파워 킬. 그 뒤에는
역시 한계치까지 마력을 끌어올린 레인이 준비하고 있었다.
레어 스킬(Rare Skill) 스피드 킬(Speed Kill)
쒜에에엑!
진정한 섬광이란 이런 것일까? 모든 마력을 쏟아부었는지 스피드 킬을 시전하고 주저
앉아 버린 레인. 그녀가 날린 단검은 루인이 날린 단검의 바로 뒤를 향했다.
까아앙!
빙룡단검의 뒤와 부딪힌 신룡단검. 그것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정도 스피드
를 가진 빙룡단검에게 그 속도를 고스란히 전해 주고 홀로 떨어졌다.
쒜에에에엑!!
파워 킬은 그래도 화경이 되어 안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고수들에게나 느리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이하라면 눈으로 잡기 힘든 속도다. 거기에 레인의 모든 마력이
담긴 속도로 날아온 신룡단검의 속도까지 더해진다면? 그것은 진정 속도를 중시하는
스피드 킬의 궁극이라 할 수 있겠다. 신묘한 내력 조절로 인해 그 속도만을 완벽히 전
달하게 하는 기술은 쉬운 것이 아닌 것이다.
[ 대단하군. 하지만 역시 불합격이다. 이동.]
또다시 사라지는 레인과 루인. 이제 남은 것은 루오 형과 나, 시아와 플라타나 뿐..
" 하하..이거 도대체 무슨 일이지? 각자 최고의 기술을 사용했는데?"
"...."
말이 없는 루오 형. 풀리던 표정이 다시 굳어져 버렸다.
" 이봐요! 씰까지 포함해서 두 명입니까?"
[ 씰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쪽 둘은 어둠의 일족과 빛의 일족들이군. 하지만 마스터
와 함께 싸울수는 없다.]
이런..시아가 싸울 수 없다니..
" 에라 모르겠다! 형 들어가자!"
터벅터벅..
형은 대답 대신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내가 따랐다.
".. 최강의 기술로 한방에 승부를 본다."
나에게 짧게 말하는 루오 형.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다행이야 그래도.
나는 새롭게 정리한 의검을 시전했다.
절대지검(絶代之劍) 의검(意劍) 기검(氣劍)의 장(章) 기천룡(氣天龍)
다시 시전한 기천룡. 이것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