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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五章 (186/254)

“자비를 베풀어줬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다고?…… 아니, 그럴 필요는 없는데……”

솔직히 말해서 복잡한 상황이었다.

용이 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자신 탓에 날렸다.

또한, 이무기는 주서천에게 살해당할 뻔했다.

병 주고 약 주는 것보다 더한 상황이다.

비록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곤 하지만, 이무기 입장에선 다르다. 죽이려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상념을 비롯한 감정이나 기억의 편린이 전해진 탓이라서 그런지 그 기분이 더더욱 이해가 갔다.

주서천이라도 화낸다. 그래서 양심이 더 찔렸다.

이무기는 맹수(?)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힘 앞에 굴복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머리를 조아리듯.

멈춰선 그에게 눈으로 인사한 다음 서서히 가라앉았다.

“대장―!”

일 리 바깥 선박에서 화벽승이 손을 흔들었다.

주서천은 손을 들어 인사해 준 뒤, 몸을 돌렸다.

“남해의 용왕이시여.

문제도 해결됐으니, 야장을 데려가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일세.”

남해용왕의 눈빛은 어느새 경의로 차 있었다.

오랫동안 남해용문을 괴롭혔던 문제가 끝났다.

해남도의 이권 다툼으로 노한 바다의 화신, 용의 분노로 알려진 지진은 이무기의 발광으로 밝혀졌다.

더 이상 싸울 이유는 없었다.

남해용왕은 정전 협상에 나섰다.

이미 적잖은 피해가 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괜한 희생자를 낳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해남검파도 남해용문도 지쳐있었다.

서로 간의 적의는 잠시 내버려두고 정전하기로 했다.

“어허, 가만히 있게나. 안 그러면 훅 갈 테니까.”

신의의 의술이 남해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부상자가 상당했으나, 평생 동안 의술에 정진한 신의에게 있어선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보다 더한 난리 통에서 사람을 치료한 적도 있었다.

능숙하게 치료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군.”

위일해는 어긋난 손가락 뼈를 맞추며 중얼거렸다.

“용, 아니 이무기라니……”

위일해의 중얼거림에 다른 이들도 동의했다.

이무기도 용만큼은 아니지만 대단한 영물이다.

최초에 목격했을 땐 전의를 상실할 정도였다.

경외감이 들며 감히 싸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생물이다.

바다에서 만나면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

헌데 주서천은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굴복시키기까지 했다.

두 눈으로 보고도 안 믿겨졌다.

바다 위를 달리거나 걷는다.

물속에 처박혔다가 위로 솟구치면서 물기둥을 만들어냈다.

인간 같지 않은 무위에 입을 안 벌릴 수가 없었다.

주서천이 상천칠좌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정말이지…… 말이 안 나오는 무위였네.”

“그런 건 앞으로도 영영 볼 수 없을 거야.”

“이 일을 기록해 봤자 아무도 안믿겠지?”

“꿈을 꾼 것 같아.”

중원 무림이야 시대마다 상천칠좌같은 절대고수가 정기적으로 등장했다.

그 무위를 확인할 순 있었다.

그러나 남해의 무림, 해남도는 아니다.

상천칠좌 정도의 고수는 몇 시대에 걸쳐 한두 명 정도다.

그러다 보니 그 충격은 말로 헤아릴 수 없었다.

이러한 반응을 보면 왜 사람들이 중원을 치켜세우는지 약간이나마 알 수 있었다.

하나같이 절대적인 무위에 몸서리쳤다.

적이 아니라 아군이었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남해용문의 경우엔 잘도 목이 붙어 있구나 하면서 안도했다.

먼 옛날, 신목은 용궁을 위해 아홉 개의 기둥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훗날 이무기의 방문으로 인해 결국 지속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남해용문은 어떻게든 보수하려 했으나 용궁의 야장들만으로는 실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육지의 야장을 수소문한 끝에 간야자를 찾아 데려왔다.

용궁, 남해용문의 사안이 걸려 있는지라 그 태도는 정중했다.

협박은 최후의 방법이다.

