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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리고 가상현실-143화 (141/238)

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154 회]  2003-05-29 조회/추천 : 4958 / 14   글자 크기 8 9 10 11 12

천년지애(千年之愛) 이벤트.

아아..스토리 구상하느라 약간 애먹었습니다. 시아의 정체말이죠.

이벤트도 약간 어긋났습니다ㅡ.ㅡ; 그래서 좀 수정했지요..ㅡㅡ;;

곧 시아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 게임]

게이트를 이동하고 나서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 그냥 평범한 길은 아니다.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위험한 벼랑길이다. 내 엄청난 시력으로도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때 짐작도 못할 깊이일 것이다. 검은 하늘에 검은 벼랑. 상당히 위화감을 조성한다.

끝도 없이 이어진 듯한 길. 하지만 분명 끝은 존재한다. 나는 이번에는 레비테이션을

이용해 살짝 날고는 '가속(加速)'을 시전했다. 약간 떠서 이동하기 때문에 일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시간도 어느정도 절약된다. 몬스터마저 보이지 않아 더욱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평범한 이벤트 같으면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1m라도 더 가고 싶을 뿐이다.

몬스터가 나오지 않기를 빌며 달리기를 5분. 못해도 10km는 왔을텐데 계속 벼랑길만이

보일 뿐이다. 아마 진법에 갇힌 듯 한데..

나는 잠시 멈춰서서 주변의 기운을 느껴보았다. 분명 자연적으로 기운이 흐르고 있었

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기운으로 봤을때 고도의 진법이 확실하다. 자연도 어느정도

뒤틀림이 있다. 바람의 부딪힘이나 번개의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움직임

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왠만한 고수가 아니고서는, 그리고 집중을 하지 않을

경우에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수법으로 만들어진 진법을 쳐놨으니 내가

아무리 생사경의 고수라도 초조한 마음으로는 알아챌 수 없었던 것이겠지.

그럼..깨볼까?

진법을 깨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그 진법에 존재하는 파해법에 따라 해체하는

방법으로 진법가들이 쓰는 수법이다. 또 하나는 나같은 진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쓰는 방법으로 진법이 견딜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파괴'해 버리는 방법이 있다.

물론 나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나는 바로 주문을 외웠다. 일단 8클래스이기 때문에 아직도 9클래스 유저인 나로서는

주문이 필요하니까. 15초 간의 비교적 긴 캐스팅이 끝나자 나는 곧바로 시동어를

외쳤다.

" 미티어 샤워!"

미티어 샤워. 여러개의 운석을 떨어뜨리는 마법이다. 대략 10~15개의 운석이 떨어지

는데 이 정도라면 충분히 진법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파괴력은 운석마법이니만큼

말할 것도 없고 범위로 따지자면 10클래스 프로미넌스 보다 넓은 것이 미티어 샤워다.

시동어를 외치고 20초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하늘에서 운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염에 휩싸인 지름 15m 정도의 운석이 10여개 정도 나타나 벼랑길 주위의 산을

강타했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소음과 함께 무너지는 산. 역시 운석소환마법 답다. 고레벨의 마도사가 아닌

이상 운석이 소환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만 뺀다면 이만한 마법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미티어 샤워는 나의 주위를 완전히 초토화 시켜주었다.

화아아아아..

주위의 공기가 휘말리는 소리가 나며 나의 주위 풍경이 변했다. 나는 아마 같은 곳을

수없이 맴돌았을 것이다. 지금 내 주위에는 그저 나지막한 언덕과 그 앞으로 보이는

작은 길. 그리고 얼마 안되서 보이는 검은 빛의 성이 전부였으니까 말이다. 정말

시간 아깝네. 할 수 없지. 보스 녀석을 최대한 빨리 끝내는 수밖에.

나는 볼 것도 없이 워프를 시전해 성 앞으로 이동했다.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좌표를

알지 못하더라도 이동 마법을 쓰는 것이 가능했다.

나는 이번에도 폭검기로 성문을 날려버리고는 바로 성안으로 이동해 탐색 마법을 사용

했다.

" 마나 디텍트(Mana Detect)!"

마나 디텍트. 일정 이상의 마나를 가진 존재를 찾는 마법. 나보다 강하지 못하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현경 이상의 마나를 가진 존재만 찾도록 시전했으니까

여기에 나보다 강한 적이 아닌 이상 충분히 찾는 것이 가능하다.

느껴지는군. 성의 제일 꼭대기. 느껴지는 검은 기운으로 볼때 마계의 높은 지위를

가진 녀석인 듯 하다. 한번에 뚫어야지.

판타지아에서는 자신의 마법 클래스보다 5클래스 낮은 마법은 캐스팅 없이 시전이

가능하다. 지금 내가 쓰려는 마법은 파이어 블래스트(Fire Blast). 4클래스 마법이기

때문에 9클래스 유저인 나는 캐스팅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천장에 손을 올리고는

마법을 시전했다.

" 파이어 블래스트(Fire Blast)!"

나의 거대한 마나를 통해 엄청난 위력을 내뿜는 파이어 블래스트. 그 붉은 홍염은

단번에 성의 꼭대기까지 태워버린 후 하늘까지 뻗어나가서야 소멸했다. 휘유..엄청

나네.

" 레비테이션."

7 클래스 비행 마법 레비테이션. 4클래스 플라이는 이동 속도가 느리고 방향의 제어

또한 어색하다. 그에 비해 레비테이션은 속도가 향상되고 방향의 제어또한 쉽기에

7 클래스 마법사에겐 필수적인 마법 중 하나이다.

어쨌든 그런 레비테이션으로 나는 기운이 느껴지는 성의 꼭대기까지 훤히 뚫린 구멍

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동쪽에서 보이는 거대한 문. 여기군.

나는 이번에는 천천히 손으로 문을 열었다.

끼이익..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리며 천천히 열리는 문.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금빛의 화려한

의자에 앉아 나를 내려다보는 차가운 붉은 눈동자.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막강한

기운.

생사경에 달하는 이 정도 기운을 내뿜을 수 있는 마족은 내가 알기로 마계 대공밖에

없을 거다.

바알.

지옥군 총사령관이자 마계의 대공(大公)의 지위를 가진 막강한 마계의 장군.

젠장..더럽게 귀찮게 됬다. 바알이라면 저번에 내가 싸웠던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과

맞먹는 녀석일터. 의검을 쓰지 않는다면 오래 끌겠군.

내가 젠장젠장 거리며 투덜댈 무렵 녀석이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엄청난 살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막강한 장군인 만큼 나의 힘을 알아보고 호승심을 느끼는 것이

겠지.

" 그대는 인간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엄청난 기운을 지니고 있군. 그동안 무료했던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만큼!"

호승심에 가득찬 목소리로 외친 녀석은 말도 없이 검은 빛의 기천검을 생성시키고는

나에게 돌진해 왔다. 뭐 좋아. 시간 끄는 것은 나도 사양이야.

나는 돌진해 오는 바알을 마주보며 역시 기천검을 생성시키고는 맞부딪혀 갔다.

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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