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171 회] 2003-06-07 조회/추천 : 3555 / 11 글자 크기 8 9 10 11 12
세테니아 디 크레아
[ 과거]
짧으면 3편 길면 5~6편-_-
탁.
몸놀림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기에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발소리가 난다. 지금 같은 경
우 괜히 의식해서 발소리를 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저 마계로 간다는 생각을 한 것뿐인데 한 걸음 걷자 바로 차원을 넘어 마계로 이동
되어진 나. 아마 엘 역시 이런 것 쯤은 일상적인 일과도 같을 것이다. 그 역시 창조신
이다. 그리고 나보다 셀 수 없을 만치 오랜 시간 전에 의지를 깨달은 자. 나에게는
이 힘이 아직까지는 어색하다.
' 어딜까?'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것. 예전 같으면 자연과 동화되어 알아보거나 직접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게 예전 미약하나마 의지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지금은 그저
어디인지 궁금해 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알게 돼는 나.
여기는 '천사의 무덤'이었다. 목표를 여기로 생각했기에 그저 '마계로 간다'는 생각에
천사의 무덤까지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이것이 무한(無限)의 권능..
왠지 부담스러웠지만 바로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지금 내가 얻은 '의지' 이것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 빌어먹을 '운명'이라는 것에도. 절대의 존재라
여겼던 신(神)이라는 것에도.
저벅 저벅..
마계에서 '서열'이라는 것을 가진 존재라면, 아니 그저 어느 정도 강함만을 가진 존재
라면 바로 나의 기척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평범한 행동. 전혀 기척을 숨기지 않았고
모습도 숨기지 않았다. 나에게는 그들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엔젤 로드를 구할 수 있
다. 지금이라도 당장 마음만 먹는다면 엔젤 로드를 데리고 바로 천계로 이동할 수도
있다. 나는 단 한가지만 생각하면 됀다.
' 엔젤 로드를 데리고 천계로 간다'
라고 말이다.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은 좀 더 '인간' 답게 행동하고 싶기 때문이다. 직접 행
동 하고 보고 느끼고..신(神)처럼 모든 것을 전능하게 이룰 수 있지만 그러기는 싫다.
나는 신이란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드래곤도 싫어한다. 물론 그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다. '오만'에 물든 그들이 싫을 뿐이다. 그저 규제하려 하고 자신의 이기적인 생
각에 따라주기만을 바라며 약한 존재를 '벌레'로 생각하는 그들. 내가 힘이 없을때는
운명에 절망하며 살아야했고 의지를 느껴 생사경과 10클래스 마스터에 들었을때는
아무 생각없이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 의지를 완벽히 깨달은 나. 아마 창조신과 동급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었다.
' 창세신은 세상의 의지다'
지금 그 말에 깊게 동감하는 바이다. 엘은 '의지'로 세상을 만들었다. 성경책에 보면
창조주는 '언(言)'으로 세상을 만들었다고 나와있다. 크게 틀리진 않겠지. '언'에
의지를 담아 말한다면 그것이 이루어질 테니까. 그럼 나는 어떨까? 나 역시 완벽하게
의지를 다룰수 있다. 아마 천지창조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이것 때문에 좀 더 고민
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나는 세상을 창조할 생각은 없다. 그런 것은 싫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조용히 사는 것. 그것 뿐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은 이런 힘을 가지
게 되어 괜히 슬픔을 느끼고 힘들어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운명'에서 벗어나게
돼었지만 미래는 모르는 법이다. 미래를 알고 싶지도 않다. 괜히 알게 돼어 괴로워하
는 것도 사양이다.
'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 상념들이 떠오르고 고민한다. 하지만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혼란스러움
만이 더해질 뿐 그 어떤 명쾌한 답도 떠오르지 않는다.
" 감히 인간이 어떻게 이곳에 올 수 있었지?"
혼란스러워 하는 나를 깨어나게 하는 목소리. 중년 남성의 목소리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에는 아마도 글라샬라볼스로 추정되는 마족이 내 앞에 오만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 학살자의 총통이자 도사. 학자와 같은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등
에는 박쥐의 날개가 달려 있고 입가에는 사냥개의 이빨이 엿보인다. 이빨 때문에 인간
의 말을 발음하기 힘들다. 또는 그리핀과 같은 날개가 달린 마스티프 개의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예술과 과학, 미래와 과거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전
수하는 대가는 인간의 목숨이다. 그는 항상 피에 굶주려 있으며 살인을 저지르도록 꾀
하기도 한다. 원수지간을 화해시키거나 동료들끼리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람의 모습을
지워버리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내가 아는 정보다. 이 이상은 쓸모가 없기 때문에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 엔젤 로드를 데리고 갈께. 날 방해하지 마."
