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22 회] 2003-05-12 조회/추천 : 11193 / 19 글자 크기 8 9 10 11 12
[ 외전] 예진이 신비지인이 되기 까지..
[ 게임]
" 시아. 양도라는 말. 절대로 하지마. 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해? 나에게는 '산다는' 것
보다 소중한 존재가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아."
" 마스터.."
언제나 죽지 못해 살았었다. 죽음이라는 것을 모르는 15세 소년의 모자란 생각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삶에 있어 가장 커
다란 존재는 시아라고.
" 큭큭..결국 죽음을 택했나? 좋아. 원없이 죽여주지."
정말..싫었다. 힘이 없는 내 자신이.
언제나 이랬다. 어떤 게임이든 하게 되면 높은 무력을 얻을 때까지 캐릭터를 키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소위 '지존'이라 불릴 정도의 존재가 되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런 존재
들의 비매너적인 행동. 정말 싫다. 힘이 없어 당하는 내 존재가.
반항은 P.K로 이어질 뿐이었다.
힘 없는 현실이 싫어 가상 현실로 도피했다. 하지만 뭔가?
현실 그리고 가상현실.
둘 모두 다르지 않았다. 그저 힘 있는 자에게 당하는 것. 그것이 나의 전부였나?
" 시아. 내 옆으로."
작은 나의 말에 전혀 망설임 없이 그녀는 내 옆에 섰다.
" 그냥..죽기는 억울 하잖아. 인센디어리 클라우드."
인센디어리 클라우드. 인화성 안개를 불러 일으키는 마법. 그 놈은 내가 마법을 쓴다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했지만 곧 아무런 피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
' 병신..'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는 녀석 치고는 정말 어리석은 녀석이다.
너의 그 행동. 곧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
" 이 봐."
나의 반말에 꿈뜰하는 녀석의 눈썹.
" 뭐냐?"
약간 차가워진 목소리. 킥..개폼 잡기는.
" 이거나 먹으라고 새끼야! 파이어 필드(Fire Field)!"
콰아아아아아아앙!
4 클래스 마법 파이어 필드. 주위에 화염구를 생성시켜 떨어뜨리는 마법. 그것은 객점에
퍼진 인화성 가스 인센디어리 클라우드를 건드렸고, 객점은 곧 6클래스 폭발계 마법
익스플로전이라도 시전한 듯한 폭발에 휘말렸다.
파이어 필드를 시전한 나는 바로 검을 빼어 들었다. 평범한 철검이지만 기술을 시전하
는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태극검법(太極劍法) 오의(奧議) 태극(太極)
크게 원을 그리는 강기에 휩싸인 검. 원이 완성되자 나는 가운데에 또다시 검을 그었
다. 그렇게 곡선으로 나뉜 원의 위에는 붉은 색이, 아래는 푸른 색의 기운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곧 태극을 이루었다.
내가 배운 일급 무공은 모두 공격식이기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지만 방어의 검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있다고 해도 그것은 모두 태극보다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차
라리 이류 무공이지만 태극검법이 훨씬 나았다.
태극을 시전해 폭발을 막은 나는 바로 필사적인 캐스팅에 들어갔다.
6 클래스 마법 워프. 그 녀석이 이 폭발에 죽었으면 좋겠지만 그는 호신강기(護身剛氣)
를 익혔을 가능성이 높다. 멍청해서 폭발해 당황해 호신강기를 시전하지 못했다면 괜
찮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그 상황에 호신강기를 시전했다면 살아났을 수도 있다.
나는 그가 게임 오버 당했기를 빌며 워프를 캐스팅 했다.
6 초면..6초만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시아와 나는 살 수 있다.
제발..아무리 내게 운이 없다고 해도 6초라는 시간을 주는 것조차 안되는 것은 너무 가
혹하다구..
나는..처음으로 그렇게 간절하게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