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169 회] 2003-06-05 조회/추천 : 3668 / 11 글자 크기 8 9 10 11 12
세테니아 디 크레아
[ 과거]
휴우..결국 또 한편 올리네요. 수정은 현재 9화까지 진행 됬어요. 수정본에도 올리고
원본에도 수정했지요. 거의 반쯤 새로 쓰는 기분이에요-_-
" 아버지시여. 모든 분들이 걱정 하셨습니다. 특히 4대 천사분들께서 많이 걱정하셨
습니다. 지금 제가 그분들께 연락을 드렸으니 곧 오실 겁니다."
내가 동네 깡패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이었지만 그건 나의 아주..아주 큰 오산이었다.
이자는 분명히 천사다. 그것도 고위급의 천사인 듯 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무릎을
꿇고 있다. 내가 인간으로 알고 있던 엘에게.
" 당신..누구야?"
내가 짧게 물었다. 천사는 지금까지 레이아와 나는 안중에도 없었던지 엘에게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와 레이아를 바라보았다.
" 하나는 실버족의 자식인 것 같지만..너는 누구냐? 어째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냐? 아니..느껴지긴 한다. 하지만..부정하고 싶군."
느낄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지금 나는 멋대로 짓긴 했지만 '의령체(意靈體)'의
상태로 다니고 있거든. 마음만 먹으면 인간의 몸으로 구성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그냥
의령체로 다니는 중이다. 의지를 깨닫고서 변해버린 몸. 의지 그 자체인 몸이다. 무형
검으로 쳐도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멀쩡하고 그저 살짝 지나가는 바람에도 내가 '베인
다'라고 생각하면 바로 난자당해 버릴 그런 어찌보면 역시 절대적이고 어찌보면 종이
보다 못한 몸이지. 무섭지 않을 수 없다. 더 웃긴건 그렇게 난자 당한다고 해도 내가
' 아프지 않다'라고 생각하면 전혀 아프지 않다는 것이지. 내가 만약 '새디스트'..라면
어찌 되었을지 오싹하기만 하다. 하핫..
.. 이야기가 좀 이상한 곳으로 흘렀군. 어쨌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부정하고 싶다는 것은 뭐야? 내가 천사에게 뭘 부정하고 싶냐고 물어보려 할때 나타
나는 4대 천사들. 그들은 일남삼녀(一男三女)의 아름다운 넷의 천사들이었다. 다섯쌍
의 날개를 가진 엔젤 로드를 제외한 최고의 천사들. 신과 동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천사들이다.
" 아버지시여. 그동안 애타게 찾았습니다. 어찌 그리 떠나셨습니까.."
4 대 천사들은 아까 나타난 그 천사와 마찬가지로 엘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 중 미카엘이라 예상되는 금빛 비단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성의 모습을 한 천사가
나직히 엘에게 말한다.(천사는 중성)
아니 이 사람..아니 천사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아버지'라니! 엘은 아직 파릇한
16 세 소년이라구! 아니..10클래스를 한번 듣는 것만으로 마스터 한 것은 의심스럽지만
저렇게 천사들에게 '아버지' 소리를 들을 존재는 아니라고 보는데!
어느 정도 의심은 했으나 그래도 착한 녀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믿었
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천사들은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4대
천사들 중 가장 앞에 있는 천사 미카엘에게 물었다.
" 당신들..4대 천사인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소리들이지? 갑자기 나타나서 엘에게
' 아버지'라니? 설명 좀 해줬으면 하는데?"
엘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한 존재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
다. 그리고 나를 보고서는 두 눈을 부릅떴다.
" 아..아니 어떻게 인간에게 아버지의 느낌이 나는 것이냐!"
.. 뭐하자는 거야? 그는 나를 보고 소리치더니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그렇게 묘한
대치상태가 계속 된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눈에 힘을 풀더니 다시 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엘은 뭔가 상당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반
가움이 떠올라 있었다.
" 아버지시여..저희와 이제 돌아가시지요. 더 이상의 '의지'를 봉인하신채 행동하시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다행히 주신 오딘께서 아버지가 남겨놓으신 메세지를 발견하셔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천계로 돌아가셔서 '의지'를 되찾으셔야 합니다."
.. 점점 이해 못할 소리. 하지만 하나 짐작가는게 있다.
천사들이 '아버지'라고 엘을 칭하고 있다. 짧은 내 지식을 동원해 보자면 천사들이
아버지라고 칭한다면 그것은 천사들을 만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천사들을
만든 존재라면 아마 '창조신'이지 않을까? 그럴 것 같지만 엘과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다녔던 시간을 곱씹어 보면 엘은 절대 그런 존재가 아닐 것 같았다. 그래. 그렇게
믿었다.
" 엘. 아마 이 천사들이 착각하는 거 같아. 그렇게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난처해
할 필요는 없어. 이봐요. 4대 천사들. 뭔가 착각하는 거 같네요. 엘은 그저 10클래스
마스터의 마법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내가 차분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나를 무.시.하고서는 엘만을 응시
하고 있었다. 아니..이것들이.
" 이봐요 아니라니..!"
" 갈께요. 당신들을 보면..뭔가 내가 잊고 있는 것이 생각날 듯 해요. 당신들은 나에
대해 알고 있겠지요?"
화를 내려고 했지만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엘이 나의 말을 끊고 4대 천사들에게 따라
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 엘?"
엘은 내가 부르자 날 돌아보며 웃었다. 그리고는 천사들에게 다시 덧붙였다.
" 대신..여기 두 분도 같이 가야 돼요."
4 대 천사들은 그저 엘이 따라간다는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뭐야 이
천사들? 뭔가 마음에 안 드는데?
" 예. 아버지시여. 그럼..이제 천계의 문을 열겠습니다."
그들은 일어나더니 4방위를 점하고는 신성력을 끌어모았다. 그 후 알아듣지 못할
주문을 외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성력의 양이 증폭되며 '문'의 형체를 만들어 갔다.
지이이잉..
공간이 벌어졌다고 느낄 무렵 허공에 백색의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서 그들 중 한
여천사가 엘의 손을 조심스레 잡고는 백색의 공간으로 향했다. 나머지 천사들 역시
마찬가지. 뭐야 진짜. 우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나는 저 공간을 지난다면 따
지겠다는 마음을 가지고서는 레이아의 허리를 잡고는 바로 백색의 공간으로 들어섰다.
우리가 사라진 뒤에 남은 것은 웅성거리며 천사들을 봤다는 것에 놀라는 많은 사람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