간단히 대답하는 나의 말에 눈을 치켜뜨는 글라샬라볼스.
" 인간 주제에 오만하군. 무엇을 믿음인가?"
너 역시 오만해. 하지만 지금은 별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 그냥 지나갈
께.
" 부동(不動)."
가볍네 뇌까린 말. 가벼운 말이지만 그 말에 굳어버리는 글라샬라볼스. 무엇인가 말
하려 하지만 입마저 움직이지 않는다.
"10 분만 있으면 풀릴거야. 괜히 용쓸거 없어."
가볍게 그를 안심시켜준 나는 바로 어기비행(御氣飛行)으로 저기 우뚝 솟아오른 불길
한 안개가 둘러싼 낮은 산으로 이동했다.
얼마 안되어 도착한 천사의 무덤은 별다를 것이 없었다. 그저 낮은 산의 초입에 악마
의 두상이 조각되어져 있는 높이 2m의 문이 하나 존재할 뿐, 인간의 무덤등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불길한 느낌의 안개만이 산을 감싸고 있을 뿐이었다.
끼이익-
가볍게 밀었지만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았는지 거북한 마찰음을 내었다. 크게 듣기
싫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에 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
잔인하군.
내부는 넓었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듯 했지만 나에게 그런 것은 무의미하다. 그저
석실로 보이는 작은 홀에는 사지에 살을 뚫고 박혀있는 쇠사슬에 묶인 채 기절한 아름
다운 여천사.
아니, 아름다웠을 여천사라고 해야 맞겠다.
아름다웠을 종아리까지 늘어뜨린 녹발은 이미 말라붙은 피에 절어있었고 12쌍의 순백
의 날개는 깃털이 빠진 혈익(血翼)이 되어 있었다. 투명하고 매끄러웠을 피부 역시 상
처투성이였다.
하..악마답다고 해야 할까? 그나마 마물들이 그 피와 살을 먹어치우지 않은 것이 다행
이겠지.
심히 보기 좋지 않은 모습.
" 치유. 정화. 소멸."
세 마디 의언(意言)에 내 눈 앞의 풍경은 바뀌기 시작했다. 먼저 쇠사슬이 소멸돼고
그녀의 몸 곳곳에 붙어있던 말라붙은 검붉은 피가 사라졌다. 그녀의 상처들에 치유가
진행돼며 깨끗해 졌다.
하..의지가 담긴 것이었기 때문일까? 드래곤들의 엄청난 정신력을 요하는 언령과는
달리 그저 평상시처럼 조용한 말에 의지가 담겼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휘익..
탁.
쇠사슬이 사라지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엔젤 로드. 가볍게 떨어질 위치로 이동한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받았다.
....
천사라 그런지 정말 아름답다. 가까이서 보니까 정신을 차리기 힘드네.
환상(幻象) 심연(心淵)
괜히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연을 사용했다. 심연을 시전함과 동시에 잔잔하
고 깊은 호수와 같이 전정되는 마음. 심연을 써야할 정도로 그녀의 미모는 아찔할
정도였다. 엘과 닮은 것이 엘도 여성의 모습을 하면 이럴까?
휘~휘~
쩝..괜히 잡생각하지 말자.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잡생각을 떨쳐버릴 때 들려오는 벼락과도 같은 노성.
" 이노옴!!!!!!"
글라샬라볼스로군.
엄청난 암흑의 기운을 흩뿌리며 나에게 달려드는 마신.
" 쩝..벌써 10분이 지났나? 그냥 하루종일로 할 걸 그랬네. 이봐. 지금은 상대해 주기
귀찮으니까 나중에 보자. 정지."
뚜욱~
이라고 소리가 들릴 것처럼 '정지'라고 말함과 동시에 멈춰버리는 글라샬라볼스.
웃음이 터져나오려 했지만 참았다. 저 붉어진 얼굴이 더 붉어지는 모습은 별로 좋지
않게 생각돼었기 때문이다.
' 그럼 돌아가 볼까?'
엔젤 로드를 구했기에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는 없다.
천계로 간다는 생각을 떠올림과 동시에 나는 한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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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퓨어 12편-_- 메이드 복-_- 그 전설의 옷이-_-
아쉬웠던 점은 치카게 짱도 머리를 풀었는데 사쿠야 짱이 머리를 풀지 않았다는 것;
이제 리퓨어 한 편 남았음
미소녀 Love 미소년 Kill-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