천만다행으로 천생 야장인 간야자가 호기심을 보이며 흔쾌히 승낙하고, 용궁에 초청받았다.

“세세한 조정은 끝났소. 이번처럼 직접적인 위해나, 대지진이 아니라면 무너질 일은 없을 거요.”

간야자는 일 다 봤다는 듯 손을 툭툭 털었다.

“정말인가?”

남해용왕의 얼굴에는 불안한 빛이 남아 있었다.

“물론이오. 그나저나 이 터무니없는 걸 누가 만든 것인지, 정말로 모르는 거요?”

간야자는 용구자주를 목격했을 때, 눈을 의심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이 아니었다.

수중동굴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기 위한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하는 설계는 물론이고 균형이나 세세한 조각의 솜씨 등이 너무 완벽해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하나하나 설명하는 게 입 아플 정도로 대단했다.

사람으로서도 야장으로서도 압도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 하지 않았는가.

하수가 고수에게 경외감을 갖는 것과 비슷하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미안하네만 기록이 워낙 오래된지라 손실되어 알 수가 없도다.”

“아쉽게 됐구려.”

간야자는 입맛을 쩝쩝 다시며 몸을 돌렸다.

“자, 그나저나 주서천이라 했던가?”

“만나서 반갑습니다. 화산파의 사대제자, 주서천이라고 합니다. 무림에선 검신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간야자를 포섭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남해용왕은 대화를 배려해 자리를 비켜주었다.

“듣자하니 네 녀석이 날 찾았다고 하던데, 무슨 일인가?”

어투가 좀 거칠지만 악의는 없어 보였다.

“예, 다른 게 아니고……”

간야자는 현재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유일한 야장이다.

그러다 보니 주서천의 태도도 조심스러웠다.

기분을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하여 사정을 대강 설명했다.

마음 같아선 사람 상대는 이의채에게 부탁하고 싶었으나 그는 수중동굴까지 오지 못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협상은 잠시 밀어두고 사정만 설명했다.

“흐응.”

다행히 흥미는 조금 있는 듯했다.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기관이란 말에 귀를 움직였다.

‘야장이란 족속들은 자고로 무언가를 만들고 고치는 데 환장한 사람들입니다. 특히나 간야자처럼 천재들의 경우 전혀 만들어 보지 못한 것에 호기심이 동하기 마련이죠. 그 부분을 자극해 주십시오.’

용궁 방문 전 이의채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

“좋아. 그러면 육지로 올라가 자세한 걸 들어보지.”

“예, 알겠…… 어라, 그러고 보니 어르신께선 어떻게 수중동굴에 오신겁니까?”

용궁의 위치는 상당히 깊다.

설사 무림인이라고 해도 수공을 수련하지 않은 자는 올 수가 없었다.

“법보에요.”

그 의문을 풀어준 건 다름 아닌 적수수였다.

등허리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묶었고, 뽀얀 살결을 보이는 어깨는 붕대로 감았다.

옷차림은 유령처럼 적은 천으로 가린 게 다여서 눈을 어디다 둘지 곤란했다.

싸울 땐 몰랐지만 지금 보니 야하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에는 적절한 복장이라 한다.

“음……”

어깨의 구멍을 포함해 대부분의 상처는 주서천 본인이 냈다.

그러다보니 얼굴 보기가 어색했다.

하나 정작 적수수는 그다지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법보, 기주(氣珠)라 해요.”

그녀는 손바닥 위에 올린 보석을 보여줬다.

영롱한 무지개색을 띠는 진주였다.

“이야기는 끝나셨나요?”

“예.”

“용왕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따라오시죠.”

주서천과 간야자는 갔다.

적수수를 따라 용구자주의 대공동을 벗어나 위로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출입구가 나왔다.

왕좌의 뒤편을 돌아가니 갑주 차림의 남해용문도가 양옆으로 쫙 나열한 채로 서 있었다.

외부인에게 향했던 그 눈빛은 변해 있었다.

경계나 적의, 분노 대신에 경외가 담겨 있었다.

