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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리고 가상현실-4화 (4/238)

현실 그리고 가상현실[게임&판타지] [4 회]  2003-05-11 조회/추천 : 18933 / 27   글자 크기 8 9 10 11 12

평범한 일상

[ 현실]

서기 2013년 세상은 많은 것이 달라져 버렸다. 그것도 단 두가지의 새로운 사건들

때문에 말이다.

하나는 몬스터들의 등장이다. 갑작스레 나타난 그들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10억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인간들이 단 한달만에 학살되어 버렸다.

허둥지둥 전차들과 전투기를 이용해 몬스터에게 대항해 갔지만 엄청난 돈의 낭비가

이어져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다. 그 때 구세주 처럼 나타난 존재들. 그들이 바로

' 능력자' 들이다. 기를 느끼고 이용할 줄 아는 인간들. 보통 사람들보다 빠르고 강하게

검을 쓰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화염을 생성하고 바람을 부르는 마법사들 까지. 그들이

나타났기에 인류는 점점 몬스터들과 대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는 가상현실게임의 개발.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가상현실게임의 등장으로 세상

은 경악했다. ㈜온라인이라는 작은 중소회사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만든 가상현실게임의 자료 중 기초가 되는 것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많은 가상현실게임이 쏟아져 나왔지만 ㈜온라인이

만든 '판타지아'를 따라올 수는 없었다. 먼저 시작했다는 이점과 가상현실게임의 시초

라는 것 때문이겠지.

아..그러고 보니까 내 소개를 하지 않았네. 나는 '신예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주

평.범.한. 16세 소년일 뿐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하게 여기는 학생이지.

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서 느긋하게 버스의 빈자리에 앉아 학교에 가는 중이다.

언제나 반복되는 일상이다. 이 지긋지긋한 하루의 반복이 싫지만 체념하고 사는 못난

녀석이지.

시원한 아침바람을 느끼며 학교에 가까워질 무렵 라디오에서 들리는 목소리.

'XX 동에 사시는 주민들께 알립니다. XX동의 인근 주민을 살해하고 도주한 살인 오크가

배회 중이니 주민들께서는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헌터분들께서는 당장 근처를

수색해 주시기 바랍니다.'

킥킥.

나는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오크. 언제나 소설의 주연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엑스트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동정하지 않는 몬스터다. 그런 몬스터를 큰일이라도 난 듯하게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

물론 나같은 힘없는 학생들에겐 오크란 아주 위험한 존재다. 만난다면 무조건 도주해야

할 존재. 하지만 판타지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나는 오크가 그저 약한 생물로 인식

되어 버렸다.

아..내려야 겠네.

방송을 듣고 실실 웃을때 무심코 내다본 주위의 풍경이 내가 내릴때가 되었음을 알려

준다. 벨은 이미 알지 못하는 같은 학교 학생이 눌러주었기에 나는 그냥 내리기만 하면

되었다.

- 교실

4 층에 위치하는 교실에 올라오기 위해 나는 아침부터 가볍게 '등산'을 해주어야 했다.

하필이면 10반이라는 가장 끝 반에 가장 끝 층에 당첨되어 아침부터 간단한 운동부터

하게 되는 것을 한탄하는 것도 그만 두었다. 2달 동안 그렇게 등산을 하다보니 이제는

익숙한 일과가 된 것이다.

교실에 들어온 나에게 헤드락을 걸어오는 준엽이의 옆구리를 가볍게 찔러주어서 K.O.

시킨 뒤 자리에 앉은 나는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말재주가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기에 괜히 친구들과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바에야 그냥 부족한 잠을 보충

하는 것이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툭툭.

뒤에서 나의 등을 건드리는 손길. 쳇..결국 오늘은 자는 것이 글렀나 보다.

나는 손의 주인을 짐작하며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나의 예상과 딱 들어맞는 녀석

이 내 눈에 들어왔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한 녀석. 자칭 우리반 '정보통'이라는

성진이다. 성진이네 할아버지가 골동품을 팔고 있는데 녀석은 그 중 신기한 것을

가져와서 아침에 이야기해 주는데 그 내용이 허무맹랑하지만 꽤나 흥미있기에 우리반

에서 성진이가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기는 녀석도 몇몇 있다.

" 쩝..오늘은 또 뭔데?"

어차피 말도 안돼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흥미는 있기에 나는 가볍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녀석의 이야기. 언제나처럼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게

됨으로써 내 인생이 달라지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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