“어서 오라, 용궁의 영웅들이여.”

‘들?’

간야자라면 영웅이 맞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용구자주는 진작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 개인이 아니라 다수를 거론했다.

“육지의 무인, 주서천이여. 그대는 바다의 진노인 줄 알았던 이무기를 굴복시켜 용궁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이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윽……’

양심이 조금, 아니 많이 찔렸다.

의도하진 않았다곤 하지만 이무기가 용궁을 두드리게 된 원인은 자신에게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영웅 취급을 받으니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아직 육지, 해남검파와의 정전 협상이 한참인지라 성대하게 대접하지 못한 걸 양해해주길 바란다.”

“아, 아닙니다.”

위가 슬슬 아팠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 보아라. 무엇이든 들어주지.

간야자 그대도 마찬가지일세.”

“용구자주 하나만 뽑아가도 되오?”

간야자도 보통 인물은 아니었다.

“저……”

결국 양심의 가책을 버티지 못하고 진실을 말하기로 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필시 잠을 못 이루리라.

어릴 적 섬서의 수중동굴의 기연인 수령신과에 대한 것부터 해서 이무기의 기억까지 빠짐없이 말했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 영웅 따위가 아닙니다. 반대로 용궁을 위험에 빠뜨렸지요.

또한, 귀문의 실전된 무공인 용후는 중원에서 어떠한 악인에게 우연찮은 기회로 얻은 겁니다.”

음신, 소류금에 대한 것도 대충이나마 설명했다.

주서천은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최악의 경우, 다시 한번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말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시원했다.

평생을 안고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나 뒷감당의 걱정과는 다르게 남해용왕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무릎을 탁 쳤다.

“하하하, 그러한 사정이 있을 줄이야. 하나 그리 미안해할 건 없도다. 확실히 그대가 간접적인 원인이긴 하지만,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남해용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모습이었다.

기색을 살폈지만 어떠한 노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무기를 조종하여 용궁을 들이받았다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그리고 신도 아닌데 그러한 걸 의도할 수 있었겠나. 그저 운이 나빴을 뿐이지.

남해의 지배자, 이 용왕은 그런 걸 따질 정도로 그릇이 작지 않도다.”

확실히 간접적인 원인 제공은 했다.

하지만 알고 있던 것도 아닌데 뭐라 추궁하기에는 미묘했다.

“그런 걸 따져가면서 원한을 가질정도로 미친 건, 육지의 인간 정도지.”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중원이나 해남도 등 육지의 무림은 별거 아닌 것에도 사람을 죽이거나 원한을 가지기도 한다.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관련되어 있다면서 복수를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나곤 했다.

무림에서야 당연한 일이었으나 남해용문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짓을 저질렀다간 안 그래도 수가 적은 용궁은 금방 파멸하고 말리라.

“남해용왕의 자애에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주서천은 안도하며 진심을 다해 인사했다.

“아, 그리고 용후는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 그건 반가운 소식이로군.”

남해용왕의 낯빛이 환해졌다.

사문의 실전된 무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건 희소식이었다.

내심 눈앞의 터무니없는 괴물, 주서천을 어떻게 설득해서 돌려받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용후는 언제쯤 잃어버리신 겁니까?”

들은 바에 의하면 남해용문은 수백년 이상의 세월 동안 폐쇄적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나갈 일도 없는데 용후가 외부에서 발견된 게 이상했다.

혹시 암천회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십여 년전 정도였나…… 인근 해역을 맴돌던 인간들과의 격전 도중에 용성(龍聲)이 당하면서 그 근맥을 잃게 되었지.”

남해용문은 폐쇄적이지만 수면 위로 나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용문의 위치가 발각될 것을 경계해 어선이나 해적선 등을 습격하고, 혹은 심해의 마물을 토벌했다.

당연히 먹고 살기 위해선 수중에서 물고기 떼도 사냥해야 했다.

‘왜구인가.’

정황상 왜구밖에 없었다.

그들을 통해서 소류금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하여간 이곳저곳 안 쑤신 곳 없는 암천회였다.

정말 어딜 가나 그들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보아라.”

“그렇다면 언젠가 한 번 남해용문의 힘을 빌려주십시오.”

“남해의 용왕의 이름으로 약속하지.

남해용문은 화산파의 사대제자, 검신 주서천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돕기로 맹세하겠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딱히 뭘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간야자는……

“용구자주……는 됐고, 괜찮은 자재 있으면 내주시오.”

“용궁의 보고에 한철이 있으니 그걸 내주지.”

한철이라는 말에 간야자도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사람이 그 정도의 무위를 보일 줄이야, 참으로 대단하더군. 특히나 그 쾌검은 화산파라 말하지 않았더라면 응암동(鷹岩洞)의 검성(劍聖)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야.”

“응암동의 검성……?”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모르나? 하기야, 그의 사문이 신비문이다 보니 모르기도 하겠군. 또한 세월이 흘렀으니 말이야.”

‘나중에 조사해 봐야겠다.’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남해의 일도 이걸로 전부 정리됐다.

‘드디어 돌아간다.’

그리운 곳, 고향 중원으로.

해남검파도 남해용문도 양측 다 많은 피해를 입었다.

아직까지 그 증오나 원한이 남아 있긴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라도 감정을 내려두기로 했다.

용궁이 육지, 해남도 아래 깊숙히 위치해 있는지라 어차피 이 일 이후로 서로 부딪칠 리도 없었다.

남해용문은 이상할 정도로 육지의 일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보는 세상은 바다가 전부였다.

“사실, 저희에게 물 밖의 환경은 치명적이거든요.

용궁이야 수중동굴이니 상관없지만, 모래사장 정도가 아니라면 금세 지치고 호흡이 불안전해져요.”

남해용문의 주민은 전원이 무림인이었다.

인간의 몸으로 용궁, 수중동굴 환경에 적응하려면 심법의 수련은 필수적이었다.

그녀의 설명을 통해서 왜 남해용문도가 하나같이 머리가 푸르며 또한 늙은 자가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인어청수공(人魚靑水攻).

주안법이며 수공에 속하는 기초무공 덕분이었다.

수기(水氣)를 품은 음(陰)의 성질에 영향을 받아 수련하면 용모가 미려해지고, 노화도 지극히 늦어진다.

부작용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머리가 물빛이나 푸르른 색으로 변하는 특징도 지녔다.

남부럽지 않은 무공이었으나, 타수공보다 더한 단점이 있었는데 지속적으로 수분이 남아 있지 않으면 약해지는 건 물론이고 호흡에서조차 문제가 생긴다.

육지에 장시간 동안 물 없이 서 있으면 심할 경우 사망에 다다를 정도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래서 평화 협상의 경우도 해안에서 막사를 세우고 진행하기로 했다.

참고로 양측의 분위기는 불편했다.

원초적인 연유는 오해이기는 했으나, 문제는 그로 인해서 여러 피해자가 속출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싸울 이유도 없는 데다가 평화를 깨뜨릴 수는 없으니 서로 참기로 했다.

해남도 주민들의 경우는 두 팔 벌려 환호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쟁에 지친 탓이었다.

무엇보다 다시 배를 타고 나갈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

양측의 협상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육지에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는 항목을 자의적으로 작성한 남해용왕 덕분이었다.

해남검파를 비롯한 문파 또한 남해용문 인근의 해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항목을 작성해 진행했다.

중원 무림에 비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의 처리방식이었다.

불편함은 남아 있으나 증오 하나없이 이렇게 척척 해결해 가는 대인배적인 면모는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전쟁 후로도 지속적으로 육지에 나타난다면 모를까, 나타나지 않는다면 문제없네.

사람이란 평화에 해이해지고 잊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 증거로 녹회문이나 그 밖의 문파 이름을 말하면 이를 가는 이들이 많았다.

남해용문이 해남도의 주민들에게 신성시되는 것도 한몫했다.

또한 협상의 경우 제갈수란과 이의채가 도와주어 큰 도움이 됐다.

순탄한 것도 두 사람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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